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의 도시를 설계하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 이야기

2019-06-13     장순관

'100년 후의 도시를 설계하라'는 저자인 조재성 명예교수가 미국 댈러스에 3년 동안 지내면서 댈러스를 포함한 시카고와 뉴욕을 다니며 우리나라와는 다른 다양한 건물과 수많은 거리의 이야기를 각자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사, 예술, 경제 등의 스토리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냈다.

한국인에게 댈러스는 그리 익숙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대통령 암살이라는 역사적으로 큰 아픔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1841년 변호사인 존 브라이언에 의해 트리니티 강가에 내륙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교역 거점으로 교통망 건설이 용이한 댈러스를 선택하며 그 후 1890년 텍사스에서 인구 규모가 가장 큰 도시로 성장했다.

문화 예술 차원에서도 현대 모더니즘 건축을 주도한 시카고 스쿨’(Chicago School)과 ‘프레리 스쿨’(Prairie School)의 본거지인 시카고는 화려한 장식을 배격하고, 미니멀리즘을 수용한 모더니즘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더니즘을 배격하고 가장 화려함을 자랑하는 포스트 모더니즘 역시 시카고에서 탄생했다.

세계의 수도라 불리우는 뉴욕은 전 세계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이며, 잠들지 않는 도시, 세계 최대 대중 교통 시스템, 가장 강한 경제력과 외교력을 견인하는 곳이다. 뉴욕 이야기에서는 자연스럽게 서울을 떠올린다. 그러나 뉴욕은 여전히 그리움의 도시, 떠나고 싶지 않은 곳, 혹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으로 남아 있는 반면, 서울은 더 이상 조용필 노래 속 그리움의 도시가 아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천사에서 “지금의 서울은 개발에서 재생으로, 각자도생에서 커뮤니티 사회로, 관계와 연결의 도시로 전환하고 있다.”며 “도시는 삶의 양식을 담는 그릇이라는 저자의 도시 철학에서 사람 중심 도시, 서울의 상을 조우하게 된다.”고 전했다.

과연 100년 후의 서울은 어떠할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 당장이 아니라 100년 후를 바라보며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이 그리움이 깃든 도시, 서울만이 만들어갈 수 있는 역사의 도시, 그러면서도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도시로 발전해야 함을 강조한다.

한편, 이 책의 저자인 조재성 교수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영국 서섹스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과정과 미시건주립대학교와 미시건대학교 교환교수를 역임한 도시 건설 및 건축학 전문가다. 현재는 원광대학교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로 우리나라와 다른 외국의 도시건축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도시계획-제도와 규제', '미국의 도시계획', '도시와 현대사회' 등이 있으며, 도시계획 분야의 고전인 '내일의 전원도시'의 번역 작업에 참여했다. 한국-대만-일본 도시계획학과 국제학술대회를 비롯해 아시아 도시계획학 학술대회, 세계도시계획학 학술대회 등 다수의 국제 학술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학술 연구를 이어왔다. 2008년에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