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엇의 호텔사업 전력투구

FORTUNE 500 : 미국 500대 기업 163위 매리엇 인터내셔널

2017-09-16     Shawn Tully 기자
이미지=US 포춘



매리엇 Marriott의 CEO 아니 소렌슨 Aren Sorenson은 지난해 136억 달러에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를 인수해 회사를 업계의 골리앗으로 성장시켰다. 지금 그는 사업을 역사적인 규모로 확장하며, 귀찮은 신흥 강자 에어비앤비Airbnb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매리엇은 지금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성장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상하이에 건설 중인 신규 5성급 호텔 JW 메리엇 마르퀴스 호텔과 컨퍼런스 센터. 사진=US 포춘


2016년 회사 프로파일 : 매리엇 인터내셔널
매출 171억 달러
이익 7억 8,000만 달러
직원 22만 6,500명
연평균 주주 총수익률(2011~2016) 7.6%

아니 소렌슨이 갠지스 강둑으로 돌아왔다. 그는 먼 곳을 응시하듯, 11년 전 아내와 네 자녀들과 함께 성스러운 고도(古都) 바라나시 Varanasi로 여행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감각적으로 과부화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를 태우며 거행되는 성스러운 화장식, 목욕하는 사람들로 붐비던 강, 강 위에 둥둥 떠 있는 촛불들이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소렌슨 가족의 담당 가이드는 귀공자 이미지에 짓궂은 웃음소리를 내는 박식한 현자 샤일레시 Shailesh 박사였다. 부부는 샤일레시가 마치 “유명한 공포 영화배우 빈센트 프라이스 VincentPrice의브라만*역주: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가장 높은 성직자 계급 버전 같았다”고 묘사했다. 소렌슨은“당시 ‘정말강렬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거대 호텔 기업 매리엇 인터내셔널 MarriottInternational의 CEO인 소렌슨은 여행 비즈니스를 펼쳐왔다. 그가 개인적으로도 여행에 열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그와 몇 분만 대화를 나눠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 Bethesda에있는 본사 6층 코너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은 창과 활, 화살로 장식되어있다. 일본에서 소렌슨을 키운 루터교 선교사 부모가 뉴기니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벽면은 킬리만자로 산 정상에서 찍은 단체 사진 등 그가 직접 떠났던 모험 사진들로 가득 차있다. 소렌슨은 “우리 가족이 함께 한 순간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은 모두 새로운 탐험 여행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말했다.

소렌슨은 자신과 여행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여행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여행과 서비스업계가 새로운 황금기에 들어섰다고 믿고 있다. 소렌슨은“베이징 밖의 세계를 보고자 하는 급증하는 중국 중산층이 잠재력이 큰 여행 수요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까이 미국에는 단순한 쇼핑대신기억에(인스타그램 사진에도)남는 여행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물건을 사는 것보다 새롭고 신나는 경험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소렌슨이 지난해 업계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는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강한 신념 덕분이었다. 매리엇은 지난해 9월 136억 달러에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 StarwoodHotels&Resorts를 인수해 세인트레지스 St.Regis,웨스틴 Westin, W호텔 같은 유명 호텔들을 매리엇 브랜드로 편입시켰다. 포 포인츠 FourPoints처럼 수익성 있는 중저가 호텔도 소유하게 됐다. 스타우드 호텔 인수 전, 매리엇은 세계 최대 호텔 기업으로 힐튼 Hilton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스타우드 인수를 통해 38만 1,440개의 호텔 객실을 추가로 확보했고, 총 포트폴리 규모도 힐튼보다 50%나 더 많은 12억 3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업계 3위인 영국 인터콘티넨털 호텔 InterContinentalHotels보다 62%나 많은 객실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매리엇은 북미지역 호텔 7곳 중 1곳, 그리고 전 세계 호텔 14곳 중 1곳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우드 인수는 매리엇의 거대 성장 동력 확보의 시작에 불과하다. 매리엇은 2016년 매출 1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포춘 선정 500대 기업 163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렌슨(58)은 향후 3년간 연평균 약 10만개의 객실(매리엇과 스타우드가 지난해 오픈한 총 객실보다 50%나 더 많은 규모다)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서 가장 놀랄 만한(또는 가장 무서운) 통계치는 현재 북미에서 건설중인 호텔객실의36%와 전 세계에서 건설중인 호텔객실의23%가 매리엇에 의해 직접 운영되거나 프랜차이즈로 운영될 것이란 점이다. 이 계획은 현재까진 월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하다. 매리엇 주가(5월말기준)는 지난 1년 동안 60%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S&P500은15%상승에 머물렀다.

소렌슨은 지금까지 어떤 업계 리더도 하지 않았던 일을 벌이고 있다. 호텔사업에 전부를 거는 것이다. 그럼에도 매리엇의 역사적인 확장 계획이 성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현재 여러 주요한 문제에 봉착해있으며, 난관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전통 호텔업계가 처한 가장 큰 위협은 에어비앤비와 다른 숙소 공유 서비스 제공기업들의 성장세다. 예컨대 여행객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센 강변의 가정집이나 마이애미 해변의 콘도를 빌려 해당 지역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2008년 첫 선을 보인 에어비앤비의누적‘숙박 이용객’ 수는1억6,0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전 세계 6만 5,000여 개 도시에 있는 300만 개 이상의 숙소가 에어비앤비에 등록돼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신생기업은 지난 3월 투자자들로부터31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업계에서 이를 뛰어넘는 기업은 시가총액400억 달러를 기록한 매리엇이 유일하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창조적 파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매리엇이 가장 큰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경쟁대상은 바로 온라인여행사(OTAs)들이다.올해 포춘 500대 기업 268위에 오른 프라이스 라인 PricelineGroup과 317위에 오른 익스피디아 Expedia가 대표적이다. 이들을 필두로 한 여행 비교 사이트들의 전 세계 온라인 판매 호텔 객실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레저활동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높다. 여행객들은 익스피디아를통해 매리엇과 다른 대형 호텔 체인의 잔여 객실을 비롯해 38만 5,000개가 넘는 호텔의 가격과 위치를 비교할 수 있다. 이런 확장세에 힘입어 온라인 여행사들이 점점 매리엇의 영향력을 잠식하고 있다.

호텔리어 이언슈레이저IanSchrager는“에어비앤비나 다른 온라인 여행사들의 타깃은 우리의 자녀 세대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 사실상 처음 모건스 Morgans 호텔에 소규모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도입했고, 현재는 에디션 Edition이라는 신규 호텔 브랜드 프로젝트로 매리엇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 여행사를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 정도 공세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 매리엇은 최근 호텔 건설 붐 끝자락에서 신규 건설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 그 어떤 것도 소렌슨에게 위협을 가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그는 자신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큰 그림의 거시적 예측을 하길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는 “여행할 만한 여유가 있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새롭게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만 해도 전 세계에서12억 명이 해외여행을 했다. 2030년까지 여행객 수는 18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다. 호텔업은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소렌슨은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만큼, 호텔을 짓고 여행객들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매리엇이 스타우드인수와 확장 계획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점점 늘어나는 변덕스러운 여행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매리엇은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리워드 프로그램을 확장하고,라이벌온라인예약 사이트들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소렌슨의 대담한 베팅은 성공하기에 충분할까?

스타우드가2015년 초 처음 매각 물망에 올랐을 때 만 해도 소렌슨은 이 호텔 체인에 관심이 없었다. 그는 합병의 잠재적 규모와 복잡성을 고려할 때, 득보단 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후, 합병 규모가 갑자기 커다란 장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소렌슨은 “익스피디아와 극도로 어려운 거래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었는데, 거의 실패할 뻔 했다”고말했다. 그는“온라인 여행사들이 우리의 예약 판매를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미래를 위한 훨씬 더 큰 규모의 사업체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밝혔다.

소렌슨은 스타우드 합병 안을 들여다 보면 볼수록, 매리엇에게 이상적인 인수 대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스타우드 인수를 통하면 업계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그 대상은 서비스가 굉장히 후한 스타우드의 프리퍼드게스트(SPG)리워드프로그램의 회원들이었다. 소렌슨은 “고객들이 온라인 여행사가 아닌, 우리 호텔을 통해 직접 예약을 하도록 하기 위해선 좀 더 강력한 리워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에겐 보호막과도 같은 것이었다”고설명했다.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에 위치한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소렌슨. 그는 역대 CEO 가운데 성이 ‘매리엇’이 아닌 첫 번째 CEO다. 사진=US 포춘


로열티 프로그램 뿐만이 아니었다. 스타우드의 세련되고 차별화된 호텔 포트폴리오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합병 전만 해도 매리엇의19개호텔 브랜드들은 중산층 고객을 타깃으로, 가격에 민감한 비지니스 여행객들을 위한 맞춤형 ‘셀렉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코트야드Courtyard,페어필드인앤드스위트FairfieldInn&Suites,레지던스 인 ResidenceInn, 스프링힐 스위트 SpringHillSuites였다. 매리엇 객실의 53% 이상이 이처럼 제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객실이었다. 그러나 스타우드는 이와는 대조적이었다. 4분의3이 훌쩍넘는 11개 브랜드가 세인트레지스처럼‘호화(luxury)’호텔이거나,‘고급(upper- upscale)’ 호텔이었다. 고급 호텔은 ‘최고급(trueluxury)’과‘제한적서비스(limitedservice)’의 중간 개념으로 웨스틴과 르메르디앙 LeMeridien,셰라톤Sheraton이 거기에 속했다.

라이프스타일 호텔은 재미와 건강, 심미적인 요소를 충족시켜준다.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곳에서 원하는 생활방식대로 숙박할 수 있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렌슨은 이런 맞춤형 서비스가 밀레니얼 세대에 어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요즘 젊은 여행자들은 깨끗한 침대와 룸 서비스로 나오는 햄버거,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텔은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실내 장식 외에도 공동체와의 연결성을 갖춰야 하고, 더 나아가 고객의 모험 파트너가 돼야 한다. 마이애미 해변가의 매리엇 에디션에 투숙한 고객들은 지하 나이트클럽 옆에 위치한 아이스 링크에서 칵테일을 손에 들고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소렌슨은 스타우드를 통해 두 개의 신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확보했다: 바로 엘리먼트 Element와 알로프트 Aloft다. 엘리먼트 호텔은 장기 숙박 호텔체인 중 유일한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다. 신규 호텔들 상당 수는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컨대 스포츠나 친목 모임 등 단체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4개의 객실을 공동 라운지 주변에 배치할 예정이다-이들 여행객은 이 호텔이 없다면 에어비앤비에 묵을 수 있는 고객들이다. 반면, 비즈니스 여행객들을 위한 알로프트는 액티비티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중소 도시 맞춤형 호텔이다. 이 호텔의 가장 큰 매력은 노래방 야간 파티, 도시 음악인들의 공연을 통해 지역 거주민들을 끌어 들이는 호텔 바 등이다. 사람들은 라운지에서 당구를 치거나, 마주볼 수 있는 가죽 소파에 앉아 체커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술 한잔을 곁들일 수도 있다. 현재 이 두 개의라이프스타일브랜드는 총150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3년 후에는 그 규모가 2배로 늘어 객실수가 2만5,000개에서 5만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개인 맞춤형호텔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더 나이가 든 기존 방식여행객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슈레이저는 신규 고객유치는 물론, 현재의 고객유지를 위해서도 모든 호텔들이 따라야 할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는“에어비앤비는집과 침실을 제공할 수 있지만,로비에서 즐기는 여러 액티비티는 제공할 수 없다”며 “코트야드조차 변해야 한다. 모든 브랜드가 에어비앤비가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로 무장해야 한다. 그것이 소렌슨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소렌슨은 매리엇의 90년 역사에서 3번째CEO다. 성이‘매리엇’이아닌 첫 번째CEO이기도 하다.그는1996년 입사 후 경영진을 거쳐2012년 CEO로 취임했다. 큰 키에 상냥한 성격을 가진 소렌슨은 텍사스 주댈러스에서 청바지와 카우보이 부츠 차림으로 임원진에게 연설을 할 때나, 정장을 입고 사무실에 있을 때 나 항상 똑같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인물이다. 

메리엇에 합류하기전 소렌슨(이름은 ‘아-니’라고 읽는다)은 워싱턴 D.C.에 있는 레이섬앤드왓킨스 Latham&Watkins라는 로펌에서 인수합병소송전문 파트너로 근무했다. 그는 M&A 변호사 경험을 살려 스타우드 거래의 득실을 따져보면서 잠재적인 시너지를 인지할 수 있었다: 매리엇과 마찬가지로, 스타우드는 호텔업계를 오랫동안 평정했던 ‘애셋 라이트 모델’asset-lightmodel*역주:보유 자산과 설비 투자 등을 최소화 하면서 대리점 체제를 활용하는 경영방식 을 차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렌슨이 느끼기에 금융 펀더멘털이 더 탄탄한 쪽은 스타우드 보단 매리엇이었다. 그는 매리엇이 스타우드 포트폴리오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냈다.

1927년 루트 비어 술집으로 처음 시작한 매리엇은 틀에 박힌 호텔들을 관리하는 근면한 매니저로 자주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사실 미국 산업계에서 탁월한 역할을 한 금융 선구 기업 중 한 곳이다. 매리엇의 재무 청사진을 설계한 두 명의 전설적인 CFO가 있다:1970년 중반 합류한 게리 윌슨 GaryWilson과1990년 초반 매리엇에 입사한 후 힐튼 CEO에 오른 스티븐 볼렌바흐 StephenBollenbach가 그들이다. 그들이 주창한 핵심 원칙은 매리엇은 가능하면 최소한의 부동산 만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신 이 회사는 두 갈래의 사업영역에 중심을 둬야 했다:별도의 소유자를 둔 호텔을 관리하고,프랜차이징(가맹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이 재무 모델은 지금도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메리엇은 관리하는 호텔의 하우스 키퍼에서 총지배인까지 모든 인력을 직접 제공하고 있다. 이런‘호텔현장’인력이 매리엇 총 근로자22만6,500명 중 20만명을 차지한다. 호텔 소유주들은 현장 인력경비의100%를 매리엇에 상환한다. 

회사는 비용 청구 조건으로 다른 주요 서비스들도 제공한다: 첫째는 컨벤션 행사용 패키지 객실 판매를 포함한 세일즈와 마케팅이다. 둘째는 아직 통합되지 않은 ‘매리엇 리워드’와 ‘스타우드 프리퍼드게스트’두가지 로열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이다. 셋째는 대규모‘유선 및 온라인(Marriott.com)예약 시스템’-직접관리하는 호텔과 프랜차이즈 호텔예약의70%이상을 차지한다-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 같은 호텔 관리에서 나오는 매리엇의 수익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호텔 총 매출에서 3% 가량을 관리비로 받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 소재 호텔 소유주들에게 먼저 돌아가는 수익 최소치를 초과하는 영업현금흐름(operating cash flow)의 25%까지를 인센티브비용으로 받아가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가맹 호텔에 적용하는 시스템은 좀더 간단하다. 소유주가 직접 호텔을 운영하거나 하청 기업에 관리 위탁을 하기 때문이다. 매리엇은 근무 인력을 제공하지 않지만, 돈을 받고 로열티 프로그램이나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가맹 호텔들은 단체 비지니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와 마케팅 업무를 직접 할 수도 있고, 매리엇에 위탁을 할 수도 있다. 매리엇은 객실 매출에 한해 5~6% 가량 프랜차이즈로열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챙긴다. 매리엇은 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매리엇의 주요 프랜차이즈 가맹 호텔 중 하나인 MCR 디벨롭먼트 MCRDevelopment의CEO 타일러모스 TylerMorse는 “이유는단순하다. 매리엇에 객실판매 관련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직접 마케팅을 하거나 온라인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라고설명했다.

애셋 라이트 모델이 탁월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매리엇은 호텔 개발자들처럼 더 많은 호텔을 짓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데 엄청난 투자를 하지 않고도 아주 적은 자본으로 수수료 수익을 급격히 늘릴 수 있다. 소렌슨은 이 분야에 관한 한 최고라는 정평이 나있다. 그가 CEO에 오른 2012년에서 2015년까지 매리엇이 관리 사업 및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통해 올린 부수적인 수익포함)은31%증가해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매리엇의 수익성은 어떤 면으로 봐도 탄탄하다. 예컨대 영업이익률은 50%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매리엇의 비용 증가율이수수료 증가율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탄탄한 ‘운영 경쟁력’의 발판이 됐다. 둘째, 부동산 개발업체들과는 달리, 매리엇은 최소한의 이자 비용과 감가상각비용(자본비용으로 기능한다)을 통해 이득을 보고 있다. 회사가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현금 또한 엄청나다. 덕분에 많은 자사주를 재매수할 수 있다. 소렌슨의 CEO재임 기간 동안, 매리엇의 연평균 총 주가수익률은23.1%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6년간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장 전망은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문제는 신규 호텔의 공급 과잉이다. 서비스업계 리서치 기업 STR의 수석 부사장 얀 프라이타크 JanFreitag 는 “금융 위기 시기엔 많은 호텔들이 초기에 오픈을 하고도 제대로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다”며 “2011~2012년이 되고 나서야 건설 붐이 다시 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간차 때문에,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신규 오픈 한 객실의 공급이 매년 부족했다. 호텔 사업자들이 객실을 추가하는 속도보다 고객들이 더 빠른 속도로 예약을 했다. 그 결과, 객실 점유율(사용률)과 요금이 급증했다. 하지만 이젠 신규 객실들을 추가하기 시작한 호텔들 때문에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프라이타크는“몇 년 만에 처음으로,올해는 호텔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렌슨의 야심 찬 성장 계획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도 점점 가시화 하고 있는 공급과잉문제라 할 수있다. 매리엇의 주력 상품인 셀렉트 서비스는 특히 더 취약하다.지난15년 동안 매리엇의 주요 성장 동력은 북미 지역의 셀렉트 서비스 제공 호텔이었다. 코트야드와 페어필드, 장기 숙박 호텔 레지던스 인은 실속형 호텔이다. 예컨대 페어필드에선 고객이 직접 커피통에서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채워 마셔야 하고, 조식은 토스트기에 구운 베이글로 때워야 한다.

금융 위기 이후, 은행들은 값비싼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에 대출을 해주는 걸 극도로 꺼리게 됐다. 매리엇의 글로벌 최고 개발 책임자 토니카푸아노 TonyCapuano는“은행들이 이러한 풀 서비스 호텔에 요구하는 자기자본 비율이 20%에서 40%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셀렉트 서비스 호텔은 대출기관이나 소유주 모두에게 위험성이 적었다. 실제로 비슷한 규모의 페어필드 호텔에는 1,500만 달러 비용이 드는 데 비해, 풀 서비스 제공 호텔인 르네상스 Renaissance에는5,000만 달러가 든다. 객실당 25만 달러 대 12만 달러라는 비용 차이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기도 있다. 셀렉트 서비스는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수익성이 더 좋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노벨 인베스트먼트 그룹NobleInvestmentGroup의CEO 밋 샤 MitShah는 “20여명의 직원으로 운영할 수 있고, 무도회장이나 객실 공간을 잡아 먹는 고비용 대형 조리실도 필요 없다”며 “고정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수익이 훨씬 더 꾸준하다”고설명했다. 이 회사는 약 30개의 코트야드 호텔과 매리엇의 다른 셀렉트 서비스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셀렉트 서비스가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노후한 풀 서비스 호텔들이 밀집해 있던 2차 시장이다. 카푸아노는 “소규모 시장에 저예산 호텔 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최적의 위치를 찾기 위해 신용카드와 지도를 쥐어주고 직원들을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호텔 개발업자들은 노스다코타 주의마이놋 Minot 과 미시시피주의해티즈버그 Hattiesburg같은 도시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 전략이 매리엇의 확장 계획을 이끌었다. 매리엇은 합병 이전인2011년 1월부터 2016년 연말까지, 북미 지역에 9만 개에 달하는 셀렉트 서비스 객실을 추가했다.

매리엇은 단위 성장(unitgrowth)*역주:특정기간동안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성장 을 지속적으로 꾀하기 위해,같은‘경주마’에 의존하고 있다.현재추가대기중인43만 개의 객실 중 40%가 북미지역 페어필드와 코트야드, 기타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들에 속해있다. 이 호텔들은 산업 단지와 데이터 센터 맞은편 코너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햄프턴 바이 힐튼HamptonbyHilton이나 홀리데이인익스프레스 HolidayInnExpress 바로 길 건너편에 들어서는 경우도 많다.

 

보스턴의 알로프트 같은 소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텔은 매리엇 성장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US 포춘


53개의 매리엇 셀렉트 서비스 호텔을 소유하거나 관리를 맡고 있는 인터마운틴 매니지먼트InterMountainManagement의 소유주 듀이 위버 DeweyWeaver는 “과잉상태에 거의 근접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시시피 주 잭슨이나 애리조나 주 피닉스같은 도시는 이미 포화상태다. 최근 2년간 부지 매입을 하지 않았다”고밝혔다.

그러나 매리엇은 중국에서의 대규모 성장을 통해 미국 시장의 침체를 상쇄할 수도 있다 .중국은 향후10년 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호텔 시장이 될 전망이다.스타우드 인수 이전만 해도,매리엇은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스타우드는 최고급 풀 서비스 브랜드 셰라턴의 오랜 명성에 힘입어, 아시아에선 글로벌 호텔체인 중 선두를 고수하고 있었다. 스타우드 인수를 통해, 매리엇의 대중화(大中華)권 호텔 수는 170% 늘어 현재 264개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 사업 포트폴리오는 홍콩과 베이징, 톈진 같은 관문 도시들에 집중된 대형 풀 서비스 호텔들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부문은 국내 비즈니스 여행이다. 호텔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곳은 인구400만~1,000만 정도의15여 개 도시들-특히 완저우나 취안저우 같은 해안가주요도시들-이다. 전통적으로 이런 2차 도시들에서의 강자는 현지인이 소유한 초 저 예산 호텔들이다. 하지만 점점 더 부유해지고 브랜드를 따지는 중국의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한층 더 높은 질의 호텔을 원하고 있다. 코트야드와 페어필드, 레지던스 인의 공급업자들에겐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이용가능 한 매리엇의 셀렉트 서비스 호텔은 54개로 제한 돼 있다. 그러나 향후 몇 년 간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지난 5년간 미국에서의 대규모 성장에 비견될 만큼 진행될 것이다. 매리엇은 2018년 문을 연 21개 셀렉트 서비스 호텔을 포함해 56개 호텔을 중국에 오픈 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0년까지중국에 매 년100개 호텔을 오픈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매리엇은 자사 브랜드의 중국시장 확장을 통해 다른 지역 사업도 촉진 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는 세계최대규모다. 매년 1억 명이 넘는 중국인이 해외로 휴가를 가거나 출장을 떠나고 있다. 현재 1억 명인 중산층이 2020년에는 4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중국 여행 산업을 타고 글로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매리엇 아태지역 총괄 사장 크레이그 스미스CraigSmith는“중국시장 확장이라는 큰 목표의 핵심은 중국 내 여행객들에게 코트야드와 매리엇 같은 자사 브랜드들을 각인시키는 것”이라며 “중국 여행객들에겐 해외에서도 같은 브랜드 호텔 숙박을 선호하는 경향이있다”고 분석했다.

호텔업계 내외부 관계자들은 에어비앤비를 강력한 시장 질서 파괴자로 보고 있지만, 소렌슨은 놀랍게도9년 된 이 신생기업의 위협을 일축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저가형 레저 여행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갑자기 여행경비가 싸지지 않았다면, 여행을 아예 떠나지 않았을 사람들이다.”

 


이런 발언은 신흥 강자를 은근슬쩍 폄하하면서 판도를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의도로 보기 쉽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진 소렌슨이 강자의 위치에 서있다. 매리엇의 객실 점유율과 요금이 역대 최고치인 상황에서, 에어비앤비가 소렌슨의 사업-특히 매리엇 포트폴리오 중 고가 브랜드-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소렌슨이 정말 걱정하는 부분은 온라인 여행사와의 경쟁이다. 호텔 소유주들에게 매리엇의 가치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익스피디아(Expedia.com)와 프라이스라인(Priceline.com)같은 웹사이트들은 호텔 소유주들에게 매리엇 예약 시스템 예약을 통해 발생하는 빈 객실을 처리하는데 점점 더 중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그러나 호텔 소유주들은 이미 지불하고 있는 매리엇 수수료 외에도, 여행사들을 통해 객실 예약 하나를 받을 때마다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들이 매리엇과의 판매계약(수수료 포함)을 철회하고, 온라인 여행사와 예약 관련 독점계약을 할 수 있는 위험도 상존해있다.

이것이 바로 소렌슨이2015년 말 호텔업계대표 자격으로 익스피디아와 협상을 시도한 이유였다. 그는 이런 온라인 여행 비교 사이트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렌슨은 “우리 호텔 객실 예약의 OTA 점유율은8%밖에 되지 않았지만,4년 전 4%에 비하면 두 배가 됐고,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 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매리엇 브랜드 호텔 소유주들은 소렌슨을 정점으로 조직체를 결정했다. 그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았다: 소렌슨이 요구하는 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익스피디아를 통한 판매 거래를 대규모 중단하겠다. 협상은 마감 시한 24시간 전까지 교착상태였다. 결국,익스피디아가 한발 양보하며 팽팽한 긴장감이 깨졌다. 익스피디아는 소유주들에게 청구하는 예약 수수료를16%에서12%로 낮추기로 했다. 소렌슨이 완승을 거두며, 매리엇 소유주들의 결속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탄탄해졌다.

소렌슨의 양적 승부 전략은 현재까진 통하고 있다. OTA들의 예약 점유율은8%대에서 정체되고 있고, 더욱 많은 신규 호텔들은 매리엇 및 다른 브랜드 호텔들과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계약을 맺고 있다. 매리엇에 따르면, 통합 리워드 프로그램도 월 100만 명의 신규 회원을 가입시키며 전례 없는 성장을 하고 있다. 높은 마진의 직접 예약률이 이대로 계속 유지된다면, 매리엇 소유주들은 크게 만족할 것이고 사업 또한 탄탄하게 운영될 것이다.

어려운 협상을 끝낸 만큼, 소렌슨은 ‘여행을 통해 재미를 찾는 일’에 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소렌슨은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킬리만자로에서 찍은 단체 사진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었다. 그가 부인, 아이들과 함께 산을 오른 때는 2010년이었다. 그들은 산 정상에서 불과 500피트 아래인 해발1만 9,000 피트 분화구에서 극한의 밤을 보냈다. 소렌슨은 가족 모두 고산병을 앓았다며, 마지막 등반 때 가이드가 계속 ‘천천히’라는 뜻의 스와힐리어“폴리,폴리!”를 외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렌슨 가족은 마침내 정상에 우뚝 서서 함께 승리를 만끽했다.

소렌슨은 매리엇을 호텔업계의 정상에 올려놓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상을 지키는 것 뿐이다.

■ 객실 수 증가
매리엇의 수용능력은 스타우드 인수 후 50% 증가해 객실이 거의 40만개 증가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매리엇은 좀 더 글로벌한 호텔 기업으로 성장했다. 실속형 호텔이 대부분이었던 매리엇의 사업 영역에 세인트 레지스나 W 같은 호화 호텔 브랜드가 추가되면서 포트폴리오 또한 크게 확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