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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만 이병주의 “Change the Game”

뷰티앤헬스기업 코스맥스에 붙은 수식어 중 하나가 ‘세계 최대 화장품 ODM’이다.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와 이병주 코스맥스USA대표가 ‘세계 최고 화장품 제조사’로 수식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코스맥스가 화장품(COSMETICS)과 최고(MAXIMUM)의 합성어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기사입력 2023.01.12 08:00
  • 최종수정 2023.07.07 09:44
  • 기자명 유부혁 기자

궁금했다. 업계에서 세계 1위인 기업의 대표는 어떤 비전을 품었을지. 대답은 명료했다. “판을 바꾸겠다”.

창업주인 아버지에게 무엇을 물려 받았는지도 궁금했다. 지난 10월 중순 경기도 판교 코스맥스 본사에서 이병만 대표를 처음 만났다. 이후 2번 더 그와 이야기 나눌 기회를 가졌다. 이병주 대표는 12월 초 미국 법인이 위치한 미국 뉴저지에서 만났다. 그 역시 3번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은 2019년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설득이 필요했다. “실적이나 성과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하다”. 두 대표를 만나는 동안 회사 실적 등 숫자는 묻지 않았다. 기업의 과거는 숫자를 보면 되지만 누구도 알수 없는 기업의 미래는 사람이 유일한 단서가 아닐까.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장소지만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뷰 내용 역시 한 공간에서 한듯 정리했다.

Q 코스맥스 성장 그리고 K뷰티 확산의 기반이 된 중국 시장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가요?

이병만(이하 BM) K뷰티가 여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글로벌 마케팅의 격전지 중국에서 중국 로컬 기업 역시 약진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618 쇼핑데이나 광군절 당시 로레알, 에스티로더와 함께 프로야, 퍼펙트다이어리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니까요.

중국 Z세대는 자국산 제품에 대한 포용력이 좋습니다. 거기다 제품력, 소비자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로컬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어요. 소비자 수요가 더세분화 되면서 혁신성과 스피드를 갖춘 K뷰티에도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Q 미국은 시장 규모 100조 원이 넘는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입니다. 진출한지 이제 10년입니다. 미국은 어떤가요?

이병주(이하 BJ) 글로벌 1등 기업이 되려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시장이 미국입니다. 시장 규모가 크고 제조업체도 많지만 확실한 1등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이 10개가 안됩니다. 코스맥스는 이미 톱3에 자리잡았고요.

화장품 제조업체 60% 정도가 직원수 50명 이하 규모입니다. 직원 구성 역시 연구개발보다는 생산, 영업 중심으로 단순하지요.

고객 중심, 혁신성, 스피드를 가진 코스맥스의 장점은 살리되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문화나 관습, 라이프와 사고방식이 다른 시장이니까요.

Q 두 분다 글로벌을 위해선 ‘현지화'를 말씀하시는데. 이를 위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BM 최종 소비자를 좀더 깊이 있게 아는 거라고 생각해요. 고객사보다 소비자를 더 꼼꼼하게 분석하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면 파트너사들 역시 더 만족할겁니다. BJ 최근 K웨이브가 상당하지요. 맨해튼에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한국 음식점도 있으니까요. 된장, 고추장 같은 한국의 전통 재료를 사용하지만 음식과 실내 인테리어, 심지어 식당 이름도 현지를 고려한 퓨전입니다. 직원들 역시 현지인을 채용해 본인들 문화에 맞게 서비스하죠. 전 ‘한국’만을 너무 강조하지 않으려고 해요.

코스맥스는 2005년 ‘글로벌 현지화’를 외치며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대학을 막 졸업한 이병만 대표는 중국법인 공장에서 창고일부터 배웠다. 창고가 익숙할 때쯤 영업을 다녔다. 그렇게 7년 넘게 중국을 익혔다. “사람들을 두루 만나면서 친화력을 쌓았어요. 이후 동남아, 일본을 다니면서 기본 원칙은 세우되 사업 방향을 고수하지 않는 유연함을 배웠지요.”

이병주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맥도날드에서 일했다. 숫자와 통계는 거대한 기업에서 비즈니스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숫자 더 정확히는 데이터로 조직의 균형을 맞추고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을 배웠고 지금 잘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Q 코스맥스의 글로벌 전략에 변화가 있습니다. 회복세인 중국, 폭발적인 성장세인 인도네시아 외에 일본 진출로 메이드 인 재팬에 시동을 걸었고 미국 오하이오 공장과 뉴저지 공장을 통합했죠. 배경이 궁금합니다.

BM 팬데믹 이후 일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됐지만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은 증가했어요. 지난해 1분기엔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이 프랑스 화장품을 제치고 1위를 차지 했고요. K팝은 물론 K드라마 등 K웨이브가 2030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2000년 초반 중장년층 중심으로 생겨난 한류의 폭이 더 넓어졌습니다.

10년 전 사무실을 내고 본격 진출을 꾀하다 원전 사고 이후 철수했던 일본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코스맥스 일본 법인 설립을 결정한 결정적인 배경은 시장 변화에 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채널이 강세지만 팬데믹과 함께 IT에 익숙한 MZ세대 부상으로 온라인 기반 인디브랜드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요. 소비자 니즈가 다양하고 그만큼 시장 변화도 빠르죠. 유연성과 스피드가 경쟁력일 텐데 이는 코스맥스의 DNA이기도 합니다. 국내 파트너사의 일본 진출을 원활하게 돕고 시세이도, 고세 등 현지 파트너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생산자브랜드개발(OBM) 시장을 개척해야죠.

BJ 기존 미국 화장품 OEM 기업의 성장 전략은 지속적인 설비 투자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주를 늘려가는 방식이죠. 하지만 코스맥스USA는 오하이오 공장을 철수하고 기능과 제조 능력을 코스맥스 뉴저지 공장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연구개발 능력 강화가 우리의 성장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실 본사의 전략과도 같아요. OEM, ODM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하는 품질, 단가, 납기 준수는 기본적인 요소고 혁신적인 제품과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신제품을 소개해 우리 파트너인 판매사들이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과거엔 글로벌 브랜드 위주의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K뷰티 기반의 현지화 제품을 원하는 인디브랜드, 트렌드를 중시하는 메스티지 중견 고객사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맥스 해외법인은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미국, 인도네시아와 태국,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주요 5개국에 포진해 있다. 코스맥스의 고성장을 이끈 중국은 최근 들어 코로나 봉쇄가 풀리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올해만 60% 성장하며 코스맥스의 ‘넥스트차이나'임을 입증했다.

Q 코스맥스에게 미국은 아픈 손가락인데요. 구조조정 등 변화에 대해 좀더 들어보고 싶네요.

BJ 근본적으로 좋은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모하고 있어요. 우선 조직은 다운사이징 하고 있어요. 직원수가 500명대에서 200명 초반대로 줄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인터뷰를 나중에 하고 싶었어요. 직원들을 떠나보내고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인데… 게다가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분들의 노고가 우선시 돼야하니까요…

(이병주 대표가 코스맥스USA를 맡은 건 자본잠식 등 법인이 어려움에 빠지면서다. 새판을 짜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투입됐지만 결국 그가 모든 책임을 떠안은 모양새가 됐다.)

조직 구성에도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마케팅, 영업뿐 아니라 R&D 연구소에도 현지 직원을 강화하고 있어요. 미국법인의 역할이 단순히 한국의 기술을 미국 시장에 토스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는 일은 K뷰티의 기술에 현지 상황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정립하는 겁니다.

Q 위기의 리더십도 궁금하네요. 구성원들을 어떻게 설득했습니까.

BJ 정상화를 위한 프로젝트명이 ‘SPRING’입니다. 22년 봄에 구상했거든요. 우선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말했어요. “우리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 FIT하기 위해선 몸집을 줄여야 한다”. 인사, 재무, 법무팀원이 고생했습니다.

누가 남고 누가 떠나야 하는지 기준을 정하는 게 어려웠어요. 장점 위주로 보되 다른 사람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지 참고했습니다. 아버지께 배운 거지요. 회의 방식도 바꿨어요. 영업팀과 생산팀이 매주 한자리에서 만납니다. 경영의 고리마다 디멘더와 서플라이가 만나야 좋은 의사결정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강한 팀이 됐어요.

Q 코스맥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연구와 혁신입니다. 판교에 있는 R&I 센터가 뉴저지에도 있네요. 역할이 다른가요?

BJ 미국 연구소는 현지에 좀더 특화돼 있어요. 판교 연구소의 경우 아시아에서 코스맥스가 워낙 성장했으니 아시아에 맞는 제형이나 처방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면 미국 연구소는 처방을 꽃 피우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즉 이 시장에 맞게 베이스도 만들고 현지 인력들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치를 더하는 작업을 하는 거죠.

저는 우리 연구원들에게 “경쟁사 연구소가 아니라 파트너사의 연구소가 우리의 경쟁 상대”라고 합니다. 인디 브랜드나 혁신을 중시하는 트렌디한 중저가 또는 고급 브랜드 제품을 저희가 최고로 서포트할 수 있습니다. 골리앗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무기를 다윗에게 쥐어 주는 겁니다.

이병만 대표가 임원 회의를 마치고 본사 로비 1층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다. 맨 왼쪽부터 홍장욱 한국 공장장, 신윤서 CFO, 김남중 마케팅본부장, 이병만 대표, 박명삼 연구원장, 유치호 해외 마케팅 본부장.
이병만 대표가 임원 회의를 마치고 본사 로비 1층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다. 맨 왼쪽부터 홍장욱 한국 공장장, 신윤서 CFO, 김남중 마케팅본부장, 이병만 대표, 박명삼 연구원장, 유치호 해외 마케팅 본부장.

Q 코스맥스가 덩치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자주 받을 질문일 텐데요.

BM 궁금해요. 왜 제조사에겐 영업이익률을 묻고 스타트업이나 IT기업들엔 손익분기점을 묻는지.(그는 한참을 웃었다.) ODM은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합니다. 보통 투자를 회수하는 데 7년 정도 걸리더군요. 코스맥스는 빠르게 성장한 만큼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졌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연구만 하는 곳이 아니라 혁신을 연구하는 곳이고 혁신엔 돈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코스맥스는 성장기를 지나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어요. 기술이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해서 혁신적인 기술로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죠. 좀더 정확한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이 또한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와 단단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새로운 브랜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수 있을거에요. 영업이익률의 상승 곡선도 달라질 거라 봅니다.

Q 본사 입장에선 인디 브랜드의 약진, 성분에 대한 민감도 상승, 재생 용기 등 ESG 강화 등 대응해야 할 굵직한 이슈가 많습니다.

BM 소비자의 태도 변화가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소비자 스스로가 트렌드를 만들고 스스로 제품의 성분과 효능을 분석하는 주체가 됐으니까요. 인디 브랜드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습니다. 파트너사 중 코리아테크 ‘가희’, 라운드랩 ‘독도 토너’ 그리고 롬앤의 ‘쥬시 래스팅 틴트’, 힌스의 ‘무드인핸서 립스틱’ 또 라카의 ‘’저스트 아이 팔레트’ 등은 개인에서 기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인디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 영업조직뿐 아니라 생산 시스템도 혁신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당장 주문량이 소량이더라도 바로 제작할 수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파트너를 위한 시스템도 계속 강화하고 있어요. R&I센터에선 자체 처방 검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글로벌 규제 데이터를 취합해 돕고 있어요. 7000개 이상의 성분 분석 자료와 주요 글로벌 고객사의 안전성 기준 등 데이터를 통합했죠. 덕분에 화장품 처방을 입력하면 바로 원료 안전성, 주요 수출국의 관련 법규, 고객사 기준 부합 여부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규 성분의 인체 독성 및 피부 자극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도입했고요.

이병주 대표가 뉴저지 누월드 공장에서 Christopher Manenti 등 관계자들과 문을 활짝 열고 걸어 나오고 있다.
이병주 대표가 뉴저지 누월드 공장에서 Christopher Manenti 등 관계자들과 문을 활짝 열고 걸어 나오고 있다.

Q OEM에서 ODM. 그리고 디지털 혁신을 추가하며 OBM을 시작했습니다.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나요?

BM OEM에서 OBM까지 오면서 중심이 바뀐 것 같아요. 제품을 잘 만들고 혁신하겠다는 생각이 중심에 자리잡았던 게 OEM이라면 소비자와 그들이 생각하는 변화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소비자 감성을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빅데이터 활용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결국 우리는 제조기업에서 고객에게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있어요.

브랜드 제안부터 제품 개발과 생산, 마케팅까지 원 스톱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저희 OBM 서비스는 특히 온라인, 모바일 채널에서 효과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2015년 중국에서 처음 OBM을 고객사에 선보였고 지금까지 100여개 브랜드에 대한 상표등록을 마쳤어요. 제품은 200여 품목을 개발했고요. 3년 전에 러시아에서 OBM브랜드를 선보였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신규 OBM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Q 코스맥스가 제시하는 디지털 시대의 뷰티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BM 디지털 코스맥스는 파트너사와 고객을 직접 연결해 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또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 파트너사가 시장에 좀더 진입하기 쉽도록 만드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어요.

플랫폼 BaaS, HaaS는 수십만 개의 브랜드부터 인디브랜드, 원료와 부자재 업체, 제조공장, 연구소 등이 서로 협업, 공생하는 공간이에요. 최소 수량 1개부터 무한대까지 서비스할 수 있고 개인 맞춤식 정기구독 서비스로 할 수 있는 뷰티&헬스 종합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또 제가 주목하는 건 맞춤형 화장품이에요. 서구 화장품 시장에선 시작 또는 활성화를 준비하는 단계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소비자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해 개인 성향과 피부 조건에 맞는 화장품을 제안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이를 위해 전사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어요. AI를 활용해 제품 개발 전 단계를 데이터화 하고 신제품 개발 속도를 개선, 클라우드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스마트 팩토리도 실현할 계획이고요.

Q 궁금해 지네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코스맥스 혁신의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BM 토탈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겁니다. 상품 리더십과 지속적인 시드 발굴을 통해서죠. 이를 위해 제형, 신소재, 바이오 분야에서 핵심 연구영역을 도출하고 전략과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코스맥스 목표는 ‘꿈은 오직 최고의 파트너'였어요. 이젠 변화의 중심에서 모두가 동조하는 K뷰티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Q 코스맥스도 코로나 이팩트 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지요. 한국의 경우 중국 봉쇄까지 겹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을 겪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BJ 코로나로 공장 직원이 2명 사망했습니다. 가족들을 위로하면서 회사 앞에 추모목을 심었어요. 동료를 잊지 않겠다는 회사 차원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함께 슬퍼하고 위로하면서 우린 더 단단한 하나가 됐습니다.

팬데믹에도 멈춘적 없는 코스맥스USA. 미국 뉴저지 누월드 공장 앞에는 코로나로 사망한 직원을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가 있다.
팬데믹에도 멈춘적 없는 코스맥스USA. 미국 뉴저지 누월드 공장 앞에는 코로나로 사망한 직원을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가 있다.

정부 정책을 따르면서 ‘공장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어요. 잉글우드랩이나 미국콜마 등 경쟁사는 문을 다 닫았지만 오하이오 공장 등 코스맥스 생산은 멈춘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직원이 나올때 마다 긴장했어요. 라인이 멈출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어요. 결국 1팀만 남게 됐고 라인 30개 중 2개만 남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 한참 힘들때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의 책 ‘50 홍정욱 에세이’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표지의 ‘쉬웠다면 나에게까지 기회가 왔겠는가’ 이 문장이 어려운 일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내는 힘을 줬어요.

Q 문을 닫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BJ 기본적으로 제조공장은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특수한 상황이었고 경쟁사는 한달하고 보름을 닫았죠. 물론 우리도 그렇게 할수 있었어요. 하지만 ‘더한 어려움이 오면 이겨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외적으로는 ‘믿어라'는 메시지를 심어주고 싶었고 대내적으로는 ‘우리가 얼마나 강한가? 코로나에도 멈추지 않았다'는 자긍심을 주고 싶었어요.

Q 미국 현지화를 위한 인재 영입이 중요할 텐데요. 어떤 경쟁력과 비전을 제시하나요?

BJ 미국 법인을 맡고 든 생각이 ‘대표가 뭘까’입니다. 결국 가장 큰 책임을 지고 구성원들에겐 에너지를 불어 넣는거 아닐까요.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땐 함께 하는 사람이고요.

전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코스맥스에 머문 시간이 당신의 커리어에 베스트가 되도록 하겠다”고요. 최근 우리가 힘든 여정(구조조정)을 겪었잖아요.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당신은 변화의 주역이다. 턴어라운드의 순간에 그 자리에 있어라. 반드시 보상하겠다”고요. 직원들의 눈빛이 빛나는 걸 봤습니다. 급여 역시 직급에 따른 차등이 아닌 직무와 역할에 따라 조정했습니다. 2023년은 BEP를 맞출 수 있어요.

Q 대표님 사무실에도 사과 그림이 있네요.

BJ 기업은 바르게, 기술은 다르게, 사람을 아름답게. 이 철학을 이브와 뉴턴, 아프로디테의 사과로 표현했죠. 그런데 우리의 성장 스토리와도 맞물려 있어요. 생산, 납기와 품질 등 QCD를 뜻하는 정직의 사과는 OEM. 끊임없이 혁신하고 연구하는 사과는 ODM. 3번째로 윤리, 환경 등 또다른 아름다운 가치를 제공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사과는 OBM을 뜻하지 않나 싶어요.

최근 바름 다름 아름의 의미를 영어로 재해석 했어요. INTEGRITY, NOVELTY, BEAUTY. 파트너사들이 직관적으로 코스맥스의 철학을 잘 이해하더라고요.

본사 R&I센터에서 연구중인 제품을 보고 있는 이병만 대표.
본사 R&I센터에서 연구중인 제품을 보고 있는 이병만 대표.

여기까지가 둘의 이야기.

형 이병만 대표는 기업의 확장과 함께 고객사에 더할 가치에 집중했다. 동생 이병주 대표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내실을 다지며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 호사가들은 형제중 누가 후계자가 될지 비교하기도 한다. 지분 또는 실적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형제는 경쟁하지도 서로 비교도 하지 않았다.

이병만 대표는 이병주 대표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현장에서 여러 상황을 정리하고 꾸려가기 많이 힘들거예요. 듣고 응원도 해달라”고 했다. 그대로 말을 전했다. 이병주 대표는 “저와 달리 챙겨야 할 사안이 정말 많을텐데요. 이병만 대표님 힘내시라”고 했다. 형은 아우를 걱정했고 아우는 형을 응원했다. 판을 바꾸려면 우선 자신들이 단단한 하나가 돼야 함을 분명 아는 듯했다.

/ 포춘코리아 유부혁 기자 chris@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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