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FORTUNE KOREA)=공인호 기자]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예상보다 빨라지는 미국의 통화긴축 움직임에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는 형국이다. 가계부채 문제 등 간과하기 쉬운 잠재 리스크를 의미하는 ‘회색 코뿔소’가 눈앞에 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분주해지는 곳이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PB(프라이빗뱅킹) 센터다. 은행, 증권, 보험 등 대다수 PB센터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지만,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 PB센터의 경우 VVIP 고객 유치를 위한 각 금융사별 노하우가 녹아있다. 이에 <포춘코리아>는 국내 금융권을 대표하는 PB센터를 소개하고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자산관리 노하우를 직접 들어보고자 한다.   

그동안 KB국민은행은 리테일금융 부문의 전통 강자로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리딩뱅크’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분야 역시 소매금융이 기반이라는 점에서 KB국민은행의 경쟁력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이에 더해 은행과 증권(KB증권) 부문을 아우르는 금융그룹(KB금융그룹)으로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규모 복합점포망과 WM스타자문단

KB국민은행의 WM(자산관리) 사업은 크게 투트랙 전략으로 짜여져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금융점포가 대중부유층을 포함한 일반고객들이 대상이라면, ‘스타PB센터’를 포함한 PB센터망은 고액자산가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WM복합점포는 총 79개로 기업금융 CIB복합점포(8개)를 포함하면 전국 단위 87개의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복합금융점포는 고객이 은행과 증권을 따로 방문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특화점포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거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부동산 및 금융투자는 물론, 세무·법률, 자산승계, 기업체 자문 등을 아우르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개인고객은 물론 법인고객에까지 제공하고 있다. 복합점포마다 전문인력 규모에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그룹 소속의 자산관리 자문단이 전국 영업점을 후선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일반 영업점에서도 고객의 자문 신청이 들어오면 인근의 ‘KB자산관리 자문센터’를 통해 해당 고객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 조직이 구성된다. 자문센터 역시 여의도, 명동, 대치, 강남, 서초는 물론 광주·부산 등 전국 권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대규모의 전문인력도 WM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KB WM스타자문단’은 KB금융그룹을 대표하는 은행·증권·자산운용사의 최고 스타급 전문가로 구성된 집단이다. 본부 48명, 영업점 17명 등 총 65명의 분야별 전문인력들이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은 투자와 절세, 퇴직연금, 상속·증여는 물론 부동산 전 단계에 걸쳐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PB센터’ 포함 전국 28개 PB센터

복합금융점포가 대중 자산가들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라면 ‘Gold & WISE’는 고액 자산가들만을 위한 PB(프라이빗뱅킹) 브랜드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전국적으로 28개 PB센터 중 4개의 본부 직할 ‘스타PB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PB센터는 서울 도곡을 비롯해 강남, 압구정, 명동 등 고액자산가 밀집 지역에 각각 위치해 있다. 일반 PB센터와 BIB(Branch in Branch)형 PB센터의 경우 금융자산 3억원 이상, 스타PB센터는 예치자금 기준 30억원 이상인 고객이 대상이다. 이들 센터는 지역별로 별도 자문센터를 두고 부동산 및 세무 등에 대해 1대 1 맞춤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도곡스타PB센터는 KB국민은행 내 ‘관리자산 1위’ 센터이자 그룹(KB금융) 자산관리 사업의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이곳을 포함해 스타PB센터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철저히 ‘초개인화 고객관리’를 지향하고 있다. PB(프리이빗뱅커)를 비롯해 세무, 법률, 부동산, 금융투자, 기업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팀 단위의 고객관리도 스타PB센터의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박진선 도곡스타PB센터장은 “KB국민은행은 고객자산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수년 전부터 각 계열사의 투자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산관리 전략위원회를 운영해오고 있다”며 “자산군별 투자전망인 하우스 뷰(House View)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 추천뿐 아니라 ‘케이봇쌤’ 포트폴리오를 제시함으로써 고객자산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스타PB센터는 ‘은행 중심’의 PB센터답게 고위험·고수익보다는 철저히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와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분야별 전문가 집단인 PB팀장들이 협업해 부동산,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 설계 및 관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도곡스타PB센터에는 박진선 센터장을 포함해 고객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PB 10명과 국세청 출신 세무사가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후선 지원 인력으로는 센터 총괄 책임자 1명과 Pre-PB(예비 PB) 4명이 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다. 특히 도곡스타PB센터는 강남의 대표 부촌이라고 할 수 있는 타워팰리스가 점주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에는 강남을 대표하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해 있다. 그만큼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곳이지만, 도곡스타PB센터는 센터 개설(2002년) 이후 20여년 간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이어오며 지역 내 대표 PB센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센터장은 “이곳의 스타PB들은 매월 포트폴리오 회의를 통해 고객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설계·관리하고 있다”며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잠정 중단된 상태지만, 인근 지역의 대표 자산가들과 유력 인사들을 초대해 커뮤니티를 꾸준히 유지하는 등 고액 자산가들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지역 밀착형 PB센터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곡스타PB센터가 KB국민은행의 대표 PB센터이자 시장을 선도하는 고객 밀착형 PB센터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박진선 도곡스타PB센터장 “재임 기간 목표는 신규고객 100명”

Q. 연초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총평 부탁드린다.

올해 금융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선되고 있는 경제 상황과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 등 다양한 변수에 노출돼 있다. 그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상반기는 기준금리 등의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에는 다소 진정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Q. 투자자들이 가장 주의해야할 리스크 요인 및 주목할 만한 이슈가 있다면.

무엇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테이퍼링의 조기 종료와 3월 금리인상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일부에선 올해 남은 FOMC 7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물가 움직임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 갈등 등의 다양한 변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국내 대선, 지방선거, 미국의 중간선거 역시 정치적 변수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목해야 할 이슈다.

Q. 최근 자산가 고객들의 투자 동향이 궁금하다.

지난해 연말부터 투자자산의 비중을 일부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국의 통화긴축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자산부터 일부 비중을 축소하고, 유동성 자금 확보를 통해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 대신 최근에는 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고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며,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대한 문의와 상담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Q. 부동산 시장의 유망 투자처를 추천해준다면.

사실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는데, 금리인상 및 대외 여건 역시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인 점을 감안하면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은 일부 안정세를 되찾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물론 금리인상은 레버러지 투자를 통한 부동산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때문에 가급적 부채를 통한 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 아파트 시장은 상반기 동안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공급량이 작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만큼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리오프닝 기대감을 어느정도 볼 수 있는 역세권 중심의 상가, 오피스 등도 큰 폭은 아니겠지만 큰 틀에서의 회복 흐름을 예상해 본다.

Q. 불확실성 속 최적의 투자 전략을 조언해주신다면.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금리 인상기에는 전반적으로 주식시장 역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12차례 기간 동안 S&P500 지수도 11차례 상승했다. 이같은 전례를 본다면, 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시장의 하락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물론, 단기적인 변동성은 높을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기에 수혜가 기대되는 섹터는 단연 ‘금융주’다. 우크라이나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에너지 섹터 역시 유망해 보인다. 코로나 리오프닝의 기대가 예상되는 섹터 투자도 분산투자 차원에서 고려해볼만 하다. 아울러 최근 대형 기술주들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만큼 미국의 반도체, 대형 IT 기업들은 실적을 기반으로 분할 매수 전략도 유효해 보인다. 다만 현금성 자산 비중을 전체자산의 20~30% 정도는 꾸준히 유지하면서 시장 변동성에 맞춰 추가적인 투자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권해드린다.

Q. 올해 센터장 임기를 시작했다. 목표가 있다면.  

사실 10여년 전 도곡스타PB센터에서 PB 업무를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고객들이 지금도 거래하는 것을 보면서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KB국민은행의 대표 PB센터이자 고객 밀착형 PB센터로서 지역 내 자산관리 ‘랜드마크’ 입지를 유지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도곡스타PB센터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당 센터 30억원 이상 신규고객을 100명 이상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