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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친 롯데쇼핑, 성장 탄력 받을까

  • 기사입력 2018.11.01 10:56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사업 정상화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장에는 올해가 롯데쇼핑 사업 정상화의 원년이 될 것이고, 그 시작은 3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국내 유통시장 환경이 좋지 못해 예상보다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일부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지만, 일단 바닥은 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롯데쇼핑
긴 슬럼프였다. 지난 4년간 이어진 중국 사드보복 악재와 국내 사업 부진 탓에 롯데쇼핑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30조 원을 눈앞에 뒀던 매출은 19조 원대로 뒷걸음질쳤고, 1조 원을 웃돌던 영업이익도 5,299억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덕분에 주가도 2010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해 대기업 주력 계열사로는 드물게 PBR(주가순자산비율·Price Book-value Ratio)이 0.3~0.4를 헤매는 참담한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롯데쇼핑의 긴 암흑기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는 3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주류를 이룬다. 올해 3분기부터 사업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돼 2020년에는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중국 리스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한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롯데쇼핑의 실적 추락은 중국 할인점 사업 부진 영향이 컸다. 롯데쇼핑이 중국에서 운영한 112개 할인점은 사드 이슈가 불거진 2015년부터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며 롯데쇼핑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정부 당국의 견제와 시민들의 불매운동이 본격화하자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은 2014년 1조 1,883억 원에서 2015년 8,537억 원으로 28.2%나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도 중국 할인점 사업은 지속적인 출혈을 일으키며 롯데쇼핑 실적을 갉아먹었다. 2014년 1조 1,883억 원이던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지난해 5,299억 원을 기록해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2,69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 5,299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피해를 안겼다. 단순계산으로 치면 지난해 중국 할인점 영업손실 2,690억 원만 보전됐어도 롯데쇼핑은 지난해 8,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이처럼 막대한 손실을 안기던 중국 할인점 사업에서 올해 안에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까지 112개 중국 할인점 가운데 100개 점포를 처분했다. 26개 점포는 폐점했고, 74개 점포는 중국기업인 우메이홀딩스와 리췬그룹에 매각했다. 잔여 점포 12개도 곧 처분될 예정이어서 4분기부턴 중국 할인점 영업손실이 더 이상 연결 실적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또 중국 백화점 일부 점포도 매각을 진행 중이어서 백화점 부문에서도 추가적 손실 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매각이 쉽지 않더라도 중국 할인점 영업손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사업 리스크가 상당히 해소된 것만은 분명하다.

전사적 노력으로 국내사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롯데쇼핑은 최근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할인점 부문에서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눈에 띈다. 롯데쇼핑은 할인점 내 상품 수를 기존 6만 개에서 2만 개 수준으로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식품, 홈퍼니싱, 생필품 같은 핵심 카테고리를 제외한 매출 부진 상품 카테고리를 전면 손본다는 계획이다. 상품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잉여 영업면적은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경쟁력을 갖춘 임대매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겠지만, 수익성 개선 측면에선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할인점 부문은 최근 인력 감축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말한다. “롯데마트는 상반기부터 자연 감소하고 있는 마트 인력을 더 이상 충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여 고정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거죠. 셀프 계산대 매장 확대 등을 통해 점당 평균 134명이었던 인력을 90명 이하로 낮출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3개 점포 폐점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쇼핑은 할인점 부문의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5년부터 매입 구조를 바꾸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지만, 경쟁사 대비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 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존재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신선품질혁신센터를 가동하면서 이 같은 인식이 차츰 변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할인점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제1 척도로 꼽힌다.

롯데쇼핑은 신선품질혁신센터 가동을 통해 신선식품 품질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 외에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에선 현재 40~50%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신선품질혁신센터 덕분에 롯데마트 원가율이 3~4%p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가동률이 더 오르면 원가율 개선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신선 카테고리 매출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 사업 부문도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월 관악·분당·부평·인천·김포공항·센텀시티 6개 점포를 혁신점포로 지정하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슈퍼마켓도 올해 상반기 17개 매장을 리뉴얼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3개 매장을 추가로 리뉴얼해 올해만 총 30개 매장을 손본다는 계획이다.

차재헌 연구원은 말한다. “롯데백화점 6개 혁신점포 가운데 5개 점포가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비용 절감 노력도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요. 롯데슈퍼 경우 지속적인 점포 리뉴얼 영향으로 당분간 수익성 부진 현상이 계속되겠지만, 점포당 매출이 회복 중인데다 리뉴얼 점포의 고객 선호도도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파악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도 여전히 불안한 시선은 일부 존재한다. 부정적 견해를 가진 이들은 공통으로 국내 유통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롯데쇼핑 국내사업 가운데 경쟁력 회복이 가장 절실한 부문은 할인점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롯데쇼핑이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최근 기존 백화점 성장률이 반짝 오르긴 했는데 이는 여행수요 감소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여행이 감소하면서 국내 소비 여력이 다소 개선된 측면이 있거든요. 일시적 현상이란 점에서 여전히 우려가 큽니다. 또 기존 백화점 성장률 개선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짐작되는 중국인 입국자 수도 위안화 약세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 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말한다. “롯데그룹 전체로 봐선 올해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학 부문이 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다른 계열사들도 여러모로 기대가 커지고 있긴 하지만, 유통 부문은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이 주류를 이룹니다. 시장 환경이 좋지 못하잖아요. 백화점 사업부는 한때 영업이익률이 10%에 근접했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엔 2~3%대를 찍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다고 해도 그 여지는 크지 않죠. 마트도 마찬가지고요. 롯데쇼핑의 전략은 영업이익률을 두세 배 끌어올리겠다기보단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든가 매출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영업이익 자체를 늘리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롯데쇼핑이 그동안의 실적악화에서 벗어나 올해 3분기부터 터닝포인트를 맞을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롯데쇼핑 내부에선 2020년에 영업이익 1조 원 회복이 현실화할 것이란 기대도 피어오른다.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말한다. “할인점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 소비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올해 8월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시켜 온라인 역량이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어요. 식품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이 앞으로는 저희한테 실이 아니라 득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여전히 시장 환경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일단 중국 할인점 사업으로 샜던 막대한 비용 지출이 일단락됐고, 신동빈 회장님이 복귀하면서 전사적인 수익성 재고 전략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2020년 매출 1조 원 회복을 비교적 낙관하는 분위기가 더 큽니다.”

<박스기사>

◇ 온라인 사업에 역량 집중하는 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올해 8월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온라인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e커머스사업본부는 롯데쇼핑 산하 조직이지만 롯데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 부문에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고 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2018년 현재 롯데그룹 유통 부문 전체 온라인 사업 매출은 7조 원 규모다. 온라인 1, 2위 업체인 G마켓과 11번가 매출 규모는 각각 9조 원대이다. 롯데그룹의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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