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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최고보건책임자(CHO)를 고용할 때다

It’s Time to Hire a Chief Health Officer

  • 기사입력 2020.09.04 12:24
  • 기자명 ERIKA FRY 기자

당신의 회사가 어떤 산업에 속해있든, 직원 안전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BY ERIKA FRY

세계 최대의 영화관 체인 AMC 시어터스의 CEO 겸 사장 애덤 에런 ADAM ARON은 대유행의 초기 시기를 흐릿하게 기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자 그와 그의 팀은 처음에는 밀라노에서, 그 다음에는 스페인에서, 최종적으로는 회사가 사업을 벌이는 거의 다른 모든 곳에서 보건 관료들과 서둘러 대화를 나눴다. 그들은 빠르게 확산하는 글로벌 보건 위기 속에서, 1,000여 개의 극장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를 판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팬데믹이 바꾼 판도와 그 속도는 아찔했다. AMC는 지난 3월 중순 며칠에 걸쳐, 극장 수용인원의 절반만 채울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일요일 아침 토크쇼에서 나온 한 관리의 발언에 영향을 받은 회사는 관람인원을 50명 이하로 제한했고, 마침내 3월 16일 영화관들을 완전히 폐쇄했다.

에런은 역학과 감염 관리를 이해하고, 이런 요소들을 사업에서 어떻게 고려할지에 대해 자신과 회사 고위 간부들이 모두 아마추어였다고 시인한다. "내부적으로는 전염병 전문가가 없었다. 우리는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현명한 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했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가 강타했을 때 중요한 사업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회사가 AMC뿐만은 아니었다(그런 결정에 도움이 되는 공공 보건 전문지식을 최고경영진이 갖추지 못한 유일한 회사도 아니었다).

팬데믹이 빠르거나 쉽사리 끝날 기미가 안보이며(다른 다수의 공공 보건 문제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공중 보건업계의 수치들은 전통적으로 두 분야를 분리해 온 간극을 메울 때가 됐음을 시사한다. 하버드 보건대학의 미셸 윌리엄스 Michelle Williams 학장을 포함한 일부 학자들은 공공 보건에 대한 고려가 정기적으로 사업 계획으로 통합되고, 어쩌면 새로운 명칭의 임원(최고 공공 보건 책임자)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한다.

윌리엄스는 최근 몇 달간 기업들이 전례 없이 지식을 갈구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CEO들이 이제 공중 보건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새로운 출발점 (jumping-off point)’으로 온라인 심포지엄을 잇따라 진행했으며, 올 가을 기업 경영진을 위해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그들이 공중 보건의 기초와 이를 사업에 적용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위함이다.

글로벌 조직컨설팅 기업 콘 페리 Korn Ferry도 기업들이 고위 간부들의 보건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주목했다.

여행, 환대, 레저 분야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수석 고객 파트너 라디카 파판드레우 Radhika Papandreou는 "내가 함께 일하는 경영진들은 현재 건강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 회사들은 그 동안 보통 고위 임원들이 보건 문제를 전략적으로 고려한 것이 아니라, 가령 개별 호텔이나 카지노 같은 독립 사업장에서 보건 안전 담당자를 고용하는 데 그쳤다”며 “그 결과, 대기업들은 코로나-19에 그때그때마다 ‘임기 대응’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한다.

파판드레우는 "한마디로 통합적인 프로세스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일부 기업은 HR 담당자에게 의존하거나, 회사 전체에 걸쳐 대유행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다른 기업들은 존스 홉킨스 의대 같은 보건 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없었다"고 분석한다.

그녀와 동료들은 팬데믹 초기부터 기업 최고 보건안전 책임자의 개념을 구축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역주: 시장 조사나 여론 조사를 위해 각 계층을 대표하도록 뽑은 소수의 사람들로 이뤄진 그룹/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콘 페리의 수석 고객 파트너 민디 케어리 Mindy Kairey는 “이 역할은 질병 확산의 위험성을 완화하고, 조직 전체에 건강과 안전을 더 광범위하게 촉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볼티모어 카운티에 소재한 메릴랜드 주립대의 역사학 부교수 크리스티 포드 채핀 Christy Ford Chapin은 “이런 역할이 기업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20세기에 접어들 무렵 2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고 ‘진보시대’ /*역주: 미국 역사상 사회 운동 및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이 들끓었던 1890년대에서 1920년대까지/가 시작되면서, 미국 기업들은 사고 예방과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산업 의료' 부서를 설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채핀은 “이 시기는 전염병이 세균에서 발생한다는 ‘세균 이론’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일치한다”며 "당시 기업들은 사업을 위해 직원들의 건강 유지를 원했을 뿐만 아니라 노조 권력과 부정적 이미지, 규제 요구에도 대응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 기업들이 부정적인 회사 이미지와 소송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보다 강력한 공공 보건 노력을 전개하기 위해, 비슷한 동기를 부여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산업 의료는 사무직 및 서비스 지향 경제로의 전환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공중 보건 상태를 개선하면서 사라졌다. 채핀은 “기업 내에 직업안전건강 부서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과거처럼 중요성이 크지 않다. 아울러 종종 직업안전건강관리국(OSHA)의 규정 준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함에 따라, 하버드대 윌리엄스 학장은 이들이 인종차별과 구조적 불평등 같은 문제에 대해 좀 더 폭넓게 사고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녀는 "최고 공공보건 책임자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평가하는 관점을 기업에 도입하고 있다”며 "그들은 임금을 결정하곤 했던 협상 테이블에 건강 및 사회 정의에 대한 모델링과 평가, 이해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또한 기업들이 사업장 재개에 대해 과학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울 것이다. 타이슨 푸드 Tyson Foods는 최근 코로나-19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최고의료책임자 직책을 신설했다. AMC의 에런 CEO는 대유행의 초기 단계에서 윌리엄스의 조언을 구했다. 그녀는 에런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의 교수이자 ‘건강한 건물: 실내 공간이 성과와 생산성을 어떻게 제고하나(Healthy Buildings: How Indoor Spaces Drive Performance and Productivity)’의 공동저자인 조 앨런 Joe Allen에게 소개했다. 앨런은 전현직 교수진 및 졸업생들과 함께 공기 정화, 정전 분무기, 청소 프로토콜 같은 문제에 대해 AMC에 조언해 왔다.

애런은 "극장이 안전하고 청결하게 유지된다고 신뢰할 때만 사람들은 영화관을 다시 찾을 것”이라며 "우리는 조언을 해 줄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전문가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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