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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피할 수 없는 위험을 마주하다

Facing the Unavoidable Risk

  • 기사입력 2020.08.03 09:18
  • 기자명 BRIAN O’KEEFE 기자

불확실한 시기에 불확실성을 무시하거나 방어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략과 신선한 사고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새 기회를 찾을 수 있다. BY BRIAN O’KEEFE

피터 슈워츠 Peter Schwartz(73)는 위험과 기회 사이의 균형을 연구하는데 50년을 보냈다. 그는 석유 대기업 로열 더치 셸의 시나리오 기획 책임자로, 공상과학 스릴러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재난 대작 ‘딥 임팩트’ 같은 영화들의 컨설턴트로, 2011년부터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거물 세일즈포스의 전략기획 수석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슈워츠는 이처럼 커리어 내내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며 미래에 집중하는데 전념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만큼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러운 위험 시나리오를 본 적이 없다.

슈워츠는 “1972년부터 이 일을 해 왔다"며 “이번 사태는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불확실성이 높다. 나는 1970년대의 석유 위기, 몇 번의 재정 위기, 9/11 테러, 그리고 두 번의 이라크 전쟁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코로나 19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불안해한다면 너무나 당연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게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한다.

우선, 우리는 이번 바이러스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코로나 19는 과연 훨씬 더 위험한 형태로 변이될까? 2차 파동은 1차 유행보다 더 심각할까?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제는 (개발된다면) 언제나 나올까?’ 경제적인 불안감도 있다. ‘미국은 장기 침체로 빠져드는 것일까? 과연 셧다운의 고통보다 '경제활동 재개'의 재무적인 결과가 더 안 좋을까?’

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한데 모여,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를 극대화하는 완벽한 공식이 탄생한다. 샌타 클래라 대학 리비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행동재무학의 손꼽히는 전문가인 허시 셰프린 Hersh Shefrin은 “정말 위험한 것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며 "첫째, 그 결과가 공포감을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둘째,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확인하고, 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유행병과 함께 산다는 것은 만연된 위험의 뉴 노멀을 헤쳐나간다는 점을 의미한다. 5월 중순까지 미국 내에서 코로나 19로 8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직하는 등 암울한 뉴스의 북소리는 우리의 두려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것은 우리를 무력감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뇌에서 의사결정을 가로 막을 수 있는 (인간이 고대부터 태생적으로 느끼는) 반응을 촉발하고 있다. 기업 경영자들에게 있어 극도의 불확실성은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직원들의 건강과 행복, 회사의 단기 생존, 그리고 장기적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만 증폭시킬 뿐이다. 전략가들은 “중요한 점은 리스크가 우리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이를 완화하고 새 기회를 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장단기 사고를 함께 하라

에이미 웹 Amy Webb은 ‘의사결정 피로’ /*역주: 의사결정에 너무 오랜 고민을 해 최선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시작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고객들로부터 받는 전화에서 이런 징후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느낀다. 경영컨설팅 업체 퓨처투데이 인스티튜트 Future Today Institute의 설립자 겸 CEO인 웹은 “다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 없이, 하루에 1,000건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처음 놓이게 됐다”라고 설명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한 가지 위험은 리더들이 집중하던 일에서 한 발 물러서 더욱 협소해지는 태도다. 웹은 “모든 사람들의 시야가 좁아진다. 이미 정말 잘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다"고 지적한다.

고객들을 그런 태도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웹이 사용하는 시각적 도구 중 하나는 그녀가 "시간 원뿔(time cone)"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원뿔의 좁은 끝은 단기를 나타낸다. 단기 전술은 확보 가능한 대부분의 데이터와 증거에 기초해 수립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뿔은 더 넓어져, 더욱 커지는 데이터와 결과의 불확실성을 나타낸다. 그것이 바로 ‘전략 지대’다. 그리고 웹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CEO들이 세계가 어떻게 진화할지 상정하고, 그들의 회사가 어떻게 새 환경에서 경쟁하기를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추정이 얼마나 빨리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로서, 그녀는 “우리 눈앞에서 변화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를 지적한다. 현재 원격의료는 필요에 의해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처방전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드론 배송이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이미 업계 주변을 맴돌고 있는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비(非) 헬스케어 업체들에 또 다른 진입 기회를 줄 수 있다. 이 모든 트렌드는 과감하게 행동하는 기업들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회사들은 어려움만 커질 뿐이다.

웹은 지금 당장 모든 대기업들이 전술적 및 전략적 모델링의 균형을 잡기 위해,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조직을 설립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령 팬데믹에 맞서 싸우는 미 중부사령부 (CentCom) 같은 조직 말이다. 그녀는 "지금은 데이터가 직감보다 더 중요한 시기”라며 "그리고 확실한 점은 우리가 과거에 항상 해왔던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편견의 균형을 잡아라

셰프린이 학생들에게 행동위험 관리를 가르칠 때, 그가 경고하는 첫 번째 편견은 지나친 낙관론이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으로 낙관한다"라며 "하지만 그들에게 특히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한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기술을 과대평가하고, 사건에 대한 통제력을 과대평가하며, 나쁜 일이 일어나는 유형의 사람들이 아니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동시에 우리는 흥분한 순간에는 이른바 냉정한 상태에 있을 때와는 다른 결정들을 내린다. 하락장에서 주가를 점검하는 일이 잦을수록 공황에 빠져 매도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 고전적인 예다. 이런 불확실성은 우리의 태생적인 손실 회피를 유발한다. 우리의 행복은 이득의 가능성보다 손실에 대한 두려움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해결책은 가장 합리적인 상태에서 경험 법칙(rules of thumb)을 정립하는 것이다. 즉,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사게 하거나, 주가가 충분히 상승했을 때 신중하게 이익을 취하도록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행동 디자인 회사(Irrational Labs)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텐 버먼 Kristen Berman은 “기업들이 특히 지금 운영계획에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업 리더들이 팬데믹의 2차 유행이 재무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재고용에 얼마나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 또는 특정 사업 라인에서 어떤 종류의 손실을 견딜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사전에 현실을 직시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우리가 낙관적인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이 시점에서 코로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어느 정도 체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성 모형’을 재설정하라

지난 2016년 영국 배스 대학의 두 연구원이 이른바 ‘습관 불연속성 가설(habit discontinuity hypothesis)’을 실험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새 집으로 이사하는 것과 같은 이미 중대한 변화를 겪을 때, 더 많은 재활용을 하거나 물 사용을 줄이는 것처럼 특정 영역에서 행동양식을 바꾸는 게 더 쉽다는 것이다. 그들의 결과는 오래된 보금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이 행동 변화에 더 개방적이고, 행동을 바꿀 기회가 처음 3개월간 가장 컸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

행동 디자인 회사의 버먼 CEO는 창조적 파괴의 시기에 변화에 대한 이런 개방성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기업들에 그들의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새로운 ‘심성 모형(mental model)’을 고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심성 모형’은 우리 마음 속에서 그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들과 우리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구글 검색은 무료다. 나는 집이 아닌 체육관에서 운동하기 위해, 매달 비용을 지불한다. 아마존 파이어 태블릿은 독서를 하거나, 영화를 보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일단 우리의 습관이 확립되면, 그것들은 바꾸기 어렵다.

기회를 엿보는 회사들은 전염병이 제공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홈 피트니스 전문업체 펠로톤은 운동 앱의 무료 시험 기간을 30일에서 90일로 늘렸다. 그 결과 6주 만에 11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아마존은 파이어 이용자들을 위해 라이브 및 주문형 요리 강좌에 1년 무료 구독권을 증정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운동하고, 파이어를 보며 요리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습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실험의 이면에 있는 전략은 사실상 모든 기업이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고, 적용해야 할 전략이다. 버먼은 “고객들이 현재 갖고 있는 심성 모형을 살펴보고, 그것이 유지하고 싶은 모델이 맞는지 확인한 뒤 앞으로 그 심성 모형을 재정립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불확실성이 팽배해 있을 때는, 그것을 강점으로 작용하도록 만드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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