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포춘US]다양성을 증진하고 싶다면 경영진 보수와 연계하라

Want Progress on Diversity? Link It to Pay

  • 기사입력 2021.05.26 15:38
  • 기자명 PHIL WAHBA 기자

더 많은 대기업들이 경영진의 보너스를 인종 및 성별의 다양성 개선에 연동시키고 있다. 과연 현금이 직장 형평성에 변화를 가져오도록 리더들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을까? BY PHIL WAHBA

작년 6월 인종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와 브론나 테일러, 그리고 다른 많은 흑인들을 살해하며 온 나라가 홍역을 치렀다. 당시 나이키는 다수의 다른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곤경에 처했다. 회사는 결국 흑인에 대한 사회의 학대와 차별을 바로잡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이 문제에 관해 자신들은 잘못이 없는지 질문을 받았다. 

이 스포츠 용품 제조사가 인종 포용을 우선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인종차별을 비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 이들은 흑인 직원들의 승진 기회가 줄어들고, 나이키 매장에서도 흑인 고객들이 별도로 분류된다는 등의 미묘한 차별 사례를 지적했다. 나이키는 인종에 따른 차별을 금지했다고 강조했지만, 직원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CEO 존 도나호 John Donahoe 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는 회사 내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나이키는 9개월 후 도나호의 급여 일부를 포용성 개선에 연계함으로써 그 약속을 좀 더 구체화했다. 회사는 지난 3월 ‘경영진의 장기 보너스 일부가 2025년까지 구체적인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좌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도나호가 받을 수 있는 벌칙도 있다. 바로 수십만 달러 혹은 수백만 달러의 보수가 날아가게 된다. 

재계 지도자들은 인종과 성별을 포용하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옳은 말을 해왔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약간의 개선만이 있었을 뿐이다(한 가지 기준으로만 보면, 포춘 500대 기업에는 아직 5명의 흑인 CEO와 40명의 여성 CEO만이 있다). 그러나 다양성이 월가와 직원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점점 더 중요한 문제가 되면서, 더 많은 기업 이사회가 임원의 급여를 그들의 상투적인 약속에 연계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콘페리에서 기업 이사회를 상대로 경영진 보수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글로벌 책임자 돈 로먼 Don Lowman은 "지난해 벌어진 격변은 기업들로 하여금 '우리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여긴다면, 우리의 언행과 경영진에 대한 보상 방식에 눈에 보이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만 해도 애플, 맥도널드, 치폴레 멕시코 그릴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이 흐름에 동참했다. 이들은 경영진의 보너스를 성별 및 인종 형평성의 가시적인 개선에 부분적으로 연동하고 있다. 알파벳의 구글도 경영진의 성과 검토에 그런 지표들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그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한때 ‘남성 중심 문화’로 비판을 받았던 우버 역시 2년 전 보너스를 다양성과 연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그리고 유틸리티 기업 퍼스트에너지는 훨씬 오래 전부터 그렇게 해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보수 컨설팅 회사 펄 마이어 Pearl Meyer에 따르면, 러셀 3000에 속한 기업들 중 97개(3.2%)에서만 최소한 한 명의 최고경영자가 최소 한 가지 다양성 목표를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다양성과 포용성은 기후 친화성(Climate-friendliness)과 함께 기업 스스로 장점을 입증해야 하는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ESG 벤치마크를 충족하기를 원하고 있다(포춘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금융 데이터 회사 레피니티브와 손 잡고 ‘메저 업 Measure Up’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들이 다양성 및 포용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펄 마이어의 알랩 샤 Aalap Shah 대표는 “2018년까지만 해도 경영진과 이사들에게 다양성을 보상요소로 언급하면 의아한 표정을 짓곤 했다”며 “그러나 작년 여름부터 기업들은 이런 흐름에서 벗어난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포춘US
일러스트=포춘US

기업들은 보통 보너스의 10~15%를 목표에 고정시키고 있다. 리더십 데이터 회사 에퀼라 Equilar에 따르면, 보통 보너스는 경영진의 보수 중 약 20%를 차지한다. 따라서 전체 보수 중 이런 목표에 의해 좌우되는 비중은 2~3%에 그친다. 그럼에도 CEO 전체 보수에서 3%는 상징적으로 큰 급여 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는 지난 2월 규제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인적 자본’ 지표의 개선 여부가 CEO 보너스의 15%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목표에 미달하면 크리스 켐프진스키 Chris Kempczinski CEO가 2020년에 30만 달러 이상의 보수를 못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CEO와 직원들의 임금 격차에 내재된 경제적 불평등을 고려하면, 성별 및 인종 형평성에 대한 책임을 경영진에게 묻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미국 경제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상장 기업 CEO와 일반 직원들의 보수 비율은 무려 320대 1에 달했다. 이 격차의 상당 부분은 보너스와 스톡옵션의 엄청나게 높은 가치 때문에 발생했다.

이런 현격한 차이 속에서, 기업들은 경영진이 더 큰 대의에 기여함으로써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다양성 목표는 활동가들이 그런 압력을 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목표들이 가장 효과가 좋을지, 그리고 이 목표들을 달성하지 못하면 정말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분명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항의에 따라 경영진의 보수를 다양성과 연계해왔다. 예컨대 구글은 여성과 유색인종의 대우에 대한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맥도널드는 성차별적인 경영 문화와 흑인 직원 및 가맹점주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인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지난 호 기사를 참조하라).

글로벌 의결권 자문 기관인 기관주주서비스(ISS)에 따르면, 이 단체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조사한 상장기업 6,400곳 중 18.9%(미국은 2,800곳 중 8.3%)는 최소 1개 이상의 환경·사회적 인센티브에 경영진의 보수를 연동했다. ISS의 조사 책임자 앤서니 캄파냐 Anthony Campagna는 “제대로 측정을 해야 목표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포용성에 대한 진척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속 가능성 목표에는 탄소 배출, 물 사용, 폐기물 감소 같은 비교적 객관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하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수치적 목표(예를 들어 일정 수의 여성 또는 유색인종을 경영진으로 격상시키는 것)를 달성한다고 해서, 포용적인 문화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콘 페리의 로먼은 “내일이라도 당장 10명을 고용해 그 목표를 달성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다양성 관행에서 실제적 진전이 이뤄지지는 못했다"고 경고했다.

에퀼라의 조사 책임자 코트니 유Courtney Yu는 “가장 효과적인 인센티브는 (유색인종 및 여성 같은) 과소대표 그룹들이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경영진에게 보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방안에는 2년제 및 4년제 흑인 대학을 포함해 좀 더 광범위한 대학들에서 인재를 채용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워킹 맘들에게 더 나은 가정 돌봄을 지원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유는 "과제는 이사회가 만족할 만한 방식으로 진척도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 방식을 모델로 꼽는다. 사티아 나델라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양적, 질적 성과에 대해 모두 보너스를 받고 있다. 양적 성과로는 과소대표 그룹에서 협력업체와 직원들의 일정 비율을 끌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좀 더 질적인 성과의 사례는 회사가 소수 직원들이 번창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는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업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연간 보너스보다 장기적인 인센티브 패키지와 연동하면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더 높다. 나이키가 경영진의 장기 보상을 2025년 목표와 연계하기로 한 것은 그런 전략을 보여주는 증거다(나이키의 목표는 소외 계층 공급업체로부터 연간 10억 달러 규모의 자재를 구입하고, 관리직 여성 비율을 45%까지 높이고, 남성과 여성 간 임금 차이를 축소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목표를 미달한 CEO들은 실제로 감봉에 직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사회들이 정상참작 상황에 기초해 보수를 변경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가 강타한 이후 그 재량권을 이용해 보수를 지불한 회사들 중에는 극장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와 제너럴 일렉트릭, 나이키가 있다. 나이키는 코로나로 인해 도나호 CEO가 실적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려워지자, 작년 여름 그에게 675만 달러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했다(회사는 재무보고서에서 ‘팬데믹 이전의 강력한 성과를 보상하고, 직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사회들은 직원과 고객,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양성에 대해 그런 전략을 시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수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다양성 조치가 이미 대중들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구체적인 목표 채택의 선순환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펄 마이어의 샤는 "이것이 진정한 문화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