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플레이션·전쟁·도시봉쇄 등 여러 악재에도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매출액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77조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38% 늘어난 1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사들이 기대한 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로 매출 77조2218억원, 영업이익 14조6954억원을 추정했다.
2분기 실적을 견인한 부문은 단연 반도체로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낙폭이 당초 예상보다 작았던 반면 출하량은 늘어나면서 외형적인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로 올린 영업이익이 전체 부문 14조원 중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 난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도체 부문 성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중국 도시 봉쇄 등으로 제품 수요가 둔화되면서 가전·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의 상승도 이익률을 더욱 낮췄다.
그러나 중국 봉쇄령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 매출 하락은 걱정거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의 상승도 이익률을 낮추는 요소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매출이 29조2000억원, 가전 매출은 14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0%, 4%씩 감소한 수치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월말 기준 재고자산은 47조5907억원으로 지난해 3월말(32조3775억원)보다 55.4% 늘었다. 그만큼 가전제품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집콕이 늘어나면서 증가한 가전 판매량이 위드코로나 이후 수요가 줄어는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 이슈 또한 하반기 매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에 비해 최고 10%가량 내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과 가전제품 판매량 감소 및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시장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