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경기 침체(recession)'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온 가운데, 억만장자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라크(Jeffrey Gundlach)가 어떤 경우에도 경기침체를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 포춘지에 따르면 더블라인 캐피탈(Doubleline Capital) 설립자이자 CEO인 제프리 건들라크는 23일(현지 시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둘러싼 논쟁은 '무의미'하며 "미국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항상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는데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만약 한 시간에 0.5인치의 비가 내린다면 당신은 우산이 필요하다. 만약 시간당 2인치의 비가 내려도 여전히 우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건들라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와 기업들의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언급하며, 1년 넘게 경기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경기 둔화와 함께 급격하게 증가하는 차입 비용이 일부 미국 기업의 채무 불이행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포춘은 많은 '좀비 기업'들이 정크 본드 시장을 통해 지난 10년간 값싼 부채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건들라크는 "불황 속에서 이런 회사들이 많아지면 더 많은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그것이 매우 심각하든 그렇지 않든 다음 경기 침체에서 오는 진정 고통스러운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건들라크는 지난 2009년 더블라인 캐피털을 설립해 현재 약 100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경쟁사 채권 펀드 매니저들을 빠르게 따돌리며 2011년 배런즈가 선정한 '채권왕(Bond King)'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의 '장기적 약세장' 속에서 '미국 국채'가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더블라인이 지난 1년 동안 국채 익스포저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한편, 신용 익스포저를 줄였으며 채권 포트폴리오의 질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언급했다.
건들라크는 "내가 하는 말을 듣지 말고, 내가 하는 것을 보라"며 "우리는 2021년 4분기부터 위험을 줄이기 시작했고, 경착륙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