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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엘리베이트 창업자 “기체 운용사가 UAM 생태계 이끌어야”

마크 무어 우버 엘리베이트 공동창업자, 김재형 플라나 창업자 대담

  • 기사입력 2023.04.25 07:30
  • 기자명 문상덕 기자

2016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념을 처음 정립한 우버 엘리베이트. 그 회사의 공동 창업자가 한국을 찾았다. 통신사가 주도하는 국내 주요 컨소시엄을 그는 어떻게 평가할까. 국내 유일의 기체 제조사, 김재형 플라나 창업자와 함께 대담했다.

김재형 플라나 창업자(왼쪽)와 마크 무어 위스퍼에어로 창업자. [사진=플라나]
김재형 플라나 창업자(왼쪽)와 마크 무어 위스퍼에어로 창업자. [사진=플라나]

마크 무어(Mark Moore) 우버 엘리베이트 공동창업자는 거침없었다. 한국에 유력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제조사가 없고, 규제가 경직돼 있는 점을 언급하며, “조비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이 기체를 상용화할 때 한국과 일본 중 어느 나라를 선택하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화려한 이력은 거침없는 의견에 설득력을 더한다. 그는 2017년부터 4년간 우버 엘리베이트에서 UAM 개발을 총괄해왔다. 그 전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34년간 근무하면서 각종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특히 NASA는 UAM을 포괄하는 미래 항공모빌리티(AAM) 개념을 처음 정립하면서 UAM 산업을 잉태했다. 현재는 eVTOL 소음 문제를 다루는 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대담 전 플라나의 이진모 부사장은 “그가 어떤 말을 할지 가늠하긴 어렵다”면서도 “전문성이 깊고 자부심도 상당한 만큼,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말에 귀 기울인다”고 말했다.

지난 2월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드론쇼 코리아’ 행사장에서 김재형 창업자와 함께 그를 만나 대담했다. 두 사람은 이미 안면이 익은 듯했다. 

Q 두 분께서 과거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나?

마크 무어 당시 킴은 현대차에서 UAM 기체개발팀을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우버 엘리베이트는 현대차와 전략적 파트너였기 때문에 킴을 알게 됐다. 훌륭한 파트너십이었다. 당시 우리가 구상했던 기체 콘셉트는 강력했고, 이후 다른 플레이어들이 참고하는 모델이 됐다. 

김재형 사실 나는 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 2017년 수직비행협회(VFS)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그는 주요 연사였고, 나는 청중이었다. 스피치를 끝낸 마크에게 가서 인사했다. 마크는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당연한 것이, 마크는 그때 이미 슈퍼스타였다. 우버 엘리베이트에서 2016년 첫 논문을 발표한 이후, 모두가 그를 통해 이 산업을 배우고 있었다.

이후 양사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마크와 다시 만났다. 새로운 형태의 항공기를 설계하기 위해 그는 직원들을 이끌고 한국으로 왔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배터리 성능과 리던던시(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실제 필요보다 많은 요소를 갖추는 것), 안전 분석 등에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었다. 파트너십 덕분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마크 무어 협업의 결과물을 CES 2020에서 보여줬다. 대단한 성과였다. (※ 현대차는 2020년 1월 열린 CES 2020에서 실물 크기의 PAV 콘셉트 기체 ‘S-A1’을 우버와 함께 공개했다)
 

“한국의 경직된 규제는 리스크”

Q 한국 상황부터 묻고 싶다. 한국은 여러 업체가 컨소시엄을 꾸려 AAM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마크 무어 바람직한 접근이다. 이 산업은 기체 제조를 비롯해 인프라와 이동통신, 항공관제 등 수많은 조각을 모아야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다. 오히려 미국 UAM 생태계가 걱정스럽다. 2020년 조비가 우버 엘리베이트를 인수하면서 생태계가 쪼개졌다.

Q 한국은 외국과 달리, 제조사가 컨소시엄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다.

마크 무어 우버 엘리베이트는 2016년 100쪽 분량의 백서를 냈다. (※ UAM 산업에 대한 구상을 처음 정립한 문서) 그 당시만 해도 백서는 공상과학소설에 가까웠다. 그때부터 4년간, 우버는 우리의 백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왜 이렇게 빨리 성공했을까? 우버는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우버 측은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는 따라간다, 그리고 네가 개발한 기체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입장이 우리 팀에 힘을 줬다.

그래서 어떤 생태계에서든 최고의 리더는 실제로 제품을 쓰는 운용사라고 생각한다. 운용사야말로 산업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한데 모으고, 그에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있다. 

김재형 동의한다. 중요한 건 생태계 전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업자가 컨소시엄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버는 기체 엔지니어링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좋은 운용사가 되고자 했다. 

Q 한국 컨소시엄은 대부분 해외에서 기체를 들여오려고 한다. 리스크는 없을까?

마크 무어 조비는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들이 한국시장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은 또 도요타와 협력하고 있다. 기체를 처음 상용화할 때 조비가 어느 나라를 선택할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비 입장에선 한국행에 리스크가 있다고 볼 것 같다. UAM 인증과 관련한 데이터가 한국의 규제기관에만 제공되고, 제조사에는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플라나의 김재형 CEO, 안민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진모 CPO(최고제품책임자). 세 사람은 2021년 플라나를 함께 창업했다. [사진=플라나]
왼쪽부터 플라나의 김재형 CEO, 안민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진모 CPO(최고제품책임자). 세 사람은 2021년 플라나를 함께 창업했다. [사진=플라나]

Q 한국의 기체 제조 역량이 어느 수준이라고 평가하나?

마크 무어 UAM에 필요한 기체는 수많은 부품이 모여 만들어진다. 한국이 이점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 모르겠다. 전동모터나 컨트롤러 같은 핵심 부품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업체들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나는 한국과 미국 업체가 더 많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체를 만들기 위해선 활기찬 글로벌 공급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김재형 지금 기체 개발에 필요한 새로운 소재를 만들거나, 새로운 센서를 만들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지금 필요하고, 해야 하는 건 기존에 있는 기술을 잘 통합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공급업체와 협력하는 건 한국 업체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글로벌 업계 상황은 어떤가? 많은 업체가 2025년 전후로 기체를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가능한 일정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실제로 조비는 상용화 시점을 2024년에서 1년 늦췄다.

마크 무어 조비와 아처(Archer)는 2024년 말까지 연방항공청(FAA)의 형식증명(type certificate, 기체가 항공안전 기준에 따라 설계됐는지)을 받을 것이라고 90% 확신한다. 문제는 공언한 시점까지 생산증명(product certificate, 승인된 설계에 따라 기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과 운항증명(air operator certificate, 항공운송사업자가 안전운항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상업 운영을 시작할 수 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진행 상황을 봤을 때 2024년 말까지 생산증명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운항증명 중에서도 FAA 비행표준(flight standards)과 조종사 훈련 요건에 있다. 이 단계에서의 인증이 2024년 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김재형 첫 상용화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장 규모를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그건 또 다른 도전이다. 상용화 초기에는 글로벌 기체 수요에 비해 생산 물량이 굉장히 적을 것이다. 그래서 시장이 2030년까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리튬이온 배터리 혹은 하이브리드

Q 기술적인 이슈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배터리다. ‘기체의 동력원으로 쓰기엔 리튬이온 배터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플라나는 하이브리드를 대안으로 택했다.


※ 김재형 플라나 대표는 2022년 8월 포춘코리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배터리를 안전하게 쓰려면 충전 잔량을 30~70% 사이에서 유지해야 한다. 잔량이 90%를 넘으면 배터리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진다. 기온 영향도 많이 받는다. 알래스카 등 추운 지역에선 운항거리가 짧아진다. 같은 UAM이라도 지역별, 계절별로 운항 효율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마크 무어 우리는 여기서 의견이 갈라질 것이다. 나는 배터리 기반 eVTOL이 2025년 항공교통을 충분히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비는 1회 충전 시 150마일(약 241㎞)을 운항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UAM에서 필요한 조건 이상의 스펙이다.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 시내 코스의 대부분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대략 25마일(약 40㎞) 정도 떨어져 있을 것이다. 50마일 이상의 여행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긴 거리라면 승객은 도심 밖으로 나가게 되고, 목적지에서 도심으로 돌아오는 기체에는 다른 승객을 태우지 못할 것이다. 수익을 내려면 결국 도심에서 움직여야 한다.

Q 추가적으로 코멘트하실 부분은?

김재형 없다.


※ 지난 2020년 독일의 eVTOL 제조사인 릴리움 측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20㎞ 미만 거리는 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를 다니는 차량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릴리움 측은 “대신 750㎞ 미만의 고속 연결이 수백조원의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UAM 대신 지역항공모빌리티(RAM)를 택한 첫 기업이었다. 플라나가 개발하는 하이브리드 동력원 eVTOL도 RAM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Q 두 분 모두 각자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서로 평가한다면. 

마크 무어 나는 브랜든(김재형 대표의 영문명)을 무척 존경한다. 그는 자신만의 콘셉트로 뛰어들었다. 그가 개발하고 있는 헥사콥터(hexacopter, 60도 각도로 벌어진 6개의 비행날개를 지닌 기체)는 기술의 난도와 효과성에서 이상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김재형 마크는 지난 5년간 언제나 전동기체의 품질을 강조해왔다. 특히 소음 부문에서 그랬다. 우리가 하이브리드 기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나머지 다른 엔지니어링 파트에서는 협업해야 한다. 위스퍼에어로도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사진 플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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