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와 함께 주택시장 부진 흐름이 이어지면서 가계빚 증가세가 완연히 꺾인 모습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직전 최대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 -3조6000억원이었다.
특히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전분기말 대비 10조3000억원 감소한 173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직전 최대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 -7조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졌지만 기타대출 감소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분기 대비 5조3000억원(0.5%) 증가한 1017조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이 같은기간 15조6000억원(-2.1%) 줄어든 72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감소했고 기타금융기관 등은 증가 전환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모기지 양도, 신용대출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2조1000억원 감소한 89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폭 감소로 기존 최대폭 감소는 2013년 1분기 -4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감소세다.
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9조7000억원 줄어 335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폭 감소로, 기존 최대폭 감소는 전분기 -3조8000억원이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2조3000억원 늘며 513조3000억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주택관련대출 증가, 정책모기지 양수, 주식관련 대출 확대 등의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2021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바 있다.
판매신용 잔액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3조4000억원 감소한 11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 잔액이 함께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