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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6,000억 달러 규모 산업 없애기
[포춘US]6,000억 달러 규모 산업 없애기
  • Sy Mukherjee 기자
  • 승인 2019.05.0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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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거의 모든 민주당 후보들은 보편적 의료를 지지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 보험업계는 좌불안석이다.

2020년 대선이 다가오자 건강보험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유력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Medicare for All)’/*역주: 현재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메디케어 혜택을 전 국민에게 확대 적용하는 법안/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보험업계의 우려가 시작됐다. 일부 후보들은 “민간 건강보험 업계가 결국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사라질 수도 (심지어 사라져야 한다고) 있다”고 주장한다.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법안‘을 작성한 버니 샌더스 Bernie Sanders 상원의원은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단 한번도 물러난 적이 없다. 더욱이 보편적 의료는 그의 숙원 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비교적 중도적 성향의 카말라 해리스 Kamala Harris,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Kirsten Gillibrand, 코리 부커 Cory Booker조차 샌더스 법안의 공동 발의자로 나섰다.

샌더스 법안 내용의 대부분은 고용주의 지불급여세율 7.5%와 노동자의 급료세율 4%로 뒷받침된다. 현재의 메디케어 Medicare /*역주: 65세 이상의 노인들과 65세 미만이더라도 특정 장애나 질병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방정부 의료 프로그램/와 메디케이드 Medicaid /*역주:  저소득층을 위해 주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시스템은 폐지하고,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지원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즉, 미국 내 거주민에게는 가리지 않고 전부 보험을 보장하는 방안이다.

대신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현재의 고용주 보험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 카이저가족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ㆍKFF)의 헬스 개혁 담당 수석부회장 래리 레빗 Larry Levitt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샌더스가 발의한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법안은 민간 건강보험 회사의 역할을 사실상 없애버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이 정도 규모의 업계와 기업들을 없애버린다는 아이디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국가보험과 경쟁하는 것은 금지된다. 따라서 보조적인 보험을 판매하는 역할로 전락할 것이다. 오늘날 6,000억 달러에 달하는 민간 보험시장의 규모와 비교하면, ’찌꺼기 수준‘을 면치 못하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현 상황에 대해 갈수록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해리스 의원은 CNN 제이크 태퍼 Jake Tapper와의 인터뷰에서 보험 업계를 언급하며 “모두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후 그녀는 다소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질리브랜드 의원도 “시급한 목표”라 불렀다.

월가는 이런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건강보험 관련 주식들이 편입된 S&P 500 관리의료 지수(Managed Health Care Index)는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10%나 급락했다. 2월 26일은 민주당 하원이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법안을 발의한 날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해당 법안이 발의되기 전 12개월 간, 지수는 거의 15% 상승했다.

이런 개혁의 파급효과를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유나이티드 헬스 United Health는 지난해 2,260억 달러의 총 수입을 올리며 포춘 500대 기업 5위에 올랐다. 앤섬 Anthem과 애트나 Aetna(CVS와 합병 전)도 함께 50위 안에 들었다. 해당 기업 3곳의 직원 수는 2017년 기준 36만 4,000명이 넘었다.

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보험업계는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병원과 제약 및 보험업계, 의사로 구성된 미국 내 최대 로비단체 ‘미국 의료의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 (Partnership for America’s Health Care FutureㆍPAHCF)이 결성됐다. 이 단체는 시장 중심의 의료 개혁에 집중하며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법안의 망령을 물리치려 하고 있다.

PAHCF의 로런 크로퍼드 셰이버 Lauren Crawford Shaver 사무국장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은 강화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선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개혁안의 상당 부분에 따르면, 그들이 실제 무엇을 원하는지 아주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그들은 모든 것을 다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잠시 멈추고 현행 제도를 향상시킬 수는 없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의료를 권리로 보장한다는 조건이 붙으면 미국인 71%가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를 지지하지만, 민영 건강보험이 폐지된다고 하면 지지율이 37%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KFF의 레빗은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보험사들은 현재의 민간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다지 많은 해결책을 내놓지도 못했고, 그럴 필요도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현재 보험사들은 대안도 내놓지 않고 그저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라는 아이디어를 눈 앞에서만 치우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큰 오산이다. 민간 보험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주들은 갈수록 비용을 직원들에게 더 전가하고 있다. 반면 임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추세다.

이런 재정적 현실과 복잡하고 절망스러운 미국 의료의 실태는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열망에 불을 지피고 있다.

샌더스 법안이 2021년 전에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민주당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상하원까지 장악하면(그리고 상원의 필리버스터를 물리친다면),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법안의 일부 통과가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족하나마 메디케어에 대한 접근권 확대를 계속 추진할 공산이 크다(예를 들어, 가입연령을 55세로 낮추는 방안이다).

보험사들이 현 상황을 진정시킬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이들은 이내 한 산업을 삼켜버릴 거대한 흐름에 역행하게 될 것이다.

번역: 최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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