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들면 다르다. 조금 늦게 데뷔한 벤츠의 순수전기차 EQC는 정말 잘 달렸다. ‘달리는 탈 것’ 이라는 자동차 본질에 대한 벤츠의 노하우를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미래차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벤츠의 공격이 시작됐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메르세데스 벤츠가 순수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EQC 400 4MATIC(이하 EQC)’를 국내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6년 전기자동차 브랜드 EQ를 만들었다. 벤츠는 세계 최초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고 최고로 키워 냈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벤츠는 조금 느린 행보를 보였다. 최고를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탓일지도 모른다고 이해해 본다. 하지만 벤츠는 EQC를 내놓고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EQC는 SUV 형태를 가진 차량이다. 크기는 길이 4,770mm, 넓이 1,890mm, 높이 1,620mm다. 현대차 싼타페와 길이와 넓이는 같고, 높이는 EQC가 50mm정도 낮다. 벤츠는 자사 중형 SUV GLC를 바탕으로 EQC를 만들었다.  GLC보다 낮고 길게 변한 EQC는 커다란 삼각별 엠블럼과 반짝이는 검정색 패널로 앞모습을 강조했다. 실내는 기존 벤츠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즈 골드 색을 입힌 하이그로시 송풍구와 가로선을 강조한 실내 소재의 조합 정도가 EQC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EQC는 앞 차축과 뒤 차축에 전기모터를 하나씩 달았다. 당연히 네 바퀴를 다 굴릴 수 있는 4륜구동 시스템을 채택했다. EQC에 장착된 전기모터 2개가 내는 힘은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78.kg.m를 낸다.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1초면 충분하다.
EQC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주행 중 단 한 순간도 ‘벤츠다움’을 잃지 않는다. EQC는 벤츠가 가다듬은 안정적인 승차감과 고속 주행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더해 순수전기차의 강점인 정숙성이 결합해 운전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가속감은 스포츠 세단을 방불케 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말 그대로 튀어 나간다.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다 보니 SUV로서는 기대 이상의 몸놀림을 이어간다. 앞바퀴에는 전통적인 코일 스프링, 뒷바퀴에는 에어스프링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운전대 뒤에 있는 패들로 조작하는 에너지 회생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D-’와 ‘D--’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강력한 회생 제동을 작동한다. 가속페달로 달리기와 멈추기를 할 수 있는 ‘싱글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D+’로 설정하면 회생 제동이 꺼진다. 엔진 브레이크 없이 미끄러지듯 달리는 효과를 낸다. 
EQC는 다임러 자회사인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만든 80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얹어 1회 충전 시 최대 309km를 주행할 수 있다. EQC는 7.4kW 용량 온보드 차저(onboard charger)를 갖춰 가정과 공공 충전소에서 완속(AC) 충전을 할 수 있고, 급속 충전 시 최대 110kW 출력으로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보증기간도 배터리는 8년∙16만km, 차량은 6년∙15만km로 넉넉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EQC 고객에게 가정용 충전기를 무료로 설치해주거나 1년 동안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 대부분 충전소와 호환되는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 카드’도 지급한다. 카드 한 장으로 충전과 결제까지 돕는 서비스다.
EQC가 지닌 경쟁력은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 가치와 매끈한 고속 주행 성능에 있을 것이다. 판매가격은 1억5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