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인플레이션에 대한 세 가지 오해

물가가 정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경제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다.

  • 기사입력 2021.08.30 13:36
  • 최종수정 2021.08.30 13:48
  • 기자명 SHAWN TULLY

[포춘(FORTUNE)=SHAWN TULLY기자] 기업들과 투자업계를 괴롭히는 최대 두려움은 I로 시작되는 단어다. 바로 다가오는 인플레이션의 저주다. 실제로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무서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0.9%(연간 10.8%) 급등했고, 최근 12개월 동안 5.4% 상승해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6월 이후 외식비는 4.2%, 의류는 4.9%, 가정용 에너지는 6.3% 올랐고 항공권을 포함한 '교통 서비스' 요금이 10.4%나 급등했다. 중고차와 트럭 가격도 무려 45%나 올랐고, 주유소에서 연료를 가득 채우려면 1년 전보다 50%의 요금을 더 내야 한다. 

미 연준 정책 입안자들조차 경기 호황을 부채질한 초저금리 행진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6월 중순 당시, 연준 고위 관계자 대다수는 연준이 2023년 말까지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믿었다. 빠르면 2024년에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지난 3월 전망에서 크게 바뀐 태도다.  
개인과 기업들은 미래를 크게 확신하지 못하는 듯하다. 포춘과 모멘티브가 6월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87%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5월 조사의 57%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미시간 대학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면밀하게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은 반면, 5~10년의 기대치는 차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견해에 신뢰를 더하는 통계로 보인다. 당혹스러운 물가상승률 수치와 가능한 시나리오들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경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오해 NO.1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나쁘다
인플레이션은 음주와 같다. 적당하면 괜찮지만, 과도하면 재앙이 된다. 거의 모든 경제 확장은 물가 상승을 동반한다. 그러나 생산 부족(이번에는 코로나19가 야기했다)과 연준의 금융완화 정책은 상품 대비 달러 가치의 갑작스러운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1~3%의 인플레이션은 괜찮은 수준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물가가 4~6% 이상 급등하기 시작하면 위험할 수 있다. 우선 기업들은 정해진 가격에 제품을 납품하도록 요구하는 계약에 묶여 있는 반면, 공급업체들은 (가격이 오른) 부품에 대해 즉시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는 이윤을 압박할 수 있다.

둘째, 높은 인플레이션은 주주들로 하여금 정부 정책과 미래에 대해 경계하게 만든다. 그들은 대부분 기간 동안 안전한 채권보다 주식에 대해 높은 수익을 요구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엄청나게 높은 PER(주가수익비율) (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다)에 주식을 살 의향이 없다.

치솟는 상품가격은 투자자들이 수익 1달러당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을 급격히 감소시켜 지수를 가파르게 떨어뜨릴 것이다. 

채권의 경우도 전반적인 가격과 함께 가치가 상승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 TIPS(물가연동채권)가 아니라면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좋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할수록 주택소유자들에게는 대부분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반적인 30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74%로 수십 년 이래 최저치에 가깝다.

이는 향후 10년간 예상 인플레이션율인 약 2.3%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4%까지 오른다면, 주거비 상승에 따라 아마도 집주인들은 집값 및 임대료 상승의 혜택을 누릴 것이다. 이들은 고정 월 이자비용보다 더 많은 달러를 손에 넣게 된다.

그렇다면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당사자는 누구일까? 바로 미국이다. 후버 연구소의 경제학자 존 코크레인은 “재무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일종의 단기 저리에 해당하는 금리에 차입을 하고 있다.

마치 2006년 사람들이 집 가치가 오르기만 할 것으로 생각하고 낮은 금리에 주택을 구입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재무부가 매년 상환해야 하는 막대한 부채의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비용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높아져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크레인은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강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금리가 너무 오르면 파산하기엔 너무 큰 은행들과 재정예산의 붕괴, 거액을 잃게 될 수많은 주식 투자자들을 또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오해 NO.2 가격이 최고의 인플레이션 척도다
금리의 방향에 대한 로드맵은 있다. 하지만 어느 방향을 주시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일리노이 대학의 농업 경제학자 브루스 셰릭은 채권은 인플레이션 위협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수익률 곡선이 바로 “시장의 최고 추정치를 요약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익률 곡선은 단순히 모든 만기 국채의 현재 수익률을 표시하는 점을 연결하는 선이다. 최근 이 곡선의 경사는 0.04%의 극히 낮은 이자를 지급하는 1개월 채권에서 낮고 매우 평평하게 시작해 1년(0.08%), 2년(0.24%), 3년(0.44%), 5년(0.81%)으로 조금씩 상승한 후, 벤치마크가 되는 10년(1.27%)에 이어 30년(1.90%)으로 마감한다.

가장 간과되는 것은 이 곡선에 내재된 예측이다. 현재 1년과 5년 채권의 금리는 모두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5년 수익률이 지금처럼 1년 수익률보다 훨씬 높을 때, 그것은 종종 인플레이션과 급상승하는 향후 단기 금리의 예측 변수 역할을 한다.

코크레인은 “수익률 곡선의 변화는 매우 중요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셰릭은 “몇 주 전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부연한다.

 

오해 NO.3 연준이 완벽하게 통제한다
연준은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갖고 있다. 하지만 통제할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준은 배후에서 경제를 조절해 왔다. 연준의 이런 행동은 “차량 기어를 중립에 놓고 가속 페달을 밟는 것”으로 묘사돼 왔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은행들을 위해 보유한 준비금이나 예금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말부터 비록 낮아 보이지만 금리를 제공해왔다. 이런 이자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은행들은 신권의 가장 큰 몫을 준비금으로 남겨둬 왔다.

이에 따라 2008년 이후 연준이 보유한 은행 준비금은 9,000억 달러에서 8조 2,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늘어났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의 경제학자 윌리엄 루터는 “이 전략은 연준의 여유 자금을 격리, 이 돈이 신규 대출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할증 금리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연준이 수조 달러의 이 자금을 신규 대출의 재원으로 허용했다면 인플레이션은 더 심해졌을 것이다.

대신, 이 신규 자금은 두 가지 대의를 위해 사용됐다. 첫째는 대규모 적자와 코로나 경기부양책을 지원하고, 두 번째는 시중은행을 더욱 안전하게 만든 자본 완충장치(유동성 자금)를 강화하는 데 쓰였다. 

연준은 분명 3%나 4%의 인플레이션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물가연동채권과 국고채의 금리 차이로 산출한다-이라고 불리는 기준은 향후 10년간 이미 연준의 목표를 상회하는 2.3%의 물가 상승을 예측하고 있다.

루터는 “우리는 지연된 물가 정보를 얻고 있다”라며 “좀 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수치를 본다면 기업들은 장기 계약에서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고 근로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면 그것은 빠르게 일어난다. 이를 타개하려면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가 최근 경고했듯 “연준은 경제가 과열되면 물가를 진정시키는 데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연준이 은행들에 예금 이자를 계속 지불하고 자금 공급의 엄청난 증가가 손쉬운 신용대출로 흐르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이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서머스가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듯,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진정한 해결책은 고통스러운 방법 밖에 없다. 즉, 신용을 억제하고 어느 정도 경기침체를 감수하는 것뿐이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 재개방 회복에 대한 큰 위협이다. 따라서 연준은 신중하게 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