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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팬데믹을 잡으려면 군대처럼 사고하라

To Battle a Pandemic, Think Like the Military

  • 기사입력 2020.07.01 14:43
  • 기자명 MICHAEL T. OSTERHOLM AND MARK OLSHAKER

미국이 중요한 육해전에 돌입했는데, 충돌이 시작되고 난 후에야 정부가 항모와 전투기, 그리고 전투에 필요한 다른 무기 시스템을 설계하고 건설하기 위한 계약을 위탁하기 시작했다고 상상해 보라. 지나친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그것이 우리가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 휘말리면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런 대유행병에 대한 어설픈 대처는 비난 받을 소지가 많다. 하지만 사업을 해 본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분명한 실패는 훨씬 명백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공급망에 확실한 공백이 있었고, 그것들을 채울 즉각적인 계획이 없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것부터 살펴보자. 우리는 최전선에 투입되는 초동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N95 산소호흡기 마스크와 가운, 그리고 다른 장비들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또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중증환자들을 살릴 인공호흡기도 부족했다. 그래서 주지사들과 연방정부가 인공호흡기와 개인보호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서로 경쟁을 벌이는 혼란을 목격하고 있다. 미국은 항생제와 백신, 화학 해독제, 기타 중요한 의약품의 긴급 보유고인 전략적 국가비축(SNS)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충분히 유지된 적은 없다. 실제로, 현 정부를 포함한 그 어떤 정부도 심각한 유행병 동안 처음 몇 달간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로 SNS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인간 적’과 싸우는 전투를 위해 무기와 물자는 엄청나게 비축하고, 수백 만 명의 추가 희생자를 초래할 수 있는 ‘병원성 적’과 싸울 무기는 형편없이 공급하는 걸까?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재래식 전쟁을 하는 것과 같은 긴박함과 단호함으로 미생물과의 전쟁에 대비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두 전투에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차이가 나타난다.

대유행병이 퍼지지 않았을 때에도, 사람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필요한 중요한 위급약의 85% 이상은 해외에서 생산된다. 거의 모두가 복제약이며, 생산은 중국과 인도에 집중돼 있다. 케타민과 프로포폴, 팬쿠로늄처럼 인공호흡을 위해 삽관하는 중요한 진정제들은 이미 공급부족 상태다. 국가보건에 매우 중요한 의약품들이지만, 이런 허술한 적시 공급체인들은 해외 주문형 제조에 대한 의존이 어떻게 미국을 매우 취약하게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코로나 19 같은 전염병이 창궐하는 동안, 이런 취약성은 수만 혹은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효과적인 대비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재래식 전쟁과 유사한 군사 조달 및 계획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미국 영토를 강타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심각한 대유행병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 계획과 예산을 수립하고, 꾸준히 적절한 ‘군비’를 조달해야 한다. 이 모델은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무기’에 대한 일정량의 낭비와 지출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국방과 관련해 기꺼이 지불해 온 대가다. 전염병도 다르지 않아야 한다.

자유 시장만이 인간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의 생물학적 복잡성을 고려하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새로운 항생제가 절실히 필요하다. 질병을 유발하는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기생충들이 아직 내성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약 회사에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쓰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미생물들이 내성을 갖지 못하도록, 가장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것을 사용하거나 팔지 말도록 요구하는 것도 난센스다.

마찬가지로, 미 국방부는 새 전투기를 개발하고 제조하도록 기업에 지시한 후 나중에 구입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소총과 탱크처럼, 우리는 개인보호장비와 인공호흡기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국방생산법은 전시의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그 법이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즉, 제너럴 모터스나 포드로 하여금 급변하는 위기에 대응해 수 많은 국가에서 공급받은 1,500개 이상의 부품으로 인공호흡기를 제작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정부가 ‘미생물 무기’를 개발하고, 이를 신속하게 생산하고 유통하도록 역량을 키우는 동반자가 될 필요가 있다. 우리가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상업성은 거의 없었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플랫폼을 개발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가 정확히 코로나 19를 겨냥한 백신을 보유하진 못했을지 모르지만, 현재보다 몇 달은 더 앞섰을 것이다. 그리고 1918~20년 창궐했던 것 같은 또 다른 유행성 독감은 보편적인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긴급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과연 언제 인류에게 엄청난 선물이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할 문제다. 프로젝트의 시행 여부보다는 시기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유행병은 핵전쟁만큼 위협이 됐다.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전염병을 다루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적절한 투자를 하고, 우리가 필요로 할 도구와 무기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의 태만이 빚은 결과를 지금 당장 알 수 있다. 우리는 또 다시 ‘상상할 수 없던’ 일이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MICHAEL T. OSTERHOLM AND MARK OLSHAKER

#필자 소개: 마이클 T. 오스터홀름 Michael T. Osterholm은 미네소타 대학의 석좌 교수이자 감염병 연구 및 정책 센터장이다. 마크 올셰이커 Mark Olshaker는 작가 겸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다. 이들은 ‘가장 치명적인 적: 킬러 세균과의 전쟁’의 공동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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