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상화폐거래량 세계1위

‘과잉 우려’ 빨간불

2017-06-29     하제헌 기자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의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의 전망이 크게 갈리는 가운데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이 뒤늦게 과열을 넘어 과잉의 ‘경보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최근 급등 이후 급락세를 보인 이후에도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량은 세계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는 네트워크 기반의 전자 금융거래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화폐다.

29일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의 순위 및 가상화폐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힐스에 따르면 한국 소재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Bithumb)’의 거래량 순위가 세계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오전 중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22만7643BTC(비트코인 거래단위)를 기록해 전 세계 거래량의 12%를 차지한 것이다. 빗썸은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그 비중이 9%로, 당시 1위였던 미국 폴로닉스의 절반 수준이었다.

현재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는 115곳. 업계는 달러나 위안화 거래소보다 원화로 거래되는 빗썸의 거래량이 가장 높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뒤늦게 가상화폐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빗썸 관계자도 “최근 이상 과열 현상이 유독 한국에서만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투기 바람을 타고 비트코인 가격은 올 연초 만해도 100만 원 수준이었다가 불과 5개월 만에 460만 원대로 치솟았다. 이후 한 달 만인 현재 340만 원 수준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다만 비트코인의 경쟁 화폐인 이더리움은 연초 1만 원 초반에서 5월 말 35만 원 이상으로 급등한 뒤, 40만 원 수준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더 오르면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급등 이후 급락”을 예고하며 투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감독원도 ‘가상통화(화폐) 투자 시 유의사항 5가지’라는 자료를 내고 경고음을 냈다.

가상화폐 시장을 어둡게 보는 쪽에선 가상화폐가 정식 법정 화폐가 아닌 데다 테러 집단의 비자금으로 사용되기 쉽고, 거래 중 사고 발생 시 보호가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쓰인 ‘블록체인’ 기술이 보안 기술의 분명한 진일보라는 점이 반론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