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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인재 확보 전쟁

  • 기사입력 2021.06.28 15:50
  • 최종수정 2021.07.01 10:39
  • 기자명 S. MITRA KALITA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몇 달간에 걸친 봉쇄가 끝난 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다시 고용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갖추었다. 코로나19는 그들의 기대치를 크게 올려 놓았다. 기업은 어떻게 필요한 인력을 구하거나, 유지할 수 있을까?

미국인들은 지난해 3~4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실직 사태를 겪었다. 위기 초기에 노동통계국 경제학자들은 진지하게 “정부 지원이 있으면 기업과 근로자들이 빠르게 팬데믹 이전의 고용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더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백신을 접종했고, 사무실은 다시 문을 열었고, 마스크 의무는 해제됐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현상유지로의 ‘복귀’ 이상을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신 많은 이들이 더 나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으로 기업들은 현 직원들을 달래서 붙잡고, 최고의 구직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날로 심화하는 인재확보전에 직면하고 있다.

대유행 초기에는 전 세계 노동자들이 한결같이 두려움과 당혹스러움에 사로 잡힌 가운데 고용주들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위기가 계속되자, 시소가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졌다. 실업수당 확대와 유예된 해고 덕분에 사람들은 실직에 대한 불안감을 덜었다.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게 한 기업들의 조치는 남은 근로자들에게 유연성을 부여했다.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아이 교육 문제와 회사의 부실한 화상회의 시스템 때문에 회사를 떠난 후, 기업들은 과외와 육아, 정신 건강 지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그 중 얼마가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모든 것이 직원들의 기대를 새롭게 높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취업정보 제공업체 인디드의 제드 콜코 Jed Kolk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유행 속에서 노동시장이 결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상태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자리1개당 실업자 수는 소폭 증가했을뿐이고, 여전히 강력한 임금 상승이 이뤄졌다. 일시 해고되거나 불확실한 고용 상태에 있는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벌이지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는 모두가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 프루덴셜 파이낸셜 Prudentential Financial의조사에 따르면 현재 고용된 미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새 일자리를 찾고 있다. 즉, 기업들이 지난 1년간 저지른 죄-일시 해고부터 임금 동결과 금요일 오후 전략 회의(이건 왜 했을까?)까지-를 적극 만회하도록 몰아붙이고 있는 셈이다.

구직 플랫폼 유캔두 UCandu의 공동 설립자인 메러디스 페레스Meredith Perez는 “우리는 중대한 변화의 순간에 있다”고 말한다. “ 우리는 사람들이 바퀴의 톱니처럼 인식되는 포스트 산업화 시대를 거쳐 왔다. 지금은 경험과 지성이 중시되지만, 기업 정책은 여전히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근로자들이 가진 불만의 뿌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경영자들에게 행동을 수정하도록 권유하는 기술회사 휴무 Humu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라즐로 보크 Laszlo Bock가 그 불만들을 전했다. 구글에서 인력 운영 책임자를 지낸 그는 “사람들은 지난 1년간 직장에서 기분이 나빴던 점을 떠올리고 새로운 시작을 원할 것”이라며 “많은 조직에서 승진이 보류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발전을 위해 다른 회사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팀들과 1년 넘게 떨어져 있었던 탓에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낮아져 퇴사 결정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른바 ‘실존주의’도 근로자들의 초조함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는 생사를 가르는 결정의 시기에서 막 빠져 나왔고, 실제로 무엇이 중요한지 끊임없이 상기하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다. 미국인 3분의 1이 코로나19로 죽은 사람을 알고 있다. 저명한 필라델피아 심리학자 로빈 스미스RobinSmith는 “대유행은 밤에 와서 우리가 익숙한 것을 훔쳐간 도둑 같은 존재였다”며 “우리는 과도한 노동의 방식에 기분이 상했을지도 모른다. 경제적 대우와 인정을 제대로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녀는 팬데믹의 혼란에 비하면 “그 정도는 익숙한 것”이라고 부연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낯선 것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타로나이 루하프자이 Taronay Roohafzaii(26)는 이른바 “새 출발의 순간”이 사실상 대유행보다 먼저 찾아왔다고 말한다. 당시 컨설팅업체 어니스트 앤드 영(EY)에서 데이터 분석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녀는 새 프로젝트에 대한 열의가 없어, 제품관리로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녀가 마침내 행동에 옮긴 시기는 코로나 19 봉쇄기간 동안이었다. 그녀는 네트워크 형성에 집중했고, 진로 모색 플랫폼 자이트 Zeit를 통해 교육 과정에 등록했다.

루하프자이는 최근 어마운트Amount라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제품 매니저로 취업했다. 그녀는 5월말 처음으로 직장 동료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버지니아 북부 집에서 시카고로 날아갔다. 그녀가 이주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하지만 그녀는 대유행 경험이 직업적인 의미에서 자신을 움직이게 한 요소라고 여긴다. 루하프자이는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제품관리로 이직했을 지 모르겠다”며 “팬데믹은 불확실성 뿐 아니라 기회도 가져왔다”고 말한다.

고용주들이 행동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지이다. 직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회 중 하나는 재택근무를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프루덴셜 파이낸셜 설문조사에서 현재 재택 근무자의 42%는 “회사가 계속 원격 근무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링크드인의 인력 신뢰 지수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직 근로자들은 급여와 복지 또는 회사 문화보다 근무 유연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

지난 4월 말과 5월, 링크드인에 올라온 모든 입사 지원서 중 거의 4분의 1이 원격 근무라고 명시적으로 광고된 일자리에 신청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많은 구직자들이 이미 알고 있듯, 처음 입사하며 협상할 때가 급여와 특전, 근무 장소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 대유행은 기업들의 복지 프로그램을 크게 확대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재택근무 수당, 주간 요가 또는 명상 수업은 물론 치료 및 비상자금 지원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경영자들이 돈을 안 들이고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 보상 중 하나는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다. 직장 컨설턴트 업체 O.C. 태너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를 그만둔 직원의 79%는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연구들은 또한 근로자들이 돈보다 인정에 의해 더 동기부여를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율성과 독립성도 중요하다. 보크는 최근 자동차 업계의 경영자들을 컨설팅한 뒤 한 리더가 깨달은 경영의 기본을 전했다. “직원들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지 경청해야 한다.”

글로벌 채용 중개업체 블랙메이플닷아이오 Blackmaple.io의 설립자이자 CEO인 하나 하산 Hana Hassan은 “기업들의 또 다른 과제는 자사의 광범위한 가치 및 사명과 직원개인의 행동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조직은 항상 규모와 숫자를 중요하게 여긴다. 인적자본을 인간으로서 가장 중시하지는 않는다”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이어 구직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 뛰어난 제품과 회사를 만든 훌륭한 사람들이 여기 있다”고 제시할 것을 권한다. 한편, 보크는 경영자들에게 목적을 달성하려는 직원들의 욕구에 기대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왜 당신의 팀은 존재하는가? 당신의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라고 충고한다.

지난해 벌어진 사회정의 운동도 근로자들의 욕구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진과 신규 일자리에서 더 다양한 직급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공감과 연민, 그리고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위선을 용서하지 않는다. 따라서 회의나 SNS에서 그것에 대해 빠르게 목소리를 높인다. 인사 및 홍보 분
야의 위기가 부상함에 따라 과거보다 경영진의 약점과 접근성 향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캔두의 페레스는 “우리는 고객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 모든 작업을 수행한다”며 “그런데 왜 우리는 같은 수준으로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인재 확보 경쟁에서 지금 당장 모든 움직임들은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다. 보크는 한 회사의 문화에 대해 지속적인 인상을 갖게 되는 “명확한 순간들은 한 사람의 경력에서 몇 번 일어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즉 당신이 처음으로 관리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팬데믹 이후 업무에 복귀하는 일도 그런 순간이 될 것”이라고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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