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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쓴 CEO] F&B의 하이브(HYBE)를 꿈꾸며

폴 장(장경욱)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

  • 기사입력 2023.08.02 08:00
  • 기자명 김나윤 기자

WHY?

맛있는 음식을 직접 먹는 것보다 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을 동력 삼아 본인의 F&B 사업을 어떤 식으로 요리할 지 매일 골몰한다.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의 이야기다.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가 이끄는 '셰프의 찾아가는 구내식당'은 202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사업부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사진=강태훈]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가 이끄는 '셰프의 찾아가는 구내식당'은 202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사업부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사진=강태훈]

“참 타이밍 절묘한 것 같아요. 안경 덕분에 제 모습도 변하지만 회사도 곧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폴 장(장경욱)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는 10년 만에 안경 쓴 자신의 모습이 새로운 듯 거울을 계속해서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오랜만에 안경을 쓰는 것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색함은 있지만 도전과 변화를 즐기는 타입"이라며 그는 자신을 ‘대담한 통솔자형(MBTI 유형 중 ENTJ)’으로 갈음해 소개했다.

 장 대표의 변화된 모습처럼 플레이팅코퍼레이션도 한 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2018년 직원 5명에서 시작한 직장인 식사 구독서비스 ‘셰프의 찾아가는 구내식당’이 오는 3분기를 기점으로 사업부 손익분기점(BEP)을 넘으면서다. 이에 발맞춰 플레이팅코퍼레이션은 대용량 밀키트 등 밀·비즈니스 솔루션(밀 솔루션) 사업을 올 하반기부터 체계적인 프랜차이즈 확장에 나선다.

  장 대표가 오피스 케이터링을 운영하며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사업 초기에는 고객사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점심시간을 콤팩트하게 활용하는 외국계 기업 중심으로 서비스 이용 문의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케이터링 매출은 급감했다. 장 대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서비스 실적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니 투자사 펀딩을 받기 위해 기관과 개인 투자사 약 150곳을 돌며 IR(기업활동)을 하며 간신히 버텼다. 그때의 맘 고생을 이제 조금씩 보상받는것 같다”고 말했다.

Q. 무엇보다 대표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미국 애널리스트 출신인데 푸드 테크 사업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과 친지들이 오리고기 레스토랑을 운영하시던 외식 사업 1세대다. 사업이 한창 잘되던 시기엔 30~40개 지점까지 확장해 운영할 정도였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조류인플루엔자(AI) 대유행이 식당 운영에 많은 타격을 입혔다. 부모님 사업의 부침을 지켜보면서 지속 가능한 F&B (Food and Beverage)에 대한 관심이 늘 머릿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Q. 그렇다고 해도 쉽사리 뛰어들기 어려운 사업 분야가 외식업인데.

"맞다. 지금 회사를 운영하기 전 셰프가 요리한 음식을 간편식으로 배송하는 커머스 사업을 운영한 적 있있다. 미국에서 근무할 때 배달음식을 자주 먹게 되니까 건강이 나빠지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건강한 배달음식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가 잘될 때는 직원이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회사가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푸드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게 처음이라 서툰 점도 많았고 수익성의 한계 등으로 3년 만에 회사 문을 닫게 됐다."

Q. 왜 하필 구내식당에서 가능성을 찾았나.

"주변 근무지를 잘 살펴보면 구내식당이 마련된 오피스타운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구내식당의 높은 운영 관리비를 고려하면 통상 1000여 명 규모의 직원을 고용한 대기업들이 구내식당에 투자하기 마련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수많은 중소·중견 기업은 구내식당을 운영할 여력이 되지 않아 매일 ‘점심 걱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25~300명 임직원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오피스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Q.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음식의 퀄리티에 대한 고민을 제일 많이 한다. 조리 기술적으로 보면 1~2인분의 음식 퀄리티를 3500인분 퀄리티로 구현하기 위해선 모든 조리 테크닉을 새롭게 강구해야 한다. 식단도 매우 중요하다. 메뉴들이 자주 겹치게 되면 쉽게 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단 구성이 2~3달 동안 한 번도 겹치지 않을 만큼 메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사 직원들의 기호도 반영하기 위해서 트렌드 음식군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 식사 후 잔반량을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어 식수 예측을 하고 있다."

Q.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싶어도 배송 지연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너무 많을 것 같다.

"그렇다. 그래서 회사의 역량이 R&D 연구에 집중돼 있다. 앞서 언급한 메뉴 개발 연구를 비롯해 셰프 한 명당 생산량이나 식자재 원가, 스케줄 관리, 배송 기사 매칭 등을 모두 코드화해 통제 시스템 안에 포함시키고 있다. 현재 기술력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구축한 상태이고 점점 정확도를 올리는 단계다. 궁극적으로는 AI 알고리즘이나 맞춤 자동화를 통해 셰프가 없어도 서비스를 균일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Q. 고객사 반응은 어떤가.

"우리는 고객사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데 재계약률이 80~90%에 이른다. 같은 식당에서 매일 1년 동안 밥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동안 셰프들의 메뉴 개발과 기술 발전에 꾸준히 공력을 들인 점을 뿌듯하게 느낀다. 아시다시피 직장인들에게 1시간 내외의 점심시간이 얼마나 촉박한가. 반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사들의 경우 20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40분 동안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우리의 서비스를 통해 직원들이 일종의 회사 복지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는 F&B의 안정적인 사업 확장에 대해  "음식 서비스의 질과 회사 경영의 수익은 경영진과 셰프들과의 ‘케미’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왼쪽은 최영훈 프레임몬타나 대표. [사진=강태훈]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는 F&B의 안정적인 사업 확장에 대해  "음식 서비스의 질과 회사 경영의 수익은 경영진과 셰프들과의 ‘케미’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왼쪽은 최영훈 프레임몬타나 대표. [사진=강태훈]

 장 대표는 “음식 서비스의 질과 회사 경영의 수익은 경영진과 셰프들과의 ‘케미’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안정화된 F&B 브랜드가 백년대계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상품, 즉 음식이 맛있어야 하고 그 맛의 8할은 셰프들의 손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셰프가 더는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게 장 대표의 소신이다. 그는 “많은 셰프들이 여전히 경영 마인드가 부족한 실정이다. 정성스레 만든 음식이 오랫동안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훌륭한 레시피만 고민할 게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음식을 사고하는 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장 크게 이룬 성과를 꼽자면.

"대외적인 회사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대표로서 가장 보람찬 건 셰프들의 퇴사율이 한 자리 수에 머물러 있단 점이다. 외식업 특성상 셰프들은 저녁과 주말 없는 삶을 보내는 직군이다. 하지만 우리 회사 셰프들은 키친 근무를 하며 다른 직장인들과 똑같은 생활 패턴을 누릴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조성한 것에 경영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요리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는지 셰프 채용을 공고하면 매번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곤 한다."

Q. 앞으로 도전할 사업 영역은.

"회사 동료끼리 우스갯소리로 식품·외식 분야의 하이브(HYBE)엔터테인먼트가 되자고 말한다. 케이터링 사업부는 일정 수준 안정화를 이뤘으니 이제는 브랜딩과 인프라 체계에 집중하려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하고 다른 브랜드와 협업, 온라인 커머스도 진출할 계획이다. K-팝이 당당히 해외 진출에 성공한 것처럼 K-외식도 나라 밖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인터뷰 최영훈 프레임몬타나 대표·정리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k.kr·사진 강태훈 kangtaehoon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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