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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퇴출 위기에 몰린 전자담배

  • 기사입력 2019.11.29 13:33
  • 기자명 SY MUKHERJEE 기자

잘 알다시피 급성장했던 전자담배 산업이 빠르게 꺼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에 빠져있다. 그렇게 되면 ‘더 건강한’ 담배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던 메이저 담배회사들의 희망도 사라질 수 있다. 무엇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다음에 나오는 담배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BY SY MUKHERJEE

줄담배를 피던 혼 릭 Hon Kik의 아버지는 2000년대 초반 폐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중국 선양에서 약학을 전공하던 혼도 애연가였다. (정신을 번쩍 들게 했던 아버지의 소식과 함께) 이런 사실이 그가 오늘날 전자담배의 시초가 된 기기를 발명하는 계기가 됐다.

혼은 담배 연기가 아닌 수증기 형태로 니코틴을 ‘분사(Aerosolizing)’하면, 중독자들이 타르와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돼 목숨을 잃지 않고도 기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2003년 첫 제품을 출시했다. 아버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지만, 몇 년 내에 전자담배는 전 세계로 확산했다.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안전하다는 믿음 덕분에 빠르게 퍼진 것이다.

16년 후, 전자담배와 '액상흡입(Vaping)' 기기는 미국에서만 9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믿음이 의심으로 바뀌며, 제조업체들이 전방위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우선, 이 기기의 판매홍보 방식이 구설수에 올랐다. 전자담배 제조사들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홍보를 펼쳤다는 주장도 있다. 그 후, 훨씬 더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독감과 폐렴과 유사한 폐질환(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 있어 보인다)이 최근 주로 미국에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여름 이후, 거의 1,300건의 사례가 집계됐다(이번 호를 제작하는 시점에, 이미 29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 중에는 평생 흡연한 은퇴자들과 투표권도 없는 아주 어린 미성년자들이 있다.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Andrew Cuomo는 지난 10월 8일 급기야 “브롱크스 출신의 17세 소년이 미국에서 이런 질환으로 사망한 가장 어린 피해자”라고 발표했다.

최근 발생하는 다수의 심각한 사례들은 불법 마리화나나 니코틴 액상 카트리지(pod)의 사용과 관련이 있지만, 위기감이 전체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가향 전자담배 카트리지의 전면 금지를 제안했다. 수십 명의 주 법무장관들이 마케팅 방식과 소비자 안전을 문제 삼아 전자담배 제조업체를 고소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같은 거대 시장의 규제 당국들도 액상형 전자담배를 단속하고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땐, 전자담배 업계를 둘러싼 구설로 전통적인 거대 담배회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전자담배 업계는 거의 거대 담배회사들의 독무대이다. 미국과 다른 시장에서, 연초 담배 이용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담배회사들은 ‘객관적으로 건강에 좋지는 않지만, 최소한 러키 스트라이크 Lucky Strike 한 갑보다는 건강하다’는 인상을 주면서, 외양상 더 멋지고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전자담배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거대 담배회사들은 제휴와 투자 및 기업 인수를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 경쟁 속에서 독자적인 담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살렘과 쿨 담배를 판매하는 임페리얼 브랜즈 Imperial Brands는 블루 Blu라는 전자담배 브랜드를 팔고 있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의 자회사인 레이널즈 아메리칸 Reynolds American(뉴포트와 카멜 담배의 제조사)은 시장에서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전자담배 '뷰즈 Vuse'로 전체 편의점 매출의 약 13%를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전자담배 부문의 최강자 쥴 Juul이 있다. 이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은 전자담배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인 쥴은 실적발표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웰스 파고의 애널리스트 보니 허조그 Bonnie Herzog는 “쥴이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 회사는 또한 미국의 최대 담배회사와 손을 잡았다. 말보로를 판매하는 알트리아 Altria는 작년 12월, 128억 달러에 쥴 지분의 35%를 인수했다(당시 쥴은 38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러나 이런 밸류에이션은 규제 및 법적 조치 그리고 대중의 반감이라는 역풍을 맞으며, 무너지고 있다. 알트리아의 주가 역시 지난 봄 최고점에서 25% 이상 하락했고, 9월 1일 이후에도 10% 이상 떨어졌다. 여러 우려들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전체 무연 담배 부문이 직면한 딜레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눈덩이처럼 커진 논란들 때문에, 고객들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떠난다면, 누가 그리고 무엇이 거대 담배회사들을 위해 그 빈자리를 채울까?

혼 릭의 액상형 니코틴 기술은 수년간 무수히 많은 새로운 변형을 거쳐왔다. 가장 초창기 제품은 본질적으로 기존 담배와 매우 흡사한 원통 모양의 일회용 기기였다. 그 뒤를 이어, 충전용 배터리를 장착한 펜 모양의 기기가 탄생했다. 마침내 쥴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USB 드라이브 모양의 제품을 출시했다. 이 기기는 부품들을 교체 및 교환할 수 있도록 변환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쥴의 가장 일반적인 기기는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카라비놀수소(THC) /역주: 마리화나에서 향정신성 효과를 내는 활성 성분/가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변칙적인 사용 때문에, 관련 시장의 규모는 특정하기 어렵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레이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레이버리 Michael Lavery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온라인 판매와 액상형 전자담배 매장을 포함, 측정 불가한 판매처 등으로 인해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웰스 파고의 허조그는 올해 미국 내 니코틴 전자담배의 매출이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마리화나 시장조사 업체 BDS 애널리틱스 BDS Analytics에 따르면, 마리화나 액상 카트리지와 담뱃대(Pen)는 올해 2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이 금액은 합법적인 판매만 계산한 수치다. 따라서 불법 THC 시장까지 고려하면, 매출은 두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일러스트=포춘US
일러스트=포춘US

분명한 사실은 관련 시장이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ㆍCDC)에 따르면, 월평균 전자담배 판매량은 2012~2016년 132% 급증하며 2016년 인구 10만 명당 1,547개까지 늘었다. CDC는 ‘2017년 말까지 쥴 혼자만 월 320만 개의 기기를 판매하고 있었다’고 추산한다.

공룡기업 쥴은 알트리아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알트리아와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PMI)—2008년 알트리아에서 분사했다—의 합병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협상은 전자담배 관련 논란이 커지며 결렬됐다. 쥴은 현재 몸을 낮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포춘에 ‘책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미성년자들이 과도하게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도록 전념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담배 제품과 여전히 협업 관계에 있는 알트리아와 PMI는 자신의 품 안에 비밀 무기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Heat Not Burn (HNB)’ /*역주: 액상 전자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화씨 500도로 가열함으로써, 숨으로 들이쉴 수 있는 에어로졸(연기)를 만들어내는 담배/로 불리는 기술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방어할 수 없게 되면, HNB 제품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무연담배 기기 판매 종사자 입장에서 볼 때, 야책 올자크 Jacek Olczak는 이 기기 구매를 매우 번거롭게 만드는 사람이다.

PMI 최고운영책임자인 올자크가 홍보하는 기기는 아이코스 IQOS라고 불리는 HNB 제품이다. 이런 기기들은 긴 스틱 모양의 펠릿—담배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곱게 갈아 재생한 담배(Reconstituted Tobacco)로 만들었다—을 사용, 니코틴을 공급한다. PMI는 자사 상품을 히트스틱 HeatStick이라고 부른다. 사용자가 스틱 하나를 펜 모양의 본체에 끼우면, 내부의 작은 칼날이 담배에 열을 가한다. 충분히 가열되면, 니코틴이 가득 찬 수증기를 방출한다. 하지만 담배에 불을 붙일 수 있을 만큼 뜨겁지는 않다. 전자담배처럼 연소 과정이 없기 때문에, 재나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이코스는 지난 10월 초, 애틀랜타 고급 쇼핑몰 내의 미니멀리즘을 표방한 아이코스 브랜드 매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애플의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 Jony Ive가 볼펜을 디자인한다면, 아이스코스와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 것이다). 그러나 올자크가 설명하듯, 아이코스를 구입하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는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반드시 매장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21세 이상이라는 점과 금연을 시도하는 실제 흡연자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물론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PMI는 고객들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자주 피웠는지, 또 어떤 브랜드를 구매하는지 등을 물을 것”이라고 말한다.

폴란드 출신의 올자크는 "나도 22세쯤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며, "성인 흡연자를 타깃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또 무연 흡연자 중심의 고객 기반을 구축하기를 원한다. PMI는 2025년까지 무연 제품으로부터 총 매출의 약 40%(작년 13.8%에서 상승한 수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책임감 있는 성인들의 이용’이 아이코스 홍보 메시지의 핵심이다. 즉, 액상형 기기보다 덜 남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니코틴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이코스는 미국 밖에서 고객을 찾았다. 이 기기는 2014년 말 출시됐다. PMI는 ‘지난해 기준으로 44개국에서 960만 명이 아이코스를 사용하며, 러시아와 일본이 최대 시장’이라고 밝혔다. FDA는 작년 봄 아이코스의 미국 판매를 승인했다. 알트리아가 미국 시장의 마케팅과 유통을 맡고 있다. 사탕 맛 제품을 판매하는 액상형 기기들과 달리, 아이코스는 기존 담배처럼 규제를 받는다. 따라서 박하와 민트 향 이외에 어떠한 향도 판매할 수 없다. 아울러 올자크는 대부분 사용자가 성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아이코스를 이용하는 미성년자 비율은 0.2%이거나, 어쩌면 0.3%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 아이코스를 다시 충전하기까지 몇 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아이코스의 흡연 경험은 담배에 불을 붙인다는 것보다 차 물을 끓이는 쪽에 더 가깝다. 그 과정이 번거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충성 사용자들이 있다. 파이퍼 재프레이의 애널리스트 레이버리는 “미국 밖에서, 흡연자들이 기존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바꾸고 있다. 그 비율이 60%에서 70% 그리고 80%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PMI는 올 회계연도 1분기에 115억 개의 히트스틱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매출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아이코스는 수익성 높은 ‘효자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 전자담배에 대한 대중의 건강 우려가 아직 이 제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월가는 분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최근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웰스 파고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의 축소로 알트리아가 HNB 제품의 판매를 확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 시점에서, PMI와 알트리아는 성장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알트리아는 ‘애틀랜타는 테스트 시장이다. 따라서 아이코스 기기와 히트스틱 제품을 임시 판매업소와 500개의 ‘소매업 파트너 매장’(주로 편의점)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흡연자들은 아이코스 한 개와 200개의 히트스틱 한 상자로 구성된 첫 패키지 상품(Stater Pack)을 8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올자크는 건강 문제와 관련해 섣부른 장담을 삼가고 있다. 그는 “아이코스가 전혀 위해성이 없는 제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그 어떤 제품들보다는 더 낫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PMI가 미국 내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조차 불법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FDA의 손에 달려 있다.

전자담배 제품에 대한 FDA의 감독은 뒷북 규제와 불분명한 법적 조치들로 어지럽게 점철됐다.  FDA는 2009년 전자담배를 의료 기기로 규제하려고 첫 시도를 했지만, 제조업체들이 저지에 성공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6월 서명한 '가정 흡연 예방 및 담배 규제법(Family Smoking Prevention and Tobacco Control Act)'이 통과되며, FDA는 처음으로 담배 제품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의원들과 로비스트들 사이에서 수년간 논쟁이 벌어지며, 새로운 전자담배 관련 법 제정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2016년 5월이 돼서야 오바마 행정부는 미성년자에 대한 판매 금지, 제조업체의 성분목록 공개 요건 등 첫 규제법을 도입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런 새로운 법 때문에 전자담배가 거의 완전한 규제를 받게 됐다는 점이다. 제조업체들은 전자담배를 시판하기 위해 피해보다 이득이 더 크다는 점을 입증해야 했다. 하지만 연초담배의 대안으로 전자담배를 옹호했던 당시 신임 FDA 국장 스콧 고틀리브 Scott Gottlieb가 2017년 이런 입증 의무를 연기해줬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소위 ‘마케팅 신청서 (Marketing Applications)’ 제출을 2022년 8월까지 미룰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과 공중보건 시민단체, 흡연반대 단체들이 “지금 당장 더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그 지연 결정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판사는 지난 7월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기업들은 이제 2020년 5월까지 ‘공공보건 심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후, 규제 당국은 1년간 더 시간을 갖고 이 기기가 소비자에게 합법적인지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조업체들이 전자담배 제품이 대중에 더 해롭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더 엄격한 판매 통제나 심지어 전면적인 금지에 직면할 수 있다.

올 4월 사퇴한 고틀리브 국장의 대리인단은 포춘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FDA는 지난 7월 발표한 기관 성명서를 보내왔다. 당시 네드 샤프리스 Ned Sharpless 국장 대행은 “FDA는 전자담배와 기타 새로운 담배 제품들의 (공공보건) 심의에 속도를 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PMI와 알트리아는 그 심의를 내심 반기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은 FDA가 아이코스와 다른 제품들을 일반 연초담배보다 확실히 덜 해로운 제품군으로 분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 대박’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심의 과정은 ‘MRTP(Modified Risk Tobacco Product)’라고 불리는 인체 위험성에 대한 검증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역주: FDA의 담배제품센터(CTP, Center for Tobacco Product)는 새로운 담배에 대해 PMTA(Premarket Tobacco Application)와 MRTPA(Modified Risk Product Application) 두가지 심의를 진행한다/. 현재 전자담배들은 이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아이코스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버리는 "우리는 (아이코스의) 과학기술이 MRTP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에도 불구하고, 액상형 전자담배는 아마도 HNB 담배와 더불어 몇 년간 계속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터져 나오는 폐 질환이 결국 불법 THC와 니코틴 제품과만 연관이 있다면, 주요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추가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약간의 수정만으로도 그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들은 액상 카트리지의 변형 및 교환을 더 어렵게 만드는 새 전자담배를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비평가들은 전자담배와 HNB 제품의 근본적인 위험성이 더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둘의 공통점은 프로필렌글리콜 Propylene Glycol /*역주: 무색 투명한 시럽상 액체로 냄새가 없거나 어느 정도 냄새가 있으며, 약간 쓴맛과 단맛이 있는 용제/과 식물성 글리세린 /*역주: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냄새가 없고, 달콤한 점성 액체/을 사용한다는 사실이다(이들은 다른 성분들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습윤제’ 역할을 한다). 아이코스의 액상 용기와 히트스틱 모두 이런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불가피하게 이것들을 흡입하게 된다.

글리콜과 글리세린은 안전한 식품 첨가물로 간주된다. 하지만 초기 연구에 따르면, 그것을 흡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지난 9월 발표된 베일러 의과대학의 한 연구는 전자담배 수증기가 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 연구는 ‘프로필렌글리콜과 식물성 글리세린을 함유한 수증기에 노출된 쥐에서, 폐 손상과 폐 기능을 방해할 수 있는 특정 지방질(Lipid)이 폐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다른 많은 요소들도 작용하겠지만, 지방질의 축적이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된 질환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고 추측한다. 추가 연구가 이런 물질들과 폐 손상 사이의 연관성을 더욱 명백하게 입증하면, HNB 제품에는 나쁜 징조가 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탠턴 글랜츠 Stanton Glantz 교수는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보다 글리콜 함량이 훨씬 더 높다"고 지적한다.

PMI는 성명서에서 ‘아이코스는 현저하게 낮은 수준의 유해 화합물을 방출하며, 기존 담배에서 발견된 탄소 기반의 고체 입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담배나 니코틴 함유 제품 중에서 위험이 따르지 않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렇다. ‘새로운 무연 담배는 당신 건강에 좋지 않고, 오히려 더 해로울 수도 있다.’ 오늘날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거대 담배회사들은 바로 이런 논리를 적극 펼칠지도 모른다(그래야 기존 연초담배 시장을 지키면서 여전히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전에도 여러 위기 속에서 살아남았다. 결국 연초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혹시 이런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무연담배 제품과 다르게) 여전히 기존 담배를 언제든 자유롭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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