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호흡을 맞출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내정됐다. 이로써 외부 출신 회장과 내부 출신 은행장의 리더십 균형을 둘러싼 안팎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우리금융은 이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임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 기준의 초점을 '영업력'에 뒀다고 소개했다.
실제 조 후보자의 경우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을 비롯해 대기업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하는 등 기업영업부문에서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시에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와 2위를 각각 수상하며 영업역량을 입증해 냈다는 평가다.
혁신분야 성과도 주목받았다.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착수 반년 만에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하는 추진력을 보였다.
이와함께 중소기업 육성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며, 2022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시행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추위 측은 "조 후보자는 기업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의 '포용'의 리더십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추위는 조 후보자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재안을 함께 도출하는 등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층면접을 진행했던 외부전문가들도 조 후보자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 성향'의 리더십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종후보자로 추천된 조병규 대표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종 낙점된 조 후보는 오는 7월 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직후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며, 뒤이어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도 우리금융 자추위를 통해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조 후보자 낙점으로 지난 3월 24일 개시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게 됐다. 프로그램은 △(1단계) 외부전문가 심층면접 △(2단계) 평판조회 △(3단계)업무역량 평가를 통해 숏 리스트 2명을 추려냈고, △(4단계)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하는 새로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계기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