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출간되는 책이 4만종이 넘는 시대이지만, 누구에게나 ‘내 인생의 책’은 한 권 정도는 있어요. 청소년기에 그 책을 만난다면 큰 행운이겠지요.”
지난 4월 막을 올린 서울시교육청의 고전인문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에 처음 강의를 맡게 된 이홍(사진) 출판 편집 기획이사는 “자신의 미래를 고민해보는 시기에 책 한 권이 진로를 바꿔놓기도 한다”면서 독서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중고등학생을 위해 기획한 강의는 ‘내 인생을 바꾼 책 한권’ 그리고 ‘웹 스토리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등이다. 이 이사는 “영상매체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제법 두께가 있는 고전 문학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러다보니 자칫 책은 지루한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처럼 인식되기 싶다. 게다가 대학 입시를 위해 논술 쓰기 공부를 할 때에도 해당되는 책을 읽는 대신 요약본으로 정답을 준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사실 책은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찾아볼 수 있도록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친구 같은 존재”라면서 “인생을 살면서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책, 잊을 수 없는 책을 갖는 것보다 영혼을 행복하게 하는 선물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책을 권하는 이유는 또 있다.
“책은 가장 쉽고도 명쾌하게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최고의 멘토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지혜와 지식이 응축되어 있는 삶과 깨달음의 산물이기도 하다. 유명 인사들의 인생을 바꾼 책과 그로 인해 변화하게 된 삶에 대한 시선은 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변화에 도전하며 내일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가성비도 제법 높은 상품이기도 하다.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면 스토리 속으로 빠져들면 간접체험을 하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중고등학교에서 잇따라 강연요청이 들어오자 그는 “평생 책 만드는 일을 해 오면서 독자이기도 한 청소년을 만날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면서 “의외로 학생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책의 의미를 제대로 전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고인돌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 청소년을 위한 고전인문아카데미 프로젝트로 기획해 올해 11년째 이어오는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 강연 프로젝트’다. 올해는 포춘코리아가 후원기관으로 홍보와 기획을 지원하며, KB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회사 등이 협찬하고 있다. 올해 고인돌은 11월까지 서울시에 있는 중고등학교에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