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기자수첩] '이름값' 못하는 HDC현산·GS건설

잇단 붕괴사고로 건설업계 전반에 불신…부주의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 기사입력 2023.07.10 08:00
  • 기자명 김동현 기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건설현장, 혹은 건축물 붕괴사고가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30여년 전 큰 충격을 안겼던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 말 그대로 '후진국 형 붕괴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 시공현장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이어 최근 발생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신축 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도 시민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후자는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현장이다.

여기에 경기도 수원의 ‘죽전테라스앤139’는 입주를 앞두고 하자 논란이 불거지며 입주 예정자들의 재시공 요구까지 빗발치는 등 건설업계에 대한 신뢰를 바닥으로 추락시키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는 지난해 1월 11일 201동 39층 바닥 면부터 23층 천장까지 내외부 구조물 일부가 붕괴해 건설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역사상 '최악의 사고'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최근 발생한 GS건설의 검단신도시 안단테 현장사고도 지하주차장 내 바닥판이 무너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전단보강근이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누락됐고, 콘크리트 강도도 설계기준 강도에 미달되는 이른바 '부실시공'이 붕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또한번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설계·시공·감리 어느 한군 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입주민과 일반 국민들의 불신 확산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국토부는 건설조사위원회 사고원인조사와 별도로, 해당층 아파트가 들어설 지상부를 포함해 GS건설이 시공 중인 83개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 적정성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토부는 내달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처벌 수위를 조율할 예정인데 위법사항에 따라 형사처벌부터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앞서 GS건설의 경우 검단 자이안단테 외에도 서울시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누수 논란,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평택지제역자이 지하주차장 물난리 논란이 발생하는 등 '국가대표' 건설사라고 하기에는 체면을 구기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화정아이파크와 검단신도시 안단테 현장은 '전체 철거 후 재시공'이라는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막대한 비용은 물론 입주 예정자들의 금전적, 시간적 손해를 입히는 최악의 결과다. 브랜드 가치 추락을 방어하고, 고객 신뢰도 훼손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아파트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건설사들은 원자재값 인상 등을 이유로 추가 비용까지 조합에 요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안그래도 값비싼 아파트로 실수요자들의 허리가 휠 지경인데, 부실 시공에 이어 붕괴사고까지 났으니 입주 예정자들로서는 허탈함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이런 대형 사고를 낸 기업들이 중견, 중소기업이 아닌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 안에 위치한 '1군' 건설사라는 점도 충격일 수밖에 없다. 국내를 넘어 해외 일감까지 심심치 않게 수주하는 이 같은 기업들의 후진국형 건설사고는 '국가적 망신'이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브랜드'가 곧 '프리미엄'이라는 공식이 성립돼 왔다. 브랜드에 따라 웃돈이 붙는 일은 예사가 됐다. 이런 웃지못할 현상은 대형 건설사들이 광고 등을 활용해 부추켜온 측면이 크다. HDC현산과 GS건설 역시 '아이파크'와 '자이'라는 '값비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잇따르는 후진국형 사고는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마케팅이 결국 사상누각 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붕괴 사고 직후 '아이파크' 입주민들은 아파트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해프닝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HDC현산과 GS건설 뿐 아니다. 여전히 건설업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인명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이러한 후진국형 사고를 반면교사 삼고, 지금까지 이뤄지던 안전 무시 관행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때다. 날림공사, 부실공사로 이어질 만한 관행 등 사소하다 싶은 과정까지도 다시 확인하고 시정해야 한다.

안전관리를 위한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품질관리를 위한 철저한 검증 절차도 도입해야한다. 동시에 정부도 사후약방문 식의 대책에서 벗어나, 철저한 관리감독에 고삐를 죄는 것이 후진국형 건설사고를 방지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