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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디지털 전환엔 은행 성격 구별 없어…고객 기대치 항상 뛰어넘는 게 목표”
NH농협은행 “디지털 전환엔 은행 성격 구별 없어…고객 기대치 항상 뛰어넘는 게 목표”
  • 김타영 기자
  • 승인 2019.07.2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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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강태영 디지털전략부 부장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농업계 특수은행이다. NH농협은행에게 디지털 전환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포춘코리아가 지난 7월 22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NH농협은행 본사를 찾아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 부장으로부터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력부 부장이 NH농협은행 본사 집무실에서NH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수준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력부 부장이 NH농협은행 본사 집무실에서NH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수준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NH농협은행이 별도 앱 설치나 로그인 없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가상지점 ‘NH LiNK’ 서비스를 출시했다. NH LiNK는 앱 기반 NH스마트뱅킹 금융상품몰을 웹 기반으로 전환한 것이다. 휴대폰 인증 같은 간단한 비대면 실명 확인 작업만으로도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입출금 통장 개설이나 계좌 조회, 환전 업무도 지원한다.

위 내용은 지난 7월 17일 NH농협은행 보도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앱 설치가 필요 없는 웹 기반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지만, NH농협은행은 로그인이나 브라우저 인증서까지 생략해 눈길을 끈다. 마치 어쩌다 링크를 타고 들어간 쇼핑몰에서 회원 가입 없이 가볍게 쇼핑하듯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 NH농협은행, 민첩한 디지털 전환

최근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기반 상품·서비스 출시가 봇물 터지듯 한다. 세세한 변화를 캐치하지 못하는 일반 소비자들이야 이전에 나온 혹은 다른 은행에서 나온 상품·서비스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별하기 힘들지만, 은행들은 그 구별하기 힘든 한 뼘을 앞서나가기 위해 치열한 디지털 전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치열한 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혹은 가장 의외인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은 농업계 특수은행인 까닭에 무겁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아주 민첩하게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위 사례와 같은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디지털 금융 애자일 조직이라든가 NH디지털혁신캠퍼스 등으로 은행 체질 개선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앱애니나 와이즈앱 등 유명 앱 평가 업체 발표에서도 항상 수위에 이름을 올린다.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 부장은 말한다. “저희 은행의 디지털 전환 수준이 다른 은행 대비 굉장히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고객 서비스 고도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업 및 기술 개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자원관리),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보프로세서자동화), PPR(Paperless Process Reengineering·창구전자문서), 빅데이터·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 활용과 이를 통한 업무 효율화 등 섹터별로 쪼개봐도 대부분 상위권이에요. 하이퍼정보나 그리드원 같은 컨설턴트, 솔루션 업체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저희가 선두그룹에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 디지털 전환 앞에선 모두가 평등

NH농협은행은 농업계 특수은행이란 정체성 때문에 시중은행들과 조금 다른 금융 스탠스를 취한다. 도시보다는 지방 위주로 점포를 개설하고 농업인들에게 농업금융컨설팅, 귀농지원 컨설팅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은행 본연의 업무에서도 스마트팜, 농업정책자금 대출 같은 농업인 대상 특화 상품 운영으로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농협상호금융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상품·서비스를 통해 농업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전환 흐름은 NH농협은행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지방 위주 점포 전략을 쓰다 보니 시중은행보다 개인금융 고객 접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가 이를 상쇄시켜 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 지역을 예로 들면, 시중은행이 보통 400여 개를 훨씬 웃도는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데 반해 NH농협은행은 180여 개 점포만을 운영한다.

농업계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에게 디지털 전환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강 부장은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특수은행이라고 해서 디지털 전환을 좀 더 특별하게 생각한다든가 하지는 않습니다. 디지털 전환 관련해서는 특수은행이냐 아니냐 구분 없이 다 같이 전력질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고객들은 정말 기대치가 높거든요. 저희라고 그 기대치 잣대를 달리 잰다든가 하지는 않죠. 저희가 실버 고객 비율이 더 높아 이를 UX, UI 디자인에 반영한다든가 하는 정도는 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닙니다.”

◆ 국내 은행권이 앞서는 이유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 부장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선진 금융권과 비교해도 그 레벨이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기자와 강 부장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기자 : 선진 금융권이 우리보다 디지털 전환 수준이 낮다는 게 신기합니다.

강 부장 : 금융시스템 수준과 디지털 전환 수준이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확률이 높죠. 가령 대고객 서비스에서 디지털 전환을 예로 들어봅시다. 세계에서 대고객 서비스 디지털 전환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가가 어딜까요? 중국입니다. 한국은 아마 그다음 정도가 될 거예요. 유럽이나 미국, 일본은 한참 아래일 거고요.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1,000만 고객을 달성했는데 반해 나라 인구도 많고 업력도 10년 이상 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아직도 1,000만 고객을 채운 곳이 없어요. 세계 금융 중심지라는 영국이나 독일 같은 나라도 마찬가지고요.

기자 : 이유가 무엇일까요?

강 부장 :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건 ‘규제’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일수록 규제가 많아요.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를 방지코자 규제가 추가되기 마련인데 덕분에 역사가 오래될수록 규제 또한 많아지죠. 중국은 자본주의가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규제가 느슨합니다. 우리나라도 규제가 많다고는 하지만 은행권 기준으로는 미국, 유럽, 일본보다 덜한 편이에요. 또 계속 규제를 풀려고도 하고요.

기자 : 규제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강 부장 : 국민 눈높이가 높고 또 이에 대응하는 은행들의 민첩도가 뛰어난 것도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모바일 친화력이 높고 새로운 서비스·상품에 대한 적응도 굉장히 빨라요. 그렇다 보니 굉장히 혁신적인 어떤 것도 조금만 지나면 평범해져 버리죠. 좀 더 좋은 서비스가 개발되면 금방 옮겨가 버리고요. A은행은 송금하는데 3단계를 거치는데 B은행은 4단계를 거친다? 바로 불만이 나옵니다. 이렇다 보니 우리 은행들도 기술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고객 눈높이를 맞춰야 하니까요.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NH농협은행 본사.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NH농협은행 본사. 사진=NH농협은행 제공

◆ 디지털 전환 비교의 어려움

우리나라 은행권이 모든 디지털 전환 부문에서 해외 은행들을 앞서는 건 아니다. ‘디지털 전환’은 꽤 추상적인 개념이어서 전체 비교를 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광풍급으로 불고 있는 대고객 서비스 고도화 부문에서는 확실히 중국과 한국이 앞선 모습을 보인다.

국내 은행권과 해외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비교가 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집중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은행권에선 대고객 서비스 중에서도 지급 결제와 송금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됐던 것과 달리, 해외 선진 금융권에서는 백오피스 업무 효율화에 집중한 곳들이 더 많았다. 고객 제일주의이냐 시스템 제일주의이냐에 따른 차이였다.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 부장은 말한다. “미국은 좀 더 재밌습니다. 여기는 종합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어느 한 섹터에 꽂히면 그 분야에 집중해 판 다음 다른 섹터로 넘어가는 식인데 미국은 전체 분야를 고르게 업그레이드하는 편이에요. 우리가 크게 발전한 섹터에서 보자면 미국이 참 느리게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섹터에서 보자면 그렇지 않은 겁니다. 예를 들면 우린 이제 지급 결제와 송금을 넘어 상품 쪽으로 디지털 전환 포커스가 옮겨 가고 있는데 미국은 상품 디지털 전환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습니다.”

◆ 위성앱 같이 가는 투트랙 전략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통합금융플랫폼 ‘NH스마트뱅킹 ONE UP’을 출시하며 개별 운영되던 5개 앱 서비스를 통합했다. 통합금융플랫폼 출시를 통해 대고객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전환점을 맞았다고 생각되는 만큼, NH농협은행은 올 하반기나 내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 역량을 상품 개발 쪽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은 ONE UP 앱에 통합된 서비스 앱들을 여전히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이 통합금융플랫폼 SOL 앱을 출시하며 나머지 앱들을 정리한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NH농협은행은 ONE UP 앱 출시 이후에도 5개 앱을 업데이트하는 등의 유지작업을 진행했다.

강 부장은 말한다. “전문용어로 위성앱이라고 합니다. (위성앱 서비스를 통합한) 메인앱 론칭 이후 메인앱과 위성앱을 동시에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메인앱만 남기고 나머지 위성앱을 소멸시킬 것인지는 전략의 문제예요. 전자를 투트랙, 후자를 원트랙 전략이라고 합니다. 어느 걸 선택할지는 말 그대로 전략의 문제입니다. 언뜻 보면 원트랙 전략이 효율적일 것 같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메인앱만 남겨두다 보니 콘텐츠가 가중돼 앱이 무거워질 수 있어요. 당장은 최적화시킨다고 해도 앞으로 어떤 콘텐츠가 더 추가될지 모르잖아요.

또 콘텐츠가 한 앱에 몰려 있다 보니 좋은 콘텐츠임에도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앱 회원 수를 유지하고 시장에 어필하는 데에도 투트랙이 원트랙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강 부장은 앞으로도 투트랙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말한다. “지금은 변화가 너무 빨라 예측이 어렵습니다. 저는 5년 뒤 예측도 힘들다고 봐요. 장기적으로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겠다 안 하겠다 지금 말하는 게 의미가 없는 거죠. 그때그때 상황과 트렌드를 확인해 최적의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고객들은 간편성을 더 많이 요구하고 있으니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는 게 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는 모르죠.”

◆ 고객 기대치 항상 뛰어넘어야

NH농협은행은 최근 조직 문화 혁신과 전사적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상당히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별도 집무실을 마련하고 주 1회 출근하고 있다. 심지어 이 행장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 내에서는 은행장이란 직함 대신 ‘디지털 익스플로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거대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좀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NH농협은행이 목표로 하는 ‘완성형 디지털 전환’ 수준은 어떤 모습일까? 강태영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 부장은 말한다. “디지털 전환에 완성형이란 건 있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은행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편의성도 고객 경험치에 따라 계속 그 수준이 바뀌잖아요. 고객 기대치도 바뀌고요. 어떤 디지털 전환 수준을 목표로 한다기보다 우리가 다른 은행 대비 항상 가장 앞서고 또 최신을 주도해 가는 게 목표입니다. 계속 올라가는 고객의 기대치, 그 기대치를 항상 뛰어넘는 것도 목표이고요. 앞으로도 은행권 디지털 전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겠지만, 그래도 계속 선두그룹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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