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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UPS CEO 캐롤 토메 인터뷰

The Conversation with Carol Tomé

  • 기사입력 2020.12.02 10:01
  • 기자명 AARON PRESSMAN 기자

2019년 홈디포 CFO에서 은퇴했을 때, 캐롤 토메는 한가롭게 정원을 가꾸며 살 줄 알았다. 하지만 토메가 2003년부터 몸담고 있었던 UPS 이사회는 그녀를 위해 다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지난 6월 그녀는 정원용 장갑을 벗고 창고형 택배회사 경영을 맡았다. 우리는 설립 113년을 맞는 물류 대기업이 팬데믹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이 신임 CEO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INTERVIEW BY AARON PRESSMAN

※이 인터뷰는 지면 공간과 명확성을 고려해 편집했다.

24년 동안 홈디포에서 근무한 후, 당신은 팬데믹 상황에서 새 직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UPS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나?

토메: 많은 기업들과 달리, 대다수 UPS 직원들은 매일 일어나서 직장에 간다. 알다시피 그들은 유니폼을 입는다. 원격 근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어야 했던 일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십만 대의 택배 트럭들을 매일 소독해야 한다고 상상해 봐라. 다만 내가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우리는 꽤 잘 적응했다. 전례 없는 택배 수요가 발생했다. 2분기에만, 택배 배송을 위해 4만 명을 고용해야 했다.

당신은 홈디포가 2008년 불황을 극복하는데 일조했다. 지난 위기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지금 적용하고 있는가?

^우리는 홈디포에서 아주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 우리는 매장 문을 닫고, 사업을 중단하기 위해 몇 가지 결정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매일 매장에서 일하는 일선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과급을 인상했고, 보너스도 계속 지급했다.

당시 우리는 "위기는 낭비하기엔 너무 아까운 기회”라는 구절을 강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UPS에 와서도 같은 말을 했다.

나는 대유행의 절정기에 이곳에 왔다. 우리 앞길을 가로막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배송 시간이었다. 우리는 몇몇 경쟁업체들만큼 빠르지 못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사적인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그 문제는 2021년 6월쯤 해결되도록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나는 “그 밖에 무슨 문제가 있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들은 “돈이 문제”라고 답했다. 그래서 나는 “우린 돈이 있다. 어서 속도를 내자. 이번 달 내로 관련 문제를 해결하자. 왜 위기를 낭비하나? 전진해야 한다.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당신의 전자상거래 사업은 가정 배송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회사의 전자상거래 사업은 성장하고 있다. 가정보다는 매장으로 배송되는 대규모 물량이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다. 기업 물량이 감소하는 문제는 없는가?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기업 물량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그 공백을 전자상거래가 채우고 있다.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지속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리고 이런 균형은 픽업에서 배송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통합 네트워크를 진정으로 가치 있게 생각하는 중소기업 고객들이 증가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중소기업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었다. 그 이유의 일부분은 우리가 가장 빠르게 배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데 그렇게 열정적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UPS CEO 캐롤 토메는 매일 2,100만개 이상의 택배 처리를 관장하고 있다. 사진=포춘US
UPS CEO 캐롤 토메는 매일 2,100만개 이상의 택배 처리를 관장하고 있다. 사진=포춘US

중요 고객들이 모두 중소기업은 아닐 것이다. 아마존은 대형 고객이지만, 자체 배송망을 갖춘 물류 경쟁사이기도 한데.

아마존은 중요한 고객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중요한 고객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 사업은 고객과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어떤 고객은 반품처리를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한다. 한편으로 어떤 고객은 픽업부터 배송까지, 통합 시스템을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한다. 아니면 다른 고객은 우리의 택배 픽업 장소(Access Point)를 사용하길 원한다. 우리의 일은 각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홈디포에서 CFO로 재직하는 동안 당신은 5명의 CEO와 함께 일하는 경험을 했다. 매출을 거의 8배나 늘려 1,100억 달러까지 성장하는데 일조했다. 그때 습득한 스킬 가운데 이번 회사에 적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업이 직면하는 모든 전략적 질문에 대한 해답은 ‘경청’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홈디포의 경우, 그것은 매장에서 경청하는 것을 의미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특히 저녁이나 주말 시간에, 나는 앞치마를 두르고 매장에서 일하곤 했다. 그리고 고객의 눈을 통해, 그 경험을 정말 이해하게 됐다.

나는 또한 ‘역 피라미드(Inverted Pyramid)’라 불리는 시스템의 힘을 실감했다. 이는 경영진이 피라미드의 맨 아래에 위치하는 모양이다. 우리가 취하는 행동과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무게를 아래서 짊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그 무게를 견뎌야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래야 그들이 고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당신이 그 무게를 견뎌낸다면, 직원들이 자유재량으로 옳은 일을 하고, 최고의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제 회사에 합류한지 몇 달이 지났다. CEO로서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직원들을 혁신하기 위해,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끄집어 내도록 돕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최우선 목표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주가 상승을 이끄는 것이다. 이것은 사업 모델과 자본 배분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내 은퇴 시기와 관계 없이, 준비된 후임자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바뀌면 안되는 몇 가지가 있다. 그것은 회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5가지 가치다. 첫번째는 배당금이다. 배당금은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가치 제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두번째는 배당금을 지불하고,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늘리는데 전념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견고한 신용등급이다. 네번째는 브랜드 관련성이다. 이는 사회적 정의, 자선,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이자 선행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의결권차등화 주식 소유권(Dual Class Share Ownership)의 중요성이다. 이 5가지 가치들은 바뀌면 안 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 포트폴리오는 전부 재검토 대상이다. 말 그대로 다른 모든 것들은 바뀔 수 있다.

당신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에게 UPS를 “몸집만 커진 기업이 아니라 발전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몸집은 커졌지만 발전하는 기업이 되지 못한 사례는 무엇인가?

그런 사례가 있었다. 내가 경영진을 모아 놓고, 우리가 해야 할 의제들을 회의실 벽에 붙여놓았다. 모두에게 녹색 점 10개와 빨간 점 10개를 줬다. 녹색 점은 우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의제에 붙이면 되고, 빨간 점은 우리가 중단해야 할 의제에 붙이면 되는 것이었다.

녹색 점들만 붙어 있었다. 빨간 점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빨간 점도 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회의실을 다시 돌았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빨간 점을 사용했다. 이는 가치판단에 매우 도움이 됐다. 어떤 의제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하지 않은 일들은 뒤로 미룰 수 있다.

덕분에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 루이스 캐롤 Lewis Carroll의 격언을 아는가? "어디로 갈지 모르면, 아무 길이나 택해서 가면 된다.” 이게 우리가 과거에 했던 방식이다. 지금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 훨씬 더 엄격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IT를 접목해 시설의 일부 수동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어떤 기술을 도입할까? 정말 좋은 것은 로봇 라벨링이다. 직원들이 택배에 라벨을 붙이기보다, 로봇팔이 그 일을 대체하는 것이다. 시험 가동 중인데, 잘 진행되고 있다.

최초의 외부 CEO로서 지금까지 UPS 문화에 대해 어떤 점을 파악했나?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나는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이 회사를 이미 알고 있었다. 사실은 이사로서 회사를 볼 때는 거시적인 측면을 살핀다. CEO로서는 미시적인 측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현장 시설에서 시간을 어느 정도 보낼 수 있었다.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현장 직원들, 그리고 고객들과 대화를 통해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기업 문화적 관점에서 나는 일부 기회들을 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행복 요소’이다. 우리는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가능성을 근거로 직원 만족도를 측정한다. 작년 가을, 우리 조사에서 회사를 추천할 가능성 점수가 51%로 전혀 좋지 않았다. 그것은 49%의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친구나 가족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이래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직원들을 인정하고, 축하해주며, 재정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그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그렇게 힘들 것 같지는 않다.

현재 포춘 500대 기업의 여성 CEO는 37명밖에 안 된다. 당신으로 인해 전체 인원이 늘어났다. 미국 재계가 여성 CEO 수를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그것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할 필요하다. 홈디포에 있었을 때, 임원급 자리가 공석이 된 적이 있었다. 다양성을 가진 인물로 그 자리를 채우고 싶었다. 놀라운 경력을 가진 후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를 1년 동안 공석으로 뒀다. 결국 그 일을 맡은 사람은 우연히 여성이었다. 그녀는 정말 일을 잘 했다. 하지만 우리가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해선 의도를 가지고 추진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 그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했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UPS에서 가장 먼저 임명한 임원이 최고의사소통책임자인 로라 레인 Laura Lane이었다. 내가 신설한 부사장 직책이었다. 내가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만든 직책을 여성이 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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