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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심판대에 오른 소매업

RETAIL RECKONING

  • 기사입력 2018.07.11 11:09
  • 최종수정 2018.09.20 14:24
  • 기자명 Phil Wahba 기자

사모펀드는 그 동안 소매업 섹터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일부 브랜드는 강화하고, 다른 브랜드는 말아 먹었다. 이들이 당신이 방문하고 있는 쇼핑몰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By PHIL WAHBA

특이한 로고 하나가 그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2013년 보스톤은 유난히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있었다. 라이언 코튼 Ryan Cotton은 코플리 광장 근처 직장으로 매일 출퇴근하면서, 한 유행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 로고가 달린 멋져 보이는 파카를 입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고 있었다. 이 로고는 극지방의 얼음 대륙(Polar Cap)을 중심으로, 타는 듯한 빨강 단풍나무 잎들이 주변을 둘러싼 모습이었다.

어느 날, 코튼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목을 길게 뺐다. 사모펀드업체 베인 캐피털 BainCapital의 소비재 브랜드 투자를 총괄하는 이 매니징 디렉터는 로고에 표시된 ’북극 프로그램(Artic Program)‘이라는 표현에 큰 흥미를 느꼈다. ’이 브랜드의 정체는 과연 뭘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운명의 장난일까. 캐나다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 Canaccord Genuity가 고객사-토론토에 본사를 둔 중소형 겨울의류 제조사 캐나다 구스 Canada Goose-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하다가 곧바로 코튼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야심을 가진 회사였다. 코튼은 그 회사가 바로 그 멋진 로고의 파카를 만드는 곳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캐나다 구스 CEO 다니 레이스 Dani Reiss를 만나기 위해 토론토로 날아갔다. 둘은 노스44 North 44라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저녁 미팅을 가졌다. 몇 개월 후, 베인이 캐나다 구스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캐나다 구스는 코튼이 소매업 투자 시, 눈여겨보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독특한 틈새 시장이었다. 파카는 오랫동안 패션보다 기능이 중시됐다. 하지만 캐나다 구스는 ’고기능성 패션‘을 추구했다. 1957년 당시 폴란드 이민자였던 레이스의 조부가 스노모빌 의류 및 장비를 생산하기 위해 캐나다 구스를 설립했다. 그 회사는 에베레스트산과 남극 탐험가들에게 장비를 제공하면서 명성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 Daniel Craig와 모델 케이트 업튼 Kate Upton같은 셀럽들 덕분에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코튼은 “당신이 남극에 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 구스가 남극 탐험가들에게 장비를 제공하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 투자는 베인에게는 ‘만루 홈런’, 캐나다 구스에겐 ‘혁신적인 거래’가 됐다. 일년 전, 캐나다 구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토론토 주식거래소와 뉴욕 주식거래소에 각각 주식을 상장했다. 그 후 이 회사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약 35억 달러까지 올랐다. 작년 12월 31일까지 9개월 동안, 캐나다 구스의 매출은 32.2% 상승한 3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5.5% 상승한 57.8%로 도약했다. 캐나다 구스의 지분 44%를 여전히 보유 중인 베인은 투자기업의 실적 호조가 지속된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캐나다 구스 입장에선 1,000달러짜리 파커를 전 세계 상류층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꿈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이 행복한 이야기가 예외적으로 들리는가? 사실 (어느 정도는) 그렇다.

요즘 소매업과 관련된 대부분 이야기에선 사모펀드가 악당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들이 부채를 늘려 사업자를 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일리 없는 비난은 아니다. M&A 전문 바이아웃 Buyout 기업들이 최대 규모 소매업체들의 파산 배후에 있다. 실제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의 파산업체 14개 중 10개사-파산 신청(Chapter 11) 때의 부채 규모에 따라 순위를 매겼다-가 사모펀드의 지원을 받았던 체인점들이었다. 1위에 오른 기업은 지난해 9월, 79억 달러 규모로 파산한 토이저러스 Toys “R” Us다(베인은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 KKR, 보르나도 리얼리티 트러스트 Vornado Realty Trust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회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저주‘ 리스트에는 익숙한 브랜드들도 많다. 예컨대 베인이 투자한 짐보리 Gymboree(파산 규모 14억 달러)와 스포츠 오소리티 Sports Authority(15억 달러), 페이리스 슈소스 Payless ShoeSource(10억 달러), 그리고 나인 웨스트 홀딩스 Nine West Holdings(14억 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더 강력한 ’피바람‘이 여전히 불고 있다. 지난 3월, 무디스는 올해 소매업체들의 잇단 파산을 전망한 바 있다. 2019년과 2020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가 급증하고, 금리도 상승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그 신용평가사가 ’감시대상‘으로 지목한 18개 소매업체들이 ’부실상태‘로 간주됐다. 채권등급은 Caa1 이하이다. 제이 크루 J. Crew, 기타 센터 Guitar Center, 그리고 니먼 마커스 Neiman Marcus 등이 이 기업들에 속한다. 소매 부문의 ’심판‘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캐나다 구스의 사례가 보여주듯, ’궁합‘이 잘 맞으면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소매업체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 사모펀드는 수십 개 기업들이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왔다. 다시 말해, 아마존의 위협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소매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정 역할을 한 것이다.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토이저러스 매장. 사진=US 포춘

그러나 핵심은 사모펀드들이 당신이 방문하는 지역쇼핑센터를 어떻게 망가뜨렸냐는 점이다. 사모펀드 금융 귀재들은 살아남아 번창하는 매장 뿐 만 아니라, 파산한 업체들이 남긴 텅 빈 매장에도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쇼핑몰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사모펀드의 고전적인 기법은 대출을 충분히 일으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거나 사업부를 매각해 (또는 두 방법을 모두 동원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사모펀드 투자자는 3~5년 후 IPO(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종종 대출을 상환한다), 혹은 기업 매각을 통해 회사를 처분하려 할 것이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대출은 수익률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대출이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대출은 막대한 운영수수료와 배당금(사모펀드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을 조달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대출 기반의 접근 방식을 바라보는 냉정한 시각은 그것이 단지 죽을 운명인 소매 체인점의 사망 시간을 앞당길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파산한 일부 소매업체의 사례들에서 그런 점을 볼 수 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 겸 대학 벤처캐피털 펀드의 자문 교수 에릭 고든 Erik Gordon은 “그들 대부분은 어쨌든 망할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소매업의 실패는 쇼핑몰 기반의 의류 체인점들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었다. 웻 실 Wet Seal과 아메리칸 어패럴 American Apparel, 에어로포스테일 Airopostale 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 부문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거의 없다. 스포츠 오소리티나 아웃도어 의류 공급업체 갠더 마운틴 Gander Mountain 등 온라인 사업을 뒤늦게 시작한 소매업체들도 같은 운명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사모펀드와 관련해 위기에 빠진 소매업체들의 숫자가 급증하는 현실은, 10여 년 전 사모펀드 업계에 팽배했던 소매업에 대한 낙관론이 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붕괴되고 전자상거래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기 전이었던 2006~2008년 당시, 사모펀드는 연금펀드와 개인 큰손 등 대형 투자자들로부터 유입된 기록적인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기업) ‘쇼핑’에 나섰다. 소매업체의 효율화를 통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리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투자 리스크를 줄였다. 체인점들은 필요하면 목 좋은 곳에 위치한 매장을 매각해 언제라도 현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소매 부문에서 역사적인 M&A 호황이 일어났다: 딜로직 Dealogic에 따르면, 2006~2007년 당시 사모펀드업체들은 다양한 규모의 미국 소매점 300곳을 인수하는데 1,08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2001년 경기침체 이후 2년간 기준으로, 과거 사모펀드의 소매업체 총 인수금액에 비해 무려 10배(달러 기준)나 많은 거액이었다. 10년이 지난 2016~2017년에도 그 총액은 130억 달러에 불과했다. 

손에 꼽는 주요 성공사례는 2000년대 중반 봇물처럼 터졌던 기업인수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7년 KKR이 주도해 달러 제너럴 Dollar General(현재 매장 수 기준 미국 최대 체인점)을 69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 2년 후인 2009년, 달러 제너럴은 기업공개를 대단히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결과 현재 시가총액 260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매업체들은 사모펀드의 품에 안긴 뒤, 몇 년 내에 쇠퇴하는 결말을 맞았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그들의 첨단 금융기법에도 불구하고, 2006년 당시 대형 사모펀드들은 소매업의 몰락을 초래한 주요 시장 변화 전망에서 소매업체들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점은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전자상거래를 수용하고 있다는 현실일 것이다(그로 인해 소비자들은 매장을 멀리하고 있고, 살아 남으려는 소매업체들은 기술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는 2017년 전체 소매판매에서 13%를 차지했다(5년 전에 비해 7.9%나 상승했다). 반면, 2007년에는 3.2%에 불과했다. 이 통계자료에서 식료품류를 제외하면,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진다. 예컨대 지난 분기 니먼 마커스의 전자상거래는 전체 매출 가운데 34%나 차지했다. 

거침없어 보이는 아마존의 부상으로 소매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더 나은 앱을 배치했고, 최첨단 유통 시설도 세웠다. 또한 매장들을 재구성해 그들이 유통망에서 거점 역할을 하도록 했다. 온라인 사업 강화로 산업 전체적으로 비용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있다.

그것은 결국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에 속한 소매업체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안겼다. 엄청난 부채를 짊어지면서 사업을 완전히 혁신하는 매우 불안한 ‘줄타기’를 한 것이다. 무디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찰리 오시어 Charlie O‘Shea는 “만약 온라인과 매장, 직원, 그리고 가격에 투자할 돈이 없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에 빠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개선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많은 소매업체들은 확실한 베팅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등 안전한 방식을 선택해 왔다. 그 결과, 많은 부실 체인점들이 형편없는 서비스와 전혀 차별성 없는 상품을 제공했다. 이 모든 것은 ‘실패의 공식’이다.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 AlixPartners의 소매부문 공동대표 조엘 바인스 Jole Bines는 “더 이상 고객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다”고 표현했다. 

소매업체의 몰락에 대해 사모펀드를 희생양으로 삼기는 쉽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가장 성공한 일부 소매업체들은 사모펀드가 현재 소유하고 있거나 과거에 소유했다는 사실, 또 그들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달러 제너럴과 할인점 벌링턴 스토어스 Burlington Stores, 앳 홈 At Home(소매 부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 중 하나인 가정용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소매업체)이 거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성공적인 이 체인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소매산업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아마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 ‘파격 할인점’들-로즈 스토어스 Ross Stores와 마셜스 Marshalls가 대표적이다-은 온라인 매출이 채 1%가 안 된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최고의 성공 스트리를 쓰고 있는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다. 한편, 초저가 매장들(Dollar Stores)도 저렴한 가격과 쇼핑객과의 접근성 덕분에 번성하고 있다.

아마존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건 큰 이점이다. 하지만 베인의 코튼은 “현재 성공적인 소매업체들은 그들이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매우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건 사모펀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다. 많은 전문지식을 전수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베인은 최적의 공급망 운영부터 매장 위치 선정까지 모든 분야에 특화된 내부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대형 사모펀드사들도 마찬가지다: 서베러스는 서베러스 오퍼레이션스 Cerberus Operations 앤드 어드바이저리 컴퍼니 Advisory Co라 불리는 컨설팅 팀을 갖고 있고, KKR도 캡스톤 Capstone이라는 유사한 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엘 캐터톤 L Catterton의 팀은 볼트 Vault 로 알려져 있다. 이들 조직에는 경영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대부분 전 소매업 최고경영자들과 투자은행가, 경영 컨설턴트들로 구성돼 있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이 ’특수기동팀‘들은 소매업체들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달러 제너럴의 기업공개를 이끌었던 KKR은 전 약국 체인점 CEO와 스타벅스의 고위 임원을 포함한 ’경영 팀‘을 구축했다. 그러자 달러 제너럴의 이익이 급증했다. KKR의 지도에 따라 회사는 마진이 더 큰 ’자체 상품‘을 출시했고, 중복되는 제품을 철수시켰고, 새로운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다른 사례는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 Restoration Hardware이다. 2008년 사모펀드 엘 캐터톤은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1억 7,500만 달러를 투입해 이 회사를 상장 폐지했다. 그 후 전자상거래 능력을 키우고, 수십 개 부실 쇼핑몰에서 철수했다. 그러자 시장은 풍부한 보상으로 화답했다: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는 2012년 5억 2,000만 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고 주식시장에 복귀했다. 4년 간의 작업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과거 벌링턴 코트 팩토리 Burlington Coat Factory로 알려진 벌링턴 스토어스 사례도 있다. 베인이 친 ’최고 홈런‘ 가운데 하나다. 베인의 전문가 지도 아래, 벌링턴은 더욱 효율적으로 유행 제품 확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의류할인매장 티제이 맥스 T.J. Maxx와의 경쟁에 잘 대처했고, 백화점들에도 더 큰 고통을 안겼다.
 

쇼핑객들이 맨해튼 본점에서 캐나다 구스의 대표 파카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US 포춘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될 일’과 ‘되지 않을 일’을 평가할 때, 날카롭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어니스트 영의 파트너 아난드 라구라만 Anand Raghuraman은 “사모펀드는 자본 유입과 사업부 조정, 매장 폐쇄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많은 인수 건들이 대규모 기업 회생에 매달리진 않는다: 그보다는 종종 해당 산업의 2~3위권 기업을 목표로 삼는다. 예를 들어,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 BJ‘s Wholesale Club은 코스트코와 샘스클럽 Sam’s Club 다음 순위다. 또한 그들은 기업 구조조정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런 시나리오 하에서, 살짝만 기업을 다듬으면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베인이 캐니다 구스에 투자했을 때, 코튼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캐나다 구스의 성공 방식을 훼손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코튼은 캐나다 구스 CEO 레이스에게 기업 가치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레이스는 베인의 자본과 지원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많은 열정을 갖고 있었다. 한편 그 CEO는 조부가 세운 기업의 경영을 계속 맡을 수 있는지 확인을 재차 요구했다. ‘캐나다에서 만든(Made-in-Canada)’ 브랜드로 남는 것도 그 인수 계약의 필수조건이었다. 캐나다 구스와 베인 모두 그 브랜드를 약화시키거나, 더 나쁜 저가 브랜드로 전락하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레이스는 “그들이 우리의 핵심 가치를 믿는 건 내게 정말 중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측은 베인이 구스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단 계약이 체결되자, 사모펀드는 10여 명의 ‘산전수전 다 겪은’ 소매업 전문가들을 동원해 경영에 힘을 보탰다. 베인 팀은 캐나다 구스가 직면한 공급망 문제 해결을 도왔다.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고, 도매 고객사들의 요구에 부응했다. 캐나다 구스의 독립 매장에 적합한 ‘부지 선정’ 같은 문제는 시스템을 잘 갖춘 체인점에겐 평범한 고민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가족 경영 회사에겐 중요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베인은 이를 위해 전문 지식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베인은 캐나다 구스에 보다 더 직접적인 소비자 소통을 요구했다. 지난 2014년, 캐나다 구스의 최대 경쟁사 몽클레르 Moncler는 더 수익성 높은 판매 채널인 직영 매장이나 웹사이트에서 전체 매출의 80%를 올렸다. 대조적으로, 캐나다 구스는 사실상 거의 모든 제품을 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 Barneys New York이나 삭스 피프스 애비뉴 SaksFifth Avenue 같은 도매업체를 통해 판매했다. 그러나 그 비중은 2018회계연도 기준으로 64%까지 낮아졌다. 베인이 전자상거래 개선과 캐나다 구스 직영점을 추진한 결과였다. 회사 영업 이익이 증가한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베인 팀은 또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철수하고, 기존 코트 제품들을 정리해 생산 속도가 빠른 코트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캐나다 구스 제품군을 확대했다. 650달러짜리 스웨터 같은 고가 니트웨어도 출시했다. 캐나다 구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코튼은 “그들의 문제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캐나다 구스 가격은 노스 페이스 North Face보단 높고 몽클레어보단 낮다(몽클레어는 캐나다 구스에 비해 기능보다 패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성공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의 또 다른 소매업체 인수 광풍을 기대해선 안 된다. 딜로직의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2018년 현재까지 사모펀드의 소매업체 인수는 2016~2017년의 초라한 속도보다 훨씬 더 느린 상황이다. 오히려 2000년대 초 마지막으로 목격했던 (최악의) 수준에 더 가깝다. 

모든 업종의 소매업체들은 계속 투자자들에게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와튼 스쿨 금융학 교수 데이비드 웨슬스 David Wessels는 “전자상거래 재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업 이익을 개선할 손쉬운 응급조치법이 없다는 판단을 하면, 사모펀드는 계속 소매업 인수를 주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매업체 관련 IPO 시장도 차갑게 식어있다. 가장 유망한 기업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IPO에 성공한 기업들은 캐나다 구스와 플로어 & 데코 Floor & D?cor 그리고 앳 홈 정도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상장 이후 고공행진 중이다. 반대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패션 브랜드 제이. 질 J. Jill의 주가는 IPO 이후 폭락하고 있다. 마치 투자자들에게 소매업의 위기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 같다. 기업공개 ETF 투자자문사 르네상스 캐피털 Renaissance Capital의 대표 캐슬린 스미스 KathleenSmith는 “아마존에게 잡혀 먹히지 않을 소매업체만이 IPO에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펀드가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소매업 상황이 바뀌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금만 ‘손을 보거나’ 사모펀드의 ‘한 수 지도’를 받으면, 성공할 만한 소매업체들은 많다. 하지만 지난해 사모펀드 시카모어 Sycamore가 70억 달러를 투입한 스테이플즈 Staples 인수 같은 대형 거래는 더 이상 없을 전망이다. 사모펀드 경영진은 “최소한 지금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대신, 소매업체간의 전략적 인수가 예상된다(월마트는 제트닷컴 Jet.Com과 보노보스 Bonobos를, 코치Coach의 모회사 태피스트리 Tapestry는 케이트 스페이드 Kate Spade를 각각 인수했다). 동시에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 하에서, 구제 가능성은 있지만 도태되도록 내버려질 기업들도 분명 있다. 사모펀드가 손실을 털고 가려 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가 소매업 섹터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데 동의한다. 단지 앞으로의 행보는 더욱 조심스러워질 것이다. 베인의 코튼은 “역사에는 옳고 그름의 측면이 있다”며 “지금 우리가 겪는 시기는 (소매업에 있어) 가장 소란스럽고 혁신적인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경쟁에서 두드러지지 않거나, 경쟁사를 이길 수 없는 소매업체들은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더 많은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사모펀드의 3대 실패작

▶토이저러스 TOYS “R” US: 파산 규모: 79억 달러, 상장 폐지: 2005년, 파산 신청일: 2017년 9월, 대주주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 KKR, 보르나도

▶스포츠 오소리티 SPORTS AUTHORITY: 파산 규모: 15억 달러, 상장 폐지: 2006년, 파산 신청일: 2016년 3월, 대주주 사모펀드: 레너드 그린 파트너스

▶나인 웨스트 홀딩스 NINE WEST HOLDINGS: 파산 규모: 14억 달러, 상장 폐지: 2014년, 파산 신청일: 2018년 4월, 대주주 사모펀드: 시카모어 파트너스

-3대 사모펀드 성공작

▶달러 제너럴 DOLLAR GENERAL: 2007년 상장 폐지 당시 기업 가치: 69억 달러, 2009년 재상장 당시 기업 가치: 72억 달러, 최근 시가총액: 260억 달러, 대주주 사모펀드: KKR

▶벌링턴 스토어스 BURLINGTON STORES: 2006년 상장 폐지 당시 기업 가치: 21억 달러, 2013년 재상장 당시 기업 가치: 18억 달러, 최근 시가 총액: 93억 4,000만 달러, 대주주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 RESTORATION HARDWARE: 2008년 상장 폐지 당시 기업 가치: 1억 7,500만 달러, 2012년 재상장 당시 기업 가치: 5억2,000만 달러, 최근 시가 총액: 19억 달러, 대주주 사모펀드: 엘 캐터톤

번역 박정호 pary1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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