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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제네트 메이시스 CEO와의 대화

  • 기사입력 2022.02.08 10:18
  • 최종수정 2022.02.08 10:20
  • 기자명 PHIL WAHBA  기자
캠퍼스에서 맺은 소매업계 거물과의 인연_ 제네트(60)는 1983년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근처의 메이시스 매장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PHOTOGRAPH BY GRACE RIVERA]
캠퍼스에서 맺은 소매업계 거물과의 인연_ 제네트(60)는 1983년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근처의 메이시스 매장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PHOTOGRAPH BY GRACE RIVERA]

[포춘코리아(FORTUNE KOREA)=PHIL WAHBA  포춘 기자] 2017년 메이시스 백화점 대표로 취임한 이후, 그는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경쟁하기 위해 163년 된 이 소매업체를 재정비하는 데 주력해 왔다. 우리는 메이시스의 역사적인 뉴욕 본사에서 제네트를 만나 백화점을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바꾼 원동력과 공급망 교란사태에 대한 대응, 그리고 포춘 500대 기업에서 여전히 성소수자 CEO가 적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백화점의 최근 동향

메이시스는 2021년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연휴 쇼핑 대목을 앞두고 있다. 1 하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오지 못했다.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백화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2

제네트: 우리의 경쟁력 있는 해자는 자신을 위해 또는 누군가를 위해 사든지 간에, 개별 스타일에 맞춰 패션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가 그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고객과의 모든 접점[오프라인 매장 및 디지털 창구]에서 이를 수행할 때, 그것이 바로 우리의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다.

모든 사람의 욕구와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 백화점의 탄생 배경을 생각해보자. 디지털 시대에서는 상상력과 판매처만 있다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스타일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하려고 한다. 패션과 스타일 큐레이션이 우리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백화점이 없었다면 오늘날 누군가가 백화점을 발명했을 것이다. 과거처럼 오늘날에도 백화점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할인 행사의 종료?

부분적인 공급망 경색으로 인해 구하기 어려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메이시스를 포함한 많은 소매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줄이고 마진율을 높이고 있다. 이것이 업계가 ‘특가 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보는가?

우리 고객들은 할인 행사를 좋아한다.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도 대규모 할인 행사가 있을 것이다. 3 미래의 기회는 고객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개인별 맞춤으로 어떻게 충족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 덕분에,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니즈 파악 후 개별 맞춤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4 따라서 우리 모두는 광범위한 할인 행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첫 단계는 고객의 성향 파악에서 시작된다. 예전에는 1년에 100회, 즉 일주일에 2회 할인 행사를 열었는데, 그 수가 크게 줄었다. 여전히 큰 매출을 올릴 할인 행사들을 열겠지만, 많은 행사가 고객별 요구에 맞춰 특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코치 액세서리를 둘러본 후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구입 완료]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다른 대체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하지만 관심의 신호를 보이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런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에도 ‘할인 행사’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그것을 전개하는 방식은 좀 더 개별 맞춤화 될 것 같다.

[그래픽=포춘 · 포춘코리아]
[그래픽=포춘 · 포춘코리아]

당신은 포춘 500대 기업 중에서 커밍아웃한 소수의 동성애 CEO 가운데 한 명이다. 왜 더 없는가?

내가 메이시스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 커밍아웃한 남자가 일하기에 정말 좋은 회사였다. 어떤 업무 능력을 갖췄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직 문화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됐던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 경험상 그랬다. 그럼에도 나는 최고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고직에 오른 사람들 중에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의 권리와 관련해 이 나라가 겪은 변화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앞으로 지난 30년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것이다. 즉, 훨씬 더 많은 성소수자 CEO들이 탄생할 것이다. 아울러 더 많은 유색인종 및 여성 CEO들이 나오기를 바란다.

모든 기업이 다양성 뿐만 아니라 포용성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브랜드들이 그것을 상품과 서비스에 접목시킴으로써 수백만 명의 고객들이 혜택을 볼 것이다.

재고 상황은 어떤가? 이런 변화들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우리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이익을 얻고 있다. 고객들은 우리 매장이 “어수선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상품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매출도 늘어나고, 평균 판매가와 마진도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제품 조달 방식에 영향을 미쳤는가? 이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가?

여러 국가에 공장을 두고 있는 공급업체들을 활용하면, 다각화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공급업체들은 여러 공장들 사이에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원자재를 구매할 때, 활용 가능성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 가령, 투자한 원단을 브랜드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지 혹은 남녀 모두에게 활용 가능한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미국 항만들의 다각화 전략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오는 화물의 80%가 L.A 항구를 통해 들여올 수 없다.

메이시스의 경우 과거에는 그 경로를 통한 물량이 80%였지만, 지금은 60%로 낮아졌다. 아마 그 수치는 더 내려갈 것이다. 소형 컨테이너를 더 작은 항구로 보내고, 기차와 트럭을 그 지역들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비용은 비싸지만 화물처리 속도가 더딘 화물 혼재업체들을 쓰지 않음으로써 화물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고객의 마음과 지갑 열기 

메이시스 같은 백화점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오랫동안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낮아지고 있나?

그것은 고객군과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젊은 고객은 나이 든 고객만큼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에서는 충성도가 높을 수 있다. 당신이 VIP 고객이라면, 특정 브랜드와 백화점에 대한 충성도가 높을 수 있다. 향수를 찾는 고객들은 꽤 충성도가 높은 반면, 의류 같은 카테고리에서는 고객들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우리는 매일매일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불쾌한 경험을 한 고객들은 떠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유쾌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고객으로 계속 남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을 단골로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경력을 찾아 떠나다

‘대퇴직’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 회사에도 많은 빈자리를 볼 수 있다. 5 많은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들이 돌아오면, 우리의 소매업장을 그들의 집처럼 편안한 곳으로 느끼게 만들고 싶다. 6

그럼 어떻게 할 계획인가? 당신은 1983년 메이시스에 입사한 후 CEO 자리까지 올랐다. 메이시스가 아직도 젊은이들에게 당신과 같은 경력을 제공할 수 있나?

한 세대 전보다 그럴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경력을 쌓고 있었을 때, 현재 소매업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들이 과거에는 없었다.

오늘날 모든 소매업 내 일자리 중 거의 절반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공학과 수학을 의미하는 STEM 분야의 필요성을 생각해봐라. 우리의 최대 니즈 중 하나는 대학들이 우리 소매업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얼마나 많은 IT와 분석 일자리를 제공하는지 인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소매업체들은 많은 면에서 현재 IT 회사다. 오늘날 소매업에 들어온다면,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관점에서 소매업은 “원하는 것은 뭐든 성취할 수 있는 곳(the world is your oyster)”이다. 홍보의 관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백화점 업계가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통해 존경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당신은 메이시스가 전자상거래와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정말 운영을 잘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런 방식에 대한 적절한 사례가 있나? 7

오프라인 매장없이 전자상거래가 번창했던 전례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아마존도 오프라인 매장을 구축하기 위해 입지를 찾고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우선, 고객들은 매장을 사랑한다. 매장은 브랜드의 훌륭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매장에서는 디지털 사업도 잘된다. 이것이 소매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점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대형 쇼핑몰의 시대는 끝나다

메이시스는 도심 쇼핑몰 기반의 대형 백화점 체인으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소규모의 신규 매장들을 구축하고, 쇼핑몰에서 벗어나 외곽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우리는 소규모 형태의 백화점을 실험하고 있다. 8 그리고 [복합 용도 센터 및 대형 스트립몰]과 아울렛도 살펴보고 있다. 우리가 특정 시장에 진출하는 순간, 그 지역에서 디지털 사업도 주력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소형 백화점’ 전략으로 무엇을 할지 두루 고려하고 있다. 내 희망은 이런 전략을 전개함으로써 미래에 더 많은 사업부와 더 많은 매장들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숫자를 늘리는 대신 전체적으로 매장 규모는 더 줄일 것이다. 

[표=포춘 · 포춘코리아]
[표=포춘 · 포춘코리아]

기후변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메이시스의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더 많이 소비하지 않으면 당신 사업에는 나쁘지 않나?

우리는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고객의 방향에 발맞춰 가고자 한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로서 말이다. 과연 고객들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느 정도 희생할까? 또 추가 비용을 지불할까? 아직까지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ESG 확대를 고려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들에게 지속가능성의 책임을 묻는 방식을 생각하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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