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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기업들|도덕적 리더십을 지탱하는 네 개의 기둥

  • 기사입력 2017.11.09 17:16
  • 최종수정 2018.09.07 13:35
  • 기자명 Dov Seidman 기자
이미지=US 포춘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행동 준칙이 계속 격변하는 시대에도, 도덕적 리더십에 필요한 몇 가지 굳건한 지침은 존재한다.

아제이 방가 Ajay Banga 마스터카드 CEO는 몇 년 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에서 도브 세이드먼 Dov Seidman이 한 강연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능수능란한 화법으로 역사에서 철학, 그리고 흥미로운 페이스북 인류학까지 매끄럽게 강연을 진행했다. 세이드먼은 그 해 가장 독특한 어젠다를 발표한 사람 중 한명이었다(그는 UCLA와 옥스퍼드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법대를 졸업했다). 그러나 불협화음 같았던 CEO들의 대화에서 세이드먼을 돋보이게 한 건 바로 ‘도덕적 리더십’라는 강연 주제였다. 방가는 세이드먼의 강연이 도전적이고, 놀라웠으며, 굉장히 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도덕적 리더십은 포춘 500대기업 CEO인 방가 자신이 씨름했던 주제이기도 했다.

그 후 방가가 세이드먼을 찾았을 때, 두 사람은 이내 대화에 빠져들었다. 방가는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기업을 이끄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당신은 ‘내가 사일로를 짓고 그 안에서 기업을 운영하면 이사회 외부에서 출렁거리는 밀물과 썰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기업의 주변 환경은 언젠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사실은 세이드먼의 조언이 단순히 철학 책 몇 권을 읽고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역시 직접 사업을 하며 교훈을 얻었다. 세이드먼은 설립 23년을 맞은 IT기업 LRN의 창립자이자 CEO이다. 이 회사는 애플과 화이자 같은 기업에 윤리 및 준법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필자는 마크 베르톨리니 Mark Bertolini 애트나 CEO와 폴 폴먼 Paul Polman유니레버 CEO에게 방가와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이 기업코칭 전문가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두 사람 모두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들은 “세이드먼은 CEO를 비롯한 리더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운 상황을 수용하고, 그 도전들을 보다 광범위한 의사결정의 맥락에서 처리하는 비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에게 동료와 공동체 그리고 기업 그 자체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에 더욱 집중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포춘은 이런 것들이 세이드먼을 초대하기에 충분한 이유라고 판단했다. 독자들에게 리더의 역할에 대한 조언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가 제시하는 네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 CLIFTON LEAF

 

지난해 12월 로마에서 열린 포춘·타임 주최 글로벌 포럼에서 포춘 편집장 앨런 머레이가 세이드먼(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US 포춘

시대를 불문하고, 비즈니스의 살아있는 정신은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었다. 가치 있는 것을 창조하고, 난제를 해결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간이 가진 가능성의 한계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비즈니스의 본질은 인간의 노력이다. 그리고 인간이 힘을 합쳐 노력하려면, 생명력 있는 정신과 그 노력의 윤리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리더들이 이러한 정신을 함양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 위해 전진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단순히 세상이 빠르게 변해서라기보단 급격하게 재편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스스로와 제도, 그리고 리더십 모델을 혁신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세상은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첫째, 상호 연결성이 거의 전무했던 이전 세대에 비해 오늘날 개인은 전 세계적으로 더 상호 의존하는 존재가 되었다. 한 개인의 행동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대륙을 넘어 영향을 미치기까지 한다. 이는 전례 없는 현상이다.

둘째, 기술이 외부인을 빠른 속도로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로 끌어들여, 더욱 밀도 높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지의 공감과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여는 것만으로 침대에 여행객을 초대할 수 있고, 집으로 심부름꾼을 부를 수 있으며, 차에 낯선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세상에서 우리의 행동양식은 더욱 중요해졌다.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는 국가간 거리, 시민과 정부 그리고 소비자와 기업간의 거리를 축소시켰다. 우리 모두는 아무 때나 동정과 경멸, 비난과 구원의 감정을 적절히 섞어 트위터나 인터넷에 누가 좋고 나쁜지를 포스팅함으로써, 전 세계 잠재 관객들의 정서를 증폭시킬 수 있다.

셋째, 이런 기술들이 MRI처럼 정밀하게 한 때 불투명해 보였던 조직들의 내부 상황까지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심지어 리더의 생각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처럼 상호 연결성, 근접성, 그리고 강제된 투명성으로 일컬어지는 영향력이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 탄탄한 지지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은 방향을 잃고 도덕적 기준은 망망대해를 떠다니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과 선출 공무원간, 재계와 근로자간, 소비자와 판매자간, 의견을 달리하는 집단간의 신뢰가 무너져내렸다.

이런 냉혹한 현실에도 자신만만한 리더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하고싶다: 그 누구도 도덕적 위기와 그에 따른 결과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리더들은 이런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이건 나와 내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라고 치부하면서, 사태가 전개되는 것을 지켜볼 수 만은 없다. 그 배후에선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이고,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이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기이다.

오로지 도덕적 리더십만이 신뢰의 도덕적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 리더십은 형식적 권위에서 나오지 않는다. 선거에서 이긴다고 해서, 상사라고 불린다고 해서, 더 많은 주식 의결권을 가졌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도덕적 리더십은 돈으로 사거나 움켜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상에서 갖춰야 하는 권위로부터 나온다.

그렇다면 그 힘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물론 쉽지는 않다. 그러나 재계와 정부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수 년 동안 연구해 온 필자의 경험 상, 진정한 전문가는 그들 커리어의 모든 단계에서 특정한 준칙을 따른다. 이제 도덕적 권위를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는 네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1. 도덕적 리더들은 명분에 따라 움직인다.

진정한 권위는 리더가 인간의 진보나 세계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고 가치 있는 고귀한 목적을 추구하고, 또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될 때 형성된다. 명분은 한 조직이 기울이는 노력의 근본적 본질이다. 조직이 노력하는 바가 가치 있을수록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존경과 헌신 그리고 희망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리더들이 자신의 목적보다 더 큰 명분을 추구할 때, 타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더 큰 목적의식을 추구하려 할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도 그 대의에 동참할 것이다.

도덕적 리더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여정으로 보고,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에게도 분명하게 그 방향을 제시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여정이 갖는 의미를 적극 활용한다. 결과나 결론보단 과정에 집중한다는 얘기다. 여정은 힘들고, 길고, 곡선과도 같아서 우리가 추구하는 굴기와 희망을 시험에 들게 만든다. 여정은 굴곡져 있어 지그재그 식으로 펼쳐진다. 또 우리가 배우고, 적응하고, 시험하게끔 만든다.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며, 실수와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게 해준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기복이 있을 때도 단결하게 만드는 모든 힘이 바로 도덕성에서 나온다. 우리가 어떻게 여정을 이어가느냐가 도덕성을 결정한다.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기 위해 어떻게 희망과 진실 그리고 의지를 유지하느냐도 도덕성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2. 도덕적 리더는 타인에게 영감과 활기를 불어 넣는다.

도덕적 권위를 지닌 사람은 타인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고, 그들에게 어떤 영감을 줘야 하는지 알고 있다. 예컨대 정직성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충성심도 불어 넣어야 한다. 도덕적 리더는 개인적인 충성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정부 지도자들에게 헌법에 충실할 것을 선서하도록 요구하는 것처럼, 도덕적 리더는 사람들이 자신보단 조직의 전반적인 목적과 임무에 충성하게 만든다.

이런 리더들이 권위를 행사하는 방법은 그들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따르기 마련이다. 그들은 직접적인 보고서 보단, 희망과 갈망, 역경과 꿈으로 생기에 가득 찬 동료들을 바라본다. 그래서 타인을 고려한 인간적인 결정만 내린다. 이런 리더들은 다른 사람에게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포용적이고, 부하직원들의 목소리를 더 잘 들으며, 그들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데 더 능할 수밖에 없다.

3. 도덕적 리더는 용기와 인내로부터 활력을 얻는다.

많은 리더들은 그들의 형식적인 권위(사내 조직의 직책이나 등급)를 앞세워, 다음 일을 적절히 처리 하려고만(doing the next thing right) 한다. 하지만 도덕적 리더는 다음 옳은 일을 하는 것(doing the next right thing)에 집중한다.

CEO나 정치적 리더가 다음 옳은 일을 할 땐, 지성과 유능함만이 능사가 아니다. 용기가 필요하다. 일례로, 규칙이나 더 큰 진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행동이 리더 본인을 불편하게 하거나 취약하게 만들 경우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용기가 전부는 아니다. 도덕적 리더는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 인내심을 타인에게 신뢰를 베푸는 방식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들에게 좀 더 철저하고, 꼼꼼하고, 창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생각 말이다. 인내심은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모든 행위의 장기적인 결과를 심사숙고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형식적이고 상의하달식 권위만 지닌 리더들은 종종 순간에 집착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한다. 반면, 도덕적 권위를 지닌 리더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그들은 미래의 옳은 일을 하라고 타인들이 권한을 위임한 사람들이다.

4. 도덕적 리더는 힘을 키우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

진정한 리더는 조직에서 부여한 형식적인 권위만을 앞세워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도덕적인 힘(moral muscle)을 키우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 필자는 이를 “도덕 체육관(moral gym)에 간다”고 표현한다. 이는 옳은 것과 그른 것, 공정성과 정당성, 무엇이 도움이 되고 되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와 씨름하는 것이다. 도덕적 리더들은 스스로의 행동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지혜를 획득한다. 자신의 행위가 더 큰 이익을 구현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중점을 둘 때, 도덕적 권위는 더욱 강화된다.

그렇다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한다(그것도 꽤 많이 한다). 오히려 이 문제는 실패와 그에 따른 결함이 발생한 이후 우리가 하는 언행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개선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도덕적 권위를 지닌 사람들은 자기자신과 사투를 벌인다. 실수가 원칙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혹은 잘못된 전략 수립 때문에 생긴 것인지 스스로 자문을 한다. 도덕적 리더는 한 발 물러설 줄 안다. 그들이 하는 일과 회사와 조직이 하는 일이 목적과 임무에 부합하는지를 끊임 없이 묻곤 한다. 그렇게 자신의 행동과 리더십을 반추함으로써, 조직과 공유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구축된다. 또 타인들로 하여금 그들의 행동이 주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보게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하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그리고 지혜로운 곳으로 만든다. 이런 여정은 계속 이어갈 가치가 충분히 있다.

 

사진=US 포춘

아제이 방가 : 마스터카드 CEO
“도브 세이드먼은 전혀 다른 문제들을 모두 모아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엮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US 포춘

마크 베르톨리니 : 애트나 CEO
“중간에 끼어 들어 ’지금 저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사진=US 포춘

폴 폴먼 : 유니레버 CEO
“21세기가 요구하는 리더십 스킬에 대해 경각심을 좀 더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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