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한테 디지털에 익숙한 십 대들은 가상현실 헤드셋을 구매할 매력적인 소비자로 보인다. 그러나 젊은 층은 수십억 달러가 들어간 VR 산업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투자 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VR 기기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드물다. 미국 청소년 5600명 이상에게 조사한 결과, 약 3분의 1이 VR 기기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14%만 VR을 사용했고 매일 사용하는 이용자는 4%에 불과했다.
파이프 샌들러는 보고서에서 "미지근한 인기는 VR이 아직 산업 초기 단계에 있다는 증거이자 스마트폰보다 중요한 기기는 아니라는 뜻이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VR 기기 사용률이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청소년의 주간 사용률은 작년 동기 수치인 17%에서 3% 감소했다.
반면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미국 청소년 95%가 게임 콘솔은 80%가 보유 중이다. 지표들은 청소년 사이에서 VR 보급이 느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메타를 포함한 기업들은 여전히 VR과 증강 현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메타는 헤드셋 제조업체인 오큘러스 VR을 인수한 2014년 이래로 VR 시장에서 핵심축으로 통한다. 기술 대기업은 2021년 과거 사명인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기까지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AR/VR 전담 부서 리얼리티 랩스를 만들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6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연방거래위원회가 독점 혐의로 의심받기도 했다.
모든 것을 가상화하려는 대대적인 노력에도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리얼리티 랩스의 영업 손실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손실은 137억 2000만 달러에 달한다. 메타는 2023년에도 지속적인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메타는 가상현실 및 메타버스 사업부에 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또 다른 거대 기술기업 애플도 VR 사업에 진출한다. 블룸버그는 2월 애플이 약 8년 동안 개발 기간을 거쳐 6월에 혼합 현실 헤드셋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애플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불고 있다. 불명확한 가상현실 시장과 경쟁사 메타에 비해 비싼 기기값이 걱정이다.
일부에서는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곧 사람들이 열광할 것으로 기대한다.
라몬 라마스 IDC 리서치 매니저는 최근 "AR/VR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느리지만 확실하게 진보했으며 앞으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주요 브랜드 기기는 1세대와 비교해 개선되었다"며 "그 덕에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뛰놀 수 있는 시장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