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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코믹 드라마 ‘실리콘밸리’ 종방 인터뷰
[포춘US]코믹 드라마 ‘실리콘밸리’ 종방 인터뷰
  • Stacey Wilson Hunt 기자
  • 승인 2020.03.0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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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ICON VALLEY: THE EXIT INTERVIEW

HBO의 IT 코미디 흥행작 프로듀서인 마이크 저지 Mike Judge와 알렉 버그 Alec Berg가 에미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이 시리즈의 최종회가 왜 그렇게 복잡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빌 게이츠를 카메오로 출연시키게 됐는지를 설명한다. By Stacey Wilson Hunt

코믹 드라마 ‘실리콘밸리’가 2014년 HBO에서 첫 방영을 하자마자 성공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오로지 ‘기술의 위대함’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사무실 로맨스나, 지루한 배경설명 같은 뻔한 주제들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작년 12월 8일 최종회가 방영된 이 코미디 드라마는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프로그래머로 나온 리처드 헨드릭스 Richard Hendricks(배우 토머스 미들디치 Thomas Middleditch)가 있다. 그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데이터 압축 알고리즘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파이드 파이퍼 Pied Piper’라는 스타트업을 괴짜 코딩 전문가들과 공동 설립한다. 리처드, 길포일 Gilfoyle(배우 마틴 스타 Martin Starr), 디네시 Dinesh(배우 쿠메일 난지아니 Kumail Nanjiani), 재러드 Jared(배우 재크 우즈 Zach Woods), 모니카 Monica(배우 어맨다 크루 Amanda Crew)에게, 영구적이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창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다. 사냥감을 노려보는 포식자같은 IT 대기업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성공했지만, 곧 실패했다. 이후 다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됐다.

최종회가 방영되기 1주일 전, 포춘은 이 시리즈의 공동 제작자인 마이크 저지(1980년대 엔지니어로 일했던 일부 개인적인 경험을 기초로 실리콘밸리를 제작했다)와 감독 알렉 버그(자신이 대본을 쓰고 감독을 맡았던 최종회에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자로 직접 출연했다)와 인터뷰를 가졌다. 둘은 캘리포니아 주 컬버 시티 Culver City의 소니 건물에 위치한 그들의 사무실에서, 최종회와 관련해 가장 우려했던 점과 가장 기대했던 점을 공개했다. 또 드라마 애청자이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어떻게 카메오로 출연하게 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시리즈의 결말이 ‘성공보다는 윤리의식을 선택하는 약자들의 이야기’로 끝날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인터뷰 내용은 기사의 명확성과 지면 제약을 고려해 편집했다. 전체 일문일답은 포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둘 다 과거에 다른 시리즈 작품의 최종회를 작업한 경험이 있다. 알렉은 ‘사인펠드 Seinfeld’를, 마이크는 ‘언덕의 왕 King of the Hill’, ‘비비스와 버트-헤드 Beavis and Butt-Head’를 작업했는데, 실리콘밸리의 결말을 짓는데 특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알렉 버그: 우리는 지난 몇 시즌 동안 하나의 큰 아이디어에 집중했다. 허세를 좀 부리자면, 이 드라마는 리처드가 불을 발명했다는 아이디어에서 파생했다. 그럼 그는 불로 뭘 할까? 지켜야 하나? 그는 그것을 유익하게 써야 한다는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가? 그는 그것을 팔 수 있을까? 아니면 그걸로 인해 나쁜 일이 생기면 그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번 시즌에 나온 당신의 말을 차용하면, 근본적으로 그의 기술이 초래한 ‘기술 윤리적인(Tethical)’ /*역주: Technology와 Ethics의 합성어로 Tethics라는 단어가 나온다/ 결과는 무엇인가?

버그: 우리는 리처드가 돈을 버는 것이 옳지 않다고 결정했다. 만약 그가 기술을 공개한다면, 더 이로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돈을 버는 대신 소스코드를 공개(Open Source)한 것이다. 우리는 (시리즈가 방영되는) 몇 년 동안 그런 관점을 유지했다.

마이크 저지: 그런데 우리는 AI가 암호화를 깨트릴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 세상에, 그 내용을 우리의 결말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리처드가 한 지난 6년간의 모든 작업이 본질적으로 논쟁거리가 됐다. 시청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버그: 그것은 다음 질문과 관련이 있다. ‘기술의 핵심이 인류를 밀어내고, 노예로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인류를 도와주는 것일까?’ 뭔가를 발명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항상 이로운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 우리가 전달하고자 했던 교훈이다.

리처드를 위한 교훈은 무엇인가? 성공한 사람은 근본적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인가?

버그: 그는 잔인한 관리자나 CEO로 적합하지 않다. 그는 예술가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항상 충돌이 생겼다. 그가 다른 CEO들처럼 무자비하다면, 그는 별 문제없이 지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항상 윤리적인 정의와 예의를 지키려고 했다.

저지: 그러나 그는 세상을 구하게 됐다.


IT 콘텐츠가 너무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을 해봤는가? 콘텐츠가 너무 전문적이어서, 시청자들이 소외감을 느낄지도 모르는데.

버그: 그렇다. 하지만 그것은 의학 드라마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도 그 의학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 모든 무의미한 내용에 감정이입을 하면, 드라마는 성공한다.

저지: 우리가 [디지털 미디어 및 블록체인 기업가] 조너선 도탄 Jonathan Dotan이 이끄는 훌륭한 IT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게 된 것도 행운이었다. 이번 시즌 동안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리처드가 길포일의 AI 기술로 작업을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을 수없이 편집해야 했다. 그런데 조너선이 이메일을 보내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은 엿이나 먹어!’라는 리처드의 대사를 다시 넣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나는 "좋아!"라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당신의 컨설턴트들이 대본을 읽어보고, 의견을 담은 메모와 편집된 내용을 준다는 말인가?

저지: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초기 편집본(Rough Cut)과 더 많은 최종 편집본을 보여주곤 했다.

버그: 하지만 처음에는 그들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럼... 이 사람들은 실제로 하루 종일 뭘 하나?"[웃음].

저지: 내가 그 파일럿 프로그램을 짤 때, 몇몇 스타트업들을 방문했었다. 그리고 나는 혼자서 프로그램을 짜곤 했다. 하지만 당시엔 상황이 너무 달랐다. 알렉과 나는 "좋다. 우리 둘 다 등장인물들이 실제로 극중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그러니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자)"는 생각이었다[웃음].

실리콘밸리 최종회의 한 장면. 왼쪽부터 배우 토머스 미들디치, 재크 우즈, 어맨다 크루, 마틴 스타. 사진=포춘US
실리콘밸리 최종회의 한 장면. 왼쪽부터 배우 토머스 미들디치, 재크 우즈, 어맨다 크루, 마틴 스타. 사진=포춘US

버그: 매 시즌마다, 우리는 시애틀과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시장 조사를 하며, "가장 최신 아이템이 뭐가 있죠?"라고 묻곤 했다. 지난 시즌에는 암호 화폐였다. 우리가 대화를 나눈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다. "암호 화폐! 암호 화폐! 암호 화폐!" 우리가 그러는 동안, 비트코인이 폭등했다. 나는 어느 날 아침 라디오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 교통량, 기온, 그리고 비트코인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나는 "와"라고 외쳤다.

저지: 그 에피소드가 처음 방영됐을 때, [랩 그룹] 게토 보이즈 Geto Boys 소속의 내 친구 윌리 D Willie D가 "어, 방금 암호 화폐로 1만 6,000달러를 벌었다"라고 자랑했다[웃음].

버그: 우리는 실제 세상의 모습을 많이 포함시켰다. 굳이 인위적으로 각색할 필요가 없었다. 일례로, 이번 시즌에 가베 Gabe가 웨어러블 의자를 펼쳐 앉는 장면처럼 말이다. 우리는 어느 사무실에서 그 의자를 보고, "기분 정말 당황스럽네. 그런데 웃겨. 우리 드라마에 써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파일럿 방송에 나온, 피터 그레고리 Peter Gregory의 소형 자동차도 마찬가지였다.

저지: [미술 총괄 감독] 리처드 토이온 Richard Toyon이 그 자동차를 건의했던 것 같다.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말도 안 되는’ 전기차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그것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했다.

버그: 그리고 그것이 가장 큰 웃음을 선사했던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이럴 때, 스타트업에 관한 드라마를 쓰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정말 어처구니 없이 웃긴 장면이 아주 많다.

빌 게이츠는 오랫동안 이 드라마의 팬이었다. 그리고 당신은 결국 그를 최종회에 카메오로 출연시켰다. 어떻게 성사시킨 건가?

버그: 지난 2017년 한 시간 동안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우리는 "만약 리처드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리처드! 만약 당신이 외국 정부로부터 당신의 사업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당신이 직접 가야 한다(창업자가 직접 설명해야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웃음]. 우리는 시즌 6이 시작될 때 그를 상원 청문회에 등장시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지: 하지만 그를 최종회에 출연시킨 것이 더 잘한 결정이었다. 그가 출연하기로 한다면, 그를 마지막 회까지 아껴 두는 게 나을 테니까.

버그: 그는 매우 훌륭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를 잘했다. 우리는 [워싱턴 주 커크랜드 Kirkland]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두 시간 동안 사전 미팅을 가졌다. 회사 관계자들은 "빌 게이츠가 1시간 42분 후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그들이 말한 시간에 정확히 걸어 들어와 "15분의 시간을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약 20분을 할애했다. "좋아, 이제 그를 설득할 시간이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촬영 장면에 대해선 별 논의를 하지 않았다. 단지 실제처럼 느끼도록 만들자고 했다. 그것이 우리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드라마를 쓰기가 10배 더 어렵게 됐다. ‘코미디는 제한된 공간에서 번성한다’라는 말이 있다.

저지: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내성적인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이야기만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기 때문이다[웃음].

버그: 그리고 드라마는 강약도 중요하다. 이 드라마는 일시 정지, 침묵, 그리고 어색함이 결합된 코미디물이다..

이 드라마를 쓰면서 당신만의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난다고 느낀 극중 농담이 있는가?

버그: 많은 사람들이 시즌 1 최종회에 나오는 ‘저크-오프 방정식(Jerk-Off Equation)’ /*역주: 경연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참가자들에게 자위행위를 해주자는 제안이 나온다. 모든 사람들이 자위를 끝내는데 걸리는 시간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스토리 라인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리처드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재미난 방법이 필요했다(이렇게 해서 그 농담이 탄생했다).

저지: 일부 재미난 요소를 수학적 개념과 결합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버그: 한 작가가 그의 친구들과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네 명의 남자들을 가까이 세워놓고, 한꺼번에 자위행위를 시킬 수 있는지를 얘기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나는 ‘뷰티풀 마인드 Beautiful Mind’’의 한 장면 /*역주: 술집에서 금발 미녀를 둘러싸고 벌이는 친구들의 경쟁을 지켜보던 주인공 존 내시는 섬광 같은 직관으로 '균형이론'의 단서를 발견한다/이 떠올랐다. "그래, 바로 그거야!"[웃음]. 사실, 최종회에 나온 쥐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그 아이디어도 뒤늦게 비슷한 방법으로 탄생했다. 우리는 컨설턴트 토드 실버스타인 Todd Silverstein과 이 주인공들이 마지막 회에서 어떻게 실패 /*역주: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세운 회사가 세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괴물’이라고 생각하면서, 회사를 없애 방법을 모색한다/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도 주인공들이 네트워크를 차단하자, 휴대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식으로 끝낼 수 있지 않을까(그러면 당황한 사용자들이 파이드 파이퍼를 잊고 자연스럽게 다른 스타트업의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지 않을까)? 당시, 토드는 우리에게 “아래층 사람이 초음파 해충 퇴치제를 갖고 있는 아파트에 살았다”고 말했다. 그 초음파는 쥐와 벌레를 미치게 했고, 그들이 그의 아파트로 뛰어들어 왔다고 했다. 그러자 [작가] 사라 워커 Sarah Walker가 "잠깐! 쥐와 파이드 파이퍼야!" /*역주: pied pier는 피리 부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피리를 불어 쥐들을 퇴치한다는 동화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우리는 "오, 세상에"라고 감탄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당신이 6년간 그 마지막 농담 장면에 골몰했다고 생각했다.

저지: 그렇다. 우리가 6년 후에 쥐 관련 장면을 만들고 있었을 거라는 점을 알았기 때문에 회사의 이름을 파이드 파이퍼로 짓기로 결정했다. (그건 말이 안 된다)[웃음].

최종회는 많은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우리에게 한 가지 풀리지 않는 큰 미스터리를 남겼다. 지안 양 Jian Yang이 에를리치 바크먼 Erlich Bachman을 죽였는가? 정말 그가 그랬나?

버그: 그 부분에 관해 말하자면, 아주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더 많은 최종판들이 있었다. 내 생각엔 우리는 말을 자제하고, 시청자들이 그 빈칸을 채우도록 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토머스는 최종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즉흥적으로 만들었다. 그가 지안 양이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카메라맨들에게 눈을 돌려 이렇게 말했다. "음, 그래. 그는 죽었어. 어떡하지?"[웃음].

저지: 그건 완전히 엔지니어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마치 "난 감정을 이해할 수 없어"처럼 말하는 거다.

버그: 나는 우리가 그런 명대사를 위해 배우들의 의견을 항상 수렴하는 것 같다. 우리는 한시가 급한 때조차도, 만약 그들이 "이봐, 내가 한 가지만 시도해봐도 될까?"라고 물으면, 우리는 “좋아!”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 애드립이 드라마에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저지: 그래서 그들이 처음에는 아마도 싱거웠을 많은 장면들을 살렸다. 또한 그 배우들이 항상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 그들은 각자 독특한 형태의 약자들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많은 괴짜들을 찾을 수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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