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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Watch] 중국 소비자들의 끝없는 명품 사랑

  • 기사입력 2023.01.27 07:40
  • 기자명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홍콩 침사추이에 위치한 명품 쇼핑거리인 ‘캔톤로드’.
홍콩 침사추이에 위치한 명품 쇼핑거리인 ‘캔톤로드’.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글로벌 명품 시장이다.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30조원)가 넘는다.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했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하이난 내륙 면세점 등을 통한 명품 소비는 계속 증가해왔다.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 시장의 내면을 살펴본다.

◇중국, 2~3년 내 글로벌 명품시장 40% 차지

1999년 중국은 금액 기준으로 세계 명품 시장의 1%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18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1000억 달러(약 130조원)에 달했다. 세계 시장의 32%를 기록하면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변모했다. 2025년에는 약 1920억 달러(약 200조원)의 시장 규모와 함께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매력이 크게 늘어난 중산층과 주목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부유한 젊은 층이 주 고객이다. 그리고 급속한 상거래의 디지털화로 고객들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손쉽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온라인 매장 매출은 작년에 56% 증가해 명품의 전통적 주요 유통 채널이었던 오프라인 매장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150개 이상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맥킨지(McKinsey) 조사에 따르면 시장은 연령별로 세 가지 주요 소비자 그룹으로 나뉜다. 2019년 기준으로 중국 내 명품 총 지출의 41%를 차지하는 가장 큰 그룹은 현재 수입 능력의 정점에 있는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1965년에서 1979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은 26%, 그리고 1990년 이후에 태어난 디지털 마인드의 젊은 소비자들은 25%를 차지하고 있다.

파리 샹젤리제거리 뒤편에 위치한 루이비통 본점
파리 샹젤리제거리 뒤편에 위치한 루이비통 본점

최근 명품 시장의 트렌드는 부유한 젊은 층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가벼운 취미 생활을 위해 명품 브랜드 수집을 주저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대회인 상하이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 모여든 부유한 20대들이 무리를 지어 모였다. 그들 중 다수는 월드챔피언십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리그오브레전드와 루이비통의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었다. 컬래버이션에는 트로피용 여행 케이스도 포함돼 있었다. 리그오브레전드 팬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저스틴 지아(25)는 “결승전 티켓을 못 구했는데도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을 몇 개 샀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결승에 진출했는데 그때를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럭셔리-라이트, 자국 브랜드의 명품화 시도

일반적으로 중국 명품 시장은 LVMH(Louis Vuitton, Bulgari, Dior, Richemont, Kering, Hermès 등)와 같은 기존 글로벌 브랜드 그룹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럭셔리 제품 컨설팅 회사인 Agility Research & Strategy의 이사인 제임스 로이(James Roy)는 "전통적인 의미의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누가 지배적인 그룹인지는 분명하다. 패션, 주얼리 또는 액세서리 등에 관련한 명품 시장은 주요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가 지배해 왔으며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시장의 상위 계층에서 중국 브랜드 이름을 찾기는 쉽지 않다. 홍콩에 기반을 둔 주대복(Chow Tai Fook)은 티파니(Tiffany&Co)에 결코 뒤지지 않는 질 좋은 전문 보석가공·판매업체이지만, 일반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선 명품 브랜드로 간주되지 않는다. 또 다른 홍콩 브랜드로 홍콩의 에르메스라고 불린다는 패션 하우스 상하이 탱(Shanghai Tang)은 사실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가 소유하고 있다. 과거에 일부 중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명품 브랜드를 인수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아쿠아스쿠텀(Aquascutum)과 그리스의 폴리 폴리(Folli Follie) 같은 경우다. 이들은 대형 글로벌 명품 업체에 대항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에 나설 만한 힘이 없다.

그러나 두터운 명품 소비계층 덕분에 중국에서 무엇이 럭셔리 제품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컨설팅업체 번슈타인(Bernstein)의 선임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Luca Solca)는 “중국 소비자들은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한 그룹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중국 시장은 시장 전체에 대해 이야기하면 안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중국 시장을 언급할 때는 고급형(high-end), 젊은층(young)과 중년층(middle-aged) 등으로 세분해 접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세분화된 시장 중 하나인 ‘럭셔리-라이트(luxury-lite, 준 명품시장)’가 중국 내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 카테고리는 명품과 일반 소비재 사이에 위치하며, 고급 품질이지만 명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패셔너블한 소비재로 구성된다. 그렇다고 가격이 그렇게 싸지도 않는 수준이다. 상당수 중국 브랜드가 이 새로운 형태의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리닝(Li-Ning)은 일반적으로 고가의 명품으로 간주되지 않지만, 255달러짜리 ‘Way of Wade 9’ 브랜드 운동화가 나이키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젊고 부유한 중국 쇼핑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중국 고유 브랜드로서 DOE, AnKoRau, Roaring Wild와 같이 중국 내에서 디자인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도 럭셔리-라이트 시장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우시(Wuxi) 지역에 기반을 둔 멀티 브랜드 패션 부티크인 무숀(Mushion)의 공동창립자 조조 지아오(Jojo Jiao)는 “중저가 디자이너 브랜드, 특히 현지 브랜드는 지난 5년동안 인기가 매우 높아졌다. 상하이 패션위크와 같은 행사를 통해 중국 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무숀이 디자인한 일부 티셔츠는 30만~4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소비욕구 부추기는 판매 채널의 디지털화

3년간 이어져 온 세계적인 팬데믹과 중국정부의 사치품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명품시장은 구매력 증가와 판매 채널의 디지털화 덕분에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소비계층 형성은 준 명품시장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장 활성화를 이루어냈다. 1999년 세계 명품 소비의 1% 수준에서 시작해, 불과 20년 만에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덕분에 중국 브랜드들도 제품의 고급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ASIA WATCH는 중국의 4대 비즈니스 스쿨 중 하나인 장강경영대학원(CKGSB)에서 발간하는 리서치 자료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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