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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세상을 바꾸는 기업들 / 18위 소수 인종 소유 은행들
[포춘US]세상을 바꾸는 기업들 / 18위 소수 인종 소유 은행들
  • JEN WIECZNER 기자
  • 승인 2020.11.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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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나이티드 뱅크 OneUnited Bank와 리버티 뱅크 앤드 트러스트Liberty Bank and Trust 같은 은행들은 흑인 지역사회에 더 많은 민간 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인종간 정의를 촉구하는 요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흑인 은행(Black Bank)’ 캠페인이 미국 내 부의 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BY JEN WIECZNER

케빈 코히 Kevin Cohee는 네 살 때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는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의 집 지하실에서 놀고 있었다. 그때는 1960년대 초였다. 그의 삼촌들이 몇몇 친구들과 함께 그곳에 있었다. 그 중 일부는 기업가였다(한 삼촌은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시민권 쟁취를 위한 시위에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그들이 미래를 도모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코히를 한쪽으로 끌어당겼다. 코히는 참석자 중 유일한 어린이였다. 그리고 코히는 그가 한 말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흑인이 거리로 나가서 싸울 필요가 없다. 우리 흑인들 스스로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흑표당(Black Panther Party) /*역주: 1966년 검은 표범을 흑인의 강인함을 드러내는 동물로 내걸고, 대학생들이 조직했던 정치 단체/의 아이”라고 부르는 코히는 결국 한 개가 아닌 여러 개의 은행을 소유하게 됐다. 하버드 법대를 졸업 후 그는 살로먼 브라더스 Salomon Brothers의 투자 금융 파트에서 근무했다. 80년대 후반에는 어느 금융 서비스 회사의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역주: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해서 차입한 자금으로 기업을 매수하는 것/과 턴 어라운드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아내 테리 윌리엄스 Teri Williams—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전직 임원이었다—와 함께, 새롭게 축적한 재산을 투입해 95년 당시 경영난을 겪던 보스턴 상업은행을 인수했다. 이후 7년 동안 그들은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흑인 지역사회에서 은행 3곳을 추가로 사들였다. 2002년 이 은행들을 하나로 통합해 원유나이티드뱅크라는 새로운 이름의 은행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오늘날 원유나이티드는 고객 수 기준으로 미국에서 흑인 소유의 최대 은행으로 성장했다. 케빈이 CEO를 맡고, 테리가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코히 부부는 금융업이 진화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에 은행 최초의 커플 사업가가 된 것이다. 

흑인 사회 지도자들은 노예 해방 이후 줄곧 흑인 소유의 은행을 지지해 왔다. 특히 1960년대 시민권 개혁 이후 더욱 그랬다. 흑인 은행이 노예제도로 상처 받은 지역사회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백인 은행가들의 편견과 의심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바람도 있었다. 흑인이 은행을 소유하면, 흑인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이 계속 흑인 사회에서 재투자될 수 있다. 그리고 흑인 은행은 기존 대형 은행들이 재산이 적다는 이유로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흑인들에게 대출도 해 줄 수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암살당하기 전 마지막 연설에서 "시중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라. 그리고 그 돈을 흑인 소유의 은행에 예치하자”라고 추종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우리는 ‘흑인 은행’ 운동을 원한다"고 말했다.

의원들과 규제당국이 설립을 장려하는 가운데, 흑인 은행들이 1970년대 급증했다. 연방예탁결제원(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이 정의한 소수 인종 예탁기관(Minority Depository Institution)은 ‘흑인 소유의 은행’(흑인 개인들이 주식의 51% 이상을 보유한 은행), 그리고 ‘흑인이 중심이 되는 은행’(소수 인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50%이상의 흑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가진 은행)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시민권 이전에 흑인 지역사회가 자산을 축적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던 제도적 장벽—차별적인 부동산 대출 관행과 교육 및 일자리에 대한 불평등한 접근—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리고 소득 수준의 하락이 예금액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흑인 은행들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한하는 악순환을 낳았다. 흑인 사업주들과 주택 구매자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지역 은행들에 의존하지만, 이 은행들은 이미 대출 한도가 넘은 상태였다. 그리고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 흑인 은행들은 생존할 확률이 훨씬 낮았다. 오늘날 미국 내 20개 흑인 은행들의 총 자산은 55억 달러 미만으로 전체 은행권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6월 말 기준 JP모건 체이스만 해도 자산이 3조 2,000억 달러였다).

그러나 그들은 마침내 세상을 향해 활시위를 강하게 당기고 있다. 경찰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 이후, 제도적인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흑인 은행' 운동이 대세가 되면서, 흑인 금융기관들이 대전환을 맞고 있다. 개인을 포함해 포춘 500대 기업까지도 기존의 자금운용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적어도 6개 이상의 기업들이 흑인 은행들에 약 5억 달러를 예치했다.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로 흑인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흑인 은행으로 예금을 이동하는 것을 효율적이고,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여긴다. 윌리엄스는 "우리는 기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흑인 은행에 당신의 돈을 예치해달라는 요청하는 것 뿐”이라며, "우리는 그 돈을 지역사회가 부유해질 수 있도록 빌려줄 것이다. 우리는 흑인 은행이라는 플랫폼을 이용, 우리 스스로에게 그리고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한다.

5억 달러는 기업들의 매출 대비 아주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흑인 소유의 은행들이 큰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금액이다. 온라인 뱅킹과 인종간 정의를 추구하는 운동이 전례 없는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코히 부부와 동료들은 흑인 은행의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저렴한 모기지 대출과 소규모 기업 대출을 확대, 흑인 경제를 견고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케빈은 자신의 은행에 대해 “은행은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꾀하기 위한 도구"라고 말한다. 그는 "결과적으로 원유나이티드가 인종간 부의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은행을 소유하고 상류 사회에 합류했다고 해서, 코히 부부가 미국의 ‘인종 지뢰밭’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테리가 마이애미에서 자동차를 주차할 때, 경찰이 그녀에게 총을 겨눈 적도 있었다. 한편 케빈은 지난 6월 자신의 레인지로버를 타고, 포춘의 가상 회의—‘흑인 소유의 은행’에 내재하는 위험 요소를 토론할 패널이었다—에 연설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LA 경찰이 (아무 이유 없이) 옆길로 정차하게 만들었다. 케빈은 “흑인들은 다 비슷한 경험을 한다. 나는 살면서 차별을 경험했다. 많은 것을 가진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토로한다(그의 LA 사무실에는 벽을 가득 채운 킹 목사와 민권 운동가 맬컴 X의 그림들이 걸려있다).

사회적 사명감만으로는 원유나이티드 뱅크를 지탱하거나, 비난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 이 은행은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 때 보유하던 모기지업체 패니 메이 Fannie Mae와 프레디 맥 Freddie Mac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 여파로, 2008년 정부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다. 규제당국은 “은행이 코히 부부에게 포르쉐와 해변 주택 월세 등 사치스러운 특혜를 제공했다”고 질책했다. 당시 원유나이티드는 하원의원 맥신 워터스 Maxine Waters에게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 케빈의 과거 탈법 행적까지 드러났다. 그는 2007년 한 달에 두 번이나 체포됐다. 성폭행과 마약 소지 혐의를 받았던 것이다. 성폭행 혐의는 고소가 제기되지 않았고, 마약 혐의는 그가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코히는 두 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부분 흑인 남성들처럼 나도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고 결국 기소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사생활과 기업경영에 있어 더욱 더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구설수들에 발목을 잡히며, 원유나이티드는 불과 몇 년 전부터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우선 마이애미 지점 밖에 있는 담벼락에서부터 시작했다. 테리는 예술가 아도니스 파커 Addonis Parker에게 “진정한 도시 경험을 반영하기 위해 그 벽에 무언가를 그려 달라”고 의뢰했다. 그녀는 2015년 7월 공개되기 며칠 전까지도 그림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그림을 보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그 벽화에는 경찰이나 자경단에 의해 살해된 흑인 남녀들의 초상화와 이름—트레이본 마틴, 마이클 브라운, 타미르 라이스—이 새겨져 있었다. 게다가 몇 주 전 9명의 흑인들이 학살당한 SC 찰스턴 교회 앞에서, 한 흑인 여성이 남부 연합 깃발에서 피를 빨아내는 모습을 그린 자극적인 이미지도 포함됐다.

테리의 머릿속에는 다른 흑인 사업가들의 경고가 맴돌았다. "당신이 흑인이라고 말한다면, 흑인들은 당신과 거래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백인들 역시 당신과 거래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벽화를 있는 그대로 공개했다. 그리고 원유나이티드는 그 결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과 함께,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테리는 "과거에 우리 은행은 ‘여러분, 우리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거리에서 총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유나이티드는 ‘흑인으로서 당당하자’라는 새 슬로건을 채택했다.

케빈 코히 원유나이티드뱅크 CEO. 사진=포춘US
케빈 코히 원유나이티드뱅크 CEO. 사진=포춘US

원유나이티드는 흑인 문화 운동의 확산과 함께 부활한 케이스다. 2016년 7월 MTV 뉴스와 BET뉴스가 주최한 TV 토론회에서 래퍼 킬러 마이크 Killer Mike는 흑인 시청자들에게 “이제 은행과 싸움을 하라”고 호소했다. 흑인 소비자들에게 은행 예금을 흑인 소유의 은행으로 옮기라고 촉구하는 문자 메시지가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원유나이티드도 즉각 행동에 나섰다. 11일 뒤 '뱅크블랙 BANKBLACK'이라는 문구를 상표 등록했다. 테리는 "우리는 ‘흑인 돈도 중요하고, 흑인 생명도 중요하며, 그리고 우리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올해 발생한 일련의 흑인 사망 사건들로 인해, 그 ‘은행 바꾸기’ 운동은 ‘작은 혁명’으로 확대됐다. 지난 5월 플로이드 사망 이후, 원유나이티드의 계좌 수가 2배 이상 증가해 약 12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5,000만 달러가 추가로 유입됐다. 다른 흑인 은행들은 이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 올 2분기에 뉴올리언스에 본사를 둔 리버티 뱅크 앤드 트러스트가 원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자산 기준으로 최대의 흑인 은행에 등극했다(원유나이티드는 6억 8,500만 달러인데 비해 리버티는 7억 3,7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리버티의 예금액은 3개월 동안 19%나 증가, 1억 1,000만 달러 이상이 됐다. 이는 통상적으로 연간 증가액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1972년 설립 이후 줄곧 자리를 지켜온 리버티의 CEO 알든 맥도널드 주니어 Alden McDonald Jr는 "이런 변화를 경험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 이와 같은 급성장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쇄도하는 예금의 일부는 일반 시민들이 보내준 것이다. 예를 들어, 서부 해안의 한 교회 단체는 먼저 리버티에 연락을 했다. 그리고 1,000개의 소속 교회들이 그 은행에 예금을 옮기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기업들이다. 그들이 #BankBlack 운동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넷플릭스는 보유 현금의 2%인 1억 달러를 흑인 은행으로 옮기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우선 회사는 지역사회 개발 비영리단체 LISC(Local Initiative Support Corporation)와 함께 설립한 새로운 흑인경제개발기금(Black Economic Development Fund)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코스트코는 넷플릭스가 투입한 2,500만 달러에 맞춰 매칭펀드를 조성했다. LISC는 10월 공식 출범 때까지 최소 1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최대 2억 5,000만 달러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흑인 소유의 은행들이 이 가운데 상당 금액을 맡게 될 것이다. 한편 페이팔은 지난 봄 흑인 사회와 기업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금액이 기존 거래 은행에서, 흑인 소유의 은행이나 소수 인종의 지역사회에 위치한 은행들로 옮길 것이다(다른 사례는 박스 기사 참조).

’예금 이동’은 기업에는 매력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히 보조금이나 기부금을 주는 것보다 더 많은 현금이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회계책임자 섀넌 앨윈 Shannon Alwyn은 "정말 손쉬운 방법으로 어떻게 하면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흑인변호사 겸 교수인 메사 바라다란 Mehrsa Baradaran의 2017년 저서 ‘돈의 색깔: 흑인 은행과 인종간 부의 격차’에서 일부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넷플릭스의 잉여 현금 흐름은 현재 마이너스이지만, 당시에는 50억 달러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었다. 앨윈은 "우리가 그 잉여 현금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돈이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박애주의적인 접근이지, 자선 활동이 아니다. 예금할 은행을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돈의 소유주가 변하는 일도 아니다. 심지어 이 운동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자를 더해 원금을 되찾을 수 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바이오젠 Biogen은 지난 9월 초 1,000만 달러의 예금을 원유나이티드로 전환했다. 회사는 인재 채용이 이뤄지는 지역사회의 발전에 그 돈이 사용되기를 기대했다. 바이오젠의 글로벌 제품 전략 및 상용화 담당 부사장 치르피 귄도 Chirfi Guindo는 "이것은 비용이 들지 않는 일이다. 오히려 이득이 많은 일이다. 회사는 이런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자신을 흑인이라고 밝힌 말리 출신의 이민자 귄도는 “(기업 입장에선 돈도 벌고, 이미지도 개선되는) 자본주의적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며, 이런 예금 이동을 “윈윈”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개혁 지지자들은 흑인 소유의 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는 일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은 대형 은행들이 이미 널리 퍼져있는 차별적인 관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저소득 지역의 지점을 폐쇄하는 것이다. 이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런 저소득 지역에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바라다란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내 책이 흑인 소유의 은행에 자본을 투자하도록 기업들에 영감을 준다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다. 그게 핵심 내용이 아닌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서브프라임 신용 대출자들에게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하는 것처럼, 억압과 가난을 영구적으로 만드는 관행을 제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억압과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마틴 루터 킹의 목표였다. 단순히 흑인 소유의 은행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그런 관행에 대한 보이콧이었다.”

그리고 예금 자체가 ‘축복’만큼이나 ‘저주’일 수 있다. 예금은 은행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잡힌다. 은행은 예금자에게 이자를 빚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이 그 돈을 대출을 통해 이자 수입을 회수할 수 있을 때까지, 재무 재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금이 적은 소규모 은행의 경우, 유입되는 현금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대출이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일부 흑인 은행들은 실제로 기업의 예금을 거절해야 했다. LISC 전략투자담당 조지 애슈턴 3세 George Ashton III는 "은행의 경쟁력 강화는 전사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LISC는 넷플릭스가 설립한 펀드를 이용해 은행에 대출 자금과 예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BankBlack 지지자들은 지분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3개 은행을 대상으로 지분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각각 5%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분 투자로 유입되는 잉여 자산은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인력 확충과 기술력 개선도 꾀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도움이 가장 절실한 지역사회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슈턴은 "더 많은 예금을 받아, 더 많은 돈을 지역 사회에 뿌릴 수 있다"고 말한다.

투자의 수혜를 받는 흑인 은행들은 벌써부터 그들의 돈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곳을 물색하고 있다. LISC는 은행 파트너들을 통해, 디트로이트 저소득 지역의 테니스 센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뉴욕 JFK 공항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흑인 중심의 건설업체들에게 단기 자금(Bridge Financing)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사실 이런 단기 금융 지원 서비스는 건설업체들에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공사가 끝나야 대금을 받기 때문이다. LISC의 CEO 모리스 존스 Maurice Jones는 "프로젝트 완성과 미완성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신규 예금에 힘입어, 일부 흑인 소유 은행들은 오랫동안 이루지 못했던 ‘이정표’를 조만간 세울 듯 하다. 바로 10억 달러의 예금이다. 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의 브로드웨이 페더럴 Broadway Federal과 워싱턴 D.C.의 시티 퍼스트 뱅크 City First Bank간의 인수합병 계획이 발표됐다. 이 흑인 주도의 합병 은행은 10억 달러 문턱을 넘는 첫 흑인 은행이 될 것이다. 존스는 "우리는 10억 달러라는 대단한 목표를 넘고 싶었다"라며, "그 이상의 금액을 유지할 수 있다면 큰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리버티 뱅크의 맥도널드는 “우리는 처리 능력을 초과하는 현금 유입을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그것이 고객들에게 미칠 영향을 간단하고, 빠르게 계산해 보였다. 리버티 은행의 평균 담보대출 규모는 10만 달러를 약간 넘는다. 따라서 5,000만 달러의 자본 증가는 500명의 신규 주택 소유자에게 대출이 가능한 충분한 금액이다. (주택 구입 등으로) 추가적인 세수가 이들 지역사회에 유입될 것이다. 그는 "계산을 한번 해보자. 어떤 정부 프로그램보다 지역 경제 발전에 더 큰 승수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케빈 코히는 원유나이티드의 미래에 대해 "반드시 수십억 달러 자산을 가진 은행이 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아이러니는 은행 규모가 은행과 흑인 지역사회 간의 신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흑인 은행들이 인기를 끌면서, 그들은 스스로를 월가와 백인 기득권층으로부터 차별화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원유나이티드는 지난 2월 매우 쓴 맛을 봤다. 당시 은행은 흑인 인권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Harriet Tubman의 닮은꼴이 새겨진 직불카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즉시 역풍을 맞았다. 사람들은 미국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결성된 비밀 조직의 영웅을 은행 이익을 위해 활용했다고 비난했다.

테리는 "사람들은 이 직불카드가 웰스 파고나 비슷한 기득권 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오해했다”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배후에는 백인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신규 자금 유입은 확실히 흑인 은행의 정체성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확대되는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대기업들

포춘 500대 기업들은 올 여름부터 흑인 소유 은행에 자본을 투입해왔다. 이는 종종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지난 6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보유 예금의 2%를 흑인 은행으로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운동을 이끌었다. 현금 1억 달러 중 2,500만 달러는 새롭게 조성된 흑인경제개발기금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후 코스트코가 동참했다. 이 펀드 규모는 다른 기업들이 속속 참여함에 따라, 10월 출시 시점에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지난 9월 이 거대 은행은 3개의 흑인 소유 은행에 각각 5,000만 달러 상당의 지분을 투자했다(각각 5%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들은 리버티 뱅크 앤드 트러스트(뉴올리언스), 퍼스트 인디펜던트 뱅크(디트로이트), 그리고 옵투스 뱅크(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컬럼비아)다. 이 은행은 앞서 이미 1억 달러 이상의 예금을 소수 인종 주도의 은행들로 옮긴 바 있다.

-페이팔: 이 핀테크 업체는 흑인 사회와 기업들에 5억 달러 이상을 약속했다. 궁극적으로 3억 달러 이상의 예금을 흑인 주도 은행으로 옮기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8월에는 옵투스에 우선적으로 5,000만 달러를 예치했다. 이를 통해 은행은 그 돈의 일부를 투자하고, 추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흑인 은행에 대한 투자를 주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2005년 흑인 소유의 리버티 뱅크로 예금을 옮긴 바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수혜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에 자본을 투입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이제 흑인 은행의 고정 수익증권 구매와 판매를 포함, 거래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알파벳: 구글의 모기업은 지난 8월 사상 최대 규모인 57억 5,000만 달러의 지속 가능성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주관사들 가운데 절반을 흑인과 소수민족 소유의 은행들로 뽑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상당히 많은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400만 달러의 수수료는 회사채 거래에서 유색 인종계 은행에 지급한 금액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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