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캐나다 강타한 홍수로 고립된 항구

기후변화에 따른 공급망 붕괴 전초전

  • 기사입력 2022.01.11 11:11
  • 기자명 KAT ESCHNER
500년 만에 찾아온 대홍수가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대규모 피해를 입혔다. [Jonathan Hayward—The Canadian Press via AP]
500년 만에 찾아온 대홍수가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대규모 피해를 입혔다. [Jonathan Hayward—The Canadian Press via AP]

[포춘코리아(FORTUNE KOREA)=KAT ESCHNER 포춘 기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를 강타한 파괴적인 홍수는 기후변화가 앞으로 미칠 공급망 붕괴의 전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수송 컨테이너들이 입항을 했다. 그리고 이른바 ‘대기강(大氣江)’ *역주: 따뜻한 수증기가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으로 폭풍 이동 경로로 작용한다이 닥쳤다.

지난 11월 중순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와 다리, 그리고 기차 선로를 파괴한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밴쿠버 항에는 이미 화물들이 높이 쌓여 있었다. 이에 따라 북미 3번째 규모의 이 교역 중심지는 대륙의 나머지 지역들과 사실상 단절됐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번 재해는 장기간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수개월간 공급망을 교란할 전망이다. 밴쿠버 프레이저 항만청의 운영 및 공급망 부사장 피터 조타는 “하루에 보통 5억5000만달러 규모의 상품들이 이 관문을 통과한다”며 “이번 홍수는 분명 상품의 흐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밴쿠버 항은 홍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철도 운송이 중단됐고, 캐나다 내륙의 동맥 역할을 하는 고속도로도 폐쇄됐다. 조타는 “폐쇄가 얼마나 지속될지 파악하기 위해 비상 관리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규모는 여전히 산정 중에 있다”고 설명한다. 밴쿠버 항은 다양한 소비재와 상품들을 운송하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앨버타 주의 석유, 서스캐처원 및 매니토바 주의 곡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와 더 북쪽 지역의 광물과 목재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캐나다로 들어오는 수입 소비재의 주요 진입로 역할도 한다.

“우리가 100년에 한번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던 사건들이 이제 거의 매년 발생한다.”
아델 귀토니, 빅토리아 대학교 교수

2021년 상반기에 이 항구의 물동량은 2020년 중반까지보다 7% 증가해 역대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올해 중반까지 컨테이너 양은 거의 25%, 곡물은 20% 늘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증가는 항구에 밀려 있는 빈 컨테이너의 양이었는데, 이런 현상은 미국 서부 해안(특히 캘리포니아) 항구들에서도 나타났다.

조타는 공급망이 정상화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추측하는 것조차 주저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항만들이 기존 재고를 아시아 태평양과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며 “이 재고를 모두 소화하면 철도 운행이 재개될 때까지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캐나다 중부 시장으로 되돌아갈 상품들은 현재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조타는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선박들이 지원을 시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상황이 곧 해결되지 않는다면 연료와 소비재, 그리고 심지어 일부 의약품이 이 지역에 대거 묶일 수 있다. 이런 공급망 교란은 또한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상품들이 결국 택하는 경로에 따라, 운송비가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CN 레일 경영진은 홍수가 발생한 주간에 투자자들에게 “캐나다 서부 지역의 운송비를 인상함으로써 예상되는 분기 매출의 손실을 모두 메울 수 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대학교 구스타프슨 경영대학원의 공급망 관리 교수인 아델 귀투니는 “이번 상황은 기후변화에 직면한 공급망에 탄력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에는 ‘이중장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100년에 한번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던 사건들이 이제 거의 매년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홍수가 캐나다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자연재해 중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번 재해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내륙에서 기승을 부린 여름 무더위와 또 다른 산불 시즌에 이어 일어났다.

또한 (산불에 비하면 충격파가 훨씬 덜했지만) 해상운송에 영향을 미쳤고, 목재 섹터의 부족 사태도 야기했다.

[이미지=포춘 · 포춘코리아]
[이미지=포춘 · 포춘코리아]

연초부터 이어진 더위와 화재로 토사가 불안정해져 비 피해가 커졌고, 이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고 홍수가 더욱 심해졌다. 귀투니는 “화재와 극심한 더위, 그리고 비로 이어진 악순환이 어떻게 우리의 기반시설을 무너뜨리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교통망 폐쇄는 높은 비용을 수반하는 운송 지연과 (생필품) 부족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일부 상품들은 북쪽으로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프린스 루퍼트로, 남쪽으로는 미국 서부 해안의 다른 지점으로 경로를 돌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추가 용량이 제한돼 있다. 비슷하게 일부 트럭 기사들도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추가 비용과 물류 문제를 수반한다.

이번 사태는 극단적인 기후가 배송망을 교란시킨 최근 일련의 사례들 중 하나다. 아시아에서는 반세기 만에 대만을 강타한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겨울 폭풍 ‘유리’가 텍사스를 초토화하며 플라스틱과 석유 화학제품의 부족을 야기했다. 이런 사건들의 후폭풍은 공급망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당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세계의 일부 지역과 언뜻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산업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귀토니는 “그것이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가 유지하는 상호 의존성의 불행한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모든 파괴적인 상황 속에서도, 귀토니와 동종 분야의 다른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새 기회를 발견한다. 그들의 목표는 모든 지점에서 사람들과 환경에 경제적·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재생 공급망’의 아이디어를 널리 전파하는 것이다.

귀토니는 “공급망 전체에 걸쳐 취하는 한 가지 조치는 한 조직 내에서 취하는 조치의 몇 배에 달하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