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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면 직장 내 인종ㆍ성 차별을 줄일 수 있다

BETTER USE OF TECHNOLOGY CAN HELP US CLOSE RACIAL AND GENDER GAPS AT WORK

  • 기사입력 2021.01.29 09:06
  • 기자명 KATICA ROY

오늘날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거의 모든 성과를 평가한다. 월간 통화, 회의, 소비자 접촉, 그리고 계약 성사 등 세부적인 ‘주요 성과 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ㆍKPI)’는 영업 팀에 생명줄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한편, 우리 마케팅 팀은 광고 이메일을 받은 소비자가 그 메일을 열어보는 것을 뜻하는 이메일 오픈 Email Open을 추적한다. 그리고 첫 번째 클릭부터 마지막 클릭까지의 과정을 통해, 소비자의 행동 모델을 구축한다. 재무 및 인사 부서들도 유사한 방식을 취한다.

우리는 개별적으로 이런 기술을 이용해 수면, 걸음걸이, 그리고 매일 마시는 물의 양을 최적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이른바 ‘교차적 성평등(Intersectional Gender Equity)’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지 않을까?

우리가 교차적 성평등을 달성한다는 것은 성별과 인종, 그리고 민족간의 모든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격차는 사람들이 경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일례로 급여, 승진, 성과 평가, 그리고 기회 접근 등에서 격차가 있다. 교차적 성평등은 성별이나 피부색과 상관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에 관한 문제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야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교차적 성평등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그런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성, 평등 및 포용(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ㆍ이하 DEI)’의 노력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해결책이기도 하다.

▲큰 변화를 위해선 새 해결책이 필요하다.

작년 7월쯤, 포춘 100대 기업들은 인종간 정의를 위해 20억 달러 이상의 신규 지출을 약속했다. 기업들은 2019년까지 암묵적인 차별을 타파하기 위한 교육에 매년 8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더 늘어나는 증거들에 따르면, 이런 교육이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이고, 오히려 유해한 고정관념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직급체계에서 남녀 비율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으며, 심지어 관리자들의 급여를 다양성 조치들과 연계하고 있다. 다만 이 모든 노력에 있어,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바로 교차성(Intersectionality)이다. 우리는 단지 성평등과 인종평등만 DEI 노력의 두 가지 핵심 축으로 간주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둘 이상의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사람 /*역주: 예를 들어 여성이면서 유색인종인 경우/은 누구나 사각지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경영하는 파이프라인 Pipeline은 여러 경험을 통해, 남성이 여성보다 승진할 확률이 21%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우리가 ‘교차성 안경’을 쓰고, 문제를 들여다보면(즉, 데이터에서 성별 이외의 요소들을 세분화했을 때), 우리는 흑인 여성이 승진하지 못할 확률이 두 배나 더 높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런 구조적 차별의 피해자는 그들만이 아니다. 교차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경우, 조직 전체가 더 포괄적이고 탄력적인 사업을 구축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이 교차성을 간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용서를 받을 수 있다. 교차성 관련 데이터를 수집, 관리, 그리고 분석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직원들의 입사부터 교육, 그리고 유지하는 과정(Talent Lifecycle)도 따져봐야 한다. 아울러 직급별로 구분하고,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지금은 용서를 받을 수 있더라도, 영원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고, 지난 해에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차적 성평등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기업들은 뒤처질 것이다.

▲4차 산업 혁명

산업계는 30년 전, 직원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 이후로 미국 기업들은 DEI 달성을 목적으로 의도는 좋았지만, 비효율적인 해결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대부분 기업들은 성평등이 향상된 직장환경을 만드는 과제를 마치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 다양성을 도모하기 위해 직원 주도로 만든 모임인 직원자원그룹(Employee Resource Group)을 새롭게 개선하면 될까? 성공한 여성들의 리더십 회의를 개최하거나, 최고 다양성 책임자를 선임할까? 혹은 자선단체에 더 많은 기부를 하면 성평등을 달성한 직장이 될 수 있을까? 매킨지 컨설팅이 작년 11월 실시한 조사에서 10개 회사 중 9개가 DEI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DEI 전략의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충분히 예상됐다.

지금은 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문제로 시선을 돌릴 때다. 바로 효율성이다. 교차성을 이해하면서 DEI 목표를 실천하는 가장 효율적인(그리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기술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공지능이다. AI를 이용하면 교차적 성평등이 ‘일의 미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파이프라인의 고객사들은 인공지능을 사용한 첫 3개월 동안 교차적 성평등이 평균 65% 정도 개선됐다고 말한다. 이런 개선은 DEI 노력의 명백한 승리이자, 기업 매출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의 초기 연구는 29개국에서 4,161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10억 개 이상의 데이터 값을 수집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교차 성평등이 10% 증가할 때마다 매출은 1~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직의 모든 직원과 자원 등의 지표들을 이용했다). 게다가 경기 침체 속에서, 성평등 문제를 리스크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포함시킨 기업들이 2년 동안 50%의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교차적 포용을 최우선순위로 둔다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성평등 문제가 중요하다면, 정확히 측정해라

교차적 성평등에 대한 기업들의 약속도 좋고, 측정 기준도 다 좋다. 하지만 올바른 측정 기준이 없으면, DEI 노력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게 된다. 기업들은 DEI 노력에 있어,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들로부터 ‘벤치마킹’하기를 원한다. 산업들 사이에서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런 열정은 의도는 좋지만, 기획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기업에서는 DEI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 만약 동종업계의 경쟁사들을 벤치마킹할 경우, 당신이 실제로 말하고 있는 것은 당신이 동종업계의 다른 업체들보다 ‘편견이 덜하다’는 정도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 리더들로서, 우리는 더 높은 기준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그럼 실제 숫자를 가지고 시작해보면 어떨까? 퓨 리서치에 따르면, 여성은 인구의 51%, 노동력의 47%, 그리고 전체 대졸자의 57%를 차지한다. 따라서 우리의 측정 기준은 최소한 50/50의 남녀 비율(그 이상까지는 아니더라도)로 정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평등한 것이 아닐까? 매년 여성 CEO의 수가 변하지 않고 최대 비율이 7%라고 한다면, 정말 큰 문제다. 여성들의 57%가 대학졸업자다. 이 비율보다 10%나 적은 47%가 여성 노동자다. 여기서 40%가 더 하락한 7%가 포춘 500대 기업의 여성 CEO 비율이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하락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숫자들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문제들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일의 미래를 위한 DEI 해결책들

직장 내 여성들에 대한 연구보고서(Women in the Workplace)에 따르면, CEO의 78%가 성평등 문제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22%만이 그 문제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측정한다고 응답했다. 기업과 CEO의 약속이 직원들의 실제 경험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파이프라인은 이런 불일치를 확인했다. 전체 직원들에 대한 성과 측정 과정에서, 평균적으로 3분의 1은 (특정 성별이나 인종에 대한) 편견이 포함됐다고 본다. 비슷한 성과를 낸 직원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받은 것을 두고, 평가자의 편견이 작용했다고 여기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런 불일치를 강화하고 있다. 연구조사기관 캐털리스트를 대신해 에델먼 인텔리전스 Edelman Intelligence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거의 70%의 재계 지도자들은 대유행이 직장 내 교차적 성평등을 더욱 개선할 것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하지만 단지 여성의 39%와 남성의 45%가 그들 직장이 이런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작년에 일어났던 사건을 이용, 공허한 약속이 가시적인 결과가 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보자 (주요 측정 지표를 사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매년 기업들은 성과와 잠재력, 급여 등 세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한다. 포춘 500대 기업들의 직원 수는 평균 6만 명이다. 이는 각 회사가 매년 교차적 성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18만 번(3가지 요소x6만 명)의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JP모건 체이스와 스타벅스—이 두 회사는 관리자의 급여를 다양성 목표 달성과 연계하고 있다—의 경우, 매년 교차적 성평등을 이룰 수 기회는 수백만, 정확히는 180만 번에 달한다. 포춘 500대 기업들 전체를 살펴보면, 자그마치 9,000만 번의 기회가 있다.

주주만이 아닌 직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익을 추구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4차 산업 혁명의 도구들을 활용해 교차적 성평등을 실현할 때가 됐다. 아울러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현실화하고, 우리의 경제 회복을 이끌어내야 한다. 더욱 더 향상된 기업 실적이 건너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서둘러 건너가보자. -KATICA ROY

※이 글의 필자 카티카 로이는 젠더 경제학자이자 파이프라인의 CEO 겸 설립자다. 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회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성평등 개선에 따른 기업의 이익을 발견하고 극대화하는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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