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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대표 창업자 3인방은 이렇게 살아남았다

5주년 맞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

  • 기사입력 2024.03.07 07:00
  • 최종수정 2024.03.07 15:26
  • 기자명 문상덕 기자

로컬에서도 멋있게 비즈니스 할 수 있을까. 동남권 창업 커뮤니티를 일군 스타트업 창업자 삼인방은 특정 지역, 대학으로 범벅 된 한국의 성공 스토리를 비트는 데서 실마리를 찾았다.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사진 유홍현

▶정재욱(왼쪽) 이사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기업 ‘센디(Sendy)’ 공동 창업자. 2019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산협의회(현 동남권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김민지(가운데) 대표 2018년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 ‘플립(Flipped)’ 개발사 ‘브이드림’을 설립했다. 2023년 협의회 3대 회장에 취임했다. 

▶김태진 대표 2013년 화훼 종합 플랫폼 기업 ‘전국플라워센터(현 플라시스템)’을 설립했다. 화훼농가와 꽃집을 연결하고, 간편 꽃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 협의회 2대 회장을 맡았다.


 

“마일리지로 따지면 톱 랭크에 들 거예요.”

김태진 대표는 열차 생활에 “인이 뱄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한 세 사람은 일주일에 두세 번, 부산발 서울행 KTX에 몸을 싣는다. 누군가에게 이동 수단일 뿐인 열차는 이들에게 업무 공간이자 휴식 공간이다. 전자결재로 회삿일을 처리하고, 책을 읽고, 잠을 청한다. 서울과 판교에 가선 선후배 창업자와 비즈니스 파트너, 투자자들을 만난다. 정재욱 이사의 화물운송 플랫폼은 매출의 80%가 수도권에서 난다. 김민지 대표는 서울 소재 펀드 운용사에게만 투자 받았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래서 이들은 약속이 단 하나여도,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이날 인터뷰도 그랬다.

길 위의 시간은 성과로 돌아왔다. 김태진 대표는 온라인 꽃배달 서비스로 외부 투자 없이 매출 300억원 기업을 일궜다. 정재욱 이사는 투자 혹한기였던 지난해 10월 시리즈B 라운드에서 70억원을 유치했다. 김민지 대표는 공익(장애인 취업)과 수익성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아냈다. 부산에서의 삶은 이들에게 결점이 아닌 기회였다. 특정 지역, 특정 대학, 특정 VC 클리셰로 범벅 된 한국 스타트업 성공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정재욱 이사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냈다,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고난이 축복”이라는 성경 말씀이 뒤따랐다.

정 이사는 2019년 2월 30여개 회원 스타트업과 함께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 부산협의회를 만들었다. 정 이사가 초대 협의회장을 맡았다. 김태진 대표와 김민지 대표가 차례로 협의회장 직을 이어받았다. 정 이사는 서울의 스타트업 행사에 갈 때면 특유의 “에너지 파동”을 느꼈다고 한다. 행사장에서 나와 부산행 열차를 탈 때면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의 노하우, 네트워크를 부산의 동료들과 공유하고 싶어 협의회를 시작했다. 이후 울산, 경남으로 범위를 넓혔다.. 현재 회원사는 350개가 넘는다. 코스포 내부에서도 이례적으로 여길 만큼 빠르게 생태계를 키웠다.

협의회 출범 5주년을 맞아 함께 한 전현직 협의회장 세 명은 “서울 극복이 아닌 글로벌 진출”을, “유니콘 기업 배출이 아닌 창업 생태계 육성”을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지역 창업 생태계의 청사진은 이들의 창업 이야기처럼 클리셰를 비껴갔다.

 

 

Q 우선 세 분의 비즈니스가 궁금합니다. 센디는 화물기사와 사용자를 매칭하는 서비스죠. 카카오T나 우티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이 떠오르는데, 센디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정재욱 핵심은 예측 가능한 운송이에요. 용달 서비스를 쓸 때 언제 오는지, 금액이 얼마인지, 물건이 잘 도착했는지, A부터 Z까지 모두 알려주는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플랫폼에 가입한 화물기사 분들에게 배차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하죠. 

세 명이서 함께 창업한 회사였습니다. 이들과 다섯 번째 사업체를 냈고, 서비스는 열 번째예요. 주로 플랫폼 서비스였죠. 꽤 성과를 거뒀어요. 당시 웨딩과 인테리어 플랫폼도 하고 있었죠. 그 중 이사모아(현 센디)를 선택했어요. 1인 가구가 늘면서 이사 시장도 성장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용달만 필요한 고객이 많은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어요. 이사보다 시장이 더 컸고, 저희가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여지도 더 크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TF팀으로 시작한 센디가 이만큼 커졌죠.

 

Q 국내 화훼 시장은 크지 않습니다(※2022년 기준 5651억원). 왜 꽃배달이었습니까?

김태진 자동차용품, 중고차 관련 오픈마켓과 전자상거래를 대학교 3학년 때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꽃집을 크게 하는 지인을 만난 게 계기였어요. 오픈마켓 서비스를 안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오픈마켓 서비스를 해보고 싶은데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겠느냐’고 한 게 시작이었어요. 유통 과정을 디지털화해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게 하고, 중간 유통단계를 걷어내면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Q 케이블 방송에서 꽃배달 광고 많이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면 가격도 싸지고 서비스도 좋아질 것 같은데,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김태진 콜센터를 운영하는 퀵서비스, 대리운전 회사들이 꽃배달 시장에 많이 들어올 때가 있었어요. ‘콜당 1000원이라도 남기면 이득’이라는 전략으로 TV광고를 쏟아냈어요. 치킨 게임이죠. 물가는 오르는데 서비스 가격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하지 않아요. 소비자가 보다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단적으로 최근엔 리멤버와 제휴해서 인사 이동이 있을 때 명함에 적힌 주소로 꽃을 배송할 수 있는 간편 주문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유니콘보다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정책도 그렇고, 기업가 정신도 그렇고, 기업 가치를 부풀려 놓고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_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Q 보통 장애인 대상 사업은 수익성보다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둡니다. 브이드림은 어떤가요?

김민지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은 장애인을 채용해야 해요. 의무 고용률이 민간기업은 3.1%, 정부와 공공기관은 3.8%입니다. 지난 30년간 비율이 조금씩 높아졌어요. 해외 선진국에서는 9%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실제 고용은 않는 대신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고 있었어요(의무 고용해야 하는 장애인 총 인원수에 인당 월 부담금 최대 206만원을 곱한 금액). 저는 원래 IT회사에서 근무했는데, 이 부담금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대표님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런데 제 주변에는 저보다 컴퓨터를 더 잘 다루는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못 구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재택근무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정부에서 정한 15가지 장애유형 중에서 지적장애와 발달장애를 제외하면 인지능력이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아요. 업무 환경만 마련하면 집에서도 생산성 높은 일을 할 수 있거든요. 이들과 기업을 매칭하고, 기업은 프로그램 사용료를 냅니다. 

4년 동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축적하다 보니 플랫폼이 만들어졌어요. 보조공학기기를 개발할 때 저희 플랫폼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한다든지, 장애인 당사자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도 하고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커머스 상품도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Q 평소에도 달에 서너 번은 모인다고요. 상호 평가를 하자면.

김태진 정재욱 이사님 보면 ‘한 우물을 파다 보면 강이 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화물 운송 분야가 대기업도 많이 들어와 있는 레드오션이죠. 게다가 투자 혹한기이고요. 그런데 투자를 유치하셨어요(※센디는 2023년 10월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마쳤다. 당시 70억원을 투자 받았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85억원) 부산에선 이렇게 투자 받는 스타트업이 없거든요. 그러면서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라고 하죠. 후배 창업자를 위한 활동도 활발히 하십니다.

김민지 대표님은 이사님 말씀대로 ‘브이드림 하면 김민지 대표’라는 브랜딩이 잘 돼 있고요. 동시에 대외 활동도 활발히 하시죠. 비즈니스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납니다. 이 분은 어떤 옷을 입히든 개인의 역량, 가지고 있는 힘이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봅니다. 이런 에너지를 갖고 있는 분이 꽃배달 서비스를 하셨다면 우리 회사보다 (연 매출이) 10배 더 크지 않았을까(웃음).

 

Q 꽃배달 서비스도 하실 생각?

김민지 무슨 말씀을, 하하!

김태진 나중에 상장하면 우리 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김민지 김태진 회장님은 사람을 끄는 힘이 강력한 분이에요. 부산상공회의소와 협력도 김태진 회장님이 처음 판을 만들었습니다. 또 이사님 말씀처럼 투자 유치 없이 자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만들어 온 점은 후배 입장에서 정말 존경할 만한 일이에요. 

 

Q 세 분께서 하고 있는 비즈니스는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큰 관련은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 기업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김태진 지역 디스카운트는 사실 있습니다. 지역 창업 생태계가 어려우니까요. 사람 많고 돈 많은 곳으로 가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냈다,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재미있어요. 우리가 조금 더 고생해서 서울~부산을 다니더라도, 후배 기업에는 수도권 부럽지 않은 창업 생태계를 물려주는 일이 가치 있지 않겠느냐. 

 

지역 디스카운트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냈다,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재미있어요. _김태진 플라시스템 대표

 

Q 스타트업은 런웨이가 곧 수명이잖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라도 투자를 제때 못 받으면 순식간에 무너지고요. 그래서 ‘VC가 몰려 있는 강남의 반경 10㎞ 내에 사무실을 둬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서울과 거리가 먼 데서 오는 공포감이 기본적으로 있지 않습니까?

김민지 대표의 의지라고 생각해요. 저는 판교에 액셀러레이팅(창업 보육) 매주 받으러 왔었고. 지금도 매주 서울, 부산을 오가고 있어요. 기차에서 전자결재를 하곤 했습니다. 또 데모데이 때 만난 투자자들이 후속 투자에 다 들어오셨고요. 저는 부산이 본사인데, 경기, 인천, 강원에서 먼저 성과를 낸 뒤에 역으로 부산으로 왔습니다. 투자 받은 펀드도 모두 서울에 있는 펀드였어요. 

저는 후배 기업에 ‘고난이 축복’이라고 조언해요.

정재욱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자, 지금은 우리가 같이 뭔가 만들어 가보자. 서울에 가면 스토리를 얻는 대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죠. 대신 그 안에서 계속 이직할 거예요. 저희 회사는 이직률이 3% 미만입니다. 10년차 안팎이에요. 직원들에게 ‘왜 안 나가니?’ 물으면 ‘센디에 있으면, 센디가 대기업이 될 것 같아서’라고 말해줘요. 저흰 ‘대기업에 가지 말고 대기업을 만들자’고 다짐합니다.

 

Q 말씀을 들어보니 지역이라서, 부산이라서 인재를 확보하거나 정책적인 조명을 받는 데 유리한 점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재욱 저희 회사에는 개발자가 20여명 있습니다. CTO께서 부산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데, 그 연을 바탕으로 부산대와 산학협력을 맺어서 인턴부터 계속 공급받고 있습니다. 부산대에 좋은 인재가 굉장히 많아요. 인턴 중 일부를 채용해서 2~3년 교육시키면 네이버 같은 국내 기술기업에서 경력채용 제안이 들어온다고 할 정도로 역량이 쌓입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저희 사람으로 키워가는 시스템이 있다 보니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강합니다. 

 

Q 수도권에서는 스타트업 하면 강남 혹은 판교잖아요. 동남권에선 어딘가요?

김민지 보통 부산 센텀시티라고 하는데, 저는 부산 북항이 답이라고 말해요. 근처에 부산역이 있거든요. 서울에 있는 투자사와 미팅하기 편하죠. 저도 매주 두 번 이상은 다녀오니까요. 그래서 북항에 스타트업 밸리를 조성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Q 동남권협의회가 5주년이 됐습니다. 그간 일군 변화를 꼽자면.

김민지 판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모험자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부산상의 회장님은 청년 스타트업 펀드에 1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000억원 규모 민간 벤처펀드도 나오고요(※2023년 9월 부산시는 산업은행, BNK금융지주와 함께 1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디캠프 등 창업지원센터도 부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태진 저희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정책제안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성과죠. 저희만의 노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설립 준비 중인 부산창업청도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지자체 산하로는 처음 만들어지는 창업 전담기구예요. 

 

Q 동남권협의회를 만들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정재욱 스타트업이라는 개념도 모를 때였죠. 서울에 오면 배달의민족 같은 1세대 창업가 분들과 후배 창업가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교류하고 정보를 나누는 모습을 봤어요. 뭔가 혁신하고자 하는 에너지의 파동. 그런 모습들이 멋있었어요. 저도 거기 참여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서울에 올라갈 땐 미래로 가는 느낌, 부산에 돌아갈 땐 과거로 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창업 10년차가 되니 부산에도 스타트업이 점차 늘고 있었어요. 후배 기업들을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예를 들어 당시 부산에는 초기 단계 기업이 많았어요. 시리즈A 라운드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막 생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투자 라운드를 진행해야 하는지 노하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에는 시리즈B와 C, 그러니까 성장 단계에 들어선 기업들이 많았어요. 

 

Q 동남권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온다면, 어디일까요?

김민지 유니콘보다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정책도 그렇고, 기업가 정신도 그렇고, 기업 가치를 부풀려 놓고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상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죠. 우리 중에서 100년 기업이 나오고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기업이 나올 거라고 믿어요. 그런 기업이 나올 수 있게 생태계를 만드는 일, 본질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일이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우리가 글로벌 관문이 돼 보자’라는 말을 많이 해요. 왜 맨날 ‘서울 대 부산’ 하고 있느냐. 

 

Q 지역에서 서울 진출이 아니라 지역에서 바로 글로벌로. 방법이 있을까요?

김민지 저희는 지난해 하노이에 가서 베트남 노동부 산하 장애인 시설과 협약을 맺고 왔어요. 현지에서 조인트벤처를 만들지, 파트너사와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택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또 KOTRA와 ODA 사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제가 서울에 있느냐, 부산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해외에서 봤을 때는 그냥 코리아예요. 이런 부분을 창업가들이 넓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정재욱 물류는 산업의 혈관이라고 하거든요.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물류는 필수죠. 아시아권에서도 이미 물류 시스템에 들어가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요. 유니콘 기업도 있고요. 그런데 아직 이들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가 많기 때문에, 그런 나라에 진출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어요. 2025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태진 저희는 일본 진출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가 잘 안 된 시장이라서요. 아직 전화나 팩스, 방문을 통해서 주문을 하고 있거든요. 일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서 주문을 보다 쉽고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보고 있습니다. 

 

Q 말씀을 듣다 보니 제가 ‘지역→서울→해외’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합니다. 서울에 진출한 다음에야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위계적으로 나눈 거죠.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특히 지역 기업은 해외 진출을 무섭게, 또 막연하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김민지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깨야 하지 않느냐. 정말 또 성공 사례가 나와야 한다.

 


생태계 차원의 노력도 시작했다. 2023년 6월 코스포는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Slush)’의 부산 스핀오프 행사를 유치했다. 매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슬러시에는 전 세계 1만여 개 스타트업이 운집한다. 슬러시 측은 2022년부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스핀오프 행사 ‘슬러시드(Slush'D)’를 세계 각국 도시에서 열고 있다. 2023년 행사에서는 28개 부산 스타트업이 부스를 차렸다. 또 박재욱 코스포 당시 의장(쏘카 대표) 등 전국 스타트업 관계자와 국내외 투자자 1000여명이 행사에 참여했다.


동남권에 중견기업이 많은데, 스타트업과 협업한 사례는 많지 않아요. 힘을 합치면 스타트업은 매출을 일으키고, 중견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할 수 있거든요.  _정재욱 센디 이사

 

Q 정부나 기관, VC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김태진 지역 창업 생태계 발전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수도권 인구 과밀의 결과가 저출산이잖아요. 동물도 한 구역에 너무 많이 몰리면 번식을 안 합니다. 지역 창업 생태계를 수도권 못지 않게 잘 만들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고 부동산 문제, 저출산 문제, 지역소멸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고 봅니다. 

정재욱 이제 시리즈B 투자를 받는 기업들이 나와요. 그런데 이 단계에서 투자하는 펀드 규모가 아직 작고, 수도 적습니다. 산업은행, BNK금융지주가 있지만 너무 적어요. 또 동남권에 중견기업이 많은데,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는 아직 많지 않아요. 협업이 활성화되면 스타트업은 매출을 일으키고, 중견기업들은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발굴할 수 있거든요. 누군가 의지를 갖고 연결시켜야 합니다. 당장 저희도 물류 기업이지만 매출의 80%가 수도권에서 나옵니다. 

김민지 민간 주도에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 민간에서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게끔 규제도 더 전향적으로 개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규제 때문에 존폐 위기에 몰리는 기업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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