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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 "백화점 미래, 데이터에 달려 있어"

  • 기사입력 2019.03.27 14:20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가장 보수적인 유통채널로 꼽히는 백화점은 현재 시장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을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이 롯데백화점의 미래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이 롯데백화점의 미래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Fortune Korea] 백화점은 가장 보수적인 유통채널로 꼽힌다. 이커머스는 물론 최저가·배송 경쟁 등 최근 유통 이슈와도 거의 무관해 보일 정도이다. 백화점은 최근 변화에, 또 다가오는 미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3월 14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빌딩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을 찾았다.

“제 주변에도 유통 쪽이 엄청나게 보수적이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유통 중에서는 백화점이 최고봉이고, 백화점 중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제일 그렇지 않느냐고 묻더군요. 물론 밖에선 그렇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에선 확실히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에서 자·타칭 ‘디지털 가이’로 불리는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의 말이다.

◆ 투 사이드 비즈니스 플랫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선 백화점을 ‘여러 가지 상품을 부문별로 나누어 진열·판매하는 대규모 현대식 종합 소매점’으로 정의한다. 백화점은 100년이 넘는 국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기업이 운영하는 가장 오래된 유통 채널이기도 하다. 이커머스 유통업체들이 최근 유행하는 신유통 등의 용어를 써가며 자신들을 설명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들 업체와 백화점은 마치 전혀 다른 업태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커리어 대부분을 디지털 사업 분야에서 쌓아온 김 부문장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말한다. “제가 디지털 기반 사고를 많이 해서인지 저는 백화점을 좀 다르게 정의합니다.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백화점을 부동산업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플랫폼 사업으로 이해해요. 좋은 위치에 좋은 시설을 만들고 거기에 좋은 서비스를 녹여 개별 브랜드와 고객을 이어주는, 말하자면 오프라인 투 사이드 비즈니스 플랫폼이죠.”

김 부문장은 한발 더 나아가 백화점이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온라인 못지않은 디지털 사업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년에 1,000만 명 고객들이 백화점에 와서 물건을 구매합니다. 그것도 1~2시간이나 체류하면서요. 이걸 데이터 관점에서 본다면 엄청난 자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작 몇 분 머무는 게 다인 온라인 커머스들과 비교하면 자료의 가치가 확연히 드러나죠.”

◆ 오프라인 데이터의 성격

이에 관해 기자와 김 부문장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기자: 하지만 오프라인은 데이터 수집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 부문장: 디지털 접점을 만들어야죠. 모바일 앱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면, 그 데이터 정보를 기반으로 다시 고객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이런 방법으로 앱을 깔게 하고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고객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게 해서 고객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김 부문장: 편의성 증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예를 들 수 있어요. 고객 기호에 맞춘 개별 온라인 전단 구성부터 사은품 증정, 주차권 발급, 별도 서비스 이용 등이죠. 예전엔 사은품을 받거나 유모차를 대여하기 위해 매번 지정된 창구를 찾아 이것저것 작성할 게 많았는데 이걸 앱 접속으로 한 번에 다 해결하는 겁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모바일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이런 부류의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자: 롯데백화점에서 모으는 오프라인 데이터는 어떤 것들입니까?

김 부문장: 무수하게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 전부입니다. 정보들은 서로 이어져 있거든요. 가령 유모차를 대여한 고객은 유아를 가진 부모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전단을 푸시할 때도 유아 관련 상품 위주로 보내는 거죠. 고객들이 어떤 기간 어떤 매장에 많이 머물렀는지 혹은 특정 고객군 동선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와 같은 것들은 입점 브랜드들이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데이터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백화점이 입점 업체들에게 매장 공간 외에 추가적인 가치도 제공해 줄 수 있는 겁니다.

롯데백화점에서 고객이 롯데 인공지능 쇼핑 어드바이저인 ‘샬롯’을 이용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에서 고객이 롯데 인공지능 쇼핑 어드바이저인 ‘샬롯’을 이용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 미래를 위한 작업

온라인 커머스에 비해 객단가가 높은 것이나 고객 체류 시간이 긴 것 등은 확실히 오프라인 채널 데이터만의 장점일 수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정보의 양이라든가 데이터 확보의 용이성, 정형 데이터 등은 온라인 채널에 비해 부족한 면도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이런 차이를 인지하고 최근 특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말한다. “저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커머스 쪽으로도 사업을 크게 하고 있어서 온라인 데이터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거든요. 고객이 온라인 장바구니에 무엇을 담고 어떤 걸 주문했는지와 같은 정보를 다 수집해 오프라인 정보와 결합시킬 겁니다. 이 데이터는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매우 가치 있게 쓰이겠죠. 이런 작업을 통해 롯데백화점은 ‘데이터 기반 디지털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롯데백화점은 또 AI 활용도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김 부문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AI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지난해까진 AI가 쇼핑 어드바이저 역할 정도만 했었는데, 이때 작업으로 저희가 AI 경험치를 많이 쌓으면서 다른 분야 활용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최근엔 VOC(Voice of Customer·고객의 소리)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불만이나 칭찬 사항 등을 다른 데이터들과 결합해 실시간으로 운영하다 보면 백화점 운영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 롯데백화점의 미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하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계열사 온라인몰 운영을 한 사업부로 통합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선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 커머스가 론칭하면 (신세계그룹의 에스에스지닷컴처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도 별도 계열사로 분리될 수 있다’는 예상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유통업체들의 사업 무게 중심이 이커머스 쪽으로 많이 기울면서 나오는 예상이다.

하지만 온라인몰 운영이 별도로 분리되었다고 해서 오프라인 기반 유통 계열사 부담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가장 무거운 채널로 꼽히는 백화점에서조차 미래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준비 중임을 앞서 김 부문장 설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IT, 통신, 금융회사 등을 거치며 커리어의 대부분을 디지털 사업 분야에서 쌓았다는 김 부문장은 백화점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말한다. “백화점이 고객이나 입점 브랜드에 주는 가치가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A라는 가치만 줬다면 이후에는 A’나 B 가치를 줄 수도 있을 거예요. 아마도 데이터가 이 작업을 이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공간에 대한 재해석도 일어나겠죠. 최근만 보더라도 백화점 매장에 식당가나 체험관 구역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잖아요. 고객 시간과 경험을 최대한 흡수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경쟁사 개념도 바뀌어서 지금처럼 신세계, 현대가 아니라 고객 경험을 비즈니스화하는 모든 업체가 그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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