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이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매출 신장률이 훌쩍 뛰어올랐다. 단순 쇼핑을 넘어 체험과 먹거리‚ 그리고 일명 ‘있어빌리티(있어+ability)’ 트렌드에 진심인 고객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는 유일한 오프라인 채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대면 트렌드 속 유통 공룡들의 생존전략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직후만 해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말 그대로 ‘벼랑 끝’ 상황이었다. 소비 패턴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오프라인 채널 대부분은 곧 ‘소멸’될 것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일부 있었다.
유통업체 수장들의 생각은 달랐다. 국내 대표 유통업체들은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된 ‘이커머스 전성시대’에도 오프라인에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유통공룡 신세계와 롯데를 중심으로 교외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하고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였다. 백화점을 비롯해 아울렛까지 탈바꿈시켰다. 특히 명품 브랜드를 향한 러브콜은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고스란히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아울렛 매출 신장율 평균 ‘두 자릿수’
얼마 전 2021년 아울렛 매출이 공개됐다. 예상대로 1위는 여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702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위는 부산 대표 프리미엄 아울렛인 롯데 동부산점으로, 1위와 1500억원의 격차다.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명품’이 주도한 보복 소비 열풍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매출 1, 2위를 기록한 신세계와 롯데는 아울렛의 지속성장을 위해는 명품시장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콘텐츠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세계‚ 인기 점포 기반 ‘유니버스’ 형성
지난해 아울렛 매출 순위를 봐도 상위권 점포는 대부분 교외형이었다.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은 전 점포가 교외형이다. 야외 아울렛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전국 아울렛 매출 1위 점포를 배출하기도 했다. 바로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신세계 여주)이다. 매출 규모는 7025억원.
신세계 여주점 외에도 아울렛 매출 상위 15위권 안에 드는 점포는 신세계 파주(5위) 신세계 시흥(9위) 신세계 기장(13위). 1000억~3000억원대 규모로 운영되는 아울렛이며, 전년 대비 신장률 모두 10%대를 넘어선다.
연매출 38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신장률을 나타낸 신세계 파주의 저력도 돋보인다. 같은 파주 상권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는 12위로 순위 하락은 물론, 매출도 주요 프리미엄 아울렛 중 유일하게 5%대를 하회했다.
달라진 롯데‚ ‘체험·먹거리·쇼핑’ 진화 채널로
신세계와 숙명의 라이벌인 롯데도 아울렛 성장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롯데는 전체 매출 중 2위를 차지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동부산점(롯데 동부산)을 중심으로 교외형 아울렛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가운데 최근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교외형 아울렛은 타임빌라스 의왕점이다. 소비자들의 기호와 쇼핑 트렌드를 반영, 체험과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9월 오픈해 매출액 1177억원을 기록했다.
타임빌라스는 ‘그리너리’ 콘셉트에 집중해 푸른 자연을 고객에게 선보였다. 또 채광이 들어오는 글라스 돔, 개폐형 천장, 조경, 글라스 하우스 등 자연과 휴양에 초점을 맞추며 고객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품 브랜드가 부재한 상황에서 타임빌라스 의왕의 매출을 주도한 브랜드 카테고리는 ‘스포츠’다. 이 가운데 나이키는 오픈 5일간 매출 5억4500만원을 올렸다.
타임빌라스 의왕으로 롯데는 이미지 개선에도 일부 성과를 거뒀다. 기존에 롯데가 전개했던 유통 방식은 '박리다매'의 성격이 강했다. 아울렛 사업의 빠른 점포 확장은 중소 도시의 골목상권과 지방 상점에 피해를 준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사업 초기엔 소비자 접점 확대로 인한 효과를 발휘했으나, 이후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가격경쟁에 밀리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도 무작정 점포를 확장하는 대신, 고객이 먼 곳까지 찾아와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롯데의 전략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포춘코리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을 확인해주세요.
/ 포춘코리아 홍승해 기자 hae@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