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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역풍에 처한 슈퍼리치들

The Great Big Billionaire Backlash

  • 기사입력 2020.03.04 08:41
  • 기자명 Geoff Colvin 기자

15년 전만 해도 슈퍼리치들은 미국 대중들에게 널리 존경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무엇이 변했을까? By Geoff Colvin

미국 사람들은 부자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공정은 싫어한다. 이런 사실들은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가 올해 선거의 해를 맞으며, 억만장자들—이 중 세 명이 대선에 출마했다—에 대한 미국의 분열적인 태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누가 당선이 되든) 차기 대통령에게는 억만장자들은 매우 중요한 문제를 상징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태도는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이것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이슈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상위 3명에 드는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은 보통 억만장자들을 거의 모든 악의 근원으로 비난한다. 샌더스는 공개적으로 “억만장자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두 후보 조 바이든은 작년 2월 “100만 달러나 수억 달러를 버는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좀 더 미묘한 메시지를 전하며, 다만 열 자리 수(수십억 달러)의 재산은 과하다는 점을 말없이 시사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에는 또한 톰 스타이어와 최근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등 두 명의 억만장자가 포함되어 있다. 4위 후보 피트 부티지지에 근소한 차로 뒤지고 있는 이들은 톱3에 접근하기 위해, 불과 몇 주 사이에 대규모 TV 광고 공세를 펼쳤다.

비록 지지 후보가 3년 전 첫 억만장자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공화당원들도 이 문제에서 완전히 초월한 건 아니다.

일러스트=포춘US
일러스트=포춘US

그렇다면 우리는 억만장자를 사랑할까, 아니면 그들을 경멸할까? 단순한 당파주의에서 그 해답의 일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여론조사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공화당은 억만장자 친화적인 경향이 있고, 민주당은 반대의 경향을 보인다. 이런 그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커다란 비당파적 요소다. 오프라 윈프리와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클 조던은 모두 억만장자들이고, 미국은 그들을 사랑한다. 지난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YouGov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최상위에 오르며 영화 스타들, 프란치스코 교황, 달라이 라마와 거의 어깨를 나란히 했다.

때때로 미국인들은 억만장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샌더스와 워런의 정치적 성공이 보여주듯, 상당수는 그들을 몹시 원망한다. 좀 더 근원적인 차원에서, 억만장자에 대한 이런 양면적 태도는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반영한다.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고, 왜 어떤 사람들은 성공하고, 왜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고, 누구의 미래는 어둡고, 다른 누군가의 미래는 밝은지에 대한 관점이다. 이런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가르는 분열의 골은 지난 몇 년간 더욱 깊어졌다.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 5년간 제기해 온 것처럼, 과연 미국 경제체제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일반적으로 공정”한지, 아니면 “강자들의 이익만을 불공정하게 대변”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생각해 보라. 전반적인 정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 미국 성인의 약 33%가 경제체제가 공정하다고 답한 반면, 63%는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 양극화된 태도를 보였다. 현재 공화당원들은 공정하다고 말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반면, 민주당원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억만장자들이 비난을 받는 것은 크게 놀랍지 않다. 더 이상 버니 샌더스 같은 민주주의 사회주의자들만이 억만장자가 국가에 매우 해롭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카토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 54%는 “억만장자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공화당원 79%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런 역사적인 변화의 근저에는 증가하는 소득 격차의 메가트렌드가 있다. 피할 수 없는 사실은 1967년 이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가구 소득의 양극화다. 이 기간에 상위 5분위 소득은 99% 급증한 반면, 하위 5분위는 31% 증가에 그쳤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을 앞세워, 이런 현상에 대한 각각의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그 기저에는 빠르게 분열되는 당파적인 세계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내놓는 정책 처방도 더욱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그 결과 억만장자들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고 있다. 미국의 극심한 당파적 환경에서는 두 가지 극단적인 선거 결과가 매우 타당성이 있다. 보다 진보적인 민주당 세력은 부유층에 대한 역대 최고의 세금인상이라는 전례 없는 억만장자 의제를 약속하면서, 압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완전히 정반대로 전례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내년 1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당적에 관계 없이 억만장자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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