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US]투자자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채권

BONDS PUT BUYERS IN A BIND

2019-11-27     Kevin Kelleher 기자

리스크를 상쇄하려는 투자자들은 보통 채권에 의지해왔다. 그 공식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By Kevin Kelleher

지난 수십 년 동안, 채권들은 불확실한 시기에 불안한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낙진 대피소’를 제공했다. 그러나 올해 채권시장은 오히려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겨냥한 날카로운 ‘탄두’처럼 보였다.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가뜩이나 낮았던 글로벌 금리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과 소액 투자자들이 느리지만 꾸준한 이자수입—채권이 대다수 연금펀드의 기반이 되는 요인이다—을 거두기 어려워진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지난 10년간 지속된 경제 성장이 탄력을 잃기 시작했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2021년까지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자. 이런 요인들은 금리를 더 끌어 내린다. 투자자들이 채권이 가진 안전성의 대가로 더 낮은 ‘수익’ 즉, 이자를 감수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요인들로 인해, 기준이 되는 10년 물 미국 국채 금리가 작년 11월 3.24%에서 올 9월 1.45%까지 낮아졌다.

금리 하락세는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금리가 더 떨어질수록, 더 높은 금리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기존 채권 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미국 총채권지수(The Bloomberg Barclays U.S. Aggregate Bond Index)는 올 들어 9월 중순까지 올해 8% 상승했고, 미국 회사채 지수는 12.3%나 상승했다. 그러나 낮은 수익률은 그 어떤 채권 가격 상승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거의 제로 금리로 회귀하는 것을 좋아하는 채권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

1조 8,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채권투자 거물 핌코의 스콧 매더 Scott Mather 대표는 “앞으로는 계속 과거 10년간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이 극복해야 할 큰 과제”라고 설명한다.

이런 환경에서 채권 투자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수익률은 낮아지고 경제는 침체하는 상황에서 입맛에 맞는 투자처는 많지 않다. 오히려 채권 가격이 높은 지금은 더 위험한 증권(수익률이 높은 채권)은 매도하는 게 낫다. 성장 기술주처럼 약세장에서는 변동성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은퇴가 가까운 투자자나 은퇴한 투자자의 경우, 가장 안전한 접근법은 미국 채권,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채권, 그리고 금융부문처럼 펀더멘털이 튼튼한 섹터의 투자등급 회사채로 대피하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수익률은 낮을 수 있지만, 다른 자산은 결국 훨씬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더 대표는 “연준이 미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인하할 수 있다. 물론 유럽과 일본에서는 일상이 된 마이너스 금리라는 위험한 영역까지 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그렇게 되면 지난 경기침체 때와 마찬가지로, 현금은 당분간 상대적으로 매력이 없는 투자처가 될 것이다.

은퇴를 위해 아직 수십 년을 저축해야 하는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심한 투자처에서 더 큰 위험을 견디고,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다. 즉 당신이 이런 유형의 투자자라면, 지금은 많은 돈을 주식에서 채권으로 옮길 때는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잡기 위해 너무 집중하다 보면 좀 더 안정적인 ‘매수 후 보유’ 접근법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점을 시간이 입증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위험 고수익의 정크본드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때도 아니다.

매더는 “사람들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을 볼 때 자연스러운 경향은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에 자금을 더 넣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잘못된 결정이다.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