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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논쟁에서 우리가 놓친 것

  • 기사입력 2022.02.08 09:54
  • 최종수정 2022.02.09 13:03
  • 기자명 GEOFF COLVIN 기자
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은 사무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일하는 것을 지지한다. [AL DRAGO—BLOOMBERG VIA GET T Y IMAGES]
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은 사무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일하는 것을 지지한다. [AL DRAGO—BLOOMBERG VIA GET T Y IMAGES]

[포춘코리아(FORTUNE KOREA)=GEOFF COLVIN 기자] 기업들은 최고 인재들에게 원격근무 특전을 제공해야 한다고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완전히 잘못 알고 있을지 모른다. 일부 주요 기업들은 인재 영입 경쟁에서 전략적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인재 영입 실패에 따르는 절망감이다. 예를 들어, 좌절감을 느낀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의 기업들은 “얼른 움직여라! 일을 하라. 어느 곳이라도 지원하라”는 내용의 광고판을 내붙이는데 동참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수십 년간 이렇게 경색된 적은 없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자유로운 원격근무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최근 부상하고 있다.

구글의 전 인사책임자 래즐로 보크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주로 대면 문화를 강조하는 전통 은행들은 더 많은 근무 유연성을 제공하는 기술기업에 최고 인재들을 빼앗기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어도 언뜻 보면, 이 은행들이 걱정하는 것은 타당하다. 설문 조사들은 ‘원격근무자들이 회사에서 멀리 떨어져 근무하길 압도적으로 원한다’는 사실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술 회사들은 이들에게 이런 세계를 제공하고 있다. 트위터는 직원들에게 “업무를 집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면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입장도 비슷하다. 세일즈포스와 스포티파이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원격근무’ 정책을 채택했다. 그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구직자들이 요구하는 자유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최고 인재들은 당신 기업을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결론이 옳지 않다면? 몇몇 지표들은 반대되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지지한다. 가장 야심찬 구직자들은 근무 자유론을 펼치는 기업들 대신, 직원들이 최대한 회사에서 일하길 원하는 완고한 전통 기업들을 선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골드만삭스를 보자.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2021년 초 콘퍼런스 참석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원격근무가 뉴 노멀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아야 할 ‘변칙적인 행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솔로몬의 JP모건 체이스와 모건스탠리 경쟁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월스트리트 저널 주최 콘퍼런스에서 “직원들이 다시 회사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맞다. 그들은 통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CEO도 직원들에게 “뉴욕시의 레스토랑에 들어갈 수 있다면 사무실로도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기업들에 고용주의 브랜드화에 대해 조언하는 유니버섬의 최근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이 업체는 매년 대학생과 경영대학원 학생들에게 그들이 취업하고 싶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2021년에는 또한 구직자들을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기 위해 응답자들의 성격을 조사했다. 가장 야심이 큰 후보들은 높은 성과와 빠른 승진, 명성, 그리고 높은 수준의 책임감 달성을 중시하는 ‘성공 지향적인 인물들’이다.

모든 산업에 걸쳐 그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미국 기업 3곳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였다. 전적으로 이 조사는 원격근무에 대한 이 기업들의 견해가 알려진 팬데믹 기간에 실시됐다. 설문 결과는 가장 야심찬 구직자들이 사무실 근무를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 결과가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매우 중요한 이 연구는 대면 소통이 고용주뿐만 아니라 피고용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직원들은 동료 및 상사와 더 강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원격 소통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신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대면 접촉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더 빨리 업무를 익힌다. 그래서 창의성과 혁신에 기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이점을 가장 원하는 구직자들은 가장 높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승진하고자 한다. 따라서 상당한 근무 시간을 요구하는 회사에서 일하기를 가장 열망하는 유형으로 보인다. 다이먼이 원격근무가 “사무실에서 활기차게 일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말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원격근무 논쟁을 느슨한 실리콘밸리와 엄격한 월가 사이의 논쟁으로 보기 쉽지만, 그런 프레임은 타당하지 않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같은 몇몇 주요 기술 회사들은 확산과 진정 국면을 반복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있었음에도, 대부분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도 기업이 가진 매력이 충분하다면 다소 자유롭지 못한 원격근무 정책을 펼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니버섬이 집계한 순위에서, 경영학과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산업을 통틀어 최고로 꼽은 세 곳의 기술 선도업체들은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이런 흐름은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듯, 어떤 원격근무 정책도 팬데믹 이후의 현실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격동의 시대에는 모든 정책이 실험적이기 때문이다. 향후 몇 달간 부동산 가치와 출퇴근 시간, 공급망 운영 등은 일부만 팬데믹 이전의 기준을 회복할 것이다. 그리고 신기술은 원격근무의 모습을 점차 변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시스코 CFO 스콧 허렌은 협업 기술 덕분에 “우리가 과거 사무실에서 가졌던 대면 소통보다 훨씬 더 나은 원격근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다이먼조차 “일부 업무는 일주일에 4일 정도는 집에서 처리할 수 있다. 분명 나는 그런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업무 유형에 따라 근무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인정한다. 

올바른 정책은 항상 변화하겠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관대한 원격근무 정책을 계속 선호할 것이다. 그들은 근무환경이 관대하면 할수록 더 선호할 것이다. 기업들은 스스로 값비싼 시행착오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이 직원들이 바로 가장 원하는 인재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표=포춘 · 포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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