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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Watch] 세계화로 키워가는 중국 기업의 브랜드 파워

  • 기사입력 2022.12.13 07:00
  • 기자명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도 중국 대표기업들의 세계화는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생산을 늘려 나가고 있다. 시장에서 인지도도 높아졌다. 주요 활동 분야는 전자상거래, 가전, 온라인 게임과 패스트패션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화에 나서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 중국 제품 더 이상 저가품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 핵심 기업들과 함께한 OEM 사업을 기반으로 제조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이제는 국제 표준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질 좋은 자체 브랜드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성공한 브랜드는 ‘OnePlus 6T’ 스마트폰이다. 2019년 처음 출시할 때 미국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가전업체인 원플러스(OnePlus)는 2021년 초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0.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3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틱톡(TikTok)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 가격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생산하는 레노버(Lenovo)도 짧은 기간에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은 중국 기업들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Kantar)가 실시한 ‘2021 Global BrandZ’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0대 글로벌 브랜드 중 17개가 중국 브랜드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이 조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호주, 일본 등 7개 선진국 시장과 함께, 2021년 이후 중국 기업들이 공들이고 있는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과 같은 거대 신흥시장이 포함돼 있다. 

선진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중국 기업 수도 점차 늘고있다. 온라인 패션브랜드 셰인(SHEIN), 게임제작사 릴리스(Lilith)와 아이엠30(im30), 전자제품 생산업체 앵커(Anker)와 티씨엘(TCL) 등이 있다. 주류 브랜드로는 마오타이(Moutai)가 11위에 올라있으며,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케이이홀딩스(KE Holdings)가 96위로 100위 안에 막 진입했다. 

중국 제품들은 가격 이외의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싸구려라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쏟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로봇공학, 정보기술, 청정에너지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정부는 이제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오래전의 일본, 한국, 대만 제품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믿고 있다.

칸타의 ‘BrandZ’ 글로벌 책임자인 도린 왕(Doreen Wang)은 중국 브랜드의 확장성을 높이 사고 있다. 그는 “중국 브랜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에 진출해 선진국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정도의 높은 수준의 통찰력과 혁신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성공적인 신규 시장 신입

중국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인식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가격경쟁력은 여전히 큰 강점이지만, 더 이상 유일한 강점은 아니다. 애프터서비스, 기술력, 스마트한 디자인 등 소프트 기술 능력의 개선이 중국산 제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첨단 마케팅 기법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SNS를 통한 유명 인플루언서 활용(KOL, Key Opinion Leader), 인공지능을 이용한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제품들은 2020년 이후 팬데믹 기간 동안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외국 유명 브랜드를 능가하는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전 세게 상품 교역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국경 간 전자 상거래를 통한 수출은 40%나 증가했다. 패스트패션업체인 세인(SHEIN)은 미국 시장 매출액이 11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미국 패션시장 점유율 28%를 목표로 하고있다. 그 외에도 화장품 브랜드인 플로라시스(Florasis)는 미국에서 틱톡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 라인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성장세가 주춤한 중국 전자통신업체들은 아시아,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들 시장에선 중국 전자통신제품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다. 이미 널리 알려진 화웨이(Huawei), 샤오미(Xiaomi) 외에 새롭게 등장한 테크노모바일(Tecno Mobile)과 같은 업체들 또한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2020년 인도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77%가 중국 제조업체들이 생산했다. 인도 내 상위 5대 스마트폰 공급업체 중 4 곳이 중국 브랜드다.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넓혀보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면에서 삼성과 애플에 이어 샤오미, 오포, 비보(Vivo) 등 중국 브랜드 3개가 상위 5위에 올라있다. 삼성이 23.6%로 1위이고, 애플과 샤오미는 2022년 4월 기준 각각 18%, 16.7%로 근소한 차이로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있다.

아프리카에선 테크노모바일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내 입지가 전혀 없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 여전히 발목 잡는 데이터 보안 문제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선진시장에서 데이터 보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트댄스 소유인 틱톡이 데이터 유출 등 보안 문제로 사용이 금지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인기를 잃은 적도 있다. 또 미국에서 데이터보안 문제로 야기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유럽과 인도 등으로 퍼지면서 다른 중국 데이터기반 기술회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위챗과 틱톡 같은 회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선진시장과 중국 내의 다양한 보안 규정과 검열 요구 사항을 유연하게 처리하기 위해 중국 버전과 해외 버전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며,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

세계 10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는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사의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은 세계에서 강력한 시장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새로운 단계의 다양한 요구에 적응해 나갈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 이 글은 <포춘코리아> 12월호에 실렸습니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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