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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실적’ 정의선 친환경차 시장 향해 ‘고! 고!’

  • 기사입력 2022.07.14 08:30
  • 기자명 김동현 기자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의 시선은 친환경차 시장확대로 향해있다. 신형 수소차 발표와 함께 미국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예고하는 등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1분기 깜짝 호실적… 2분기 전망도 긍정적

당초 현대차그룹의 1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예측기관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난을 겪으면서 자동차시장이 어려움을 겪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해외 일부 공장이 가동 중단되면서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깜짝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 30조2986억원, 영업이익 1조92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각각 2%, 19% 상회하는 실적이다.

기아 역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3572억원, 1조6065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2%, 28%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은 8.8%로 2012년 2분기(9.8%)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는 안정적인 실적 등을 바탕으로 신용등급도 상향검토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5조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돈 것은 물론 2020년 4분기 이후 분기별 영업이익 1조원을 꾸준히 상회하는 안정성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기아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란 뜻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4개월 사이에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AA+등급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기아차의 등급이 상향되면 현대차(AA+·안정적)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위원은 기아차에 대해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는 데다 국내 백오더(재고)물량도 견조하다”며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인 EV6가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높은 상품성도 인정받는 등 과거 대비 강화된 사업 경쟁력과 개선된 브랜드 인지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판매 물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지난 5년 간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해오던 실적상승의 기세가 꺾일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라인 차량의 판매량이 늘어난 효과라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것도 수출 기업인 국내 완성차업체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차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지 않은 것이 실적방어를 넘어 어닝서프라이즈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차를 주문하고 1년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수요가 오히려 늘어난 점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서면서 딜러 인센티브 지출이 줄었고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점도 긍정적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깜짝 호실적에 현대차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당초 올 하반기, 혹은 장기간 실적부진을 예상했으나 대당 판매이익이 높은 프리미엄 자동차의 판매 증가, 대기수요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팰리세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 아이오닉6, 신형 그랜저 등 주요 모델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 미국시장 개척 본격화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뤄낸 현대차의 다음 목표는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된 미래자동차 관련 플랜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중장기 경쟁력 확보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는 연이어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워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5월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대 규모 전기차 조립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구축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55억달러(약 7조원)가 투입되며 오는 2025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월 방한 중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한 뒤 50억달러(약 6조4000억원)를 미국에 추가로 투자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자율주행 서비스, 인공지능(AI) 등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 계획이 급성장 중인 북미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지 생산이 국내에서 수출하는 것보다 물량 확보와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고, 향후 수요 다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미국시장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전체 소매판매의 2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현지 생산·판매를 통해 물류비, 환율 등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현지 시장 상황에 전략적인 대응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강화되고 있는 규제 부담을 덜 수 있는 점도 현지 투자로 얻을 수 있는 효과로 거론된다. 현지 부품 규제 비율은 2024년 65%에 이어 2029년에는 75%로 상향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투자는 현대차 미래사업의 드라이브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미국산 자동차로 인정받기 위한 현지생산 부품 비율이 현재 55%에서 10월부터 65%로 올라가는 것도 투자계획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디자인 측면에서는 세계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2월 기아 EV6는 한국차 최초로 ‘2022 유럽 올해의 차(Europe Car of the Year, ECOTY)’를 수상했다.

4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가 ‘2022 월드카 어워즈(2022 World Car Awards, WCA)’에서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World Electric Vehicle of the Year)’,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World Car Design of the Year)’ 등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5만2719대를 판매하면서 사상 최초로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기준 ‘톱5’권에 진입했다. 올 1분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7만6801대로 지난해 동기 4만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

국내에서 2만2768대가 판매돼 155%, 해외에서 5만4033대가 판매돼 52% 각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12% 수준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 아이오닉6를 내놓고 2024년 아이오닉7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 EV9을 선보여 판매량 증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협업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량 확대

현대차그룹은 세계시장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에서도 협업과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대까지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 등에도 적극 투자키로 했다. 기아는 전기차 국내 생산 확대의 일환으로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 신개념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약 2만평 부지에 세워질 기아의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투자하는 21조원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및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전기차 관련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제휴 등에 활용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외에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해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제조 기술 개선을 위해 미래 제조 혁신기술 인큐베이터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오는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eM’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IMA)’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고객 서비스 등 인프라 부문도 현대차그룹이 투자를 계획하는 항목이다. 특히 전기차 고객의 충전 편의 극대화와 충전 네트워크의 지속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3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출범시켰고, 올해 4월에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E-CSP, E-pit Charging Service Platform)’을 론칭했다. 또한 롯데그룹-KB자산운용 등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최대 200kW급 충전기를 임대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등의 영역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신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시대를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전기차 시장은 흐름이 다를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압도적인 성능과 디자인 등을 앞세워 전기차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이자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고자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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