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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에 푹 빠진 최태원 SK 회장
사회적 가치에 푹 빠진 최태원 SK 회장
  • 김병주 기자
  • 승인 2019.07.03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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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첫 민간 주도의 사회적 가치 페스티벌이 개최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주인공은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대기업 총수인 그가 사회적 가치에 빠진 특별한 이유를 소개한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뉴시스]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이 스마트폰으로 강연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이 스마트폰으로 강연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5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은 엄청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조연설, 패널 토론 등의 메인 행사가 열린 비스타홀을 포함해 각각의 프로그램이 진행된 4개 홀에는 주최 측 예상 참여인원이었던 2,000명 보다 2배 많은 4,000여 명이 들어차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선 오프닝 세션 ‘Paradigm Shift :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를 시작으로 20여개의 각종 세션이 진행됐다. 하지만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모든 참가자들의 이목을 한 번에 사로잡은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 된 최태원

그의 사회적 가치 사랑은 익히 알려진대로다. 일각에선 그를 사회적 가치 전도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의 사업 정관에 사회적 가치 추구를 포함시키고,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내왔다.

이번 소셜 밸류 커넥트행사 그의 이 같은 오랜 애정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기회였기에 참가자들 뿐 아니라 언론, 업계 관계자들은 최태원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오전 10시 오프닝 세션이 진행되는 내내 자리에 앉아 발표 내용을 경청했다.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강연을 녹화했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질 때 마다 고개를 끄떡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프닝세션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최태원 회장은 이번 행사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끼리만 함께 하는 것보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결과물이 바로 오늘 이 자리죠. 다행스럽게도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줘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 같은 뜨거운 호응은 곧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부족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최태원 회장은 오프닝 세션 종료 이후에도 오후까지 현장에 남아 행사 참가 기관 및 사회적 기업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 전시 부스를 둘러보는 등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을 가졌다. 최 회장은 이제 사회적 가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SK뿐 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은 돈을 얼마나 더 벌었느냐만큼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는 SK그룹 차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외부 기관에 널리 알리겠다는 본연의 목적을 일정부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뿐만 아니라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학계부터 행정안전부, 코트라 등 정부 부처까지 이번 행사에 참여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특히 파타고니아, 마이크로소프트, 롯데마트 등 기업들이 함께한 것도 주목해 볼 만한 부분 중 하나였다.

SK그룹과 소셜밸류 커넥트 사무국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단발성 이벤트에 머무르지 않고 매년 행사를 개최해 사회적 가치 분야의 우드스탁(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락페스티벌)’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자신감의 기저에는 사실상 행사의 기획자이자 주최자인 최태원 회장의 의지와 관심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사회적 가치에 푹 빠지다

그렇다면 최태원 회장은 왜 사회적 가치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사실 재계의 대다수 총수들과 기업 CEO들도 저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또는 CSV(공유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언급하곤 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활동은 결국 기업과 개인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목적에 국한되고 만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행보는 일반적인 기업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소셜밸류 커넥트 뿐 아니라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개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소위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것 등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그는 사회적 가치라는, 어찌보면 추상적인 개념이 갖고 있는 실질적인 힘과 영향력에 주목해왔다. 사회 이면에 뿌리내려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바로 사회적 가치에 있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사회적 가치의 힘을 이렇게 묘사했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를 라는 동물에 비유해보겠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 소위 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건대 정부라는 이름의 사자가 큰 덩치를 이용해 겁만 주고, 기업들이 마치 로 빙의해 시끄럽게 짖기만 해서는 쥐를 잡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빠른 고양이라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저는 라는 문제를 잡을 수 있는 고양이의 역할을 다름 아닌 사회적 기업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쥐가 숨어있는 구석구석을 뛰어들어갈 수 있는 고양이처럼, 사회적 기업이야 말로 곳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죠.”

그가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최태원 회장의 선친인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존재가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

최종현 회장은 재임시절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이념을 경영철학의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사실 이는 그가 회사를 이끌었던 1970~80년대를 함께한 기업 CEO 대다수가 대내외적으로 공표했던 철학이기도 했다. 회사를 잘 운영해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사업보국을 위해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전략을 수립해 이를 실행에 옮겼다.

최종현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의 방식은 조금 남달랐다. 제품 혹은 기술을 팔아 나라의 곳간을 채워보겠다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최종현 회장은 인재양성’, 다시 말해 사업보국이 아닌 인재보국(人才報國)’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지금도 여전히 각종 장학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이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장수 퀴즈프로그램 장학퀴즈40여 년째 단독 후원하고 있는 기업 역시 SK그룹이다.

[사진=DB] 지난 2월 개최된 '최종현 학술원 출범 기념 컨퍼런스'에서 최태원 회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DB] 지난 2월 개최된 '최종현 학술원 출범 기념 컨퍼런스'에서 최태원 회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자연스레 최태원 회장은 후계 경영수업을 받으며 이같은 선친의 철학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역시 인재보국이라는 선친의 경영철학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선친 타계 후 SK그룹 회장직을 이어받은 최태원 회장은 자연스레 아버지의 철학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었다.

사회적 기업에 눈을 뜨다

지난 1998년 최태원 회장은 선힌 최종현 회장이 설립한 비영리 공익 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이사장에 취임한다. 이후 비영리 조직을 운영하면서 하게 된 다양한 고민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그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가장 큰 고민은 재원 마련이었다. 재단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한데, 대다수 비영리 조직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물론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자체 자산, 기부금, 사업 수익 등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다른 비영리 재단과 마찬가지로 결코 쉽지 않았다.

그의 고민은 비단 비영리 재단에 국한한 것은 아니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나아가 일반 기업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사회공헌(CSR)활동의 실효성에도 관심을 가졌다.

사실 기업의 CSR활동이 생색내기혹은 구색 맞추기에 머무른다는 지적은 꽤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특히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 혹은 기업 CEO의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CSR활동을 확대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목격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심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최태원 회장도 아마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사회적 기업을 떠올렸다. 최 회장은 과거 자신의 저서를 통해 기업의 CSR활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근본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위 맞춤형 해결사가 필요한데 사회적 기업이 바로 그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했다. 특히 사회적 기업이 단순 해결사의 역할을 넘어 사회적 혁신을 촉발 할 수 있는 이른바 딥 체인저(Deep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기업 규모의 확대를 일컫는 이른바 ‘10만 사회적 기업 창업론을 내세웠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과거 한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 참석해 사회적 기업 10만 개를 육성해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 경제 규모를 현재 국내 총생산(GDP)3%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이렇게 되면 사회적 기업들의 혁신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특히 SK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이를 위해 지난 2009년에는 사회적 기업 육성 자금 500억 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노력의 성과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이스트(KAIST)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 후원을 통한 인재 육성이다. 이는 인재보국이라는 SK의 경영철학에 부합하는 활동이기도 했다.

SK그룹은 지난 2013년 카이스트와 사회적 기업가 MBA 육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청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MBA’는 카이스트 교수진이 직접 수업을 진행해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게 하는 청년 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기업에 특화된 전 세계 최초의 풀타임 석사과정인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가 MBASK그룹은 오는 2021년까지 약 200억 원을 지원한다.

최태원 회장의 관심도 각별하다. 그는 지난 2016년 사회적 기업가 MBA 2기 육성 MOU 체결식에 참석해 변화하는 사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사회를 위한 헌신과 혁신을 겸비한 청년 기업가들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 문제를 함께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청년 기업가들의 성장에 큰 기대와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로서 청년 기업가들을 돕겠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런데 사실 업계에선 사회적 기업가 육성 프로그램보다 다른 프로젝트, ‘사회성과 인센티브에 좀 더 집중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생소한 용어였을 뿐 아니라 무형의 가치를 유형의 돈으로 환산한다는 낯선 개념 때문이었다.

사회성과 인센티브로 지평을 열다

사회성과 인센티브는 사회적 성과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의 혁신 동기를 유발해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시키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쉽게 말해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성과를 화폐단위로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한다는 것이 바로 사회성과 인센티브의 핵심 내용이다.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ess Credit·SPC)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4년 옥중에서 쓴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그가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사회성과 인센티브의 주창과도 면밀히 맞닿아있다.

최태원 회장은 저서를 통해 사회성과 인센티브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회적 기업들 중 높은 지속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을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같은 열악한 현실은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망설이게 하는 주된 요인이죠. 그런데 만약 사회적 기업들이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아마 사회적 기업에 뜻을 갖고 있던 예비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실제 창업도 증가할 것입니다. 쉽게 말해 사회적 기업의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조성 및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진=DB] '소셜밸류커넥트 2019'에 참석한 최태원(오른쪽 네번째) 회장.
[사진=DB] '소셜밸류커넥트 2019'에 참석한 최태원(오른쪽 네번째) 회장.

이미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 혹은 민간 기업 차원의 지원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성과와 관계없이 그저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받는 금전적 지원일 뿐이었다. 상당수 사회적 기업들이 지원금을 올바른 곳에 사용하고 있지만, 지원금을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례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태원 회장 역시 이러한 부정적 사례를 우려하며 단서 조항을 덧붙였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보상을 해준다면 사회적 가치 창출은 외면한 채 보상만 받으려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서 시작된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는 고도화 작업을 거친 후,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라는 행사를 통해 구체화된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일자리창출, 사회서비스 제공, 환경문제 해결, 생태계 문제 해결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사회적 기업들은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를 통해 그동안의 노력을 대내외에 인정받고 금전적 지원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 5월 말 열린 4회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에서도 51의 경쟁률을 뚫은 188개 사회적 기업이 인센티브 지급 대상으로 선정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지급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188개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낸 사회적 성과의 환산 인센티브는 456억 원에 달한다올해는 현금 인센티브 총 87억 원과 특허·법률에 관한 무료 자문 등 비현금성 혜택으로 나눠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년 간 사회성과 인센티브를 통해 측정된 사회적기업의 누적 성과는 1,078억 원, 참여 사회적 기업에 지급된 인센티브는 총 235억 원 규모에 달한다. 지금까지 약 400여개 사회적 기업이 인센티브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기업 한 곳당 평균 27,000여만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물론 이러한 수치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사회성과 인센티브가 가져온 나비효과다. 금전적 보상을 통해 새로운 동기가 부여되고, 이를 통해 혁신 성장이 발현되길 기대한다는 최태원 회장의 바램은 일단 지금까지는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사회성과 인센티브를 받은 사회적 기업을 평가한 결과, 연평균 8%의 매출 증가와 31%의 사회성과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성과 인센티브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부분 호의적이다. 무형 가치 환산 기준을 놓고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제도의 취지나 의미, 지향점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조지 세라핌 교수도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 “SK가 선보인 사회적 가치 추구활동은 기존의 일회성 사회공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전반에 스며든 사회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는 외부를 넘어 SK그룹 및 계열사 전반에도 스며들었다. 일반 사회적 기업 뿐 아니라 SK그룹도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7SK그룹 지주사와 계열사들은 정관에 들어있던 지속적인 이윤창출'이라는 문구를 '사회적 가치 창출'로 대체하며 의지를 피력했다.

그리고 지난 5SK그룹은 국내 기업 최초로 핵심 계열사 3(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공개하며 한 발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줬다.

SK 관계사들이 측정하는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등)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 사회, 거버넌스) 사회공헌 사회성과(CSR, 기부, 자원봉사 실적)의 총 3개 부문으로 나뉜다.

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8SK이노베이션 계열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23,241억 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손실 11,884억 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 원 등으로 측정됐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6189억 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 원 등을 창출했고, SK하이닉스도 경제간접 기여성과 98,874억 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손실 4563억 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 원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SK그룹 계열사들은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 반영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금의 노력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SK그룹 산하 공익 재단 및 법인 역시 기존 사회공헌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대표 공익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의 경우, 사회적 기업가 양성과 사회적 기업 모델 개발이라는 주력 사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우선 로앤컴퍼니, 파머스페이스, 트래블러스 등 10여개 사회적 기업에 지분 투자해 자금 지원을 한 바 있는 행복나눔재단은 향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면 추가 지원을 할 계획이다. SK사회적기업가센터와 연계해 예비 사회적 기업가를 대상으로 사무공간, 창업지원금 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한국고등교육재단과 플라톤 아카데미(인문학 연구 지원 및 전문가 양성)은 다양한 장학 및 학술 사업 지원을 통해 인재 발굴 및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평소 선친께서 보여주신 사업보국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야 말로 내 인생에 주어진 소명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이제 그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가치에서 소명을 찾기 위한 실험에 매진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에 푹 빠진 최태원 회장의 다음 스텝은 과연 무엇일까? ‘사회적 가치 전도사최태원 회장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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