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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 | 1위 빌&멀린다 게이츠

WORLD’S 50 GREATEST LEADERS

  • 기사입력 2019.05.29 14:48
  • 기자명 ERIKA FRY, MATT HEIMER 외 21인

빌 게이츠는 지난해 3월 다시 한번 연단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앞서 몇 달 간 잇따라 중요한 기조연설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제약사들을 상대로 “부자들뿐만 아니라 빈곤층을 괴롭히는 질병에 집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 Andhra Pradesh에서는 소작농의 가치에 대해 설교했다. 아부다비에서는 왕세자와 다른 왕자들에게 글로벌 보건 프로그램을 계속 재정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클리블랜드에서는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를 장려했다.      

현재 세계 2번째 부자이자, 극빈층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 지지자는 나이지리아의 아부자 Abuja에 있었다. 빌 게이츠는 이 모든 연설들을 관통하는 같은 화두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로 ‘인적 자원’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소 록 Aso Rock 대통령 관저 인근의 회의장에 참석한 인사들 중에는 나이지리아 대통령 무하마두 부하리 Muhammadu Buhari도 있었다. 아울러 입법부 고위관리들부터 주지사들, 재계 지도자들에 이르기까지 정부 관계자가 총출동한 듯 보였다. 이들은 모두 동명의 재단을 통해, 이제까지 나이지리아에 16억 달러를 아낌 없이 기부한 이 남자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빌 게이츠 & 멀린다 재단은 두 달 전, 나이지리아가 일본에 갚아야 할 채무 7,600만 달러를 대신 떠안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 나라가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빌린 돈이다. 그 동안 성과는 눈부셨다. 나이지리아는 2012년 당시 전 세계 소아마비 발병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수치는 이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좋은 일을 계속 하자”는 취지의 연설을 하기 위해, 그곳을 찾은 게 아니었다. 그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참가자들에게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하고, 최다 인구(1억 9,000만 명)를 자랑하는 당신들의 나라가 칼 끝에 서 있다”고 상기시킨 것이다. 게이츠는 이어 “나이지리아 아이 3명 중 한 명은 고질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나라는 만성 영양부족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산모사망률이 높아 “아이를 낳기에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한 곳”이 되고 있다. 또 나이지리아 농촌 지역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적절히 읽거나, 쓸 줄 모른다. 주요 의료시스템도 “완전히 망가졌다”는 게 게이츠의 경고다.         
 
가혹한 현실에 대한 그의 설명은 계속됐다. 게이츠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산유국 나이지리아는 “브라질과 중국, 멕시코처럼 빠르게 소득 중상위 국가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미 있는 다른 모든 지표로 보면, 이 나라는 여전히 빈곤국에 가깝다: 일례로, 기대수명은 53세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저소득 인근 국가들보다도 9년이나 적은 수치다. 게이츠는 “앞으로 바뀌지 않으면, 나이지리아는 위험한 미래를 맞게 될 것”이라며 “그래서 국민들의 건강과 교육, 경제적 기회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중들에게 “당신들이 항상 나를 매우 친절히 대했기 때문에,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예의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자신이 미리 준비한 연설에서는 다소 벗어난 내용이었다. 하지만 게이츠는 자신이 나이지리아 사업가이자 절친 억만장자인 알리코 단고테 Aliko Dangote로부터 배운 “교훈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고테가 그에게 “나는 없는 시멘트 꾸러미를 가진 척하고 파는데 서툴렀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내가 그의 말에서 배운 교훈은 ‘정중한 행동이 더 쉬울 수는 있어도, 발전하기 위해선 현실을 마주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튿날 신문들의 머리기사에 따르면, 그의 연설은 정부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Ngozi Okonjo-Iweala는 “빌 게이츠만이 할 수 있는 연설이었다”고 말한다.
2차례나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역임한 그는 현재 국제백신기구 GAVI 회장을 맡고 있다.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1975년 폴 앨런 Paul Allen과 공동창업했다) CEO를 맡았던 몇 년 전에도, 정부 지도자들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그가 맹렬히 반기를 든 중요한 사례가 있다. 1990년대 미국 정부가 회사를 상대로 반독점소송을 제기했을 때였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났지만 게이츠는 여전히 매우 직설적이었다. 오콘조-이웨알라는 “그는 나이지리아에서도 그랬다.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현재 그의 솔직함에는 다른 중요한 요소가 충만하다: 바로 강력한 목적의식이자, 좀 더 부드러워진 열정이다.  

이 단어는 오늘날 빌 게이츠(63)를 묘사하는데 자주 사용된다. 그는 20세기의 마지막 수십 년 동안, 거만한(때로는 비정한) 약탈적 기업가라는 비판을 종종 받았다.   

영향력 있는 미국인 자선가 레이 채임버스 Ray Chambers는 “게이츠의 ‘목적의식 열정(passion)’—그 대상이 세계 보건 문제에서 그 무엇이 됐든—과 ‘희생자들에 대한 연민(compassion)’은 나란히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한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전략 대사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 몇 년간 UN 사무총장의 말라리아 특사로 활동했다. 게이츠 재단에서 5년간 근무하며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결핵, 생식 보건 프로그램을 총괄했던 내과의사 헬레네 게일 Helene Gayle은 먼저 “결연한(determined)”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현재 시카고 커뮤니티 트러스트 CEO를 맡고 있는 그녀는 이어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 표현은 너무나 상투적이다. 게이츠는 ‘결연한’과 ‘열정적(passionate)’의 중간 정도에 있다. 그가 사명감으로 무장해 있다는 얘기다. 현재 그에게는 ‘불굴의 의지(undeterred)’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엇이 이처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이끄는지 궁금하다면, 그 해답의 상당 부분은 재단 이름(BILL & MERLINDA GATES FOUNDATION) 뒤쪽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아내 멀린다 게이츠(54)다. 

빌이 강력한 영향력을 앞세워 권력자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 멀린다는 힘없는 자들의 진실을 경청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는 이 비밀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공유한다. 종종 잔인하게 억압당한 진실을 듣기도 한다. 보통 부드러운 톤으로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녀의 목소리는 교회 종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멀린다의 정말 비범한 재능은 듣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게일은 2000년대 초반 게이츠 부부와 인도로 떠났던 여행을 떠올렸다. 이들은 당시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다 특히 HIV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만났다. 멀린다는 평소처럼 바닥에 앉아, 여성들의 말을 들었다. 게일은 “많은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멸시 받고 낙인이 찍혔다”며 “그녀가 이 여성들의 사연과 그들이 살아온 삶—그들이 왜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결국 성을 팔아야 했는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기꺼이 그들을 안아주고, 그들을 똑 같은 가치를 지닌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을 경청한 것은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한다.
      
모잠비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게이츠 부부는 외진 시골지역을 방문, 여성들과 아이들에 대한 희망사항을 얘기하곤 했다. 게일은 “그들은 특히 아이들이 원하는 걸 해주지 못하고, 제대로 돌보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토로했다”고 회고한다. “멀린다는 바닥에 앉아, 여자 대 여자로 엄마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는 매우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록펠러 재단의 CEO 라지 샤 Raj Shah도 마찬가지로 게이츠 재단에서 일하고, 설립자 부부와도 자주 여행을 다녔다. 하지만 그에게 가장 인상적인 여행이 있다: 바로 2005년 12월 방문한 방글라데시였다. 당시 정부는 이 유명 부부의 다카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가령, 공항에서부터 고속도로를 따라 그들의 대형 얼굴이 새겨진 입간판을 쭉 세웠다. 하지만 게이츠 부부는 유명한 설사질병 국제연구센터(모든 사람들은 “콜레라 병원”이라 불렀다)를 방문하고자 했을 뿐이었다.            

이 병원은 1960년대 설립됐다. 이후 설사병을 앓는 아이들의 생존법을 연구하는 메카로 오랫동안 인정 받았다. 샤는 “당시 콜레라가 퍼졌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서둘러 지나쳤다. 당신이 콜레라 아기침대를 봤는지 모르겠다. 높이 설치한 그 침대 가운데에는 구멍이 있었다. 그 위에는 파란색 천을 둘렀다. 모두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고 회고한다. 각 침대에는 아이가 있었다. 샤는 이어 “아이들은 계속 설사를 하고 있었다. 침대 밑에는 배설물을 받기 위해 양동이가 있었다. 엄마들은 아이들 옆에 앉아 계속 경구 수분보충(ORSㆍ설사로 인한 탈수증 완화) 요법과 함께, 정화수 및 다른 전해액이 섞인 소금을 먹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ORS 요법은 설사병을 앓는 아이들의 탈수와 사망을 방지한다.

멀린다는 한 엄마 옆에 앉아, 스푼으로 아이를 먹이는 걸 돕기 시작했다. 다카에서 태어난 한 여성과 댈러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다른 여성은 통역을 통해, 그들이 저녁으로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이야기했다. 멀린다가 모두와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샤가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는 대화를 잠시 멈추더니 “내 기억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분명 ‘내 가족들도 쌀과 콩을 먹었어요!’라고 말한 걸 기억한다. 그게 바로 그녀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그녀와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매우 활동적인 인물과 강력한 영향력이 결합됐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잘 보여준다.
  
1995년 1월부터 2017년 말까지, 이들 부부의 이름을 딴 이 자선단체—지난 2000년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합병된 초창기 게이츠 가족 재단도 포함된다—는 계산하기도 힘든 455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기부했다(필자가 혹시나 해서 재단에 설립 초기부터 그들이 집행한 모든 기부금의 회계내역을 요청하자, 4만 1,487개 항목으로 구성된 스프레드시트를 보내왔다). 

이 중 450억 달러는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이 가장 성공한 국제적 민관 파트너십으로 평가하는 두 단체를 결성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데 사용됐다. 첫 조직은 앞서 언급한 GAVI다. 이 단체는 그 동안 개도국들이 어린이 7억 명을 대상으로, 예방가능한 질병에 대해 면역접종을 하도록 도왔다. 두 번째는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설립한 더 글로벌 펀드 The Global Fund다. 이 단체는 지역사회와의 자체 협력을 통해, 2017년 한 해에만 HIV 환자 1,700만 명 이상에게 바이러스 치료를 제공했다. 아울러 결핵 환자 500만 명, 1억 명 이상의 말라리아 환자들을 치료했다. 더욱이 이 3가지 질병의 감염예방 건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또한 국가 정부들을 빼면, 이 재단은 세계보건기구에 가장 많은 기부를 한다).          

아울러 게이츠 재단은 글로벌 소아마비 퇴치 프로그램과의 협업을 통해, 이 끔찍한 질병을 거의 근절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오직 2곳에서만, 소아마비 병원체가 야생에 남아있다. 1998년만 해도 이 질병은 125개국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재단의 거의 모든 노력이 그렇듯, 질병퇴치 작업도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정교하게 진행된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는 질병 추적단체들은 숨어 있는 소아마비 병원체를 확인하기 위해, 주요 지역들에 배관하수 시스템을 설치했다. 아울러 특정지역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있고, 그래서 접종 팀이 얼마나 많은 가구를 방문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 위성 데이터를 활용했다.     

게이츠 재단은 고대부터 존재했지만, 오랫동안 방치해온 열대성 질병(NTD)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재까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이 NTD들은 실명부터 빈혈, 수족이 코끼리처럼 엄청나게 붓는 증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 동안 개선이 많이 됐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 7분의 1이 NTD에 시달리고 있다. 재단은 개도국의 보건 시스템을 강화하고, 농업에 새로운 혁신을 도입했다(빌은 다소 낙관적으로 쓴 게이츠노트 블로그 첫 머리에서 “비료에 대한 내 열정을 밝히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재단은 미국 내에서는 교육개혁을 위한 국가적 논의를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자금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지원도 받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 많은 논의들이 있었다(재단은 공교육과 학습법 교육에 해마다 3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심지어 게이츠 부부는 가족 자선사업의 성격과 그 스케일도 바꿔 놓았다. 지난 2010년부터 워런 버핏과 손을 잡고,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살아 있을 때나 사후에 그들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도록 설득한 것이다. 오늘날 약 200가족이 ‘기부 선언’이라는 적절한 명칭의 이 운동에 동참했다.       

워런 버핏은 전화 인터뷰에서 게이츠 부부에 대해 “그들의 모든 행동은 상승효과 (multiplier effect)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부부와 수십 년간 절친 사이다. 물론 버핏 자신도 사재를 쾌척하며, 이런 승수효과에 일부 일조했다. 게이츠 재단에 버크셔 해서웨이 B주 50만주를 기부한 것이다. 당시 가치로 16억 달러에 이르는 선물이었다.   

게이츠 부부가 지난 3월 시애틀에서 포춘과 인터뷰를 진행한 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게이츠 부부가 지난 3월 시애틀에서 포춘과 인터뷰를 진행한 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춘US

그러나 빌 & 멀린다 게이츠의 영향력은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버핏은 그가 초창기 가졌던 생각을 떠올렸다. 그는 “이 부부는 상승효과를 낳는다. 특히 둘의 시너지까지 더해진다. 그들은 스타일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목적의식에 따라 행동한다”며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단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맞다.”

게이츠 부부처럼 지칠 줄 모르게 글로벌 보건문제에 집중해온 그룹 U2의 리더 보노 Bono는 “그들은 매우 결과 지향적이다. 따라서 대부분 사람들은 게이츠 부부가 없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없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그가 에이즈 퇴치를 위해 벌이는 (레드) 앤드 원 (RED) and ONE 캠페인은 이들 부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보노는 이어 “내가 아는 한, 게이츠 부부가 자신들의 수입(income)에 갖는 유일한 관심은 ‘삶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그 돈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outcome)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은 인정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저절로 인정을 받게 된다. 그들은 무대를 만들고, 사진사를 고용한다. 하지만 결과에 너무나 집중한 나머지, 때로는 자신들이 그 사진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지난 20년간 게이츠 부부의 노력은 수억 명의 삶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후원하는 연구가 ▲에이즈 ▲다제내성(multidrug-resistant) 결핵 ▲말라리아▲ 방치성 열대질환 ▲ 독감을 예방 및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수십억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그들이 여성의 지위를 향상하고, 위생시설을 제공하고, 농업을 장려하고, (교육 기회 증진과 함께)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벌이는 일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런 모든 이유로, 포춘은 게이츠 부부를 2019년 세계 50대 지도자 1위로 뽑았다. 이들을 선정한 것은 매우 독특한 사례다. 분명 이 부부가 발휘하는 리더십의 위력은 ‘쌍발총(double-barreled)’처럼 배가되기 때문이다.       

게이츠 부부의 리더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장실을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된다. 물론 필자의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이 지구상에서 변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빌 게이츠만큼 흥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무려 45억 명이 ‘안전하게 관리된 위생시설’을 누리지 못한다. 아울러 9억 명(대부분 시골지역)이 여전히 노상에서 용변을 본다. 이런 세상에서 안전하고, 합리적인 비용에 누릴 수 있는 독립 분뇨처리장치—흐르는 물이나 하수도가 필요 없다—는 공중보건 정책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빌은 이런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다시 한번 연단에 섰다. 작년 11월 ‘개량 화장실 엑스포’ 참석 차 베이징으로 날아간 것이다. 그의 옆에는 좀 더 작은 연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공유하는 요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 연단 위에 인분을 담은 항아리를 올려 놓았다. 게이츠는 “이 작은 똥 덩어리에 200조 개의 로터 바이러스, 200억 개의 이질균(痢疾菌), 10만 개의 기생충 벌레알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청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졌지만, 이 항아리는 치명적인 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실제로 개도국에서는 대량살상 무기나 마찬가지다. 콜레라와 장티푸스, 이질, 간염, 설사병 같은 전염병이 끊이지 않고 발병한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 화장실 엑스포는 기발한 시제품들의 전시장이었다. 빌은 “위생의 역사에서 거의 200년 만에 이뤄진 가장 중요한 진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게이츠 재단은 이제까지 화장실 개선노력에 2억 달러 가량을 투입했다.    

그러나 빌과 멀린다가 지난 3월 시애틀에서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설명했듯, 개량 변기는 억압에서의 해방을 상징했다. 화장실은 소녀 및 여성들의 건강과 직결됐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경제권 강화로 이어졌다. 유니세프의 통계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여학생 10명 중 한 명은 생리기간에 학교를 가지 않는다. 또 많은 학생들이 생리가 시작되면 학교를 중퇴한다. 멀린다는 “5~6일씩 학교를 빼먹으면, 그 아이들이 얼마나 학업에 뒤처지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때로는 폭력 위협이 여성이나 소녀들의 공중화장실 사용을 가로막는다. 보통은 여성들이 아이들을 화장실에 데려가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지만, 이런 관행은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녀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이 모든 지점 사이에 “선을 그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이런 유기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우리가 단지 건강 차원에서 위생의 중요성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이미 한번 놓친 기회와 과제들을 이해하는 데 또 실패할 것이다. 우리가 그 동안 배운 교훈은 성(姓)과 관련된 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슈들은 특정 집단과 구체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멀린다가 개도국을 20년간 다니며 발견한 것처럼, 인적 자원을 제한하는 거의 모든 것에는 어느 정도는 젠더와 관련된 문제들이 있다. 분명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결혼 여부와 시기, 임신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여성들의 권리다. 전 세계 상당 지역에서, 여성들은 이 2가지 선택권을 박탈당했다. 이로 인해 전 세대에 걸쳐 매우 심각한 결과가 나타났다.    

^댈러스의 가톨릭 여고(졸업생 대표를 지냈다)를 다닌 멀린다는 생활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천주교도다. 그녀는 여성들에게 피임을 제공하는 가족계획 노력을 기울이다, 일부의 저항에 부딪혔다. 하지만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는 UN 재단의 선임 연구원 지타 라오 굽타 Geeta Rao Gupta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가족계획에 대한 게이츠 재단의 입장은 ‘필요한 요구를 충족하는 것(meeting unmet need)’”이라고 설명한다.   

라오 굽타는 이어 “이 노력은 개도국 여성들에게 아이를 적게 낳으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부연한다. “여성들은 단지 스스로 출산을 통제하고자 한다. 피임을 원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할 능력과 도구(전 세계의 다른 여성들은 사용할 수 있다)를 갖지 못했다.”  

이런 간극을 메우는 일은 단순히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장벽을 이해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물론 이런 걸림돌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라오 굽타는 “멀린다가 발견한 사실은 여성들에게 피임약을 제공할 때 공급 및 택배 측면에서 장벽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사회가 이 아이디어(피임약 제공)에 열려 있을 때조차,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한다. 그녀 또한 경제권 강화에 초점을 맞춘 ‘소녀 및 여성을 위한 3D 프로그램’ 재단을 설립했다.   

게이츠 재단의 CEO 수 데스먼드-헬만 Sue Desmond-Hellmann은 “다른 젠더 문제들도 있었다. 가령 출산 결정이 교육, 그 다음에는 아이의 사망률과 연결되는 이슈들이다. 결국 5세 미만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엄마의 교육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과학자 겸 의사인 그녀는 UC 샌프란시스코 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기꺼이 실시하는 것처럼, 남자와 여자 아이들의 교육에 투자하면, 엄마들의 미래와 그 아이들의 건강에 투자하는 셈이다.” 

멀린다는 듀크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으로 학사학위와 푸쿠아 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했다. 이후 9년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 그녀는 성별 장벽에 대한 데이터를 신중하게 연구했다. 구할 수 없는 데이터는 자신의 재단에 의뢰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몸소 체험을 통해 직접 파악했다. 사람들을 접촉하며 서서히 터득한 것이다: 그녀는 인도 자립집단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방글라데시아부터 인도네시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의 소녀 및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와 당시 17세 된 딸 젠 Jenn은 탄자니아의 엠부유니 마을에 있는 마사이 족 부부의 ‘염소 막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깨달음을 얻었다(아들 로리 Rory와는 말라위에서 홈 스테이를 했다).         

멀린다는 “우리가 처음부터 재단으로 시작했던 건 전혀 아니었다”며 “대신 마지막 6~7년간 우리는 정말 이 성별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젠더와 글로벌 보건, 기회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멀린다가 4월 출간한 신간 ‘고양의 순간(The Moment of Lift)’의 주제이기도 하다. 책 내용이 때로는 너무나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주제는 낙관주의다(게이츠와 관련된 모든 것이 그렇게 보인다): 멀린다가 책에서 기술한 바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낙관주의를 인간을 바닥에서 구해내고 ‘인간들에게 고양의 순간을 선사하는’ 무한한 기회로 보고 있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전 CEO 피터 샌즈 Peter Sands는 “정말 인상적인 것은 빌과 멀린다 모두 ‘이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전염성 강한 낙관주의를 전파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 더 글로벌 펀드의 상임 이사를 맡고 있다. “인간애는 무언가를 혁신하고, 차분히 사고하고, 적절한 행동 방식을 찾을 수 있는 엄청난 역량을 갖고 있다. 당신이 잠깐만이라도 그들과 시간을 보내면, 그들은 계속 ‘다음에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라고 물을 것이다. 주변사람들에게 촉매 작용을 하고, 영감을 주는 아주 멋진 행동이다.”

게이츠 부부는 이처럼 긍정적인 시각이 ‘사명’ 수행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인정한다. 그리고 거의 모든 대중연설과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런 낙관론을 적극 전파한다. 멀린다는 지난 3월 시애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낙관주의는 우리가 하는 일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현실을 알고,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세계가 좋아질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세상이 살기 좋아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2000년과 비교하면, 오늘날 태어나는 아이들이 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은 절반으로 줄었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도 이전보다는 상황이 좋아졌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발전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 믿음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우리의 여정에 동참할 것이다. 우리의 여정은 혼자 떠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파트너들이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혜택을 볼 새 백신이나 신기술을 만들 수 있다”.      

빌 게이츠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낙관주의는 특별히 (정치적으로 말해) 내부 지향적 곳에서 중요하다. 현재 많은 기관들의 믿음이 크게 떨어지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은 오랜 시간을 요한다”며 “실제로 HIV 백신만 해도 15년 넘게 노력을 해왔다. 완전한 해결을 위해선 앞으로 10년이 더 걸릴 것이다. 총 25년이 소요되는 셈이다. 말라리아 근절은 일이 잘 풀려도, 앞으로 20년은 더 필요하다. 소아마비 퇴치 노력은 1988년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이 돼서야 비로소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말 긴 여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도록 끌어들이는 건 어려운 과제다. 특히 말라리아 퇴치에서 볼 수 있듯, 많은 기부자들이 이런 노력의 초기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사람들을 동참시키는 데 있어, 낙관주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멀린다는 “우리는 가능한 것을 믿어야 한다. 그건 결코 순진한 낙관주의가 아니다. 대신현실적인 낙관주의다. 우리는 미래를 꿈꾸기 위해 노력한다. 리더들이 회사나 미션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꿈꾸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가치를 누리도록 하는 게 사명이다”라고 설명했다.

낙관주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매우 훌륭한 증거는 르완다에서 찾을 수 있다. 원래도 가난했던 이 동부 아프리카 나라가 대학살에 의해 완전히 파괴된 지 25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재 르완다에서는 가능성에 대한 사례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보건부 장관을 지낸 의사 아그네스 비낙와호 Agnes Binagwaho와 다른 이들의 주도 하에, 이 나라는 의료 인프라와 1차 진료, 대규모 소아 예방접종, 산모 건강관리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게이츠 재단과 GAVI, 더 글로벌 펀드, 헬스 인 파트너스 Partners in Health—르완다에서 수년간 거주한 폴 파머 Paul Farmer가 공동 설립한 단체다—같은 단체들은 이런 노력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했다. 하지만 국가 스스로가 혁신과 발 빠른 대응을 이끌었다. 그 사이, 유아사망률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최고 수준에서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처럼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자, 파머는 이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아카데미 센터를 설립했다. 바로 글로벌 보건 평등 대학이다(비낙와호가 부총장에 선임됐다). 하버드대학에서 글로벌 보건 및 공중 의료를 가르치는 파머는 결핵 치료 분야의 저명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데스먼드 헬만은 “우리는 많은 곳에서 그런 결과를 보고 있다: UN 기구, 비정부기구 등과 협력하며 의료 인프라에 투자하는 정부의 실제 사례들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들이 미래를 개척하는 요소는 젊은 세대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단지 르완다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에디오피아와 방글라데시 등지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게이츠 부부는 “계속 지속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다른 모든 보건 전문가들도 거의 같은 의견이다. 엄혹한 현실은 나이지리와 마찬가지로 르완다도 칼날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 말라리아와 결핵, 에이즈, 열대성 질병을 퇴치하려는 노력이 늦춰지거나 정체된다면, 또 질병 발생이 안정권에 접어들지 못하면, 결국은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 세대의 아이들은 설 땅을 잃게 된다. 

현재 게이츠 부부가 더 글로벌 펀드에 대한 기부를 강화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은 또 오는 10월, 3년 주기로 열리는 펀드 모금 행사와 그 이후에는 GAVI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다. 더 글로벌 펀드와 GAVI는 외부에서 게이츠 재단의 수족 같은 역할을 한다. 게이츠 부부는 다른 어떤 단체보다, 보건서비스를 공급하는 이 두 조직의 지원에 가장 많은 기부를 했다.     

워런 버핏은 마지막으로 “그들은 살면서 원하는 건 다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둘 모두 단지 돈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그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ead Writers: ERIKA FRY, MATT HEIMER

 

Writers: EAMON BARRETT, KRISTEN BELLSTROM, JONATHAN CHEW, GEOFF COLVIN, SCOTT DECARLO, RYAN DEROUSSEAU, EMMA HINCHLIFFE, ARIC JENKINS, CARSON KESSLER, BETH KOWITT, ADAM LASHINSKY, CLIFTON LEAF, MICHAL LEV-RAM, POLINA MARINOVA, MCKENNA MOORE, SY MUKHERJEE, ALAN MURRAY, AARON PRESSMAN, J.P. PULLEN, JONATHAN VANIAN, CLAIRE ZIL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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