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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P&G 타이드 포드 세제의 진짜 도전
[포춘US]P&G 타이드 포드 세제의 진짜 도전
  • JAKE METH 기자
  • 승인 2019.05.03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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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화려한 디자인의 이 캡슐세제는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엄청난 히트작이 됐다. 하지만 동시에 전염병처럼 아이들에게 해를 끼쳤을 수도 있다. 과연 P&G와 업계는 제품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한 것일까?

벨라 맨실라스 BELLA MANCILLAS가 물구나무 서기를 하고 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여덟 살 소녀가 유쾌하게 놀면서 옆으로 재주를 넘고 다리 찢기를 하는 장면은 결코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엄마 케이티 맨실라스 Katie Mancillas의 설명대로, 벨라는 거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벨라가 두 살이던 6년 전, 그녀는 응급실로 실려갔다. 구토가 너무 심해 폐 속으로 흡입한 유동액이 그녀의 기도를 막았기 때문이었다.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안돼 벨라는 숨을 멈췄고, 잠시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케이티는 여동생에게 “정말 아이가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벨라가 거의 죽음에 이를 뻔한 원인은 고약한 위 바이러스나 독성 살충제가 아니었다. 케이티에 따르면, 미국 가정에서 점점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형색색의 물렁물렁한 캡슐이었다: 바로 P&G의 타이드 포드 Tide Pod 세제다.         

샌디에이고 교외에서 거주하는 케이티 맨실라스는 그녀의 대가족을 위해 인근 빨래방에서 자주 세탁을 했다. 그녀가 처음 캡슐세제-휴대가 간편한 고농축세제로 당시 막 출시된 상황이었다-를 봤을 때, 쓸모가 있는 편리한 제품이라 생각했다.   

케이티는 2012년 11월 17일 코스트코에서 처음으로 타이드 포드 한 박스를 구매해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부엌 조리대 한쪽에 놨다. 그녀는 그 상자가 투명 플라스틱이었다고 기억한다.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뚜껑이 열렸다. 케이티는 “식료품 짐을 풀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벨라가 상자를 열고 입 속으로 캡슐세제를 넣으려 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엄마가 가로채기 전에 세제를 덥석 물었다. 케이티는 “영락없이 캔디처럼 보였다. 그녀가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즉시 독성 통제센터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벨라에게 32온스(약 900ml)의 물을 먹이고, 그녀가 거품을 토하기 시작하는지 30분간 지켜보라는 지시를 들었다. 케이티는 “27분이 지나자 분출성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며 “아이가 정말 거품 기계에서 나오는 거품을 뿜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케이티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벨라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걸 봤다. 당시 의료진은 그녀의 목 안에 가득한 거품 사이로 호흡관을 삽입하려 애를 썼다. 그들은 벨라의 기도 내로 삽관을 한 후, 소아과병원으로 옮겼다. 그녀는 이 곳에서 의학적으로 일시적 혼수상태(medically induced coma)에 빠졌다. 그래야 의료진이 그녀의 폐에서 세제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케이티가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벨라는 즉흥적으로 체조 루틴 동작을 선보인 후 소파에서 엄마 옆을 파고든다. 벨라의 밝은 태도-그녀의 티 셔츠와 백팩, 노트북을 덮은 반짝거리는 색깔에서도 잘 드러난다-는 곧바로 침울해진다.
   
당시 케이티는 딸이 다시 깨어날지 알 수 없었다. 2주 후 벨라는 극적으로 자가호흡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그녀는 걷고 말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했다. 또 그 사건 이후 자주 아팠다. 의사는 그녀의 폐 손상이 지속된 탓으로 추정했다. 가장 심각한 후유증은 눈에서 나타났다. 벨라는 현재 눈이 삐뚤어진 사시(斜視)의 일종을 겪고 있다. 의사들은 사고 당시 겪은 산소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제대로 읽고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눈 수술은 두 차례나 받았고, 어쩌면 세 번째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벨라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그 순간은 걱정 없는 천진한 아이가 아니라, 세파에 찌든 어른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

타이드 포드는 181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소비재 거물 P&G에서도 분명 가장 성공한 혁신 제품 중 하나다. 아울러 가정용품 분야의 베스트셀링 브랜드로, 거의 하루 밤 사이에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8년 전만 해도, 캡슐형 액체 세제는 미국 내 매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 이 제품들은 빨래세제 시장에서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매출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타이드 포드와 또 다른 인기 브랜드 게인 플링스 Gain Flings의 제조사 P&G는 현재 이 시장의 79%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빨래 세제의 성공을 이끈 디자인 요소들-간결함과 쉬운 접근성, 멋진 외양-은 치명적인 결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 아이들과 치매 노인들이 이 제품을 사탕으로 착각해 먹으려고 하는 일이 너무 자주 벌어진다. 그리고 이런 사고가 터지면, 그 어떤 세제와 가정용 청소용품보다 더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캡슐세제의 위험은 이 제품이 지난 2012년 북미에서 출시된 직후부터 곧바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어린 아이들이 빨래세제 때문에 상해를 입어 응급실을 방문한 횟수가 3배 이상 늘었다. 2,862건에서 9,004건으로 급증한 것이다.       

물론 상해의 상당수는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24시간 내에 해결이 된다. 그럼에도 미국 독성 통제센터협회(AAPCC)에 따르면, 포드 제품은 세탁 세제와 관련된 모든 주요 상해의 80%를 차지한다. 반면 시장점유율은 16%에 불과하다. 벨라와 같은 드문 사례에서처럼, 장기간 합병증이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명백히 캡슐세제와 관련이 있는 사고로 인해, 미국에서 9명-두 살 미만의 유아 2명과 7명의 치매 노인-이 사망했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런 위험을 이 정도까지 인식하는 건, 역설적으로 어처구니 없는 인터넷 트렌드 덕분이다. 2017년 말 10대 청소년 몇 명이 타이드 포드 챌린지 Tide Pod Challenge로 알려진 기이한 SNS 광풍 속에서, 직접 캡슐세제를 먹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문화적 사건으로 인해, 캡슐세제 음독은 무책임하기만 하고 치명적인 ’자해 부상‘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현재 널리 퍼진 캡슐세제가 초래한 상해 가운데, 이 무모한 도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불과하다.     

P&G와 다른 세제 제조업체들은 급증하는 사건 숫자에 놀라고, 한편으로는 규제당국의 압력을 받아 이 제품을 한번 이상 수정했다. 하지만 캡슐세제 디자인과 외부 포장을 수 차례 변경하고, 업계 전반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지난 7년간 브레인스토밍과 테스트를 거쳤음에도 상황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독성 통제센터에 걸려온 신고 전화와 응급실 방문 횟수를 따져보면 특히 그렇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어린 아이들의 캡슐세제 중독으로 인해, 독성 통제센터에 신고된 건수는 연 평균 1만 1,568건으로 급증했다. 이 제품이 미국 시장에 전면적으로 출시된 첫 해다(캡슐세제와 관련된 신고나 노출 대부분은 심각한 상해와 직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통계는 캡슐세제가 공공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인구기반 데이터라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세제로 입은 상해는 다른 부상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최근 통계를 구할 수 있는 2017년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 중 캡슐세제에 노출된 35%가 결국 병원 시설에서 치료를 받았다. 캡슐세제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빨래세제와 가정용 청소제품의 경우, 그 수치가 16%에 그쳤다.      

소비자 보호단체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좋은 의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화려한 색의 ’방안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 /*역주: 모두가 말하지 않지만 알고 있는 문제/와 마주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주장한다: 소용돌이 무늬의 알록달록한 디자인으로 인해, 작은 캡슐세제가 영락없이 사탕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미 전국아동병원의 상해 연구 및 정책센터 책임자 게리 스미스 Gary Smith는 “제조업체들이 스스로 모든 캡슐세제의 외양을 좀 더 무미건조하고 덜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P&G와 여타 세제 제조업체들은 다른 상해 기준을 제시한다. 즉, 그런 디자인 변화 없이도 전체 시장 대비 위험 노출도를 떨어뜨려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쉽게 꺼낼 수 없도록 포장을 개선하고, 대중들에게 적절한 안전 습관을 교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P&G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및 소비자정책 담당 부사장 데이먼 존스 Damon Jones는 “아이들이 제품에 완전히 접근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비록 그들이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지만, 업계와 규제당국은 좀 더 적극적으로 안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계획을 전혀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 상대 기업들이 스스로를 규제할 수 있는 엄청난 재량권을 가진 이 시대에, 타이드 포드 딜레마는 시급하면서도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P&G는 인기 있는 이 제품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진정 최선을 다했는가? 캡슐세제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도록 요구하는 법적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업계가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윤리에 기댈 수 있나? ‘개선’을 했음에도 여전히 수천 건의 병원행을 초래하는 이 제품을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어느 지점에서 사고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책임이 끝나고, 소비자들의 책임이 시작되나?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미국 소비자 제품 생태계의 근본적인 진리에 부합한다: 소비자의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기업들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때로 정부 당국이 개입하긴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결정은 보통 기업 리더들에게 귀결된다. 이들은 기업 명성 및 법적 책임 우려와 제품의 성공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P&G는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렸다: 타이드 포드는 안전하다.

프록터 앤드 갬블 같은 소비재 대기업은 현재 힘겨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들은 유명 브랜드 제품들을 엄청나게 팔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소비자들이 몇 달러를 아끼기 위해, 기꺼이 이름 없는 제품들을 구입하는 시대다. 2010년대 초반 들어 이런 문제는 P&G의 성장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전직 직원들은 1946년 탄생한 타이드 브랜드가 딱 그 경우에 해당했다고 말한다. 즉, 대중 상품 분야에서 더 이상 고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P&G는 캡슐세제 덕분에 타이드의 경쟁력을 회복할 기회를 잡았다. 포춘은 타이드 포드 개발과 관련, 9명의 전직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은 그 과정에 대해 일관된 설명을 했다(회사는 현 경영진을 인터뷰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수 차례나 거절했다. 대신 포춘은 캡슐세제의 안전 노력을 총괄하는 고위 간부를 인터뷰했다. 아울러 기업 홍보팀과 수 차례 대화를 나눴다).        
 
일정 사용량을 캡슐에 담아 액상 세제를 파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게 아니었다: P&G와 유니레버는 지난 2011년 현재 제품보다 좀 더 큰 캡슐세제를 유럽에서 팔기 시작했다. 전직 직원들은 “이런 캡슐세제와 정제 형태의 식기세척 세제가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자, P&G는 한층 발전된 타이드 포드가 북미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 확신했다”고 증언한다. 회사는 히트 제품을 기대하고 2004년부터 개발과정에 착수했다. P&G가 훗날 자랑하곤 했던 바에 따르면, 회사는 이후 8년간 직원 75명을 타이드 포드 프로젝트에 배치했다. 아울러 시장 조사에 약 6,000명의 소비자가 참여했고, 최종 제품이 나오기까지 450회 이상의 포장 및 제품 스케치 과정을 거쳤다.   

제품이 최종 모습을 드러내며, 개발 팀은 그 결과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타이드 포드는 손 안에서 갖고 놀기 좋았다. 만지면 탄력이 있으면서도 딱딱했다. 제품 컬러-타이드의 고유 색인 파랑과 오렌지색이 위쪽 흰색을 배경으로 소용돌이 모양을 하고 있다-도 당시 시장에 나와 있던 단색 제품들보다 훨씬 두드러졌다. 그리고 캡슐세제는 투명한 통 안에 담겼다. 그 안에 있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한껏 자랑하려는 의도였다.      

타이드 포드 관련 부서에서 패브릭과 홈 케어 제품 판매를 총괄했던 전 P&G 임원 톰 피셔 Tom Fischer는 “마침내 획기적인 제품을 손에 넣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회상한다.

2012년 2월 출시된 캡슐세제는 즉각 인기를 누렸다. 소비자들은 편리함과 화려한 외양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결과 판매는 급증했다. 제품이 출시되기 몇 달 전 발간된 P&G 연례 보고서에서, 당시 CEO 밥 맥도널드 Bob McDonald는 타이드 포드를 “기존 제품을 쓸모 없게 만드는 혁신”의 사례라고 자랑스럽게 묘사했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3년(액체형 캡슐세제가 미국 시장에 선보인 지 만 1년이 되던 해)부터 2018년까지, 제품 판매는 136%나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빨래 세제 부문은 7% 성장에 그쳤다. 오늘날 캡슐세제는 P&G 전체 빨래 세제 매출 가운데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2012년 타이드 포드 출시와 함께 시작된 TV 광고는 ‘행복감(euphoria)’을 전달한다. 광고에서는 한 여성이 열린 상자에서 캡슐세제를 꺼낸 후, 세탁기 통 안으로 던진다. 보글보글 거품 소리와 캐나다 그룹 <멘 위다웃 햇츠 Men Without Hats>의 경쾌한 ‘팝 고스 더 월드 Pop Goes the World’가 배경 음으로 깔린다. 이 장면은 ‘거품으로 깨끗해지다’라는 광고문구와 함께 끝난다. 하지만 오늘날 이 거품은 P&G가 타이드 포드와 연상시키길 원하는 이미지가 전혀 아니다.  

빨래 세제와 관련된 상해는 캡슐 제품들이 나온 직후 급증했다. AAPCC에 따르면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2011년에는 빨래 세제 노출과 관련해 독성 통제센터로 걸려온 전화는 8,186건에 그쳤다. 하지만 2013년 1만 9,753건으로 치솟았다. 빨래 세제와 관련된 응급실 방문 건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아울러 2013년 이후 매해 최소한 세제 사고의 85%와 응급실 방문의 79%가 6세 미만 어린이와 관련이 있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아동병원 연구소의 아동심리학자 마리아나 브루소니 Mariana Brussoni 는 “타이드 포드는 디자인 그 자체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유아들을 유인하는 이상적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캡슐 세제가 보편화 함에 따라, 유아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그 제품들이 지닌 색깔과 크기, 느낌이 그렇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쉽게 손에 쥐고, 입안으로 넣을 수 있다.” 

브루소니는 특히 1~2세 유아들이 가장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한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만, 아직은 먹는 대상에 대한 분별력을 갖춘 연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나이의 유아들이 무엇을 입 안으로 넣는 행위는 “세계에 대한 작은 실험을 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아울러 젖니가 나는 아픔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보다 좀 더 큰 3세 이상 아이들은 이 과정을 지나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캡슐세제가 사탕처럼 보인다고 인식할 수 있다.  

캡슐세제를 먹은 후 나타나는 가장 심각한 증상들은 벨라 맨실라스가 겪은 고통과 비슷했다: 먼저 유동액이 폐 안으로 대량 유입되며 폐색을 유발한다. 이어 혈액 산소공급을 심각하게 차단, 발작이나 혼수상태 같은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또한 화학적 화상을 입어 심각한 눈 손상을 겪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캡슐세제가 정확히 무슨 이유로 액체세제보다 더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한 가지 이론은 ‘캡슐을 씹으면 내용물이 거의 발사되듯 목 안으로 들어가, 재빠르게 기도를 타고 폐까지 흡수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정은 캡슐세제의 농도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타이드 포드는 유효 성분과 물의 비율이 90:10이다. 반면 액체 타이드 세제는 물 비율이 50%나 된다(의료 관계자들의 원인 규명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법적으로 제조업체들은 모든 성분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캡슐세제가 첫 출시되고 독성 통제센터에 신고 전화가 접수되기 시작하자, 센터들은 액체세제 중독의 규칙을 따랐다: AAPCC 센터장 마크 라이언 Mark Ryan은 “세제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일단 물을 마시게 한 후, 30분 정도 있다가 후속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한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굳이 의료시설 내원을 권고하지 않았다. 

독성 통제센터가 캡슐세제의 심각한 피해를 목격하는 횟수가 점차 증가하며, 이런 규칙은 더 이상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라이언은 자신이 총괄하는 루이지애나 독성 통제센터 신고접수 직원들에게 “증상 발생 5~10분 뒤 즉각 후속조치를 취하고, 특히 호흡 문제를 추적 관찰하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건 환자에게 호흡 곤란 증상이 감지되면, 즉시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하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일부 희생자들은 결코 그런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 오하이오 주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데니스 파워스 Dennis Powers는 그의 딸 로빈의 증언에 따르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친절하고 유쾌한 인물이었다. 해군 예비역 출신으로 오하이오 주립대학 운동 팀(Buckeyes)의 열혈 팬인 그는 1999년 치매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15년 2월 14일까지만 해도 비교적 건강상태가 좋았다. 그날 그의 부인 달린은 타이드 포드가 담긴 주머니와 몇 가지 식료품을 집에 놓고, 다른 물건들을 더 사기 위해 외출했다.    

몇 시간 후 귀가한 그녀는 데니스가 흰색 흔들의자에서 뒤로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의자는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남편 입 안에서는 세제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는 거의 맥박이 없었다. 달린은 911에 전화를 했지만, 응급구조사들이 데니스를 살릴 수 없었다. 결국 현장에서 사망선고를 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67세였다.   

데니스의 부검 보고서는 그가 캡슐세제를 먹는 바람에 질식사했다고 밝혔다. 타이드 포드 주머니에 든 제품 31개 중 5개가 보이지 않았다: 2개는 데니스의 흔들의자 옆 바닥에서, 1개는 물컵 안에서, 1개는 쓰레기 통에서 발견됐다. 모두 누군가 씹은 흔적이 있었다. 보고서는 ‘나머지 1개는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달린은 남편의 사망 5주기 직전 오하이오 변호사 사무실에서 당시 사고를 회상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녀와 딸 로빈은 데니스가 캡슐세제를 먹은 유일한 이유는 사탕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달린은 “그는 소용돌이 무늬의 라이프 세이버 캔디 Life Savers를 먹곤 했다”고 말한다.

오늘날 P&G는 유럽에서 그 어떤 중독 위험도 없었기 때문에, 타이드 포드를 출시할 때 안전에 대해 특별히 걱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북미 법인에서 규제 및 기술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릭 해크먼 Rick Hackman은 “캡슐세제를 출시할 때, 다른 모든 제품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안전 절차를 적용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P&G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 평소와 달리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제품 출시 직후, 위험 노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신시내티 약물 및 독성 정보센터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P&G는 포춘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당시 외부 의료전문가 패널들은 제품이 시장에 처음 나왔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을 권고했다’고 밝혔다(회사는 또한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식기세척 캡슐을 첫 출시했을 때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색깔 전쟁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형형색색의 캡슐세제들이 특히 사탕으로 착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타이드 포드는 3가지 색깔로 이뤄진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사진=포춘US

 

P&G는 신시내티 센터에 데이터 수집을 의뢰한 조치가 캡슐제품이 특별히 위험하다는 우려 때문은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덴버 종합병원의 로키 마운틴 독성 및 약물 센터장 리처드 다트 Richard Dart는 “매우 드문 경우”라고 지적한다. 그는 소비자 안전분야에서 3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만약 미 FDA가 어떤 처방약이 우려된다면, 시장에 출시되는 순간 곧바로 모니터링을 요구할 것”이라며 “하지만 특별히 소비재의 경우, 이런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캡슐세제와 관련된 상해의 급증은 규제 당국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는 2012년 10월 소비자들에게 ‘사탕처럼 생긴 캡슐세제가 갈수록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를 발령했다. 소비재 안전위원회(CPSC)도 2013년 ‘업계가 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자발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CPSC는 광범위한 규제 권한-제품에 대해 의무 리콜을 강제하거나 단독으로 안전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을 가졌지만, 제품이 명백하게 위험한 드문 경우에만 이런 영향력을 사용한다. 로펌 크로웰 & 모링의 파트너이자 CPSC의 전 법률고문 셰릴 폴비 Cheryl Falvey의 말이다. 그녀는 “대신 위원회는 업계와 소비자 보호단체들이 자발적인 기준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비록 자발적이라는 이름이 붙지만 제조업체들은 이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CPSC가 캡슐세제에 조치를 요구한 것은 비교적 드문 사례였다. 폴비에 따르면, 연간 기껏해야 1~2번 벌어지는 일이다.     

다른 제조업체들도 캡슐세제를 생산하지만, P&G는 시장 선두업체로서 주도적으로 상황 에 대처했다. 대부분 관계자들은 “회사가 진지하고, 절박하고, 성실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한다. P&G는 2012년 중반경 이미 캡슐세제 통에 이중 잠금장치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2013년 여름 즈음에는 통 디자인을 불투명하게 바꾸며, 밖에서 훤히 보이는 용기가 사탕통을 닮았다고 지적하는 비판론자들을 달랬다. 그럼에도 중독 사고는 계속 증가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딕 더빈 Dick Durbin(일리노이 주)과 재키 스피이어 Jackie Speier(캘리포니아 주)는 2015년 2월 ’제조업체들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지 않도록 캡슐 디자인을 변경하고, 독성이 덜한 성분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연방법안을 발의했다.          
 
의원들은 업계가 스스로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 법안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체와 업계 로비스트, 소비자 보호단체들이 2015년 9월 새로운 안전 규칙조항들에 합의함에 따라, 이런 노력은 더욱 구체적으로 가시화됐다. 이 기준들은 캡슐세제 통을 불투명하고, 열기 어렵게 만들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제품 포장 겉면에는 통일된 경고 라벨과 안전 표시를 부착하도록 했다. 캡슐세제에는 거품이 쉽게 터지지 않고, 쓴맛이 나는 필름처리를 하도록 했다.       

2017년경 새 기준들은 업계 전반에 걸쳐 시행됐다. 2018년 6월에는 표준위원회(standards committee)가 상해 규모를 검토하고,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다시 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각자의 관점에 따라 그들이 본 결과는 양단으로 갈렸다. 한쪽은 실패한 안전 시스템에라도 안도를 한 반면, 다른 한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진행한 연구는 6세 미만 어린이들에 대한 업계의 안전성 개입 영향을 측정했다. 새 조치들이 시행되기 전 12개월(2012년 7월~2013년 6월)과 안전성 개입 후 12개월(2017년 1월~12월)을 비교한 것이다. 보고서에 사용된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비교 기간 동안 판매된 캡슐세제 숫자는 21억 개에서 47억 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1)판매된 전체 캡슐세제 위험에 노출된 비율은 53% 떨어졌다. 2)판매된 캡슐세제로 인해, 의료시설 치료를 받은 위험 노출 비율은 63% 떨어졌다. 3)판매된 캡슐세제로 인해, 심각한 의료 손상이나 사망을 초래한 위험 노출 비율은 86% 떨어졌다.       

업계 입장에서 이런 결과들은 중요한 발전의 신호였다. 하지만 같은 테이블에 앉은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잔이 반 밖에 차지 않았다‘고 봤다. 전체 시장 규모로 측정한 상해 비율은 감소했지만, 절대적인 수치와 인구 증가를 고려한 상해는 거의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교 기간 동안 연간 응급실 방문 횟수는 4,300건에서 4,200건으로 약간 떨어졌다. 반면 전체 위험 노출은 1만 229건에서 1만 776건으로 소폭 증가했다(AAPCC의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피해 건수는 9,440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데이터를 완전히 분석하면, 이런 수치들도 약간 증가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의료시설 치료로 이어진 전체 노출 비율-부상의 심각성을 측정하는 기준이다-은 42%에서 39%로 근소하게 감소했다.       

미국소비자연맹(CFA)의 입법활동 책임자 겸 법률고문 레이철 와인트라웁 Rachel Weintraub의 설명에 따르면, 이 보고서들은 “양쪽에게 동일한 데이터를 제공했다. 하지만 각자 입장에 따라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는 시각과 ‘좀 더 개선해야 한다’는 시각만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오늘날 P&G는 이 데이터를 업계의 접근법이 성공적이라는 근거로 제시한다. 회사 홍보팀의 데이먼 존스 Damon Jones와 페트라 렌크 Petra Renck는 포춘에 보낸 이메일에서 “사고율이 계속 감소한다면, 비록 독성 통제세터로 걸려온 신고전화가 증가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발전이라 생각할 것이다. 제품 형태가 새롭고, 고객들이 이제 막 사용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업계가 기준을 너무 낮게 잡고 있다고 반박한다. 게리 스미스는 “시장 규모에 비례해 개선 정도를 가늠하는 것은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미 국립아동병원에서 상해 전문가로 일하는 그는 표준절차를 마련하는 작업에 참여해왔다. 역학자들은 지난 150년간 공공보건 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환자의 절대값이나 발병 위험에 처한 인구에 비례한 환자 규모를 주로 고려했다. 스미스는 “이게 만약 지카 바이러스였다고 가정해보자. 뇌병증(腦病症) 환자 수는 여전히 증가하지만 모기 개체 수 당 환자 수가 감소한다면, 우리는 아마 후자의 수치에 전혀 안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표준위원회는 개선 여부를 추가로 검토하기 위해, 올해 안에 다시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양측은 발전된 수치를 보기 원하지만 희망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덴버 독성 통제센터의 전문가 리처드 다트는 “위험 노출의 감소세가 이미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와인트라웁은 “우리는 사고 규모가 줄어들길 원한다. 우리가 전반적으로 공공보건 정책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통계를 어떻게 해석하든, 한 가지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업계가 제품 색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타이드는 오렌지와 파랑, 흰색에서 흰색과 파랑, 녹색으로 고유 색깔을 바꿨다. 하지만 P&G는 이런 변화가 안전과는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비판론자들이 사탕처럼 보인다고 지적하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소용돌이 무늬는 여전히 큐브형 세제의 대세로 유지되고 있다.   

P&G는 오랫동안 ’연구 결과, 큐브형 제품의 외관이 위험 노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연구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려달라는 요청에, 회사는 신시내티 약물독성 정보센터가 수행한 2건의 연구를 제시했다. 하지만 둘 모두 타이드 포드가 출시 됐을 때, P&G의 요청에 따라 이 기관이 수집하기 시작한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    

좀 더 꼼꼼히 따져보면, 이 연구들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P&G는 포춘에 첫 번째 연구 사본을 제공했다. 발표하지 않은 2번째 보고서의 요약본도 보냈다. 이 미발표 보고서가 색깔(단색 vs 무색)과 디자인(단일 챔버형 vs 다중 챔버형)에 기반해 캡슐세제를 검토했을 때, 위험노출 비율은 대략 시장점유율 비율과 맞아 떨어졌다. 예를 들면, 다중 챔버형 세제의 위험노출 비율과 시장점유율은 비슷한 70%를 기록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무색과 단색 제품이 6세 미만 어린이들에게 거의 비슷한 규모의 상해를 유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P&G는 이 2건의 연구가 제품 외관이 캡슐세제와 관련된 상해의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충분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뉴욕대 의대의 의료윤리 학부를 처음으로 만든 책임자 아서 카플랜 Arthur Caplan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좀 더 안전하게 만들려면 “과학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P&G가 실시한 것처럼, 한 가지 데이터 집단에만 의존하는 것은 충분한 방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카플랜은 회사가 “이 문제와 관련이 있는 다른 제품들의 데이터”도 검토해야 하다고 말한다.   

보건 전문가들은 “상관 관계를 입증하거나 반증하려면, P&G가 캡슐세제의 냄새, 느낌, 외관-타이드 포드의 알록달록한 소용돌이 무늬가 대표적이다-이 취약 계층에 어떻게 어필하는지 연구해야 하다”고 지적한다. 아동 심리학자 브루소니는 “예를 들어, 분명 어떤 요소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지 알기 위해 무작위대조군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할 필요가 있다. 제품 디자인을 다양하게 바꾸고, 그에 대한 반응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들이 뭐 하러 그러겠는가? 도대체 성인용 빨래 제품이 왜 이런 색깔들을 띠게 된 걸까?”

현재로서는 어떤 업체도 이런 연구를 계획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P&G의 존스는 브루소니가 묘사한 그런 연구들의 전제를 반박한다. 그는 “우리는 아이 앞에 2개의 다른 캡슐세제를 놓고 ‘하나를 골라봐’라고 하지 않는다”며 “이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제품 디자인을 바꾸는 대신, 포장을 좀 더 안전하게 만들고 보호자들에게 안전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안전 개선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퍼실과 올 같은 빨래 세제 브랜드를 보유한 헨켈 Henkel은 가능한 안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길 거부했다. 하지만 현재 자발적인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시클린과 암 & 해머 브랜드를 보유한 처치 앤드 드와이트 Church & Dwight는 포춘의 코멘트 요구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지난 2012~2017년 P&G의 타이드 포드 디자인 혁신 노력을 이끈 빈센트 와일 Vincent Weill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퇴사한 후에도 제품 안전화 프로젝트는 계속됐다고 말한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그는 현재 경쟁 관계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그 노력 중 일부는 독성을 줄이기 위해 액체의 성분공식을 변경하고, 거품 폭발이나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캡슐 표면을 강화한 것이다.     

P&G는 와일이 언급한 프로젝트나, 가능한 다른 구체적인 변화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존스는 캡슐세제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려는 회사 노력에 대해, 끊임없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여정”이라 묘사했다. 

회사는 포춘과 수 차례 대화를 하면서, 안전한 제품 사용법을 대중들에게 교육하는 노력을 강조했다. 라벨표시 강화와 광고, 개별 안전교육 회의, 회사와 협업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블로그를 그 예로 들었다. 타이드 포드 챌린지가 2017년 말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 상해 건수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즉시 일자, 회사는 재빠르게 대응했다. 타이드 트위터 계정은 10대들에게 절대 캡슐을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P&G는 신속하게 미식축구(NFL)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유명 공격수 롭 그론코스키 Rob Gronkowski가 등장하는 TV 광고를 제작했다. 그는 “타이드 포드를 먹지 말고 빨래할 때만 쓰라”고 충고했다.

P&G처럼 교육을 강조하는 방식은 소비재 제조업체들이 흔히 쓰는 방어 논리를 좀 더 친절하고, 부드럽게 다듬은 형태다: 이들은 결국 제품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책임은 소비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캡슐세제 관련 상해의 주된 책임이 부모와 보호자들에게 있다‘고 은연 중에 암시하는 업체들의 태도에 분노한다. 윤리학자 캐플런은 타이드 포드 같은 대중 상품의 경우 “그 어떤 제품이라도 집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최대한 안전을 기해야 하는 의무가 소비자에게 부과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세제 제조업체들이 그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단호한 태도다. 상해 전문가 게리 스미스는 “더욱이 미국 사회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부상은 전적으로 개인 책임이라는 신념을 과도하게 가졌다”고 지적한다. “상해를 입어 응급실로 후송된 아이 부모와 대화를 나누면, 그들은 아마 ’의사 선생님, 제품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제 탓입니다. 제가 나쁜 부모입니다.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습니다‘라고 자책할 것이다. 자신들이 문제라는 미신을 맹신해 온 것이다.”

연방 규제기관들은 현재까지는 업계의 최근 개선 노력에 대부분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CPSC 대변인 패티 데이비스 Patty Davis는 포춘에 보낸 이메일에서 2017년 데이터는 “입원률과 판매된 제품 당 응급실 방문횟수-P&G가 인용한 수치와 동일하다-가 상당 폭 감소했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데이비스는 위원회가 “제품 섭취의 과도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안전표준 그룹과 계속 협업하길 원한다고도 밝혔다.    

주 의원들과 연방 의원들은 좀 더 강경한 단속을 시도할 수도 있다. 아라벨라 시모타스 Aravella Simotas는 몇 년 전 당시 한 살이었던 딸이 바닥에 떨어진 타이드 포드를 집어 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일을 떠올린다. 변호사 출신의 그녀는 현재 뉴욕 주 의회에서 퀸스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딸이 다치기 전에 캡슐세제를 빼앗은 시모타스는 “그녀가 매우 가까이서 뚫어져라 쳐다봤다”며 “아이가 그 전까지는 결코 무언가를 입에 넣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모타스와 뉴욕 주 맨해튼 상원의원 브래드 호일먼 Brad Hoylman은 2018년 2월 P&G에 제품 디자인 변경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사항을 따르지 않으면, 뉴욕 주에서 모든 빨래 세제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두 의원은 ▲캡슐세제는 불투명한 단색으로 디자인 할 것 ▲아이가 깨물어도 쉽게 흡수되지 않을 것 ▲경고표시를 부착한 개별 포장지로 낱개 제품을 쌀 것 ▲포장지는 아이가 쉽게 뜯을 수 없도록 만들 것을 요구했다. 호일먼은 전화 인터뷰에서 타이드 포드 챌린지를 인용했다: “나는 타이드 포드의 SNS 동영상을 만들어 퍼트리는 바보 같은 10대들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다.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것뿐이다.”     

물론 뉴욕 주가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해도, 그 범위는 주 한 곳에만 국한됐을 것이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연방의회 차원의 입법 조치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규제에 회의적인 상원이 캡슐세제 법안을 승인하고,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개인 소송이 정부 규제보다 더 눈에 띄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시기상조다. 라이트 & 슐테 Wright & Schulte 로펌에서 맨실라스와 파워스 가족을 대표해 소송을 진행하는 리처드 슐테 Richard Schulte 변호사는 “회사가 P&G와 법정 밖에서 70건의 사건에 대해 합의를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캡슐세제 제조업체들과는 모두 법정 밖에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슐테는 “캡슐세제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많지 않은 주요 원인은 대부분 변호사들이 제품 위험성을 모르는 탓”이라고 말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다른 유명 소송전문 변호사들에게 ’캡슐세제 제조업체들을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하면, 그들은 마치 나를 화성에서 온 사람처럼 바라본다.” 더욱이 캡슐세제와 관련된 대부분의 상해 사건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승소를 한다고 해도, 성공보수가 많지 않다. 

P&G는 법정 밖에서 합의금을 지급했는지 밝히길 거부한다. 분명 회사는 제품이 출시된 2012년부터 단 한번도 실적보고서에서 타이드 포드 소송을 사업 리스크라고 언급하지 않았다(이와 대조적으로 존슨 앤드 존슨(J&J)은 최근 실적보고서에서 법적 책임 가능성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회사는 다른 무엇보다 소송으로 인한 재무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자사 땀띠 파우더가 암과 관련이 있다는 소송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P&G 입장에서는 ‘여론의 법정’에 판단을 맡긴 셈이다.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식되면, 회사는 아마 시련을 겪을 것이다. 초창기에 큰 인기를 끈 이후, 캡슐세제의 매출 성장은 정체된 상태다. 그럼에도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판매고는 전년 대비 4,4% 증가하며 11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주가도 2월초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한편, 소비자들은 편의성의 가치와 위험을 스스로 꼼꼼히 따져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수학’은 케이티와 벨라 맨실라스의 삶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이티는 벨라 아버지와 중독 사고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바람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23세에 불과했던 케이티는 벨라를 돌보기 위해 대학을 자퇴해야 했다. 그녀는 현재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케이티가 캡슐세제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5분만 더 투자해 빨래 세제를 세탁기에 직접 넣어라. 그게 아이를 잃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캡슐세제의 역사: 제조업체들은 안전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캡슐세제의 디자인을 수 차례 변경했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이런 변화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01년 초: P&G와 유니레버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액체형 캡슐세제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그런대로 성공을 거뒀다. 

-2012년 2월: 유럽 캡슐세제보다 좀 더 개선되고 작아진 타이드 포드가 북미 시장에 출시됐고, 곧바로 히트를 쳤다. 

-2013년 3월: 캡슐세제 제품과 관련된 위험 노출사례가 잇따라 보고되자,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가 제조업체들에 안전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2013년 중반: P&G는 모든 타이드 포드 통을 밖에서 잘 안보이게 만들었다. 투명한 통이 사탕이 담긴 병과 닮았다고 지적하는 비판론자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였다.  

-2013년 전체 기간: 미국 시장 출시 후 첫 1년 동안, 6세 미만 어린이들이 캡슐세제에 노출된 건수가 1만 건을 돌파했다. 디자인을 수 차례 변경했지만, 그 뒤로도 4년간이나 노출 건수가 그 이상을 유지했다. 

-2015년 2월: 의회 의원들이 세제 제조업체들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제품을 만들도록 법안을 발의했다. 지지자들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안전을 강화한다면, 법안을 철회할 것이라 밝혔다.  

-2015년 9월: 업계와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모든 제조업체들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안전 규칙에 동의했다. 구체적으로 아이들이 쉽게 열 수 없는 포장과 캡슐세제 외부에 쓴맛을 내는 재료를 적용하는 조항들이 포함됐다.

-2015년 전체 기간: 캡슐세제와 관련된 아이들 상해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만 3,110건의 노출과 5,800건의 응급실 방문이 보고됐다. 

-2017년 1월: 엄격한 안전 기준이 업계 전반에 걸쳐 시행됐다.

-2017년 말: 10대들이 스스로 캡슐세제를 먹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 시작했다. 바로 ‘타이드 포드 챌린지’로 알려진 SNS 현상이었다. P&G는 이 위험한 광풍을 잠재우기 위해, 곧바로 홍보 캠페인에 돌입했다.

-2018년 2월: 뉴욕 주 의원 2명이 P&G에 캡슐세제 디자인 변경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캡슐을 단색으로 만들고 개별 포장을 하지 않으면, 뉴욕 주 내에서 모든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2018년 6월: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그룹이 새 데이터를 검토하기 위해 만났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상해가 충분히 줄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업계는 이 그룹의 방식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확신했다.

-2019년 중: 안전 기준 그룹이 안전 관련 최신 데이터를 검토하기 위해 다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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