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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일 얼마 안 남았는데…흥행 부진 '경고등'
제3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일 얼마 안 남았는데…흥행 부진 '경고등'
  • 김타영 기자
  • 승인 2019.08.2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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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하반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위원회가 남은 기간 예비인가 흥행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사그라든 불씨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마지막 미션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불허를 발표한 후 굳은 얼굴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불허를 발표한 후 굳은 얼굴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Fortune Korea] 지난 5월 반전으로 마무리한 상반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 발표 후폭풍은 거셌다. 키움, 토스 두 개 컨소시엄 모두 넉넉히 인가가 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둘 다 탈락하면서 금융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결과 발표 당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표정은 창백하기까지 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은 사실상 청와대 의중에 따른 것이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은 매 과정이 고비였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길을 열어줌으로써 예비인가 문턱까지 왔던 터였다. 금융위원회는 흥행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키움과 토스 컨소시엄을 겨우 구성해 밥상 앞에 앉혀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외부 인사로 구성된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는 냉정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편애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던 토스 컨소시엄은 물론 주주구성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베스트에 가깝다던 키움 컨소시엄마저 불허했다. 해당 결과에 금융권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설왕설래가 뒤따랐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외부평가위원회 의사록까지 공개하며 두 컨소시엄의 탈락 원인을 설명해야 했다.

◆ 신한금융지주 재도전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또다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공고를 냈다.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에 걸쳐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컨소시엄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외부 평가위원회 운영을 개선키로 하는 등의 보조 방안도 같이 내놨다.

하지만 불과 2개월 전 충격이 가시지 않은 금융권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흥행 부진에 금융위원회의 고민이 싹틀 무렵 의외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신한금융지주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공모에서 토스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했으나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비바리퍼블리카와의 의견 차이로 중도 하차한 바 있다. 국내 1위 금융지주사이자 이 같은 배경을 가지고 있던 신한금융지주의 참여 저울질 소식은 그 자체로 큰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신한금융지주 홍보실을 통해 나온 오피셜한 뉴스는 아니었다. 신한금융지주 최고위 임원이 사적인 모임에서 흘린 내용이 기사화된 것이었다. 기사화를 먼저 거치고 이후 홍보실 확인 작업을 거쳤다는 점에서 최고위 임원의 실수일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 ‘의도된 흘리기’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구체적인 컨소시엄 구성 계획도 없이 공식 라인을 통해 ‘일단 참여 계획이 있다’고 밝히긴 어려웠다는 것이다.

◆ 금융위원장의 러브콜

이 같은 해석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러브콜과 신한금융지주의 화답’이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5월 키움과 토스 컨소시엄 인가 불허 발표 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토스와 함께했던 신함금융지주가 여전히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 예비인가 신청 때 신한금융지주가 참여해주길 바라는 속마음을 은연중 밝힌 바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는 토스 컨소시엄 인가 불허 이유로 자금조달 문제를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지주가 중간에 발을 빼지 않았다면 토스 컨소시엄은 여유 있게 인가 허들을 넘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그 진의야 어떻든 신한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충분히 압력을 느낄 수 있는 멘트였다.

7월 예비인가 공고 후 금융권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또다시 네이버 등판을 강요하는 듯한 금융당국 관계자 멘트가 등장하는 등 금융위원회는 애가 타는 모습이었다. 언론에서는 흥행 실패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등장했다. 신한금융지주발 희소식은 이 위기의 순간, 흑기사처럼 등장했다.

◆ 여전히 흥행 요원

신한금융지주 참여 예고 소식으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이슈는 다시 불이 붙는 듯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효과는 채 며칠이 가지 못했다. 신한금융지주 참여 예고 소식이 도화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뒤따르는 금융사 혹은 ICT 기업들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당연히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키움과 토스 컨소시엄이 신한금융지주 참여 예고 소식 이후에도 신중론을 펼치면서 최근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이슈가 오히려 더 차갑게 식는 모습이다. 다만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란 풍문이 나돌던 키움 컨소시엄이 ‘포기는 아니다’는 의사를 밝혀 한 가닥 희망을 밝힌다.

키움 컨소시엄 참여 기업 관계자는 말한다. “내부적으로 관심이 많이 떨어진 건 맞지만 컨소시엄을 해체했다든가 하지는 않았습니다. 꼭 키움 컨소시엄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주주사도 있고 해서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5월 탈락 발표 이후 나온 몇 가지 이슈를 검토해보고 9월 중 다시 의견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토스 컨소시엄은 불안

금융권에서는 키움 컨소시엄이 또다시 예비인가 신청을 한다면 통과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예상이 주류를 이룬다. 키움 컨소시엄은 상반기 예비인가 불허 이유로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매우 모호한 답변을 받았는데, 이후 공개된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는 ‘심사 과정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이 매우 부실했다’를 의미했다. 하지만 이번엔 금융위원회에서 컨설팅까지 붙이겠다고 한 상황이어서 키움 컨소시엄이 탈락할 만한 불안 요소는 거의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토스 컨소시엄이다. 토스 컨소시엄이 지적받은 자본조달 문제는 사실상 현재 주주 구성으로는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급의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데 국내 자본 현실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일이다. 토스 컨소시엄은 상반기 예비인가 때에도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선북마했지만 신청일 당일까지도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현재라고 해서 특별히 더 나은 상황이 아닌 만큼 하반기 신청 때도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토스 컨소시엄이 가장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시 신한금융지주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 가능성이 작아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말한다. “상반기 예비인가 때 신한금융지주와 비바리퍼블리카가 완전히 틀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의견의 합일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은 물론 감정적으로도 꽤 격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 다시 하라고 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서로 양보해 의견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소비자들한테 익숙한 카카오톡 이미티콘 캐릭터 덕분에 인기가 높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소비자들한테 익숙한 카카오톡 이미티콘 캐릭터 덕분에 인기가 높다. 사진=카카오뱅크

◆ 신한금융지주의 진심은?

구체적인 컨소시엄 구성 계획 없이 참여 가능성만 밝힌 신한금융지주는 이후 추가 진척 사항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흥행 불쏘시개 역할은 했지만 그 이상 퍼포먼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예비인가 신청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넥스트 스텝’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말한다. “계열사인 신한은행에서 디지털화 작업을 잘하고 있는 데다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사실상 물주 역할에 그칠 우려도 있다 보니 참여 의지가 그렇게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금융위원회에서 신한금융지주의 참여를 기대하니까 보폭 맞추기식 행보 정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신한금융지주가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ICT 기업 파트너’를 찾는다고 하는데 이건 사실상 네이버밖에 없잖습니까. 그런데 네이버는 안 하겠다고 하고요. 결국엔 ‘적당한 상대를 찾지 못해 참여가 어렵다’는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구체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진행 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 홍보 관계자는 말한다. “저희 공식적인 입장은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ICT기업이 등장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물밑접촉을 하는 곳이 있을 수도 있지만 비공개로 진행될 확률이 높습니다. 상반기 때도 토스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는 걸 기사를 통해 확인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중간에 진행 의사를 바꾸는 곳도 있고 해서 조심스러운 것 같습니다.”

◆ 또다시 네이버 등판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은 또 네이버가 참여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네이버 등판론’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참여한다면 단박에 왕좌를 꿰찰 수 있는 잠재 능력을 갖췄다는 측면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최근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기로 했다든가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 기조가 커지고 있다는 점 등이 변수로 거론되지만 네이버는 여전히 No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이유는 1기 인터넷전문은행 사례 때문이다. KT가 주도해 만든 케이뱅크는 카카오가 주도해 만든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이나 먼저 론칭했음에도 현재 카카오뱅크에 비해 열위인 모습을 보인다. 자본확충 난항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지목되지만 금융권에서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친숙한 플랫폼’의 보유 여부이다. 신한금융지주가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ICT 기업 파트너’를 찾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말한다. “저희식 표현을 빌리자면 ‘카카오뱅크는 라이언(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이 혼자 다했다’고 합니다. 라이언을 비롯한 친숙한 이모티콘 캐릭터들이 기대 이상으로 역할을 해줬어요. 플랫폼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구나 느낄 정도로요. 신한금융지주가 상반기 예비인가에서 왜 그렇게 네이버에 구애했는지, 또 지금도 왜 그렇게 강력한 플랫폼 기업을 찾는지 이해가 갑니다.”

◆ 흥행 부진은 필연적

금융권에서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흥행 부진이 필연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흥행 부진은 사실 상반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참여하기 싫어하는 금융지주사에 ‘공익’ 명분을 붙여 억지로 끌어다 앉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재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지주사에 속한 은행들이 디지털 부문에서 모두 큰 성취를 이루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고작 10% 안팎의 지분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1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눈부신 성장도 이유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흑자전환에 성큼 다가섰다. 시장 예상보다 훨씬 빠른 행보이다. 게다가 가입자는 벌써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앱 월 사용자 수도 시중은행들을 제치고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앞으로 등장할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웬만해선 카카오뱅크을 넘어서기 힘들어 보인다. 사실상 끝판왕이 첫 스테이지에 등장한 셈이다.

게다가 선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선전 덕분에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수준도 하이레벨로 올라서면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신규 은행이 짊어져야 할 운명치곤 매우 가혹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 도전할 빅플레이어가 한 달 남짓한 시간 안에 나올 수 있을까?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마지막 미션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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