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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꾸준한 인기에…삼양식품 수출 “하오하오”

  • 기사입력 2019.12.24 15:58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라인 노출 시간에 맞춰 본문 내용이 조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

▶불닭볶음면 인기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순간의 인기를 넘어 이제 엄연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닭볶음면 인기 덕분에 삼양식품 실적 역시 2015년부터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광군제 땐 불닭볶음면의 매출이 신라면을 앞서 상징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다양한 불닭볶음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다양한 불닭볶음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Fortune Korea] 고작 라면 하나를 앞에 두고 사뭇 비장하다. 1리터 잔에 가득 담긴 우유, 마시멜로 등 속을 달래줄 아이템들이 구급약품인 양 화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구독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호기를 부리던 유튜버는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이미 한바탕 헛기침을 연발했다. 호흡을 가다듬은 유튜버. 한 젓가락을 입에 문다. 음~. 음!? 으어억. 컥, 컥. 한동안 고통에 몸부림치던 유튜버는 “한국사람들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음식을 만든 것이냐”며 절규한다.

불닭볶음면 인기가 전 세계에서 불을 뿜고 있다. 유튜브에 ‘Fire Noodle Challenge’를 검색하면 100만 개 이상의 동영상이 검색될 정도로 인기이다. 유명 유튜버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전과제로, K-Food 유명 콘텐츠로, 매운 음식 대표 아이콘으로 글로벌하게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단순 일회성 인기가 아닌지 반신반의하던 시장관계자들도 이제는 불닭볶음면을 스테디셀러로 인식하면서 삼양식품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의 제2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는 평가다.

◆ 불닭볶음면 탄생 비화

지금이야 불닭볶음면이 ‘황금알 낳는 거위’로 인식되지만, 2012년 출시 때만 해도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에도 매운맛 라면은 있었지만, 이들은 적당한 매운맛이었지 과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불닭볶음면처럼 ‘마니악’한 매운맛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불닭볶음면에 비견할 수 있는 유일한 매운맛 라면으로 틈새라면이 있지만 불닭볶음면은 볶음면인데다가 소스의 점성 때문에 매운맛이 훨씬 폭발적이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 매운맛에 매우 보수적이었던 삼양식품이 갑자기 마니악한 매운맛 라면을 출시하게 된 건 삼양식품가의 며느리 김정수 사장의 역할이 컸다. 김정수 사장은 2011년 초 서울 명동거리를 지나다가 매운 불닭 음식점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친 것을 보고 ‘마니악하게 매운 불닭맛 라면도 인기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불닭맛 라면에 꽂힌 김 사장은 삼양식품 연구소 및 마케팅 직원들을 대동하고 전국 유명 불닭, 불닭발, 불곱창 맛집들을 탐방했다. 맛있게 마니악한 매운맛이란 어떤 것인지 현장에서 답을 얻기 위해서였다. 최적의 매운맛 소스 비율을 찾고자 연구원들은 세계 여러 품종의 매운맛 고추를 연구했고, 덕분에 사내에서는 위장약이 인기를 끌었다. 개발기간 1년 동안 삼양식품 연구소에서 소비한 매운 소스만 2톤에 달했다.

◆ 글로벌 입맛 사로잡아

2012년 4월 마침내 불닭볶음면이 출시됐다. 출시 당시만 해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스테디셀러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워낙 마니악한 맛이어서 어쩌다 한번 맛볼 수는 있어도 계속 찾는 소비자는 드물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삼양식품 관계자에 따르면 ‘매운맛을 즐기는 소수 마니아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었다고 한다.

삼양식품의 예상과는 다르게 불닭볶음면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출시 초기 월 7~8억 원이었던 국내 매출은 3달 만에 배로 뛰었다. 그동안 시장에 나왔던 마니아층 겨냥 제품들처럼 몇 개월 반짝하다 말 것이란 업계 예상을 뒤엎고 불닭볶음면은 갈수록 인기가 붙었다. 출시 1년째부터는 월 국내 매출이 30억 원대를 넘기기 시작했다.

뜻밖의 행운도 따랐다. 불닭볶음면은 출시와 거의 동시에 일본과 독일, 뉴질랜드에 신제품 소개 차원에서 소량 수출됐는데 이들 나라에서 생각지도 못한 흥행 바람이 분 것이었다. 2016년 들어서는 유튜브와 SNS에 각종 후기가 올라오면서 고공행진하던 불닭볶음면 인기에 불을 질렀다. 2019년 12월 현재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7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 불닭 덕분에 실적도 '하오하오(好好)’

해외에서 불어닥친 불닭볶음면 열풍 덕분에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 업체 중 해외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유일한 기업이 됐다. 삼양식품 전체 해외 매출에서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사실상 불닭볶음면이 하드 캐리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에서의 인기가 최근 국내에서 다시 이슈가 되면서 붉닭볶음면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치솟고 있다. 최근 불닭볶음면의 월 국내 매출은 8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전례 없는 불닭볶음면 인기 덕분에 삼양식품은 지난 5일 제56회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브랜드 탑’ 수상을 하는 영광을 안았다. 브랜드 탑은 올해 신설된 부문으로 당해 연도 단일 브랜드 상품 수출 실적이 1억 달러 이상인 소비재 업체에 수여되는 상이다. 2016년 9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불닭 브랜드 수출은 올해 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7배나 급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불닭 브랜드는 올해 한국 라면 수출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국내외 불닭볶음면 인기에 삼양식품은 최근 매년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2015년 2,908억 원 매출에 71억 원 영업이익이던 삼양식품 실적은 이후 해마다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해 2018년에는 4,693억 원 매출에 551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실적은 5,000억 원대 매출과 7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여유롭게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말한다. “불닭볶음면은 단순히 ‘원 아이템’이 아니라 한국식 매운맛이라는 카테고리를 선점한 K-Food의 리더로 성장했습니다. 매년 5억 개 이상이 판매되면서 스테디셀러로 확고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해요. 불닭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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