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뇌과학과 만나는 온라인교육의 혁신, 마이크로러닝

한입 크기의 지식으로 MZ세대 재무장

  • 기사입력 2022.05.16 08:30
  • 기자명 장선화 기자

e러닝 진화의 한 과정으로 인식되었던 마이크로러닝이 디지털전환기(digital transformation)에 학습환경의 변화를 이끌면서 HR부서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러닝의 개념과 특징 그리고 이를 구현한 솔루션 그리고 콘텐츠 개발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한다.

4차산업혁명으로 지식사회가 되면서 배움은 생애 한 주기에 매듭짓는 단계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 이어지는 생명줄과 같다. 평생학습의 시대다. 기업의 교육 시스템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 가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상품 개발로 연결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무형의 투자가 기업이 바라보는 교육의 핵심가치다. 최근 가장 큰 변화는 e러닝의 진화다.

IT기술의 발전속도가 빨라지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 시스템의 전환이 불가피해진 것. 온라인교육을 대체하던 용어인 e러닝은 스마트러닝, 마이크로러닝 등으로 개념이 진화하면서 학습 이론과 관리법 등을 망라하는 솔루션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학습 효과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기업내 HR(인적자원관리) 부서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인강으로 공부한 MZ세대 교육방식 달라야 해법 중 하나는 AI 탑재한 마이크로러닝 ‘하버드대 석학의 강의를 안방에서 들을 수 있다.’ 2000년대 IT기술의 혁신으로 온라인 공개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이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자주 인용된 문구였다. 무크(MOOC)는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온라인 강의로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 그쳐 학습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무크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2008년 교육자원을 공개하는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 운동에 힘입어 시작된 e러닝 솔루션 중 하나다. 세계 유명 대학들은 앞다퉈 무크 강의를 무료로 공개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인 교육학술정보원이 주축이 되어 국내 주요 대학의 강의를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짝 주목을 끌었으나 이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수강생의 구체적인 관심사에 맞는 강의를 찾아내기가 어려웠으며, 유명 석학의 강의라고 해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지 알 수 없으니동기부여를 하기 어려웠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교육솔루션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러닝이다. 마이크로러닝은 학습자가 언제 어디서든 보다 쉽게 지식을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한 작은 덩어리의 콘텐츠를 반복해서 학습하고 관리할 수 있는 e러닝 솔루션을 말한다.

마이크로러닝은 2005년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인스부르크 대학의 테오 휴그 교수가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지식의 덩어리를 작게 쪼갠다는 의미로 마이크로(micro)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e러닝 진화의 한 과정으로 인식되었던 마이크로러닝이 주목을 끌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환경의 변화에 있었다. 마이크로러닝의 특징은 무엇일까. MOOC와 같은 전통적인 e러닝과 비교하면 학습 콘텐츠의 크기와 양이 줄어들고, 소규모 학습 단위의 패러다임에 따라 학습 과정과 환경을 재설계 할 수 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 개별 학습이 가능해 학습자가 학습 시간과 장소, 그리고 학습 속도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기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다. 교사는 학습자의 학습내용을 수집하고 분석해 관련 콘텐츠와 난이도, 순서 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학습자는 자신의 수준에 맞춰 조율된 콘텐츠를 수시로 접속해 공부할 수 있다. 학습 현황 분석이 가능하니 이에 맞는 학습콘텐츠의 큐레이션도 가능하다. 아울러 학습자의 질문을 수시로 받아 이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준에 맞는 쪽지시험도 자동으로 출제할 수 있다. 여기에 채팅기능까지 연결하면 사이버토론수업도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기업의 인재육성에 마이크로러닝이 필요한 것일까. 습득해야 할 지식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학습자들은 정형적인 학습패턴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만 골라서 원하는 시간에 접속해 공부하고자 하는 학습욕구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와 같은 채널을 통해 짧은 영상으로 필요한 지식을 얻는 데 익숙해진 MZ세대의 학습형태가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직능 교육은 물론 리더십, 인문학 등 교양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구축해야 하지만, 교육콘텐츠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는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 강의에 익숙한 MZ세대가 중간 관리자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수준에 맞고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쉽지 않다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美 기업교육 마이크로러닝으로 전환

국내 HR에서도 관심 급증

마이크로러닝에 대한 미국 기업의 관심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교육컨설팅 전문기관인 미국 인재개발협회(Association for Talent Development)가 2017년 HR담당자 5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마이크로러닝의 변화를 인정하고 있다. 마이크로러닝 솔루션의 활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5%가 활용한다고 했다.(그림1 표시) 마이크로러닝 솔루션을 이용해 학습한 직장인들 역시 학습형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마이크로러닝 형식이 학습방식을 바꿀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4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그림2 표시) 또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보완재로 사용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혹은 ‘그렇다’는 긍정적인 응답이 83%로 압도적이었다.

 

[그림 1]
[그림 2]

뇌과학과 접목한 마이크로러닝

지식의 장기기억 저장에 효과

마이크로러닝의 기술은 뇌과학과 접목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손영수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마이크로러닝을 뒷받침하는 이론의 핵심은 반복학습에 있다”면서 “인간의 뇌는 새로운 지식을 처음 배우는 순간에는 100% 완전히 기억하지만, 한달이 지나고 나면 배운 지식의 10%정도를 기억하게 된다. 반복학습을 한다면 한달이 지난 후에도 80~90%정도를 기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의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원리를 적용해 학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러닝이 학습콘텐츠의 크기가 작고 학습자가 수시로 반복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있어서다. 특히 손 교수는 마이크로러닝이 전통적인 e러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학습자의 평가 및 관리가 가능해 수준별 맞춤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이크로러닝 솔루션을 이용해 지식을 작은 단위로 나눠서 언제 어디서든 습득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해 놓는다면, 예습을 통해 이론과 개념을 깨우치는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미리 학습한 상태에서 교실과 같은 오프라인 학습현장에서는 학습내용에 대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강사 혹은 교사가 설명을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토론 수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방과 후에는 학습자가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반복해서 학습하는 형식이다. 장기기억으로 저장해 나가는 공부습관을 정착시키게 된다면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육혁신도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서 학습자의 능력에 따라 진도를 조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핵심만 간추려서 반복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스타트업 넷츠프리가 개발한 ‘비토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비토미는 음성과 텍스트를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등의 콘텐츠의 핵심을 추출해 주는 솔루션이다.

손 교수는 “비토미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이 수업내용의 핵심을 간추려준다면 효율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면서 “학생의 진로 상담을 자동으로 혼자 할 수 있게 설계한다면 스스로 현재의 학습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에 맞는 학습내용을 구성할 수 있어 그동안 e러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학습효과 저하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마이크로러닝 솔루션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으로는 넷츠프리, 휴넷, 유밥 등이 있으며 미국기업으로는 그노비(gnowbe), 액소니파이(Axonify), 이댑(edapp.com), 인클링(inkling), 마인드티클(MindTickle) 등이 대표적이다. 넷츠프리는 미국 솔루션인 그노비를 국내에 도입해 한국지사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국내 기업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비토미’와 같은 자체 솔루션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짧다고 무조건 마이크로러닝 아냐

실시간 학습자 관리까지 가능해야

마이크로러닝은 국내에서도 기업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러닝의 개념과 원리를 충분하게 반영한 솔루션과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업 HR담당자들이 마이크로러닝을 이른바 ‘짤강(짧은 강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손 교수는 “마이크로러닝의 단위 콘텐츠 분량이 짧다고 해서 한시간이 넘는 강의를 무 자르듯이 편집해 5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로 재가공해 마이크로러닝 콘텐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마이크로러닝의 기본 개념에 대한 오해가 빚은 잘못된 결과물”이라면서 “핵심 포인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추출하고 이를 재구성해야만 하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솔루션과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채널에 익숙한 세대를 설득하기 위해 마이크로러닝의 개념을 ‘짧은’ 강의시간에 집중해 설명한 탓이라는 게 손 교수의 진단이다.

마이크로러닝은 국내에서도 기업 교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러닝의 개념과 원리를 충분하게 반영한 솔루션과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업 HR담당자들이 마이크로러닝을 이른바 ‘짤강(짧은 강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손 교수는 “마이크로러닝의 단위 콘텐츠 분량이 짧다고 해서 한시간이 넘는 강의를 무 자르듯이 편집해 5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로 재가공해 마이크로러닝 콘텐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마이크로러닝의 기본 개념에 대한 오해가 빚은 잘못된 결과물”이라면서 “핵심 포인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추출하고 이를 재구성해야만 하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솔루션과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채널에 익숙한 세대를 설득하기 위해 마이크로러닝의 개념을 ‘짧은’ 강의시간에 집중해 설명한 탓이라는 게 손 교수의 진단이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도 마이크로러닝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않다. 마이크로러닝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개발해 놓았으나, 적합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혹은 즉시에 개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 교수는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은 오랫동안 인재 육성에 투자한 대표적인 기업”이라면서 “마이크로러닝의 특징은 즉시성(Just In Time)과 학습자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On Demand)할 수 있어야 한다. 학습 기법을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칫 플랫폼을 개발해 놓고 이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한 채 트렌드를 좇아 따라가느라 예산을 낭비할 수도 있다. 빈 플랫폼을 채우느라 고심하게 된다면 학습자가 원하는 지식을 적시에 제공하는 마이크로러닝의 본질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장선화 기자 report@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