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살아온 이른바 ‘서울토박이’라면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서울의 역사는 물론 서울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진다. 서울에 대해 알 수 있는 강의가 고인돌에서 올해 처음 열렸다.

서울시립대학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한 이호정 작가의 ‘한양에서 경성으로 그리고 서울까지:역사적 사건으로 조망하는 도시계획 이야기’가 그것.
이 강의에 대한 개요를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500여 년간 조선왕조의 왕도였던 ‘한양’이 식민도시 ‘경성(게이조)’으로, 그리고 다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되기까지 3개의 주요 사건을 통해 도시가 어떻게 변화해 왔고, 또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갈지를 알아보는 데 집중한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고전인문아카데미 프로젝트다. 올해는 포춘코리아가 협력기관으로 후원을 맡고 있다.

《오래된 길들로부터의 위안(해냄 펴냄)》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북촌마을, 서원마을 등에 대한 도시계획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도시공학도이자, 한양도성 안팎의 옛길과 동네를 답사한 기록을 글과 세밀화로 꼼꼼하게 묘사해 낸 아티스트이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처음 맡은 그는 “강의에 참가한 학생들이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토박이가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거주지 이외에는 알지 못하고 또 크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웠다”면서 “그런데 경인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서울이라는 공간과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의 눈빛을 보면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시공학은 지금 당장 교과과목과 연계하기는 어렵지만, 살아가면서 더 알고 싶은 지식이 될 수 있다”면서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이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 공간이 더욱 소중해지고 또 어떻게 바뀌어 나가야 더 살기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시작한 2023년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프로젝트는 오는 11월까지 서울시 중고등학교를 전문가들이 찾아가 강연하는 청소년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포춘코리아가 후원을 하고 있으며,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회사, 하나금융그룹이 협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