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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창의적 기술을 구상하는 스티치 픽스

STITCH FIX THINKS OUTSIDE THE BOX

  • 기사입력 2019.11.29 09:38
  • 기자명 Phil Wahba 기자

이 개인맞춤형 쇼핑 서비스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아마존 등 경쟁업체에 맞서기 위해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By Phil Wahba

온라인 소매업체 스티치 픽스 Stitch Fix는 창립 8년 만에 성공 궤도에 올랐다. 스티치 픽스에서 청바지, 울 스웨터, 팔찌 등 각종 패션상품을 구매하는 연간 회원 수는 320만 명을 넘어섰다.

기존 온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스티치 픽스 구독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빈도에 따라 옷과 액세서리(고객들은 종종 “픽스”라 부른다)를 배송 받는다. 회원 가입 절차는 자신의 체형과 선호하는 옷 종류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포함한다. 회원들이 받는 ‘픽스’는 이 설문에 기반해 스티치 픽스의 알고리즘과 인간 스타일리스트가 선정한 결과물이다. 소비자는 이 중 원하는 것만 구매하고, 나머지는 반송한다.

스티치 픽스의 캐트리나 레이크 Katrina Lake CEO는 현재 회사의 다음 단계를 위한 기초를 다지고 있다. 레이크의 목표는 스티치 픽스의 데이터 크런칭 crunching /*역주: 대량의 데이터 분석 기법/ 역량을 활용, 소비자가 무엇을 사고 싶어하는지 더욱 정확하게 예측해 ‘픽스’ 간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레이크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개인화 기술로 더욱 다양한 상품을 전달,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우리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스티치 픽스의 신규 매출 추진은 월가에는 분명 희소식이다. 지난 10월 중순 기준, 스티치 픽스의 주가는 올해 최고가 대비 30%나 하락했다. 신규회원 유치 및 기존회원 유지 비용이 증가하고, 온라인 유통업계의 라이벌들이 맞춤형 전략을 모방한 탓이다.

현재 진행 중인 소매업계의 대격변도 스티치 픽스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숍 유어 룩스 Shop Your Looks’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시험대 중 하나다. 이 기능은 고객이 이미 받은 픽스와 어울릴 만한 상품을 추가로 제안한다. 예를 들어, 픽스를 통해 재킷을 구매한 고객에게 이메일로 어울릴 만한 선글라스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회사 목표는 ‘숍 유어 룩스’가 픽스 상품이 배송되는 사이에 충동구매를 유발하고, 스티치 픽스 접속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레이크도 인정하듯, 이 기능은 끊임없는 ‘상품 추천’으로 소비자를 지치게 하는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스티치 픽스의 추천 상품 목록은 30~40개—아마존이나 이베이의 끝없는 검색결과보다 는 적지만, 그래도 많은 수준이다—를 최대로 한다. 현재까지 ‘숍 유어 룩스’ 기능으로 상품을 구매한 사람의 60%가 2개 이상의 상품을 구입했다.

스티치 픽스의 최근 사업 성적이 전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지난 8월 3일 종료된 2019 회계연도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 상승한 15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익은 3,690만 달러로, 스티치 픽스가 신규 서비스 구축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전년 대비 18%나 감소했다.

스티치 픽스는 불안한 투자자들에게 ‘신규 고객을 계속 유치하고 기존 고객의 구매액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동시에 의류업계의 재고의류 파격 할인에도 대처해야 한다.

또하 키뱅크 캐피털 마켓 KeyBanc Capital Markets의 애널리스트 에드 이루마 Ed Yruma의 지적처럼, 스티치 픽스에는 아마존과 관련된 “장기적 우려”도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상점 (Everything Store)’을 자칭하는 아마존의 의류 부문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7월에는 스티치 픽스와 직접적으로 맞서는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출범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티치 픽스에는 트렁크 클럽 Trunk Club—노드스트롬 백화점의 조금 더 고급화된 맞춤 쇼핑 서비스—이라는 라이벌이 있다. 인스타그램과 이미지 중심 SNS 핀터레스트도 온라인 유통 친화적으로 서비스를 개편, 이미 복잡한 소매환경의 새 변수로 등장했다.

스티치 픽스의 미래가 기술적 정확도의 꾸준한 향상에 달렸다는 의미다. 현재 약 3,000명의 인간 스타일리스트가 알고리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픽스 선정에 관여한다.

작년에 추가한 ‘스타일 셔플 Style Shuffle’은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을 제시한 후 각각의 선호 여부를 투표하는 기능으로, 데이터 분석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스타일 셔플로 수집한 정보(현재까지 총 30억 건)는 개인별 상품 추천의 정확도 향상을 돕는다.

한편, 스티치 픽스는 중소 브랜드 위주인 의류 제품군의 확장도 노력 중이다. 뉴 밸런스 New Balance와 메이드웰 Madewell 등 대형 의류업체들도 서서히 합류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스티치 픽스는 소비자 취향 관련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한, 스티치 픽스도 자체 의류 브랜드의 수요를 더 정확히 예측하는 데 이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회사 사업에서 비중이 점점 커지는 부문이다.

레이크는 데이터가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는 마음에 안 드는 제품을 받으면 [스티치 픽스의 사용을] 중단할 것이다. 우리의 생존은 맞춤 서비스 제공에 달렸다. 이 능력이 생명줄이다.”

 

▲나의 맞춤형 쇼핑 체험기

스티치 픽스 CEO가 알고리즘과 인간 스타일리스트를 활용한 패션 쇼핑법을 직접 보여준다. By Michal Lev-Ram

”찢어진 청바지를 원하나요?” 개인 맞춤형 온라인 쇼핑서비스 스티치 픽스의 캐트리나 레이크 CEO가 말했다. 컴퓨터 화면에는 빛 바랜 청바지가 떠 있었다.

한 번도 일부러 구멍을 낸 청바지를 산 적이 없었던 터라 말문이 막혔다. 다행히 레이크의 맥북 속 소프트웨어가 필자를 대신해 정보에 기반한 추측을 제공했다. 내가 이 옷을 좋아할 확률은 74%였다. 좋다고 말하자 레이크는 청바지 사진을 클릭해 내 픽스(스티치 픽스가 개인별로 선별한 제품 5종이 든 상자)에 추가했다. 다음은 외투였다.

레이크는 검은 색 재킷을 가리키며 “오, 샌프란시스코 날씨에 딱 맞는 옷이네요”라고 말했다. 확실히 내 취향이었다. 스티치 픽스 소프트웨어는 내가 이 옷을 구매할 확률을 62%로 예측했다.

스티치 픽스는 단순히 알고리즘으로 옷을 고르지 않는다. 이 과정은 하나의 기술이다. 픽스를 택하는 과정에는 인간 스타일리스트도 참여한다. 기자는 레이크와 함께 이 과정을 살펴보고, 나의 오프라인 스티치 픽스 프로필을 활용해 눈 앞에서 픽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픽스를 구성하기 위해 스티치 픽스의 소프트웨어는 가장 먼저 지역, 패션 취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스타일리스트와 고객을 매칭한다(이 날은 레이크가 기자의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단계를 생략했다). 이후 매칭된 스타일리스트는 고객 계정에 접속, 알고리즘이 취향에 맞춰 선별한 의상들을 검토한다.

의상 선정을 위해 고객 프로필(예를 들어, 기자는 스티치 픽스에게 ‘야생동물’ 무늬는 빼 달라고 요청했다)과 구매이력(강렬한 색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검은 색 상의를 사는 경향이 있다) 등 다량의 데이터가 알고리즘에 입력됐다. 스타일리스트는 최종 선정 후에도 의견을 표명하고, 시스템의 추천을 수정할 수 있다.

레이크는 이 기술에 대해 “스타일리스트가 신중하게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스타일리스트에게는 고객이 요청할 경우 점수가 낮은 물건을 보낼 권한도 있다”고 부연했다.

나는 레이크에게 부츠를 골라 달라고 부탁하면서,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레이크가 부츠 항목을 클릭하자, 맨 위에 뜬 제품들은 내가 최종 구매할 확률이 4%에 불과했다. “신발을 11켤레 발송했는데 2켤레밖에 안 샀네요.” 레이크가 말했다(결국 부츠는 픽스에서 빼기로 했다).

며칠 후, 픽스가 집으로 도착했다. ‘뭘 좋아할지 재미 삼아 예측해 봤어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각 제품별로 기자가 선호할 통계적 확률이 적힌 CEO 명의의 편지가 동봉돼 있었다. 레이크의 안목과 스티치 픽스의 알고리즘은 탁월했다. 픽스에서 내가 구매한 옷 3점이 구매 확률이 가장 높은 옷 3점과 완전히 일치한 것이다. 이렇게, 나는 찢어진 청바지를 당당하게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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